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여러 종류의 게임과 게이머층이 있죠. AAA 게임의 화려하고 방대한 플레이를 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을 찾는 수요도 당연히 있습니다.
최근 2월 6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방치형 RPG <미송자의 노래>도 '캐주얼'한 플레이를 내세우면서도, 일부 요소들에서 시청각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 번쯤 주목해봐도 좋을 타이틀입니다.
실제 게임플레이를 조금 해봤을 때도 의외로 놀란 지점들이 꽤 있었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시스템적인 구성이 대단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JRPG 스타일을 차용한 비주얼과 음악, 디테일한 미니게임 구성 등은 나쁘지 않은 감각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죠.
국내 서비스에 이상하리만치 진심인 점도 신기했습니다. 김영선, 최한, 여민정, 김도영, 김하루 성우 등 국내 유명 성우들을 기용한 것은 물론이고, 한복 코스튬도 특전으로 포함해 서비스를 시작했죠.
그래서 개발진에게 궁금했던 점들을 직접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답변에선 전혀 예상치 못한 국산 게임 <창세기전>이 언급되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왔는데요./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미송자의 노래> 프로듀서 줄리안 순(Julians Sun)과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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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RPG는 하나의 시대이자 분위기, 한국의 <창세기전>에도 영향 받아
Q. 아무래도 게임 전면에 가장 강조된 특징 중 하나가 JRPG 스타일을 차용한 것일 텐데요. 개발팀에서 생각하는 JRPG스타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저희가 생각하는 ‘JRPG 스타일’은 하나의 시대이자, 하나의 분위기입니다. 일본의 고전 작품인 <드래곤 퀘스트>, <테일즈> 시리즈, 그리고 한국의 고전 RPG인 <창세기전>, <리니지>가 우리에게 남긴 특별한 기억과 감성을 의미합니다.
저희는 픽셀 스타일로 그 시절의 모험 낭만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지만, 플레이 템포와 시스템 설계는 현대 기준에 맞춰 다듬었습니다. 전투는 더 시원하게, 성장 흐름은 더 매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즉, RPG 특유의 분위기는 유지하되, 제공하는 경험은 현대적인 RPG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JRPG도 종류가 많은데(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이스, 궤적 시리즈 등) 가장 영감을 많이 준 작품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A. 한 작품만 꼽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저희가 더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은 RPG가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던 그 시대 자체입니다. 그 시절의 게임들은 거의 한 세대 전체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드래곤 퀘스트>의 정통 모험 정신, <테일즈> 시리즈와 <라그나로크 RO>의 음악과 미술, <창세기전>의 캐릭터 매력 표현 등은 모두 저희가 RPG를 이해하는 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만들고 싶은 것은 특정 작품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와 분위기가 주었던 모험감과 동행의 감정을 이어가는 동시에 장기적인 서비스 운영을 통해 그것을 계속 존재하게 하는 것입니다.

Q. 일반적으로 방치형 게임들은 플레이어 기준에서만 캐주얼하게 접근하는 게 아니라, 개발사 기준으로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장르로 알려져 있는 편인데요.
그런데 <미송자의 노래>는 한국 성우 캐스팅이나 작곡가 섭외 목록을 봤을 때, 그 비용만 해도 적잖게 들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청각적 경험’에 집중 투자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방치형은 플레이어가 부담 없이 RPG 세계에 들어올 수 있는 형식이며, 동시에 그 세계를 느낄 여유도 많아진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세계관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소리’는 익숙한 모험 감성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고, 오랜 시간 플레이어 곁에서 함께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 플레이했던 게임의 멜로디를 우연히 듣고 따라 흥얼거린 경험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이미 어떤 작품의 곡이었는지는 잊었더라도요.
물론 그래픽과 스토리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RPG다운 시각적 경험을 위해 픽셀과 일러스트의 이중 표현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또한 현대 생활 리듬과 경쾌한 플레이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긴 메인 스토리 구조는 과감히 줄이고, 이야기를 조각처럼 곳곳에 배치해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탐색하도록 했습니다.

Q. 도트로 표현된 캐릭터들의 크기가 작은 편이라, 많은 캐릭터들의 구분을 주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각 캐릭터의 외형적 차별성을 확실히 주기 위해 어떤 부분을 많이 신경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A. 현대 생활과 플레이 리듬에 맞추어, 플레이어가 더 명확한 전투 및 성장 피드백을 얻을 수 있도록 저희는 픽셀 캐릭터의 ‘가독성’(시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캐릭터가 빠르게 움직이거나 작은 크기로 표시될 때도, 플레이어가 한눈에 실루엣과 현재 행동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디자인 단계에서 먼저 자세, 공격 모션, 동작 템포가 충분히 명확한지를 확인한 뒤, 북유럽 신화 세계관에 맞춰 장비, 색상, 픽셀 디테일을 더해 캐릭터 개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장시간 플레이에서도 캐릭터를 쉽게 구분할 수 있고, 전투 피드백 역시 직관적이고 시원하게 유지됩니다.

Q. 단순한 수치적 성장 외에도 속성, 스킬, 펫, 성물 등 ‘전략적인 조합’을 많이 챙기면서 플레이해야 하던데, 다른 콘텐츠들이 캐주얼한 것에 비해 이 ‘전략’을 챙기는 부분은 꽤 어려운 편에 속하더라고요. 론칭 스펙치고는 스킬이나 상태 이상의 종류도 많은 편이고요.
유저들이 처음 발을 들였을 때, 특정 추천 파티 조합을 공식 커뮤니티에서 배우거나, 유저들끼리 서로 공유하는 분위기가 필요해 보이던데, 향후 운영 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A. 저희는 플레이어가 매일 성장감을 느끼면서도, 마이 페이스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지향합니다.
게임 내 시스템은 단계적으로 개방되며, 신규 유저가 처음부터 모든 요소를 마주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많은 시스템과 콘텐츠는 기본 플레이 루프에 익숙해진 후 하나씩 열리게 됩니다.
다만 전략 깊이는 의도적으로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인 플레이 가치를 높이고, 연구를 즐기는 유저에게 재미를 주기 위함입니다.
운영 측면에서는 지속적으로 유저 피드백을 수렴하며 가이드를 개선할 예정입니다. 또한 유저 간 정보 교류 문화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서버 운영 당시에도 게임 채널에서 유저 간 활발한 정보 공유가 있었고, 일본에서는 자발적으로 위키 공략이 만들어졌습니다. 진형 조합, 슬라임 선택, 소환수 조합은 물론 농장 운영과 미니게임 공략까지 정리되어 있어 저희도 상당히 놀랐습니다.

# 미니게임의 난도가 꽤 높았던 이유 그리고 한국 서비스에 진심인 배경
Q.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봤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놀랐던 점은 ‘미니게임’들의 난이도나 퀄리티였거든요.
[블록 블라스트]나 [한붓그리기]가 보통 다른 게임에선 매우 쉬운 난이도로만 차용되는 반면에, <미송자의 노래>에선 꽤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수준의 도전적인 난도의 구성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앞으로 서비스 과정에서, 어떤 미니게임들이 또 등장할 예정인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또한 <미송자의 노래>가 미니게임을 다루는 특별한 철학이 있다면 그 부분도 함께 언급해주시기 바랍니다.
A. 역시 보는 눈이 있으십니다(웃음). 많은 콘솔·PC 코어 게이머들이 미니게임에 많은 시간을 ‘빼앗긴’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파이널 판타지>에서 초코보 레이스를 한 번만 하려다 밤새 도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미국 출시 초기에는 단순한 개인 취미로 한붓 그리기 퍼즐을 넣었고, 일부러 몇 개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반응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고 개발 리소스를 더 투입해 종류를 늘리기로 했습니다. 현재는 블록 퍼즐, 지뢰찾기, 숨바꼭질 등 다양한 도전 콘텐츠가 있으며, 향후 한국 서버에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가볍지만 도전적인 재미를 주는 콘텐츠를 계속 추가할 계획이며, 한국 유저가 원하는 미니게임이 있다면 언제든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Q. 훨씬 더 자극적인 아트나 콘셉트, 또는 더 강렬한 도파민과 빠른 성장 커브를 내세운 방치형 게임들도 이미 시장에 많이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 <미송자의 노래>가 가진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저희는 <미송자의 노래>를 장기적으로 즐길 수 있고, 매일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RPG로 만들고 싶습니다.
일본 유명 게임 음악거장과 한국 전문 성우진을 통해 클래식 RPG 분위기를 구현했고, 영웅 레벨 공유 및 장비 공유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 부담을 줄였습니다.
출시 시점부터 장기 업데이트 계획을 준비했으며, 신규 시스템과 콜라보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유저의 피드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많은 콘텐츠 방향이 유저 선호에 따라 조정되고 발전됩니다. 최근에는 스토리를 더 원한다는 의견을 받아 인물 전기 등 스토리 콘텐츠도 준비 중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이 게임이 오래도록 플레이어의 휴대폰에 남아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과거의 클래식 RPG처럼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세계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한국 성우 캐스팅이나, 한복 코스튬 특전, 여러 경로의 국내 마케팅 등 한국 시장 진출 및 서비스 안착에 굉장히 진심이신데요. 한국 유저들에게 <미송자의 노래>가 어떻게 기억되길 원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희는 처음부터 한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유저는 RPG에 대한 이해도와 숙련도가 매우 높아 저희에게는 도전이자 동기입니다.
그래서 한국 서버 준비 단계에서 음성, 현지화 텍스트, 운영 이벤트 설계에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과 리소스를 투자했습니다.
남기고 싶은 인상이 있다면 하나입니다. <미송자의 노래>가 플레이어와 함께 ‘강해지는 게임’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