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MOD)는 '선행 기술'이 아니다." 닌텐도의 이 같은 주장이 게임 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팰월드>와 <포켓몬스터>의 유사성을 둘러싼 닌텐도와 포켓페어의 법적 분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9월 닌텐도는 포켓페어의 <팰월드>가 “복수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포켓페어에게 침해행위의 중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해외 게임 매체 게임즈프레이의 보도에 따르면, 닌텐도는 현재 도쿄 지방 법원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서 유저들의 2차 창작 콘텐츠인 모드가 특허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선행 기술로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모드는 독립적으로 실행될 수 없고 원본 게임이 있어야만 구동되는 파생 창작물이므로, 그 자체로 완전한 기술이나 저작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선행 기술이란 특정 기술이 특허로 출원되기 이전에 이미 세상에 공개되었음을 입증하는 모든 자료를 의미한다. 만약 선행 기술이 존재한다면, 해당 발명은 새로운 것이 아니므로 특허로서의 독점권을 인정받을 수 없다.
앞서 포켓페어는 닌텐도의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다크 소울 3>의 모드인 ‘포켓 소울’ 등을 사례로 들며, 닌텐도가 특허로 등록한 게임플레이 방식이 실제로는 유저 커뮤니티에서 이미 존재했던 아이디어라고 반박했다. 닌텐도의 이번 주장은 포켓페어 측이 닌텐도의 특허를 무효화하기 위해 제시한 여러 포켓몬 관련 모드를 선행 기술 목록에서 제외시키려는 전략적 의도로 분석된다.

▲ <다크 소울 3>의 모드 중 하나인 '포켓 소울'. <포켓몬스터>와 유사하게 포획한 적을 소환해 전투하는 방식의 모드다.
그런데 닌텐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법률 분석가 플로리안 뮬러(Florian Mueller)는 닌텐도의 주장이 “모드에 담긴 게임플레이 아이디어나 혁신을 선행 기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은 모드 제작자들의 엄청난 창의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법률 전문가인 리처드 호그(Richard Hoeg) 역시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모든 것을 우리는 ‘선행 기술’이라 부른다”며, “소프트웨어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느냐에 따라 특정한 게임 디자인을 이 범주에서 제외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접근 방식이 아니라, 아이디어가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우리는 2등에게 독점권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만약 법원이 닌텐도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모드 커뮤니티 전반에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모드 제작자들이 구현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다른 회사가 그대로 가져와 특허로 등록하고, 심지어 원조인 모드 제작자에게 권리를 주장하는 특허 도둑질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게임 생태계의 혁신과 창의성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는 선례가 될 수 있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선행 기술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고 이를 좁히려는 시도는 대부분 기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법조계는 닌텐도가 승소할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다만 세계적인 게임사가 이처럼 극단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점에서 이번 소송이 이후 게임 업게에 미칠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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