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는 이번 플레이엑스포 2026에서 '찐한 개성'의 한 축을 담당해주고 있었다.
기존 대표작인 <창세기전 모바일>이나 <대항해시대 오리진> 같은 느낌을 생각했다면 조금 보는 시각을 바꿔보셔도 좋을 듯하다.
이번엔 정말 '선 굵은' 신작들이 그것도 4종이나 나왔다. <엠버 앤 블레이드>, <코드 엑시트>, <콰이엇>, <컴 투 마이 파티!>가 그 주인공이다.
재밌는 점은, 이 4종의 신작들이 각자 매력을 어필하는 디테일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꽤 익숙한 문법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 뚜렷하게 다른 감각과 엣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플레이엑스포 첫날 개막 전 라인게임즈 부스 전면과 후면의 모습이다.
▲ 4종의 신작 모두 현장 시연을 진행 중이다. 현장에 올 상황이 못 되거나, 사람이 많은 시간에 줄을 서는 게 싫은 분들은 스팀에서도 데모를 모두 즐겨볼 수 있다.
▲ 4종 중에서도 <엠버 앤 블레이드>에 특히 공을 많이 들인 라인게임즈다.
# 게임을 부술 정도의 '사기 빌드'? 쾌감이 있는 <엠버 앤 블레이드>
<엠버 앤 블레이드>는 얼핏 보면 익숙한 맛으로 구성된 신작처럼 보인다. <하데스>와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의 향을 적절히 섞은 것처럼 보이는 첫인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하데스>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빠르게 적응할 게임이다. 그리스로마신화 속 신들에게 '능력'을 받는 대신, 이 <엠버 앤 블레이드>에선 '천사'들에게 '축복'을 받아 쿨타임 또는 발동 조건이 있는 기술을 늘려간다.
▲ 주인공은 악마사냥꾼 '펜릭스'다.
▲ 뱀서류처럼 몰려오는 적 사이에서 긴 시간 생존하며 보스를 처치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레벨업 및 필드 상호작용 등을 통해 축복을 고르는 과정에서 조금 더 능동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편이다.
▲ 천사가 있고 축복(기술)이 있다.
축복 슬롯이 7칸이나 있는데, 독특하게도 다른 게임 같았다면 발동 조건 및 쿨타임이 각기 다르게 적용되는 기술을 최대한 다양하게 보유하는 것을 먼저 목표로 하겠지만, 이 게임은 조금 다르다.
하나의 축복을 다시 만나 중복으로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그 피해량이 매우 가파르게 상승한다.
로그라이'트' 영구 성장 요소가 많아서, 초반부의 몇 차례 도전을 통해 재화를 확보하고 나면, 한 번의 도전에서도 7개 스킬 중 최고등급까지 키우는 스킬이 여러 개가 된다.
바꿔 말하면, 그렇게 더 수월하게 강해지는 구조만 만들고 나면, 해당 층의 최종보스에게 쓴맛을 보여주는 강력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 1층의 최종보스. 그리고 최고 등급인 3성까지 축복을 중복 강화했을 때 금색의 더 강한 이펙트로 표시되는 스킬들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조건에 따라 매우 강력한 효과를 주는 '운명 카드'를 도전 중에 만나게 되는데, 이 '운명 카드'가 특정 '사기 조합'으로까지 이어지는 순간, 소위 '무쌍'을 찍는 모습을 보게 된다.
가령 15초 내외의 쿨타임을 가진 축복들을, 주무기 일반공격마다 쿨타임 없이 사용하는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강력한 '운명 카드'도 있는데, 여기에 이 축복 투사체의 수를 늘려주는 '운명 카드'까지 더해지면, 초 단위로 화면 전체를 축복 스킬로 뒤덮는 수준의 플레이까지 가능하다.

위의 화면과 같은 식이다. 이런 조합을 완성했을 때의 쾌감이 굉장히 좋은 게임이다. 자주 이런 조합을 마주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다.
<엠버 앤 블레이드>가 앞으로 어떻게 살을 붙여 나갈 것인지 궁금한 분들이라면 데모를 플레이해보시거나, 얼리 액세스 및 정식 출시를 기다려보셔도 좋겠다.
# 미래 도시 배경의 SF 호러 <코드 엑시트>
최첨단 AI '미네르바'에 의해 모든 것이 작동되고 관리되는 미래 도시 '판테온'이 건립 10주년을 맞은 날, 기념행사를 앞두고 기뻐하던 시민들이 돌연 폭주한 미네르바에 의해 몰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코드 엑시트>에서 플레이어는 조사팀 '헤르메스'의 일원이 되어, 사건의 전말이 담긴 기록을 회수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다.
게임의 목표는 명확하다. 원인 모를 고장으로 멈춘 전력 제어 장치를 복구하고, 곳곳에 흩어진 기록물을 수거하는 것. 여기에 무작위로 오작동하는 콘솔까지 모두 해결해야 비로소 스테이지 탈출이 가능하다.
물론 AI 미네르바가 불청객의 활보를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다. 플레이어는 안드로이드의 몸을 빌려 끊임없이 추격해 오는 미네르바의 눈을 피해 모든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투명 안드로이드와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라 표현할 만하다.
다만, 몇몇 아쉬움들은 어쩔 수가 없었다. 적이 튀어나오는 것에 대한 사인이 더 명확해야 했고, 이를 긴장감으로만 풀어내기보단 다른 이완의 수단들도 필요했다고 본다.
그럼에도 <코드 엑시트>는 여전히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작품이다. 비록 시연 빌드에서는 완급 조절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연출과 시원한 건파이팅 등 게임을 지탱하는 기본기 자체는 워낙 탄탄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개발 과정에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용해 뾰족한 부분들을 영리하게 다듬어 낸다면, 국산 인디 호러 게임의 새로운 수작으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 할머니와 오리들? 협동 호러 <콰이엇>
4인 협동 호러 게임이 대세가 된 요즘, 이제 이 구성 자체는 익숙한 분들이 많겠으나, <콰이엇>은 콘셉트의 디테일에서 차별성을 가져가고 있다.
비주얼부터 강렬하다. 할머니를 피해 물건을 훔쳐가는 오리들이라니. 뭔가 정겨운 듯 무서운 듯 웃기기도 하고 그렇다.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소리를 내지 않아야 한다. 바닥에 물건을 떨어트리거나, 작은 실수 하나를 해도 상황은 급변한다. 트레일러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호러 요소도 많아서 '조용히 실수 없이' 넘어간다는 게 쉽지 않다.
두 번째로 망가진 우주선을 수리하기 위해선 지구인들의 물건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가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묘한 설정이 예상하지 못했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옆 동네 장르에서 일명 <덕코프>가 유행했던 것처럼, 이 오리들의 협동 호러 게임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을지, 앞으로의 흐름을 지켜봐야겠다.

# 배경과 설정, 연출이 묘한 매력이 있는 <컴 투 마이 파티!>
"반장만 되면 생일 파티를 열어줄게."
어느 날, '지민'이에게 찾아온 기회. 우등생 언니와 애교 넘치는 남동생 사이에서 존재감 없이 지내던 그녀 앞에 던져진 엄마의 특별한 제안. 어쩌면 이번에야 말로 자신만의 특별한 순간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컴 투 마이 파티!>는 1999년 한국을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 라이트노벨이다. '지민'이의 '생일파티'가 핵심 소재인 게임으로, 배경과 소재, 이를 표현하는 방식까지 모두 독특한 작품이다.
게임의 목표는 '지민'이가 반장이 되게 하는 것으로, 본편에선 총 12개의 엔딩이 있을 예정이다.
대화 속 선택지가 지민이의 관계와 하루를 바꾼다. 누구의 편에 설지, 어떤 말을 건넬지, 사소해 보이는 선택 하나가 전혀 다른 결말로 이어진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가까워지기도, 돌이킬 수 없이 어긋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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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점은, 1999년 한국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마치 동물 또는 인형탈을 쓴 존재들의 모습처럼, 우화스러운 연출로 풀어냈다는 것이다.
가벼운 유머부터 심오한 주제가 결합된 이야기.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슬픔, 어른들의 무심함, 복잡한 감정이 어우러진 열 살의 세계를 그리는 작품이라고 한다.
데모를 플레이했을 때 받은 감상은, 이 작품이 풀어내는 톤 앤 매너가 참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매우 사실적인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엔 과장된 동화 같기도 한 톤을 오가고 있다.
유머 코드도 특이하다. 아마 1999년 세기말을 배경으로 했으니 그랬겠지만, 누가 봐도 <에반게리온>의 패러디에서 나온 그 자세와 대사를 활용하는 연출이 등장해 놀랐다.
▲ "지민, 반장이 돼라" (안경이 빛남), "까짓 거 해보죠!"
개인적으로 이런 독특한 작품을 개발하고 있는 1인 개발자 윤심상에 대해서도 궁금해졌고, 이를 퍼블리싱하겠다고 결정한 라인게임즈의 모습에도 놀랐다.
앞서의 3개 작품들까지 포함해 색채가 짙은 타이틀들을 선보이고 있는 라인게임즈다. 선이 더 굵어진 만큼,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더 보여줄 것을 기대해보게 된 플레이엑스포 시연 현장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