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스타에서 베트남이 요청했던 인디게임 지원과 한-베 게임 세미나가 GameVerse 2026에서 처음 진행됐다. 그 자체로 무척 의미 있는 행사였다. 내년에는 더 실무적인 인디게임 노하우와 양국 협업 모델을 찾기를 기대한다. /호치민=디스이즈게임 시몬(임상훈 기자)
왜 중요한가
이 세미나는 단순한 부대행사가 아니었다. 출발점은 지난해 지스타였다.
당시 레꽝뜨조 베트남 ABEI 국장은 한국-베트남 게임산업 협력 포럼에서 베트남 인디게임 지원과 양국 게임 세미나 개최를 요청했다. 그 요청이 GameVerse 2026 첫날 오후, 주베트남 한국문화원과 베트남 ABEI가 공동 주최한 한-베 인디게임 세미나로 이어졌다.
이번 세미나는 베트남이 한국에 던진 요청에 대한 첫 실행이었다. 요청이 실행으로 이어졌다는 것, 그 자체가 양국 협력의 출발점이다.
세미나를 열며
축사에서 레꽝뜨조 국장은 “지스타에서 나눴던 이야기가 현실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측의 준비와 경험 공유에 감명받았다고 전하며, 베트남 정부가 최근 게임 산업을 6개 핵심 문화 산업 중 하나로 공식 인정했다는 소식도 알렸다.
그는 “조건은 갖춰 가고 있지만 아직 시작 단계”라며, 앞서 나간 한국의 전문가와 정부가 성공과 실패 사례를 함께 공유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 게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베트남 인디게임이 하드코어 장르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큰 그림
베트남이 인디게임에 주목하는 데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베트남에는 아직 글로벌 AAA급 게임을 자체 개발하는 대형 스튜디오 생태계가 충분하지 않다. 반면 하이퍼캐주얼 개발사들은 이미 글로벌 다운로드 시장에서 성과를 냈고, 하이브리드캐주얼 영역도 부두 같은 해외 퍼블리셔와 연결되며 성장하고 있다.
정책이 새롭게 키울 수 있는 영역은 결국 인디게임이다.
인디게임은 대규모 자본 없이도 문화적 개성, 기획력, 완성도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 한국이 같은 이유로 인디게임을 지원해 왔고, 그 경험이 지금 베트남이 필요로 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발표 주제는
세미나는 한국 발표 3개, 베트남 발표 2개로 진행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성준 게임본부장이 인디게임 지원 정책을, 제로그램 이승현 대표가 개발사 생존전략을, 게임물관리위원회 박한흠 센터장이 한국 게임 정책을 소개했다.
베트남 측에서는 GameGeek CMO 황타오아잉이 베트남 인디게임의 창작 자유와 비즈니스 과제를, 비엣 레거시 랑후잉팟 대표가 ‘Do Local - Go Global’ 여정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가장 세미나 주제에 잘 맞는 발표는 콘진원의 인디게임 지원 정책 소개와 GameGeek의 베트남 인디게임 생태계 진단이었다.
베트남이 알고 싶어 한 것은 성공담이 아니라, 인디게임을 키우는 제도와 프로그램의 경험이었다.

김성준 본부장은 올해 데브캠프를 비롯한 인디게임 지원에 92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코리안 인디게임 데브캠프가 베트남과 협업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도 있다”며, "올해 처음 시작해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개선하고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산나비>와 <셰이프 오브 드림>이 한국 인디게임의 성공 사례로 소개됐다.

GameGeek 황타오아잉 CMO는 베트남 인디게임 팀 상당수가 아직 1~2인 규모이며, 게임을 상품보다 예술 작품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 비즈니스와 타협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고 짚었다.
반면 근면함과 기술력, 제한된 리소스를 최적화하는 능력, 베트남 고유 문화 요소는 글로벌 니치 마켓을 만들 수 있는 강점으로 제시됐다.

비엣 레거시 랑후잉팟 대표는 베트남이 K팝·K게임·K드라마·e스포츠 등 한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 특히 K게임이 문화를 확산시키는 방식과 작은 디테일로 차별성을 만드는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2023년부터 고유 문화를 담은 게임에 정책 지원을 시작했고, 한국에 글로벌 시장 경험과 기술 협력, 디자인 역량을 기대하고 있다.

발표 이후 VTC 온라인의 쩐아잉주이 이사(Tran Anh Duy)가 모더레이팅하는 토론이 있었다.
아쉬운 점
세미나 구성에는 온도 차가 있었다.

제로그램 발표는 현장 호응은 있었지만 모바일 게임 사례여서 스팀 기반 인디게임이라는 이날의 공감대와는 결이 달랐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 제도 소개는 정보 자체는 유용할 수 있지만 세미나 주제와 맞지 않았다. “베트남 인디 개발자가 어떻게 게임을 개발해야 하는가, 정부가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가”라는 실전 가이드로 재구성됐다면 훨씬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개별 발표자의 역량보다 기획의 정합성이었다. 현지 네트워크와 문화 교류에 강점이 있는 주관 기관이 인디게임 생태계와 스팀 기반 글로벌 진출 전략까지 전문적으로 설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첫 시도로서의 의미는 분명하다. 요청이 실행으로 이어졌고, 양측이 같은 자리에 앉아 서로의 현실을 확인했다. 그것만으로도 다음 단계를 논의할 기반이 생겼다.
다음은 무엇인가
첫 번째 과제는 이번 세미나의 리뷰다. 어떤 발표가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 어떤 주제가 빠졌는지, 베트남 참가자들이 무엇을 가져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기획의 정합성 문제는 다음 세미나에서 인디게임 생태계를 더 깊이 아는 주체가 설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
구체적인 협업 모델도 검토할 시점이다. 한-베 공동 데브캠프, 스팀 출시 전략 세미나, 베트남 인디게임의 한국 쇼케이스 같은 프로그램이 후보가 될 수 있다.
김성준 본부장이 언급한 코리안 인디게임 데브캠프의 한-베 협업 모델 가능성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방향은 한국 인디게임 개발씬과 지원 정책이 먼저 겪은 시행착오와 글로벌 시장 경험을 공유하고, 베트남은 자기 문화와 젊은 개발자층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구조다.
인디게임 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진 만큼,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더보기: 발표 내용
주제 1 | 한국 인디게임 지원 정책 소개
콘진원 김성준 게임본부장
국내 스팀 기반 성공 사례와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콘진원의 인디게임 데브캠프의 한-베 협업 모델 가능성을 언급했다. 세미나 취지와 가장 잘 맞는 발표였다.
주제 2 | 한국 인디게임 개발사 생존전략
제로그램 이승현 대표
작은 개발사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솔직하게 공유해 현장 호응은 있었다. 모바일 중심 사례여서 스팀 인디게임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주제 3 | 대한민국 게임 정책 소개
게임물관리위원회 박한흠 센터장
한국 등급분류 제도 소개를 주로 소개했다. 인디게임 협력 세미나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주제 4 | 베트남 인디게임 — 100% 창작의 자유와 비즈니스 과제
GameGeek 황타오아잉 CMO
1~2인 팀, 예술 지향, 비즈니스 타협의 어려움을 과제로, 근면성·기술력·리소스 최적화·베트남 문화 요소를 강점으로 정리했다. 콘진원 발표와 함께 세미나 취지에 가장 부합했다.
주제 5 | 베트남 게임의 Do Local - Go Global 여정
비엣 레거시 랑후잉팟 대표
한류에서 받은 영감과 한국에 기대하는 협력 지점을 설명했다. 인디게임 세부 노하우보다는 베트남 게임 생태계와 협력 방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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