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게임 행사 ‘게임버스 2026’은 단순한 B2C 게임쇼가 아니었다. 행사장 밖을 가득 메운 오토바이, 올해부터 도입된 유료 입장, 개막과 함께 열린 베트남 게임 포럼, 분리 운영된 B2B 존, 모바일 MOBA 중심의 e스포츠 열기, 그리고 코스프레와 소비재 브랜드 부스까지. 게임버스는 베트남 게임산업의 현재를 한눈에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한국 게임계 관계자에게도 볼거리는 분명했다. VNG, VTC, 가레나, 펀탭, 가모타 같은 주요 퍼블리셔의 라인업에서는 베트남 시장의 현재 소비 지형이 드러났고, 게임허브 경진대회와 베트남 게임 어워드에서는 베트남 개발 생태계의 다음 단계를 엿볼 수 있었다. /호치민=디스이즈게임 시몬(임상훈 기자)
밖에서 본 게임버스 — 오토바이 주차장, 유료 입장, 손목띠

한국 게임계 관계자에게 게임버스의 첫인상은 행사장 안이 아니라 밖에서 시작된다. 행사장인 SECC 앞을 가득 채운 오토바이는 베트남 시장의 생활 반경, 이동 방식, 그리고 젊은 소비층의 밀도를 한눈에 보여준다.

올해 게임버스는 유료 행사로 전환됐다. 1일권은 5만 동, 2일권은 7만 9,000동으로 공지됐다. 입구에서 QR 입장권을 확인하면 손목띠를 채워준다. 무료 축제에서 유료 관람 행사로 넘어가는 과정은 게임버스가 한 단계 제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산업 행사로서의 게임버스 — 포럼, 레꽝뜨조, B2B 존
**‘게임버스’**는 4개의 축을 중심으로 이틀간 운영된다. 베트남 게임 포럼, 베트남 게임 어워드, 게임허브 경진대회, 엔터테인먼트·e스포츠 액티비티가 그것이다. 게임버스 2026 역시 이 구성을 바탕으로 베트남 게임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보여주는 행사로 열렸다.

국내 게임계 인사라면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행사 개막과 함께 진행되는 **‘베트남 게임 포럼’**이다. 베트남 게임 생태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레꽝뜨조 국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주요 게임사와 기관 관계자들의 발표가 이어진다. 이 자리에서는 베트남 게임 생태계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올해 B2B 존은 B2C 전시 공간과 분리됐다. 회사별 미팅 테이블을 배치했다. 에어컨이 가장 잘 나오는 공간이기도 했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게임버스가 ‘팬 축제’에서 ‘산업 미팅의 장’으로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 공간이 더 체계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베트남 시장의 현재 주역 — VNG, VTC, Garena, FunTap, Gamota
베트남 게임 퍼블리싱 시장의 양대 축은 호치민 기반의 VNG Games와 하노이 기반의 VTC 계열사들이다. VNG는 텐센트가 주요 외국 주주로 참여한 민간 게임·인터넷 기업이고, VTC는 베트남 국영 미디어·통신 계열에서 출발한 퍼블리싱 축이다.

VNG가 중국·글로벌 모바일게임 유통에서 강점을 보였다면, VTC 계열은 <오디션>, <크로스파이어>, <실크로드 온라인> 등 한국 온라인게임을 베트남에 안착시키며 성장했다.

올해 VNG 공간에 있는 한국 게임 중에는 5주년을 맞이한 해긴의 <플레이 투게더>와 크래프톤의 <펍지 모바일>이 눈에 띄었다. VTC 쪽에서는 스토브 베트남 부스와 네오위즈의 <고양이와 스프>가 부각됐다.

두 회사와 함께 가레나, 펀탭, 가모타 등은 베트남 게임 유통 시장에서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주요 퍼블리셔다. 게임버스 현장에서도 이들의 존재감은 베트남 게임 소비 지형을 보여주는 단서가 된다.

가레나는 <리엔꽌 모바일>과 <FC 모바일 베트남> 등 e스포츠형 게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펀탭은 4X 모바일게임 <킹샷>을 대형 디스플레이로 부각했고, 가모타는 <Thiếu Niên 3Q: Khởi Nguyên>, <라이즈 오브 킹덤>, <로드 모바일> 등 주요 퍼블리싱 게임들을 앞세웠다.
베트남 게이머의 현재 — 리엔꽌 모바일, e스포츠, 모바일 MOBA

베트남 e스포츠에서 국민 게임급 지위를 가진 종목은 <리엔꽌 모바일>(Liên Quân Mobile)이다. 글로벌 제목은 <아레나 오브 발러>(Arena of Valor). 텐센트 계열의 모바일 MOBA로, 중국 <왕자영요>(Honor of Kings)와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해외 시장용 타이틀이다.
유선 인터넷에 비해 모바일 인터넷의 확산이 빨랐던 동남아에서는 PC 온라인게임보다 모바일게임이 더 넓은 대중성을 확보했다. e스포츠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보다 모바일 MOBA의 영향력이 크다.
올해 3월 사우디 국부펀드가 바이트댄스로부터 이 게임 개발사를 약 60억 달러에 인수했다.
베트남과 태국에서는 각각 <리엔꽌 모바일>과

게임버스의 e스포츠 무대는 이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게임쇼의 중심이 콘솔 신작 발표나 대형 시연대가 아니라, 모바일 기반 종목과 현장 참여형 이벤트를 중심으로 구성된다는 점이 한국·일본 게임쇼와 다른 지점이다.
베트남 게임 문화의 확장 — 코스프레, 서브컬처, 2차 창작

동아시아 게임쇼에서 익숙한 서브컬처 풍경은 베트남에서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게임버스 2026 현장에는 코스프레 무대와 2차 창작물 판매 부스가 마련됐고, 코스플레이어들은 B2C 공간의 중요한 볼거리가 됐다.

이는 베트남 게임 문화가 단순히 ‘플레이하는 시장’에서 ‘팬덤을 만드는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임 캐릭터를 따라 입고, 굿즈를 사고, 2차 창작물을 소비하는 장면은 베트남에서도 이제 게임쇼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고 있다.
게임쇼를 찾는 비게임 브랜드 — Romano, Dorco, 음료·아이스크림 부스
게임버스 현장에서는 게임사뿐 아니라 소비재 브랜드도 눈에 띄었다. 로션, 면도기, 음료, 아이스크림을 나눠 주는 부스는 베트남 게임쇼가 젊은 소비자를 만나는 마케팅 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성 퍼스널케어 브랜드 로마노, 면도기 브랜드 도루코 같은 소비재 기업의 참여는 베트남 게임 이용자층이 단순한 ‘게이머’가 아니라 대중 소비시장으로 읽히고 있다는 신호다.

도루코 부스는 특히 한국 독자에게 흥미로운 장면이다. 베트남을 주요 생산·판매 거점으로 키워온 도루코는 지난해 T1과 협업을 시작했고, 올해 게임버스 현장에도 부스를 냈다. 게임, e스포츠, 남성 소비재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장면이다.
다음 세대 개발력 — 게임허브 경진대회, 베트남 게임 어워드

베트남 게임 생태계의 현황과 퀄리티를 확인하려면 ‘베트남 게임 어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상식에서는 베트남 시장에서 인기 있는 게임과 유통사, 그리고 베트남 정부와 업계가 주목하는 베트남 게임과 게임사를 함께 볼 수 있다.

베트남 게임 개발력의 미래를 보려면 ‘게임허브 경진대회’도 빼놓을 수 없다. 아직 대형 개발사가 많지 않은 베트남 게임 생태계에서, 경진대회는 다음 세대 개발자와 유망 프로젝트를 확인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게임버스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사는 단순히 현재 인기 있는 게임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정책 방향, 퍼블리싱 시장, e스포츠 문화, 팬덤, 소비재 마케팅, 차세대 개발 프로젝트가 한 공간에서 만난다.
그래서 게임버스는 베트남 게임산업의 현재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 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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