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위시리스트만 무려 500만. 전 세계 게이머들이 손꼽아 기다린 작품 중 하나인 <서브노티카 2>가 드디어 실제 얼리 액세스 플레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해양 생존 공포라는 장르만 말해도 모두가 떠올리는 <서브노티카> 1편이 얼리 액세스로 세상에 처음 나온 건 2014년 12월의 일이었다. 그로부터 12년 만인 2026년 5월 <서브노티카 2>의 얼리 액세스가 드디어 시작됐다.

개발사 언노운 월즈의 모회사 크래프톤으로부터 코드를 제공받아, 얼리 액세스 시작 시점보다 며칠 일찍 게임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서브노티카 2>를 12시간 넘게 플레이한 소감으로 "기대 이상이었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다. 1편이나 <빌로우 제로> 때의 경험보다 체감상 더 빠르고 압축적이면서 친절하다는 감각이었다.
자연스럽게 심해까지 도달하게 만드는 레벨 디자인, 바다의 환경과 생태계 속에서의 경이로움, 외계 행성 속 SF 설정들이 가져다주는 흥미, 해양 생물을 비롯한 여러 위협적 존재들이 주는 공포감까지 시리즈 특유의 맛은 그대로 살아있다는 느낌이다.
다만, 아직 이번 2편 또한 유저들의 피드백과 함께 완성을 향해 나아갈 '얼리 액세스' 단계의 첫걸음을 뗀 시점이라는 것은 감안해야만 한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살이 더 붙어갈 것인지 기대되는 가운데, <서브노티카 2>의 첫 플레이에서 느낀 특징을 소개해드리려 한다./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불필요한 불편은 덜어내고 핵심 경험은 더 선명하게
<서브노티카> 1편은 스팀 리뷰 약 36만 개(엄청난 모수다) 중 97%가 긍정적인 불세출의 명작 중 하나다. 생존 크래프팅 게임의 대명사 중 하나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엄청난 몰입감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번 2편의 장점을 말하려면, 1편의 특징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서브노티카>의 정체성이라 할 만한 몇 가지 지점을 꼭 짚고 넘어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일단 외계 해양 행성에 추락한 상태에서 비밀을 파헤치고 돌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는 테마가, 시리즈의 핵심 배경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배고픔'과 '목마름' 외에도 바다에서 수면 위와 아래를 계속 오가며 '산소'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관리 파라미터로 등장하며, 헤엄을 치기 때문에 Z축 이동이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된다는 것도 특징이다.
▲ 이번에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서브노티카 2>의 시작 화면. 이하 다른 중제에서 소개하겠지만, 1편에 없던 '멀티 플레이'가 추가된 것도 핵심 변경점 중 하나다. 기자는 '싱글' 플레이를 중심으로 먼저 봤다.
▲ 멀티의 존재 때문에 더 부각되기도 하는 '캐릭터 외형 선택'도 눈길을 끈다. 이번 2편의 SF적인 설정과도 이어지는 요소다.
▲ 2편의 시작 또한 어떤 '사고'로 인해 망가진 잔재 안에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기본적으로 물 속에선 해수면 위에서보다 시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흩날리는 해저의 모래, 뜨거운 용암, 해수면으로부터 오는 햇빛이 줄어드는 심해 등 여러 환경적 이유로 인해 '시야'가 제한된다는 것도 이 시리즈의 매우 중요한 특징이다.
아주 간단한 구명정에서 시작해, 여러 자원을 확보하며 바다에서 가볼 수 있는 공간을 늘려가고, 점차 만들 수 있는 도구를 늘려가며, 기지도 건설하고 탈 것도 만들어간다는 큰 맥락은 1편과 2편 모두 동일하다.
1편의 경우 해수면 위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대상이 매우 커다란 '난파된 우주선의 잔해'였다면, 2편에서는 해수면 위에서 일종의 '목표'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큰 버섯처럼 보이는 '섬'이다.
▲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2편에서도 해수면 위에서는 시야가 탁 트이고 멀리 볼 수 있는데, 멀리 보이는 저 '섬'에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자연스럽게 하나의 목표로 자리잡게 된다.
▲ 이번 2편 또한 아주 간단한 제작에서부터 시작해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주를 늘려가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① 눈이 호강하는 걸 넘어 플레이에도 영향을 준 시각적 요소들의 진화
▲ 이제 본격적으로 2편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해보려 한다. 일단, 1편에 비해 2편은 그래픽이 많이 향상된 것이 게임 시작부터 곧바로 체감된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으로 즐겁다거나 비주얼이 향상됐다는 결과로만 이어지는 게 아니라, 플레이 경험에도 꽤 많은 영향을 줬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야'의 제한이 <서브노티카> 시리즈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까이 또는 멀리서 환경 요소와 지형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으로 다가온다.
특히 1편에서는 대상과의 거리가 있을 때 해저의 지면과 캐야 할 '광물'(구리, 티타늄, 은, 소금, 리튬 등)들 사이의 분간이 다소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2편에서는 '광물' 등의 자원을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는 거의 없던 편이다.
▲ 게임 속 시간으로 야간이 되거나, 어둡고 깊은 곳으로 향해 갈 때 특히 이러한 시야 확보 및 비주얼 개선의 효과가 더 크게 다가온다.
물론 비주얼이 훨씬 좋아졌다고 해서 2편이 호락호락하게 그 '시야'를 모두 내어준다는 얘긴 아니다.
<서브노티카>의 정체성에 속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어두운 환경은 확실하게 어둡게, 모래나 여러 환경적 방해 요인으로 시야가 가려질 땐 확실하게 가려지게 하고 있다.

그런 의도된 불편 속에서 여러 장비 및 탈 것을 통해 '조명'을 켜는 선택을 하는 것도 당신의 손에 달려있다.
다만, 2편에선 위협적인 해양 생명체들이 꽤 많이 배치되어 있고, 심해로 갈수록 이런 생물군이 더 피하기 어려운 존재로 다가오며, '조명'을 켜는 선택을 하는 순간 이들의 관심을 끌어 공격을 당하게 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브노티카>스러운 위협이 굉장히 잘 살아있는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생물군의 위협에서 오는 스트레스 정도가 다소 높게 잡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조금 들긴 했지만, <서브노티카>다운 긴장과 공포의 일부분이라 받아들일 만한 범주 안에 있었다고 본다.
▲ 소위 '끔살' 당하지 않기 위해선 적절한 준비를 해야 한다. 생물군으로부터의 위협 및 연출은 역동적으로 다가오는 편이다.
하지만 아직 얼리 액세스라서 그런지, 중반부 이후 플레이에서 위협적인 생물군을 마주하는 빈도가 꽤 잦은 것에 비해, 그렇게 재빠른 생물 또는 거대한 생물의 종류가 많은지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또한 위기를 보여주는 연출 방식의 수 또한 늘어날 필요가 있어 보였다.
② 나아진 조작감으로 3D '멀미'는 거의 없음! 길 잃는 것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재미의 코어에 있다

아마 1편의 기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 중에는 특유의 3D 조작감으로 '멀미'가 심했었다는 인상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1편과 2편 모두 일단 공통적으로, 난파된 탐사선들의 잔해를 뒤지거나, 앞서 이 공간에 왔던 사람들이 남겨 놓은 흔적들을 찾는 과정, 지하 동굴 및 해저와 지저의 공간으로 들어가 탐색하는 과정이 많이 배치되어 있다.
이때 '산소' 부족과 '어둠', 공격적인 '해양 생물'의 위협 속에서도 앞에 뭐가 더 있나 궁금해서 발을 들이다 사망하는 경험을 꽤 자주하게 된다.
특히 미로처럼 좁은 인공 구조물 내부 또는 자연적인 동굴 안에서 길을 잃으면, 다시 숨을 쉬기 위해 급하게 돌아나오는 과정에서 3D '멀미'를 겪기 일쑤였던 1편이다. 동시에 '길을 잃고 사망하는 것' 자체가 공포의 핵심 요소 중 하나였다.
다행히 2편은 1인칭 시점 안에서도 화면 돌리기 또는 수영 조작 과정에서 멀미 유발이 그리 심하진 않은 편이다. 자연스럽게 원래의 목적인 '탐색'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다.

③ SF 설정과 유기적으로 맞아 들어가는 진행,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낸 레벨디자인

<서브노티카> 1편에서도 공상과학적인 설정이라는 게 단순히 발전한 과학기술에 의한 상상 외에도 외계 행성에서의 다른 '생명 시스템'에 대한 영역으로까지 이어져 있있지만, 2편은 여기서 생물학적 상상력을 더 적극적으로 많이 담아내고 있다는 인상이다.
가령, 이번 2편은 게임 시작부터 거대한 식물과 유전적 교감을 하는 것으로 '압력 내성'을 포함한 여러 유전적 '적응 능력'을 얻게 해준다.(이 외계 행성에서의 생존에서 과학기술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가장 결정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소화'와 '열 내성'이다.
일단 2편의 도입부에서는 식수의 원료가 되어주는 특정 물고기나,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요리 재료가 될 물고기를 잡아와 가공해도, '외계 행성의 생명체를 섭취할 수 없다'는 제한이 걸린 채 시작한다.
'소화' 유전 능력을 해금해야 그제서야 이런 현지 생물을 재료로 한 음식들을 먹어도 생존을 이어갈 수 있게 되는 구조다.
'열 내성'도 마찬가지다. 1편에서는 상대적으로 먼저 마주하던 위협이 '방사능' 위협이었고 이를 과학기술로 극복했던 반면, 2편에서는 심해의 용암으로 인해 '물의 온도가 높다'는 위협이 먼저 다가오고 이를 생물학적 적응으로 먼저 극복한다.

자연스럽게 이런 유전적, 생물학적 적응을 할 수 있는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게 매끄러운 레벨디자인이 이어져야만 한다는 조건이 뒤따르게 되는데, 2편은 각종 제작, 기지 건설, 탈 것 만들기의 시점이 1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편이다.
기지를 건설하고, 해류나 태양광을 활용해 기지에 전력을 공급하고, 각종 시설을 짓는 과정은 (기자의 과거 플레이 기억이 맞다면) 1편에선 구명정 안팎에서의 행동을 꽤나 거친 후에야 등장했었다.
하지만 이번 2편에서는 자신만의 기지를 만드는 시점도 빠르고, 그 안팎에 각종 시설물을 채우거나, 더 먼 거리를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탈 것 및 도구를 만드는 과정도 훨씬 더 쉽고 용이하게 되어 있다.

또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이런 제작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많이 드나들게 되는 인벤토리 및 별도 저장 공간의 활용이 전작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것이다.
게임 진행 과정에서 인벤토리가 조금씩 확장되는데, 기지 건설을 하거나 새로운 도구의 청사진을 확보해 신규 도구를 만들 때도, 약간의 수고로움만 들이면 충분히 원하는 대상을 하나씩 제작, 건설할 수 있는 정도의 인벤토리 용량이다.
기지 안에서도, 크고 작은 아이템 저장 공간 및 제작 시설들이 있는데, 특정 도구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가 A, B, C라면, 일정 걸음 수 안에만 있으면, 인벤토리에 A, 기지 내 저장 공간에 B, C 재료가 있을 때, 바로 제작을 할 수 있는 편의 기능도 있었다.
굳이 플레이어 인벤토리로 다 넣고 빼는 과정을 덜 거쳐도 된다는 뜻이다.
▲ 1편에도 있던 우상단 UI에 제작법을 고정해두고 빼는 등의 기능도 여전히 유용하게 쓰인다.
다만, 인벤토리 크기는 제작을 할 때 불편할 수준까진 아니지만, 먼 거리에 원정을 나가 탐색을 할 때는 '선택과 집중'을 강요하는 정도라서, 한 번 여정을 나가 긴 호흡으로 탐색을 이어가고 싶을 땐, 의도적으로 발목이 잡히게 설계된 부분 중 하나다.
인벤토리를 적절히 채우고 비우기 위해 거점과 탐색 사이를 적절히 오가게끔 설계해둔 셈이다.(물론, 식수 및 음식 공급을 위해서도 기지로 돌아와야 한다)
# 허나, 아직은 확실히 '얼리 액세스'다...
1편의 장점을 잘 계승하면서, 나아질 부분들은 분명 나아진 <서브노티카 2>다.
하지만, 얼리 액세스 초기 단계라서 그럴까. 아직은 압도감이 크다는 감상은 아니었다.
특히 1편에서 새로운 공간에 도달하면 '경이로움'을 느끼던 수준의 신선함은, 플레이어인 기자 본인이 같은 테마에 익숙해진 탓인지 이번 2편에서는 '약간의 변주' 정도로만 다가왔다.
▲ 분명 이번 2편도 1편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긴 하다. 하지만 1편 때의 경험처럼 생경한 무언가를 보고 놀라워서 입을 쩍 벌리는 순간이 많았느냐 하면 아직은 그런 순간이 많진 않았다.
▲ 2편에서 기억에 남는 특수 연출 공간이라고 하면, 이 거대한 조개처럼 생긴 지형의 한 가운데에 뭔가 아이템이 숨겨져 있을 것 같아 들어갔더니, 지형 전체가 거대한 조개 생물이어서 플레이어를 잡아 먹으려 압박을 주는 곳이 좋은 예시로 있었다.
하지만, 초중반 콘텐츠가 콘텐츠가 안정적인 재미는 있었었도, 기대하던 강렬함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이번 2편에선 '외계 생물군과의 교감을 통해 유전적 변이를 거치는 과정'이 게임플레이에서도 중요하게 등장하고 있고, 해수면 위에서도 외계 행성이 항상 보이는 환경이다.
2024년 10월 당시 나온 티저 트레일러에서의 캐릭터 외형도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라서, 영화 <아바타> 시리즈를 연상케 만드는 측면이 있었다.
바꿔 말하면 SF적인 설정과 서사의 깊이가 더 완결성 있게 갖춰져 있길 바라는 기대도 있던 상황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음파 공명기'와 같은 도구로 '포자'를 파괴해 현지의 생물군을 구출해주는 과정이 등장하긴 해도,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강렬한 자극이나 설정은 아주 많진 않았다.
현재 공개된 콘텐츠의 서사는 "이 바다를 알고 싶어"라는 마음을 자극하기보단, "전에 왔던 사람들은 왜 사망한 걸까"를 궁금하게 만드는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런 방향일 거라면 앞서 이 바다에 온 이들의 기록을 획득하고 새로운 자극을 받는 순간의 빈도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촘촘하게 배치될 필요가 있어 보였다.
▲ 또한 붉은 가벽의 존재도 있어, 상대적으로 제약이 있는 가벽 너머의 바다 공간도 있다.
1편과 2편의 가장 큰 차별점인 동시에, 앞으로의 관건은 '멀티 플레이'가 얼마나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지에 있다.
기자가 플레이한 얼리 액세스의 얼리 플레이 버전 또한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고는 있었으나, 보안 이슈로 일단 '멀티' 모드에서 혼자 즐겨보기만 한 상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지 건설 및 도구 제작, 탐색 등에서의 편의성이 1편보다 훨씬 나아졌기 때문에, '멀티'에서 서로 역할을 분배해 각자 다른 자원을 챙겨오고 기지나 탈 것을 같이 만들면, '싱글 플레이'보다 훨씬 더 빠른 플레이 전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멀티 플레이' 예시
언노운 월즈의 개발진은, 1편이 2014년부터 2018년 사이의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수많은 유저 피드백을 토대로 많은 개선과 진화를 거쳐왔던 것처럼, 2편의 얼리 액세스 과정에서도 "유저 의견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기본 뼈대 자체는 잘 잡힌 2편인 만큼, 앞으로의 과정에서 얼마나 콘텐츠가 알차게 채워져 나가고 살이 붙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서브노티카> 1편을 재밌게 하셨던 분들 중 2편은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한 분들, 그리고 500만 명이나 스팀 위시리스트에 담은 기대작이 자신의 취향과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분들은, 지금의 풋풋한 느낌의 <서브노티카 2>에 먼저 발을 담가 보셔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