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노티카 2>가 연일 장안의 화제다. 좋은 쪽으로도 비판적인 측면으로도 모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태다.
얼리 액세스 출시 12시간 만에 200만 장 판매, 스팀에서만 최대 동접 46만 명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달성하며 인기를 증명한 것도 유명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때 아닌 '불살 강요' 논란이 일었던 것이다.
<서브노티카 2>는 현재 '레비아탄' 등으로 대표되는 위협적인 생물을 (일반적인 상황에선)'죽일 수 없는' 일명 '비폭력, 불살' 기조를 가져가고 있다.
[비폭력 지향 원칙도 유지된다. 적대적으로 보이는 생물들조차 질병에 감염되었기 때문에 공격적인 것이라는 서사적 장치를 두어, 전투가 불가피하더라도 플레이어가 일종의 자비로운 선택을 내리는 구조로 설계했다]는 것이 게임 출시 전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의 소개였다.

사실 '불살' 기조 그 자체는, 게임 안에서 '죽이지 않고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얼마나 잘 마련해두는지', '구태여 죽이지 않아야 할 만큼 이 외계 생태에 대한 서사나 연출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지' 여부에 따라, 게임 방향성 중 하나로 제시될 수는 있다고 본다.
실제로 전작처럼 강력한 도구로 대응할 때보다, 현재처럼 간접적인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지의 대상에 대한 공포감이 더 생생하게 다가오며, 몰입감이 높아진다고 말하는 유저들도 적잖게 있다.
반면, 강력하고 적대적인 존재들이 공격해오는 빈도에 비해 직접적인 대응 수단이 없거나 매우 제한적이라 불쾌함을 느꼈다는 유저들도 있었다.
또한 무슨 수단을 쓰더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 장르의 본질과 거리가 있다거나, '죽일 수 없는 존재들은 살아 있는 존재로도 다가오지 않는다'는 뼈 아픈 비판을 하는 유저들도 있었다.
▲<서브노티카> 공식 디스코드 문답 중 일부
이 이슈가 단순한 호불호나 찬반 논쟁에 그치지 않게 된 것은, 개발사인 언노운 월즈의 레벨 디자이너가 공식 디스코드 채널에서 그리 적절치 못한 답변을 남긴 것도 한몫을 했다.
<서브노티카 2>에서 위협적인 존재들을 죽일 수 없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유저 비판에, 게임의 레벨 디자이너가 "우리는 킬링 게임이 아니다. 죽이고 싶다면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 같은 다른 게임을 하러 가시라"고 대응한 것이 단초였다.
해당 발언이 경솔하다는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겠으나, 한 걸음 떨어져서 '불살' 기조 그 자체가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사람들이 게임 출시 전에 우려하던 것처럼 '멀티 플레이'가 공포 또는 생존의 재미를 저해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불살과 멀티 이야기를 같이 해야 하는 이유는 이하 본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공식 정보 및 실제 게임 플레이 구성과 기자가 예상하고 희망하는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멀티와 불살을 향해 정렬되어 있는 기획 및 구현
'멀티'와 '불살'에 대한 맥락은 <서브노티카 2> 게임 내 거의 모든 요소에서 방향성이 엿보인다. 일부 요소로만 느낌을 내려 한 것이 아닌, 기획부터 구현 단계까지 내내 이 방향성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지점이 많다.
▲ 대표적인 예시가 전작의 탈 것 '씨모스'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번 작품의 '태드폴'이다.
한 사람이 조종하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이 손잡이를 잡고 함께 이동할 수 있게끔 기체 외부에 노란색 바 형태의 쥘 수 있는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게 눈길을 끈다.
▲ '기지 엘리베이터' 또한 마찬가지로 손잡이가 있다. 또 다른 디테일로 '태드폴'과 '기지 엘리베이터' 모두 보관함 등을 탈부착할 수 있는 곳이 있어, 멀티 플레이를 할 때 심해 또는 원거리에서 자원을 주고 받기 용이하게 만들어졌다.
생존 크래프팅 게임에서 '멀티 플레이' 유무는 굉장한 차이를 가져온다. 기지를 건설하거나 도구를 제작할 때 필요한 자원 확보의 속도부터, 서로 가보지 않은 지점까지의 정보 교류까지 엄청난 이점을 갖게 된다.
기지의 외부 또는 실내를 꾸미며 자랑하는 것은 소소한 추가적인 재미에 가깝고, 실제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생존' 그 자체다. 옆 사람이 죽는 건 공포가 되는 동시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생존율이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기자가 생각하기에, 개발진이 <서브노티카 2>를 기획하면서 물고기를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많이 배제한 것도, 이 '멀티' 도입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다.
만약 1편이나 <빌로우 제로> 때처럼 (어려운 정도의 차이는 조금 있더라도) 공격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다면, 최대 4명의 멀티 플레이와 비교하면 싱글 플레이에서의 공격 대응은 밸런스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기 때문이다.

'멀티' 밸런스 하나 때문에 '불살'이 도입됐다는 얘길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이번 <서브노티카 2>는 게임 전반에 걸쳐, 이 새로운 외계 행성의 '식생을 구하거나,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 일례로, 포자에 감염된 식생을 음파 공명기로 포자 감염부를 제거해 구해주는 과정이 중요하게 등장한다.
▲ 이 세계의 식생과 접촉하고 교류해야만 유전적 적응을 할 수 있는 요소도 처음부터 계속해서 제시되고 있다.
▲ 그냥 거대한 조개 모양의 지형인 줄 알았는데, 지형 전체가 거대한 조개여서 그 안에서 파괴당하기 직전까지 당하고 겨우 탈출하는 부분도, 이 행성과 식생의 독특함을 느끼게 하는 데 좋은 연출이었다고 느껴졌다.
#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그러나 개발진이 설명하거나 소개했던 것처럼 "적대적으로 보이는 생물들조차 질병에 감염되었기 때문에 공격적인 것이라는 서사적 장치"가 매우 잘 전달되었느냐 하면 그 지점에선 다소 의문이 남는다.
자원을 확보하고 탐색을 하는 과정에서, 이번 <서브노티카 2>에서는 꽤 잦은 빈도로 크고 작은 공격을 해오는 생명체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들에게 대응하는 방법은 '조명탄'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음파 공명기' 등으로 잠시 충격을 주는 것 등이 있지만, 유의미한 '공격 수단'을 플레이어에게 쥐어주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공격으로 대응하는 수단'을 꼭 쥐어줘야 이 비대칭성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일단, 지금의 플레이 경험을 기준으로는 이 적대적 생명체들을 마주하는 빈도가 너무 잦다.
심해에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태드폴' 등의 조명을 켜면 이들의 주의를 끌기 쉬워지거나, 심해가 아닌 곳에서도 적대적 생명체들이 뒤따라 오는 경우가 꽤 있는 편이다.
그러면 반대로 우호적 생명체가 많느냐 하면 그게 아니라는 게, 이번 '불살' 찬반 여론에서도 핵심적으로 다뤄져야 할 사안 중 하나라고 본다.
꼭 '펫' 같은 형태의 생명체가 아니더라도, 이 행성에서의 식생과 플레이어가 하나가 되어 있다는 감각을 충분히 더 줬더라면, 고통받는 식생들을 구한다거나 죽이지 않는 선택을 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모두가 더 쉽게 납득했을 것이다.
언노운 월즈와 크래프톤은, 앞선 1편과 <빌로우 제로>에 대해서는 행성 4546B에 추락한 단독 생존자가 그 행성의 바다에서 겪는 이야기, 북극 지역에서의 외전이라 소개하고 있다.
<서브노티카 2>에 대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외계 행성의 식민 개척선에서 깨어난 개척자가, 임무를 강요하는 인공지능의 구도라 소개하고 있다.
향후 정식 출시까지 이 전개에 살이 붙는다면 '인공지능'과 이 '행성의 식생'에 대한 이야기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한편, '공격 수단' 없이도 앞으로 싱글 및 멀티 플레이 생존에서의 재미를 더해줄 요소는 사실 얼마든지 생각해볼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 '해류'는 전력 공급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개발진은 이 해류에 대해 '협동 모드에서 팀원을 갈라놓는 변수' 중 하나라고 중요하게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바꿔 말하면, 해류로 적대적 생명체를 유인해 전기 그물망 등에 걸리게 유도하는 등의 플레이도 상상해볼 수는 있다는 의미다.(실제로 이런 플레이가 등장할 것인지 여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일단 개발진이 로드맵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예고한 앞으로의 추가 사항들은 "신규 바이옴·신규 생명체·신규 차량·신규 도구·스토리 콘텐츠 확장이 예고되어 있고, 정기 버그 수정 및 콘텐츠 업데이트"다.
<서브노티카 2>에 대해 여러 의미에서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불살' 플레이 등에 대해서도 완결성과 설득력을 더 갖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 5월 20일 밤에 올라온 개발진의 공지
앞서 소개한 '불살' 플레이 강요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 개발사 언노운 월즈는 한국 시간 5월 20일 밤 안내 공지를 올렸다. 이하 공지 전문 번역문이다.
◆ 안녕하세요, 플레이어 여러분!
먼저, 출시 이후 소중한 의견을 공유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리뷰와 댓글을 꼼꼼히 읽어보았으며, 몇 가지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저희 팀의 일부 발언으로 인해 플레이어 여러분께서 소외감이나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으셨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얼리 액세스는 플레이어 여러분과의 소통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개발팀의 일방적인 설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의 피드백은 매우 중요하며, 저희는 어떠한 소통 방식도 커뮤니티 여러분께 부정적인 인상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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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 가지 영역에 대해 직접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몬스터 밸런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부 포식자와의 만남은 긴장감이나 스릴보다는 좌절감을 안겨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응 수단이 항상 명확하고 신뢰할 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했고, 플레이어들은 몬스터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는 저희가 원하는 플레이 경험이 아닙니다.
저희는 몬스터 행동 및 플레이어 대응 수단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 변경 사항에는 생물 공격 타이밍, 공격 범위, 섬광탄 효과, 생존 도구 효과, 그리고 생물과 차량 및 기지 간의 상호 작용 조정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변경 사항은 향후 여러 패치를 통해 적용될 것입니다.
둘째, 적대적인 생물을 직접 처치하는 것을 포함하여 더 직접적인 대응 방법을 원하는 플레이어들의 강력한 요청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청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회피 및 완화 도구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느껴질 때, 플레이어들이 보다 확실한 해결책을 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저희의 현재 방향은 전투를 원하는 플레이어들을 비판하거나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브노티카>는 전통적인 무기 기반 전투보다는 취약성, 탐험, 그리고 생존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저희는 이것이 게임을 독특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디자인은 생물과의 만남이 공정하고, 예측 가능하며, 몰입감을 줄 때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현재로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셋째, 얼리 액세스에 대한 저희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자 합니다. 얼리 액세스는 단순히 버그 보고서를 수집하는 것이 아닙니다. 커뮤니티와의 협력입니다.
모든 요청 사항을 항상 수용할 수는 없겠지만, 저희는 여러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저희의 결정을 정중하게 설명드리며, 플레이어 여러분의 피드백이 게임 개선에 반영되고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드릴 책임이 있습니다.
앞으로 몇 주 안에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우려 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개선 사항들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변화들을 통해 저희가 여러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서브노티카 2>를 최고의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솔직한 의견과 기다림 그리고 게임에 대한 애정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