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08 WWI에는 블리자드의 거의 모든 임원들이 총출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중에는 블리자드의 전체 살림을 도맡아 하는 폴 샘즈 부사장도 있었는데요, 그를 만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영화 소식, 그리고 배틀넷의 수익모델과 주요 경영 이슈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파리(프랑스)=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질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영화 제작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폴 샘즈: 현재 스크립트를 제작하고 있으며, 영화를 맡을 감독을 찾기 위해 여러 인재들을 알아보고 있다. 참고로 이번에 <배트맨: 다크 나이트>를 프로듀싱한 팀을 눈여겨 보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 내용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레전더리 픽쳐스와 <WoW> 영화 제작을 시작한 시점은 2년 전이다. 물론 레전더리와는 2년전부터이지만 <반지의 제왕>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많은 영화사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WoW>가 영화로는 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안은 거절당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영화 3부작이 대성공을 거두자 다시 많은 접촉을 가졌고, 레전더리 픽쳐스와 만나 함께 만들게 됐다. 레전더리가 <슈퍼맨 리턴즈>의 흥행에 성공하자 파트너를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블리즈컨 2007에서 공개된 <WoW> 영화의 스토리보드 이미지. 텔드랏실이다.
질문: 과거 배틀넷의 탄생에 기여한 바 있는데, 앞으로 배틀넷에 보완할 점과 버려야 할 점이 있다면?
그동안 배틀넷 업그레이드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2>와 <디아블로 3> 발표로 본격적으로 배틀넷의 보완과 변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다양한 것들을 추가하기 위해 많은 연구 작업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에 말할 수 있겠지만, 배틀넷이 최고의 온라인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질문: 유저들은 배틀넷에 유료화 모델이 추가될 것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많은 회사가 비즈니스 모델을 세운 뒤에 게임을 개발하지만 블리자드는 게임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임이 어느 정도 완성되고 나면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한다.
지금은 열심히 개발하는 단계고 한국과 유럽을 비롯해 다양한 지사의 직원들과 해당 지역에 맞는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어느 정도 개발이 진척되면 많은 것들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지역별로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게이머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익숙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 수익 모델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배틀넷의 수익 모델은 <스타크래프트 2>가 출시되기 2~3개월 전에 발표할 것이다.
질문: <WoW> 이후 블리자드는 거대한 다국적 기업이 됐다. 여기에 큰 프로젝트를 3개나 되는 만큼 조직 운영이 어려워질텐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나?
물론 회사 규모가 커져서 많은 도전을 필요로 한다. 블리자드는 원래 개발사였지만 지금은 개발과 서비스를 함께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재 채용과 24시간 서비스에 대한 내부의 변화가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전 세계에 있는 3천여 명의 직원들로부터 매일 24시간 이메일을 받으면서 나라별 상황들을 신경쓰고 있다.
질문: 그렇다면 한국에서 <WoW>의 계정 도용이 발생했던 것에 대한 보고도 받았겠다.
그 문제는 한국 이전에도 여러 나라에서 있었기 때문에 익숙하다. 복구 작업이나 차단 작업은 언어를 요구하는 일이 아니라서 한국에서 그 일이 벌어졌을 때도 미주 지역 직원을 한국으로 배치해 차단을 돕도록 처리했다.
물론 빨리 대처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경험이 있어서 빠른 지원이 가능했다. <WoW> 유저는 1천만 명이지만 직원은 3천 명이다. 앞으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해 빨리 대응하겠다.
질문: 한국은 <스타크래프트>가 450만 장, <디아블로>가 300만 장 이상 팔린 큰 시장인데 만약 배틀넷이 유료였다면 이 정도까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유료화 생각을 안했나? 혹시 잘 팔리는 걸 보고 ‘아차, 유료화 할걸’하는 생각도 했을 것 같다.
배틀넷의 탄생 배경은 칼리(KALI)에서 시작된다. 칼리에서 <워크래프트 2>를 온라인 플레가 가능하도록 서비스 했지만 유료였다. 우리 게임을 남이 유료로 서비스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그래서 직접 무료 플레이 서비스인 배틀넷을 개발한 것이다.
질문: e스포츠의 국내 저작권 문제는?
현재 방송사, e스포츠협회와 적극적인 대화를 위해 제안을 하고 있으며, 한국의 시스템을 많이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지키고 한국의 e스포츠 발전을 위할 것이다. 아직은 정확히 말할 상황이 아니다.
질문: 해외의 여러 이스포츠 기관과의 관계는 어떻게 할 건가?
그들과는 이미 계약 관계가 있다. 내가 사인을 하기 때문에 잘 안다. 다른 지역 단체들과 계약하고 진행 중에 있다. e스포츠를 발전, 흥행시켜 그 문화 커지는 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절대로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WWI 같은 행사도 올림픽처럼 선수를 초대하는 등 큰 행사로 키울 것이다.
다른 나라에선 아직 한국과 동일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 정도로 끌어들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e스포츠를 일반적인 스포츠처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