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로그라이크 장르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하데스>와 <뱀파이어 서바이버즈> 이후 참 많은 작품들이 세상에 나왔다.
그 중엔 신선한 도전을 한 게임들도 있었고, 장르 대표작들의 흥행 공식을 나름대로 비튼 작품들도 있었는데, 오늘 소개할 <엠버 앤 블레이드>도 꽤 인상적인 재미를 만들어가고 있는 타이틀이다.
<엠버 앤 블레이드>는 몇 가지 큼직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게임에선 슬롯에 여유가 있다면 능력을 여럿 보유하는 게 더 유리한 경우가 많지만, 이 게임에선 같은 능력을 여러 차례 골라 성장시키는 방향이 '압도적으로' 강하다.
런(run, 도전)의 진행에 따른 능력 선택 외에도 변수 창출을 해주는 요소들이 있는데, 아주 드물게 나오는 카드 중 일부는 게임의 통상적인 룰을 파괴하는 수준의 소위 '사기 빌드'를 만들어가는 것도 가능케 해준다.
다른 여타 게임에서의 '밸런스'와는 무게추가 다르게 잡혀 있는 것이 <엠버 앤 블레이드>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다.
결국 이 독특한 '밸런스'의 재미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그 과정에 대한 고민과 담금질의 시간이, 2026년 연내 얼리 액세스 시작 및 추후 정식 출시 때까지의 과제가 될 것이다./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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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7월에도 라인게임즈 본사에 방문해 <엠버 앤 블레이드>의 초기 데모 버전을 플레이했었다. 그때와 어떤 면들이 달라졌는지 비교하며 보시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2025년 7월 기사 바로가기)
# 익숙한 '하데스' 맛 위에 다른 맛으로 층을 쌓았다

<엠버 앤 블레이드>에서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주인공은 악마사냥꾼인 '펜릭스'다.
<하데스>는 매 도전마다 그리스로마신화 속 신들에게 능력을 받으며 강해지는 과정을 중심에 뒀다면, <엠버 앤 블레이드>는 '천사'들에게 블레싱(축복)을 받아 새로운 능력을 선택하며 도전을 진행한다.
▲ 파이널 데모에서는 작년 빌드에선 못 봤던 도입부의 컷씬도 눈길을 끌었다.
▲ 주인공 '펜릭스'는 불사의 저주를 받은 상태다. 신이 버린 세계에 끊임없이 생겨나는 악마들을 막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펜릭스'가 앞장서야만 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엠버 앤 블레이드>의 플레이 구성의 기본 토대는 <하데스>와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를 해본 분들에겐 익숙한 맛으로 다다갈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악마가 나오는 공간 안에서 오래 생존하면서, 천사들로부터 얻는 축복으로 강해지고, 중간 보스와 최종 보스를 클리어하는 것이 각 층에서의 목표로 주어진다.
카메라가 플레이어를 화면 중앙에 비추는 때가 많은 점, 적들이 그 중앙 화면으로 몰려오는 점, 플레이어 주변을 맴돌거나 자동으로 공격해주는 축복이 많은 점 등은 <뱀서>의 스타일을 연상케 한다.
대시(회피)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점, 공격 및 피격의 타격감, 천사들에게 받는 능력을 고르며 나아가는 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계속해서 도전하는 점 등은 <하데스>의 문법을 연상케 한다.
▲ 플레이어에게 적들이 끊임없이 몰려오는 환경이다. 처치하면 바닥에 떨어지는 재화를 모아 레벨업을 하고 축복을 받아 강해지며, 적절히 강해졌다 싶으면 보스를 처치하러 가면 된다.
▲ 과거 초기 데모에 있던 천사들도 당연히 있고, 기존에 못 봤던 새로운 축복이나 천사들도 눈길을 끌었다.
① 로그라이'트'의 누적 성장 요소가 매우 강조된 게임
'데모'라고는 하지만 분량이 꽤 되는 편인데, 7시간 이상 긴 호흡으로 게임을 즐겨보니, 한 번 한 번의 도전 안에 있는 축복 선택들 외에도 여러 변수들이 눈길을 끌었다.
일단, 도전 끝에 다시 원래의 공간으로 돌아오면 <엠버 앤 블레이드>에서 매우 중요한 설정 중 하나로 나오는 '성채수'(나무)로부터 '은총'을 받는 요소가 있다. 다른 게임에서의 영구 성장 요소인데, 이 노드 해금이 꽤나 큰 역할을 한다.
▲ 주무기 공격력이나 범위, 축복(블레싱) 공격력, 체력처럼 수치적으로 강해지는 요소들이 유용하게 활용된다.
동시에 일반 공격에 대해 확률적으로 체력 회복 1씩의 능력을 부여해준다거나, 떨어진 재화가 플레이어에게 이끌려 오는 동안 적들을 통과하면 그 재화가 대미지를 주는 등 독특한 노드들도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 전투 중엔 화면에 보이는 '루미'가 동행하며 아티팩트 능력으로 보조를 해준다. 게임을 시작할 때의 기본 능력은 일정 시간마다 제한된 횟수만큼 체력을 서서히 회복시켜주는 것이다.
▲ 이 아티팩트 또한 도전마다 모아온 재화로 해금 및 강화가 가능한데, 적 사이를 빠르게 돌파하는 젤리보드나, 공격하는 동시에 회복해주기도 하는 공방일체의 드롭레인 등 여러 아티팩트가 있다.
▲ 비슷한 맥락에서 일종의 패시브 스킬을 해금해 장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렐릭'과 마법 '룬'이 있다.
▲ 마찬가지로 무기 또한 기본 무기인 '검' 외에도 더 넓고 강한 공격을 하는 '해머'와 더 빠른 맹공을 퍼붓는 '건틀렛'을 해금해 자유롭게 선택하고 시작할 수 있다.
해금 및 강화 요소가 이렇게 많은 것을 보면 아실 수 있겠지만, 자연스럽게 '도전을 여러 차례 많이 할 동기'를 제공해주는 동시에, 맨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의 상태와 여러 차례 도전했을 때의 차이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단 각각의 도전이 '클리어' 단위로는 실패로 끝나더라도 '재화'를 벌어오는 과정이 된다는 측면에서,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게끔 만들어주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본다.
다만, 이어지는 내용에서도 다룰 중후반부에 도파민 터지는 재미가 있고, 그 끝에서는 나름의 밸런스가 맞아지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아는 시점이 다소 늦는 것은 아쉬웠다. 지금의 영구 성장 구조에서 성장 속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② 한 가지 축복을 끝까지 최대 성장시키는 게 더 유리한 독특한 구조

위의 이미지처럼 '천사'들을 만나거나 레벨업을 할 때마다 '블레싱'(축복)을 선택하게 되는데, 한 번의 도전에선 최대 7개의 슬롯까지 다른 축복을 채워넣을 수 있다.
15초 정도의 쿨타임을 가지고 자동 발동되는 강력한 축복들, 6초 정도로 상대적으로 짧은 쿨타임을 가진 축복들, 대시할 때나 주무기로 공격할 때 패시브처럼 발동되는 축복 등 발동 조건을 몇몇 그룹으로 묶을 수 있지만, 전부 다 자동으로 사동되는 공격들이다.
보통 다른 게임에서 이렇게 슬롯이 7개까지 있으면, 발동 조건이 다른 여러 스타일의 축복들을 다양하게 채우고 시작하는 게 축복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어 유리하겠지만, <엠버 앤 블레이드>에선 조금 다르다.
같은 축복을 중복으로 골랐을 때, 여러 단계의 성장을 거쳐 최고 성장 단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데, 이 때마다 대미지가 크게 증가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 초반에는 몇 십 또는 백 초반 정도의 작은 대미지를 주는 축복들이 최대 성장단계인 3성까지 끌어올리면 하나의 축복으로 몇 천 수준의 대미지를 주기도 한다.
길게 생존할 정도의 영구 성장 요소 해금을 충분히 하지 않은 상태에선, 한 번의 도전에서 하나의 축복만 최대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여러 스킬을 고르게 고르는 것보다 하나의 축복에 성장을 몰아주게 밸런스가 쏠려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게 된다.
그러나 충분히 영구 성장을 하고 난 뒤의 플레이에선 흐름이 바뀌어, 웬만한 도전에서 7개 축복 스킬 중 2~3개 정도는 웬만하면 3성 단계(최대)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흔하게 본다.
바꿔 말하면, 무조건 하나를 몰아서 성장시켜야 한다는 강박이 사라지는 시점이 온다는 의미다.
개인적으로, 3성까지 여러 스킬을 성장시키며 싸울 수 있게 되는 중후반부의 재미가 훨씬 크다고 느꼈기 때문에(그리고 하나의 스킬에만 집중하지 않고 분산 투자를 해도 여러 스킬을 3성까지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앞서 1번 항목에서도 영구 성장 속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 1층의 최종보스 바포메트와의 전투. 축복 스킬이 최대 성장 단계에 도달하면 매우 강력한 공격이 되는 동시에 이펙트도 빛나는 금색으로 바뀌게 된다.
③ 말 그대로 '게임'을 파괴할 정도의 '사기 빌드'도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요소와는 또 별개로 게임에 매우 큰 변수를 가져오는 것이 바로 '운명 카드'다.
이 '운명 카드'는 당신이 게임의 시스템을 얼마나 깊게 이해하는지에 따라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가볍게는 '적들의 최대 HP 몇% 감소, 경험치 보너스 몇% 증가', '특정 천사의 축복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면, 축복 지속시간이 늘어나고 쿨타임이 줄어드는' 효과 등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 더 이 '운명 카드'를 자주 마주하다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서로 매우 강력하게 맞물리는 효과를 가진 '운명 카드'들이 있기 때문이다.

위의 두 운명 카드는 각각 "적에게 피격 당할 때마다 최대 HP가 5씩 누적 증가"하는 능력과 "회복 오브 회복량이 50% 증가하고, 회복 오브를 획득할 때마다 주무기 대미지가 5%씩 누적 증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두 운명 카드를 얻은 채로 상황만 잘 만들어지면 매우 높은 최대 체력과 함께 매우 강력한 주무기 공격(기본 공격)을 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짜릿하게 느껴졌던 조합은 위의 두 운명 카드였다.
하나는 주무기 공격(기본 공격) 속도가 80% 느려지는 대신, 모든 발동형 축복을 쿨타임을 무시하고 기본 공격을 할 때마다 모두 발동시키는 매우 강력한 운명 카드다.
다른 하나는 보호막이 있는 상태를 유지만 하고 있다면, 투사체가 있는 축복 스킬들의 투사체 수를 두 배로 불려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 결과물은 아래 사진과 같다. 일반적인 도전이었다면 생각해보지도 못했을 수준으로, 화면 전체를 축복 스킬들이 덮어버리는 수준의 '사기 빌드'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에 설렜던 순간이었지만, 이런 사기 조합으로 투사체 수가 너무 과하게 많이 늘어나자 게임에 크러쉬가 발생하면서 멈추는 상황을 겪긴 했다.
하지만, 이는 추후 기술적으로든 밸런스 조절로든 해결이 가능한 영역으로, '운명 카드'를 잘 만나는 운만 따라준다면 이런 독특한 방향성의 플레이도 기획적으로 가능하게끔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매우 반갑게 다가왔다.
추후 얼리 액세스 때나 정식 출시 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 <엠버 앤 블레이드>가 가진 잠재력

게임 플레이 구성에서 오는 재미는 앞서의 소개로 어느 정도 전달이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번 파이널 데모를 플레이하며 가장 좋게 보았던 지점 중 하나는, 영향을 가장 많이 준 <하데스>의 감성을 표면적으로만 따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도전 안에서 축복을 주는 천사들의 디자인도, 이들의 말투나 영어 음성 연기의 퀄리티도 꽤나 좋고 매력적인 편이다.
특히 말꼬리를 잡으며 시니컬한 농담을 계속해서 던지는 감성은, 서구권 게임들이 내세우는 유머 코드와 결이 맞아서, 영미권 유저들에게는 더욱 더 어필이 잘 될 것으로 보였다.
▲ 이런 독특한 디자인의 천사도 있다
스토리 전개 과정도 마찬가지로 꽤 기대가 되는 측면이 있었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게임 도입부부터 성채수의 정화와 관련해 여러 부탁을 하며 중요한 인물로 나오는 '아리엘라'와 거의 동일한 외모를 가진 존재와 보스전 이후 컷씬에서 마주하게 되는데, 이 이야기의 이면에 무언가 더 큰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요소 중 하나다.
▲ 아리엘라와 그 그림자
개발과 퍼블리싱을 맡은 라인게임즈 또한 이번 <엠버 앤 블레이드>에 꽤나 진심이다.
지난주 5월 14일에는 '라인 게임즈 비욘드'라는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엠버 앤 블레이드>를 비롯한 5종의 신작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한 <엠버 앤 블레이드>의 게임 환경 최적화를 위해 국내 IT/하드웨어 커뮤니티 퀘이사존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동시에 이번 플레이엑스포 2026에서도 4종의 신작을 선보이는 가운데, <엠버 앤 블레이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1년 사이에도 많은 변화를 보여준 게임인 만큼, 앞으로 출시까지의 과정에서 지금의 매력들을 어떻게 더 키워낼 것인지 기대되는 <엠버 앤 블레이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