한 번에 출시되는 신규 영웅만 무려 5개. 앞으로 1년 동안 탈론 vs 오버워치 진영 대결의 서사를 중심으로 거대한 내러티브를 펼쳐나갈 <오버워치>는, 지난 10년의 서비스 동안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트레일러를 통해서 벤데타가 둠피스트의 팔을 자르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작되는 것을 예고한 가운데, 과연 어떤 전개가 앞으로 펼쳐질 것인지, 새로 등장하는 영웅들은 어떤 배경 서사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인데요.
좋은 기회로 블리자드 본사에 방문해, <오버워치>의 내러티브 디자이너와 신규 영웅 5개 중 '엠레'와 '안란'의 미국 성우들을 만나,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무려 5명의 캐릭터가 한 번에 출시되는 전례 없는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오버워치>입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 전개가 펼쳐질 것인지, 신규 영웅들은 어떤 서사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 왼쪽부터 '엠레'의 미국 성우 케렘(Kerem), '안란'의 미국 성우 파리하(Fareeha), 조시 장 <오버워치> 내러티브 디자이너입니다.
# 10년의 방황과 고통 끝에 입을 연 '엠레', 압박과 대가의 서사를 표현해야 했던 '안란'
Q. 음성 연기를 진행하면서, 본인의 해석과 디렉터의 방향이 충돌했던 순간도 있었나요?
A. '엠레' 성우 케렘: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지금까지 경험한 그 어떤 작업보다도 블리자드에서의 작업이 협업의 밀도가 높았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우 작업은 디렉터와 엔지니어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내러티브 디자인 팀, 코믹스를 담당하는 편집팀 등 다양한 부서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몇 달에 걸친 녹음 과정 동안 저희는 끊임없이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그 덕분에 초반부터 캐릭터의 방향성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의견 충돌이 거의 없었고, 모두가 같은 생각, 의견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죠.
▲ 신규 영웅 '엠레'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블리자드가 허용한 자유도였습니다. 실제로 저는 궁극기 대사의 명칭을 제 아이디어로 바꾼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요.
원래 영어 대사는 ‘Seek and Destroy’였는데, ‘Seek’이라는 발음이 튀르키예어에서 부적절한 단어로 들릴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공유했고, ‘Search and Destroy’로 변경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내러티브 팀의 미란다 모이어는 이것이 코믹스의 제목과도 일치한다는 점을 짚어주었고, 그렇게 'Search and Destroy'로 최종 결정되었죠.
A. '안란' 성우 파리하: 디렉팅과 의견이 맞지 않았던 때를 떠올리는 게 더 어려울 정도네요. 서로 '무엇이 잘 되어가는지'를 찾는 과정이 훨씬 더 많았거든요.
블리자드에서의 녹음은 특히 서로 맞춰가는 느낌이 강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 신규 영웅 '안란'
Q. '안란'과 '엠레'가 오버워치에 합류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A. 조시 장: '안란'은 우양의 누나고, 오행 대학교 불 학부 출신이에요. 자신만의 무술을 수련했고,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환경에서 중국 고전무용에 대한 훈련을 받아왔죠. 이 두 가지 극도로 엄격한 훈련 환경이 그녀만의 전투 방식과 사고방식을 만들어냈어요.
안란은 졸업 후 동생 우양과 함께 오버워치의 신규 요원으로 합류합니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모든 이야기가 공개되지는 않지만, 이후 전개를 통해 그녀의 행보가 점차 드러날 예정입니다.
안란의 서사는 ‘압박’과 ‘대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실패가 허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자라났고, 항상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믿으며 살아왔습니다.
가족을 깊이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오히려 자신을 더욱 몰아붙이게 만들죠.
A. '안란' 성우 파리하: 동시에 그렇게 완벽을 요구받는 인물일수록, 결점과 빈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안란이 평생을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노력한 과정 속에서 느꼈을 극도의 외로움과 피로감을 대사에 녹여내려고 했습니다. 때로운 엉뚱하고 당황스러워하는 인간적인 면모도 함께 말이죠.

A. '엠레' 성우 케렘: 엠레는 오버워치 초기 스트라이크 팀의 핵심 멤버로, 라인하르트, 아나, 솔저:76과 함께 활동했던 인물입니다. 그는 팀 내에서 가장 친근한 존재였고, 규칙을 중시하며 모두가 의지할 수 있는 ‘형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임무 중 리퍼의 행동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엠레는 오버워치에 깊은 회의를 느끼고 조직을 떠납니다. 이후 10년간 자취를 감추고, 그 사이 알 수 없는 힘에 지배당하며 살상 병기로 변하게 됩니다. 이는 과거의 그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입니다.
연기자로서 제게 이 캐릭터는 ‘자기 통제력을 상실한 남성’을 표현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습니다. 10년간 스스로의 삶을 통제할 수 없었던 인물이 다시 자아를 되찾으려는 순간, 그 혼란과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핵심이었습니다.
엠레의 대사는 정제되어 있지 않습니다. 감정이 뒤엉켜 있고, 본인조차 자신의 상태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죠. 동시에 오버워치 특유의 밝고 유쾌한 톤도 유지해야 했습니다.
평소에는 든든한 형 같은 존재이지만, 궁극기 사용 시에는 “내 머릿속에서 나가!”라고 외칠 만큼 붕괴된 모습을 보이죠. 이 두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공존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자 즐거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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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트 팀과의 인터뷰에서 "선과 악" 오버워치 vs 탈론 진영 구분을 더 명확히 하려는 기조가 강해졌다고 들었는데요. 성우 연기에서도 이런 진영 구분에 대한 요구가 더 있었나요?
A. '엠레' 성우 케렘: 흥미롭게도 엠레의 최종 비주얼은 비교적 늦게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오디션과 과거 설정만을 바탕으로 연기했고, 이후 코믹스를 통해 디자인을 접했습니다.
음성 연출은 그의 '기계적 요소'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궁극기 사용 시 음성 필터와 함께 보컬 프라이(성대 접지를 더 시켜서 거친 소리를 내는 방식)를 활용했어요.
일반 상태에서 말할 때와 궁극기 상태(변신)에서 말할 떄 음성의 차이를 둬서 캐릭터성을 강조했습니다.

A. '안란' 성우 파리하: 안란은 명확한 영웅적 성향을 지닌 캐릭터예요. “비켜, 내가 맡을게”라는 에너지가 강하고, 자기희생적인 성향을 지녔죠. 하지만 전투가 격해질수록 감정이 한계에 다다르는 순간도 물론 있습니다.
A. 조시 장: 내러티브 관점에서 보면, 영웅과 악당의 구분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처음 정보를 전달하는 시각적 명확성도 중요하지만, 그 이면의 서사를 복합적으로 들여다볼 때 캐릭터는 훨씬 입체적으로 살아난다고 봐요.

Q.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다면 어느 때였나요?
A. '엠레' 성우 케렘: 엠레에게 결정적인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10년간 침묵하던 그가 처음으로 마음을 열고 신뢰하는 인물과 대화하는 장면입니다.
단 한 번의 테이크로 녹음했는데, 개인적인 감정까지 모두 쏟아낸 순간이었습니다. 녹음이 끝난 뒤 디렉터와 눈을 마주치며 동시에 “됐다”는 걸 느꼈죠. 그때 비로소 캐릭터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코믹스 '수색과 섬멸'(서치 앤 디스트로이)의 장면 중 일부입니다. 엠레 성우가 인터뷰 답변에서 언급한 장면과는 무관합니다.
A. '안란' 성우 파리하: 안란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어요.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는 내용들만 생각나긴 하는데, 안란의 대사 중 “열심히 하기보단 똑똑하게 일하라고들 하죠. 하지만 난 똑똑하게, 그리고 더 열심히 일하라고 말해요”라는 대사가 특히 와닿았습니다.
성우를 맡은 저 역시 장녀이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에요.
고전무용과 클래식 음악이라는 공통점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피가 날 때까지 연습해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감각, 부모와 가족의 희생을 알기에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이 모든 것이 안란이라는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겹쳐졌습니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코믹스 '초대'의 장면 중 일부입니다. 안란 성우가 인터뷰 답변에서 언급한 장면과는 무관합니다.
Q. 오버워치의 내러티브 규모는 앞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처럼 더 장대한 방향으로 확장될까요?
A. 조시 장: 1년 단위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서로 연결되는 구조는 저희도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부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내러티브에 다시 집중하면서 이전에는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 있는 여지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유저분들은 늘 캐릭터와 진영, 그 이면의 이야기를 더 알고 싶어 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그 질문들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느낍니다. 지금이 바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 2월 5일 새벽 3시 45분에 대규모 업데이트가 발표되기 직전인, 2월 4일 밤부터 계속해서 여러 스토리 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Q. 벤데타가 탈론의 수장이 되는 전개는 처음부터 계획된 이야기였나요?
A. 조시 장: 네. 벤데타를 구상할 때부터 그녀가 스토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었습니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탈론 진영의 영웅을 만들고 싶었고, 그 가능성을 깊이 논의해왔습니다.
‘보복(Retribution)’ 임무에서 등장했던 안토니오의 딸이라는 설정은 처음부터 핵심이었고, 그 설정이 자연스럽게 지금의 전개로 이어졌습니다. 벤데타는 오버워치의 이야기를 전진시키는 중요한 장치이며, 그동안 풀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꺼낼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Q. 1년간 이어질 이번 이야기가 끝난 뒤, 플레이어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A. 조시 장: 2016년 <오버워치> 출시 당시, 저희 게임의 초기 스토리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전 세계 팬들에게 사랑받는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 그 이후로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죠.
이번 1년 동안 전개될 이야기를 통해, 명확한 시작과 중간, 끝을 가진 완결성 있는 서사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저희는 이 이야기에 큰 자신과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밑바탕에 존재해왔던 <오버워치>의 이야기를 이제 전면에 내세우는 단계이며, 앞으로는 계속해서 더 확장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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