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PS) 스토어에 가짜 <동물의 숲> 게임이 등장해 전 세계 게이머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아니메 빌리지 온라인>이라는 이름으로 PS 스토어에 등록된 게임은 누가 봐도 닌텐도의 <동물의 숲>을 떠올리게 만드는 비주얼과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생활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들이 가구를 제작해 집을 만들고 공간을 꾸미며, 작물을 재배하고 물고기를 잡아 주민들과 소통하는 등 비슷한 플레이를 지향한다곤 하지만, 선을 넘어도 심하게 넘은 사례다.
▲ 문제의 <아니메 빌리지 온라인>. PS 스토어에 2027년 출시 예정작으로 등록되어 있다. <동물의 숲>과 유사한 이미지를 내걸고 있다.
당연하지만 닌텐도는 <동물의 숲>을 포함해 자사의 독점작들을 다른 스토어에 등록, 판매하지 않는다. 문제의 <아니메 빌리지 온라인>의 제작자는 ‘위스누 수디르만’이라는 인물로, 동명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살펴보면 최근 대학을 졸업하고 인도네시아에 거주 중인 신인 개발자로 추정된다.
같은 개발자 이름으로 PS 스토어에 등록된 다른 게임은 <루티드: 서바이벌>이라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짝퉁 게임이다. 이 게임 또한 <라오어>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미지를 스토어 대문에 걸고 있는데, 손가락이나 건물의 이미지가 뭉개진 부분들을 살펴보면 AI를 사용해 생성한 이미지로 의심 받고 있다.
▲ 동명의 개발자가 PS 스토어에 등록한 <루티드: 서바이벌>
▲ 손이 뭉개진 부분
▲ 건물의 경계선이 뭉개진 부분. 생성형 AI를 사용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 미꾸라지가 물 흐리는 게임 스토어들…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YellowFlower69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레딧 유저는 논란의 <아니메 빌리지 온라인> 사진을 올리며 “누군가 고소당하는 모습”(Someone’s getting sued)이라 표현했다. 이번 가짜 게임 논란은 아직 실제로 법정에 간 사례는 아니지만, 포켓페어와 닌텐도 사이의 분쟁을 생각해보면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일도 아니다.
문제의 게임들을 스토어에 등록한 ‘위스누 수디르만’은 <더 라스트 오브 어스>와 닮은꼴인 게임의 설명란에 “참조된 모든 게임 타이틀, 브랜드, 캐릭터 및 시각적 요소는 해당 소유자의 재산이다. 유사점은 오락 목적의 오마주 또는 풍자일 뿐이다. 저작권 침해 의도는 없다”고 명시했다. 스스로 유사성 문제를 인지하고도 등록을 강행한 셈이다.
▲ 문제가 된 <루티드: 서바이벌>의 설명란 중 일부. <라오어>와 <스토커>를 직접 언급하고는 "오마주 또는 풍자일 뿐"이라는 말로 피해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목을 끌기 위해 유명 IP를 카피하고 가짜 게임을 등록하는 행위를 게임 스토어들은 쉽게 막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코타쿠를 비롯한 외신들은 PS 스토어 게임 등록 및 심사 절차에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가짜 게임 논란에 대해 여러 매체가 지적했지만, PS 스토어는 아직도 게임 페이지를 내리지 않은 상태다. 스토어의 자정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닌텐도 e숍 또한 비슷한 문제를 겪어 왔다. 일명 ‘AI 슬롭(찌꺼기)’으로 불리는 악성 사례들은, 기존 게임의 도용 외에도 AI로 생성된 이미지를 활용해 가짜 게임을 등록하는 방식으로 스토어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나 PS 스토어와 닌텐도 e숍은 사전 조치와 사후 조치에 모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스팀은 게임에 생성형 AI가 사용됐는지 여부를 표시할 수 있게끔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고, Xbox는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등록 심사 기준을 적용하고 출시 후에도 스토어 페이지 관리에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중이다.
※ 관련기사
▶ AI 발전이 남긴 찌꺼기 '슬롭', 게임 시장 덮쳤다 (바로가기)
▲ 닌텐도 e숍엔 <언패킹> 게임 원본과 카피들이 함께 있기도 했고
▲ 이러한 종류의 AI 슬롭도 방치되곤 했다.
잘 알려져 있듯 지난 7월 소니는, 텐센트 산하 스튜디오 ‘폴라리스 퀘스트’가 공개했던 신작 <라이트 오브 모티람>이 “<호라이즌> 시리즈의 구조와 환경, 캐릭터, 제목 디자인까지 유사하다”며 손해배상 청구와 게임 출시 금지 요구를 포함한 소송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닌텐도는 포켓페어의 <팰월드>가 <포켓몬스터>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하고 있는 중이다.
자사의 IP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처럼, 두 콘솔 공룡들이 스토어의 미꾸라지들을 잡는 데에도 더 힘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관련기사
▶ “이거 완전 호라이즌 제로 던이잖아” 소니, 텐센트에 ‘표절’ 소송 제기 (바로가기)
▶ 포켓몬에 이어 포코피아도 저격? 팰월드 스핀오프 '팰팜' 공개 (바로가기)
▲ 소송전을 피하지 못한 <라이트 오브 모티람>.
▲ <포켓몬> vs <팰월드>의 소송전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PS 스토어 가짜 게임 사례 중엔 소니 산하 너티 독의 <라오어> 유사 게임도 있는 만큼, 적극적인 조치로 이어질지도 모르겠으나, 유사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만큼 방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