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애청자이자, <무림전기>, <오디션>을 '인생 게임'으로 꼽는, 베트남 문체부 라디오·방송 및 전자정보국 레꽝뜨조 국장이 한국에 러브콜을 보냈다. 2025년 게임 산업을 '국가 핵심 문화 산업'으로 격상시킨 베트남은 이제 "Do Local, Go Global" 슬로건 아래 질적 도약을 선언하며 한국형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레꽝뜨조 국장은 지난해 방문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게임 인재 양성 센터' 구축에 대한 한국의 협력과 노하우 전수를 공식 요청했다. 한국 주요 게임사가 호치민에서 열리는 '게임버스 2026'에 참여하고, 베트남 시장 진출과 협력이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하노이 = 디스이즈게임 시몬(임상훈)

# 인생 게임으로 본 베트남 게임의 생명력
디스이즈게임: 요즘 플레이하는 게임이 있으신가요? 하신다면 그 게임의 재미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베트남 문체부 라디오·방송 및 전자정보국 레꽝뜨조 국장: 최근에는 아이와 함께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그로우 어 가든>(Grow A Garden) 같은 정원 가꾸기 시뮬레이션 게임이요.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10살)인데, 로블록스의 작은 게임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제가 같이 해보니, 15~16세 정도 학생들이 로블록스 같은 플랫폼에서 직접 게임을 만들고 코딩까지 해서 배포하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요즘은 단순히 ‘있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넘어, 플랫폼과 기술이 지원하면서 플레이어가 곧 창작자가 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Q. 지금까지 가장 인상 깊었던 게임(인생 게임)을 하나 꼽는다면요? 그 게임과 관련해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제가 ‘게임을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있는 첫 상호작용 게임 경험은 <무림전기>(Võ Lâm Truyền Kỳ)였습니다. 20년도 넘은 추억이고, 지금도 베트남에서 여전히 서비스가 잘 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오디션>인데, 예전엔 제가 잘하진 못했지만 이 게임도 생명력이 길어서 지금까지도 베트남에서 많은 젊은 층이 즐깁니다.
예전 PC게임은 전반적으로 수명이 길었는데, 최근 5~7년 사이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게임의 수명이 짧아졌고, 한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깊은 애착도 예전만큼 유지되기 어려워진 면이 있다고 봅니다.

<무림전기>는 중국 킹소프트가 제작한 <검협정연>의 베트남 버전이다. 비나게임(현 VNG)이 2005년 출시해 약 2,000만 명의 유저를 보유한 ‘베트남의 리니지’다.
# 6자 협력 체계 구축: 베트남 게임 산업을 키우는 새로운 동력
Q. 최근 몇 년 사이 베트남 게임 시장, 특히 ‘베트남에서 만든 게임’ 중 인상적인 흐름이나 사례가 있었나요?
A. 베트남은 오랫동안 게임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해외 게임을 들여와 퍼블리싱하는 쪽에 집중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3년 정도 베트남 게임사들이 다시 개발 투자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 수준과 제작 역량에 맞는 작은 규모의 게임부터 만들었고, 이 게임들이 글로벌 유저 취향과 맞아 해외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성과를 내는 사례가 생겼습니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 쇼핑, 주차/교통 체증(‘Traffic Jam’ 유형)처럼 직관적이고 대중적인 소재의 게임들이 해외에서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기업들은 게임의 스테이지나 오브젝트에 베트남 랜드마크, 국기, 베트남 관련 가상 아이템 등을 자연스럽게 넣어 국가 이미지와 문화를 소개하기도 했고, 정부와 저희 기관도 이런 방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열린 'Vietnam Game Concert'에서 개발사와의 협업 비전을 발표하는 슈퍼센트 변지훈 신사업 총괄 이사. 베트남은 세계적인 하이퍼캐주얼 게임의 강국이다. 지난해 한국 최고의 하이퍼캐주얼 게임 개발사 슈퍼센트도 호치민에 지사를 설립했고, 올해 엔씨소프트는 베트남 하이퍼캐주얼 게임 개발사를 인수했다. 현재는 입앱결제도 포함된 하이브드캐주얼로 옮겨가는 추세다.
Q. 1월 28일 베트남 주요 게임 기업들이 모여 연말 행사(베트남은 음력 설날을 더 중시한다)를 가졌다고 들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어떤 주제와 방향을 논의했나요?
A. 처음으로 (게임 관련) 연맹이 주도해 연말 총결산 회의를 열었고, 네트워킹 성격의 자리도 함께 운영하며 2025년 성과를 돌아보고 2026년 방향을 정리했습니다.
2026년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게임 개발, 특히 인디게임의 지원입니다. 인디 게임사들이 게임을 스토어에 올려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고, 슬로건은 “Do Local, Go Global”입니다.
둘째, e스포츠입니다. 세계적인 대형 e스포츠 대회를 베트남으로 유치하는 방향입니다. 2025년에 <리그 오브 레전드>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회를 다낭에서 개최했고, 이런 유치를 계속 이어가려 합니다. 특히 동남아 e스포츠 챔피언십을 Gameverse에서 처음 개최하는 시도를 진행합니다.

건물 곳곳에 적혀있는 구호… ‘모범을 보이세요. 규율, 집중력, 돌파구’
Q. 2025년에 가장 자랑할 만한 성과(정책/산업 기반 측면)는 무엇이었나요? 또 2026년에 대한 기대는요?
A. 첫 번째로 자랑스러운 건, 당과 국가에 건의해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적 결의/정책 방향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입니다. 그 안에서 게임 산업도 핵심 분야로 명확히 포함됐습니다.
두 번째로는 개발사, 퍼블리셔, 학교, e스포츠, 정부기관 등 여러 주체(‘6자’ 협력)를 한 구조로 모아 함께 게임 산업을 키우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2025년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고, 이 흐름을 이어 2026년에는 더 큰 도약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Q. 2026년 베트남 게임 산업을 위해 ‘3대 목표’를 꼽는다면요?
A. 세 가지입니다.
첫째, 국가가 게임 기업에 발주해 베트남의 역사·문화 교육 요소를 담은 ‘순수 베트남 게임’ 제작을 추진하는 것.
둘째, Gameverse를 더 키워 한국, 중국, 미국 등 주요 게임 강국이 참여하는 지역급 게임 행사로 격상하는 것.
셋째, 한국에서 배운 모델처럼 게임 인재 양성(교육) 센터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라디오·방송 및 전자정보국이 있는 건물 바로 옆에는 한국 콘진원 베트남 지사, 하노이 한인회 등이 모여 있는 참빛타워가 있다.
# 베트남 판 '게임 인재 양성 센터'를 위한 '한국형 모델'
Q. 작년에 한국 G-STAR에 참석하셨죠. 가장 인상 깊었던 점 1~2가지를 꼽는다면요?
A.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한국 정부가 특히 인디 게임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둘째, KOCCA 등을 통해 게임 인재 양성 센터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점입니다. 이 모델은 베트남에서도 참고해 도입하고 싶습니다.
Q. 베트남-한국 간 게임 분야 협력에서 가장 바라는 점(제안)은 무엇인가요?
A. 첫째, 한국 측(KOCCA/KCC 등)이 게임 인재 양성 센터 모델을 베트남에 구축하는 데 협력·전수해 주길 바랍니다.
둘째, 한국의 주요 게임 기업들이 Gameverse에 참여하고 포럼/세미나에도 함께해 베트남 기업들과 연결·협력이 커지도록 지원해주길 바랍니다.

지난해 레꽝뜨조 국장은 베트남 주요 게임사 대표들을 이끌고 지스타를 방문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 등 그 산하 기관과 미팅과 만찬을 했고,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메이저 게임사를 방문했다.
Q. 지난해 게임버스 포럼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베트남 문화가 담긴 게임’에 대한 강조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올해 공개되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A. Gameverse에서 약 3개 게임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중 하나는 베트남 쩐(Trần) 왕조 시대 역사 게임인 <하오끼동아>(Hào khí Đông A)’입니다. 나머지 두 개는 비교적 작은 규모로, 베트남의 풍경/명소를 소개하는 성격의 게임들입니다.
Q. 게임 라이선스(판호) 관련 게임 허가 절차가 어렵다는 우려도 있는데, 개선 방향이 있나요?
A. 올해는 (관련) 규정 147 개정을 건의·추진할 계획이며, 허가 과정의 행정 절차를 줄이는 방향의 새로운 규정들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