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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창세기전4 특집⑤] ‘올드 팬을 위한, 그러면서도 새로운’ 창세기전4 일러스트 히스토리 1편

창세기전 그래픽팀 이경진 팀장이 들려주는 <창세기전4> 일러스트 과정

정혁진(홀리스79) 2015-04-09 10:00:04


<창세기전4>에서 스토리만큼 뜨겁게 반응했고, 많은 화제를 낳았던 것을 꼽으라면 바로 일러스트를 들 수 있다.

 

수 백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고, 또 평행우주의 세계관을 가진 <창세기전> 시리즈의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낼까. 한 캐릭터를 두고 시리즈 별 다르게 표현됐던 것을 어떻게 구현했을까. 각 인물들이 과거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느낌을 잘 살려냈을까. 여전히 극히 일부분만 공개된 현시점에서, 팬들은 1차 CBT에서 공개될 모습들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디스이즈게임이 만난 <창세기전4>의 일러스트 담당인 이경진​ 그래픽팀 팀장은 과거 <창세기전​> 시리즈 개발을 맡아왔던 내부 개발자들의 당시 콘셉트와 느낌, 그리고 팬들이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지 끊임없이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캐릭터의 외형부터 들고 다니는 무기, 기타 물건을 비롯해 모든 것이 고민의 대상이다. 더군다나 <창세기전1>부터 현재까지 매 번 일러스트 담당이 달랐기 때문에 화풍의 차이도 큰 고민 거리였다고 밝혔다.

 

과연 이경진 팀장은 <창세기전4>를 통해 수 많은 세계관의 인물들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과거의 모습을 살려냈을까. 디스이즈게임은 이경진 팀장으로부터 일러스트 히스토리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창세기전4> 특집 기사목록

 

창세기전4 특집① 4월 16일 CBT 시작! ‘평행세계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

창세기전4 특집② 동료만 500명! 월간업데이트로 매달 새로운 이야기를 맛본다

창세기전4 특집③ 끝없이 이어지는 비극, 창세기전 시리즈 스토리 총정리

창세기전4 특집④ 프롤로그부터 연환기까지, 게임의 주요 콘텐츠 정리

창세기전4 특집⑤ ‘올드 팬을 위한, 그러면서도 새로운’ 창세기전4 일러스트 히스토리​ 1편 (현재기사)​

창세기전4 특집⑥ ‘추억을 현 시대 트렌드에 맞춰라’ 창세기전4 일러스트 히스토리 2편

창세기전4 특집⑦ ‘창세기전’ 시리즈 백과사전, 열혈 유저에서 개발자까지 - 소프트맥스 박민수 (차주 예정)


 

안녕하세요. 소프트맥스에서 <창세기전4> 일러스트를 맡고 있는 그래픽팀 팀장 이경진 입니다. 지금부터 <창세기전4>의 캐릭터 일러스트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창세기전>은 정식 시리즈가 6개나 되는,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게임이었습니다. 그런 게임에 <창세기전4>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더하면서도, 기존 시리즈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도록 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재해석을 해야 할 요소들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팬 분들께서는 모두 아시겠습니다만, 시리즈 별 주요 원화가 분들이 모두 달랐습니다. 각 시리즈 별로 각각의 주요 원화가 분들께서 통일성을 부여해 주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리즈 전체적으로 보면 서로 달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창세기전4>에서는 기존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모두 나오다 보니 재해석을 하게 될 때 스타일을 잡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창세기전3: 파트2>에서 완결되면서 모든 것을 유저의 상상에 맡길 때까지는 좋았는데, 지금은 모든 시리즈를 하나로 다시 연결하다 보니, 시리즈 별로 조금씩 다른 부분들을 오묘하게 섞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죠.

 

<창세기전> 시리즈별 일러스트 담당

 

<창세기전4>는 뫼비우스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창세기전3>의 끝에 등장하는 등장 인물이 <창세기전2>의 신이었다던지 하는 내용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창세기전3>를 개발할 때는 그런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미리 생각하고,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창세기전1>이나 <창세기전2>는 제작 당시 그러한 콘셉트를 완벽하게 계획하고 제작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리즈 별로 서로 다르게 표현된 모습들을 하나의 인물로 맞추어 내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베라딘’이 대표적인 인물이었는데요, 인물 별 설명은 아래에서 다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창세기전4>의 일러스트 방향, ‘팬의 생각에 가까우면서도 조금은 새롭게’

 

<창세기전4>의 그래픽 작업은 ‘이것을 어떻게 맞춰야 할까’, ‘어느 쪽이 이 인물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방향일까?’ 하는 의문들에 답을 해주는 것의 연속이었습니다. <창세기전4>의 세계관을 평행 우주가 이어지는 ‘스파이럴(Spiral)’이라고 정리를 했지만, 그래도 한 인물로써 잘 이해될 수 있도록 이것저것 맞추다 보면 시리즈 별로 한 캐릭터의 나이가 서로 다르게 표현되었다거나 하는 경우들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러면 또 “어디까지 수정할까…”하고 고민하곤 했습니다. 

 

작업 초기 이렇게 맞추어 주어야 할 인물들이 <창세기전2>에 등장한 주요 인물만 해도 200여 명이었습니다. 정말 많죠. 해석하는 데 경우의 수도 많아지고 굉장히 방대했습니다. 이전 시리즈의 그림이나 설정 등을 확인해 보는 것은 물론, 개발진 분들 중에서도 <창세기전> 팬 분들이 많았죠.

 

때문에 그들이 해당 캐릭터를 바라보는 성향과 느낌, 인상 깊게 느꼈던 부분 등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어느 정도 서로의 생각을 맞출 필요가 있었죠. 주요 캐릭터는 최연규 이사님과도 옥신각신하면서 맞춰 나갔습니다.

 

<창세기전2>는 시리즈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등장인물의 수도 엄청났습니다

 

이렇게 많은 논의 끝에, 우리는 먼저 ‘팬들이 어떻게 느꼈는가’를 가장 크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같은 인물이라도 시리즈마다 어떻게 다르게 느껴졌는지, 과거 게임들은 도트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이들을 어떻게 기억할까 하고요. 

 

물론, 추억은 보정이 됩니다. 유저 분들이 직접 경험하셨던 것에 세월이 오래 지나면서 자신만의 해석이 가미됐을 수도 있죠. 이런 점에 대해서도 유저 출신이었던 개발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여러모로 확인해 보았습니다. 최대한 그들의 생각에 맞추고자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이 게임은 ‘조금은 새로워져야 한다’는 생각도 가졌습니다. 올드 팬도 고려해야 하지만, 지금 <창세기전4>를 서비스하면 아예 모르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창세기전>을 처음 접한 유저들은 게임을 지금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죠. 

 

오랫동안 인기를 얻은 타이틀이지만 새로운 게임으로서도 매력이 있어야 했습니다. 단지 ‘오래된 전통 있는 게임이니까 해보세요’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인물에 대한 해석은 ‘약간 달라지는 사람’, ‘정말 많이 달라지는 사람’ 등의 기준들이 생겼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많은 얘기들을 나누며 방향을 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성향을 분석하고, 논의해 본 결과 최종 방향은 ‘기존 캐릭터의 세계관이나 느낌은 원작과 거의 같은 것, 조금은 달라지는 것, 그리고 완전히 새로워지는 것, 이렇게 세 가지 경우로 나누고, 서로 비슷하게 비율을 정하여 이를 유지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단, <창세기전4> 초반 플레이에는 세계관을 탄탄하게 확립시켜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원작과 거의 같은 것의 비율을 좀 더 높여주고, 그것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작업은 시작됐습니다 

 

 

이렇게 인물들에 대한 느낌의 통합 방향도 정하고 했습니다만, 실제 그림으로 표현할 때에는 다시 ‘어떤 스타일로 그려내야 할까?’, ‘하나의 스타일로 통일해야 할까?’ 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창세기전>은 각 시리즈마다 성격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주는 동일한 느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 사람에 가까운 비례, 만화적인 느낌의 얼굴 표현 등 또렷하게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진 것은 아니었지만, <창세기전>의 이야기에 맞는 어떤 성향이 있었습니다. 시리즈마다 그래픽이 다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었기에, <창세기전4>의 평행 우주 세계관을 바탕으로 캐릭터들의 느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어떤 방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그림의 스타일을 잡았다 하여도, 수 백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이다 보니 통일감을 줘야 할 양이 너무 많았습니다. 한 명이 다 표현하기도 어렵고, 여러 명이 서로 나누어 제각각 그려내는 것도 <창세기전>에 맞는 답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고민 속에서 내린 결론은 기본적인 설정이나 그림의 스타일은 서로 존중하며 공유하되,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인원이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각자 잘 그리는 것을 가장 잘 그릴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면서도 각각의 인물들을 잘 살려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저희 나름의 해결책이었습니다.

 

CBT로 공개된 영상들을 보시면 조금씩 그림의 느낌이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한 명의 화풍으로 통일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틀 안에서 작가 마다 화풍을 살릴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입니다. 참여하신 작가 별로 자신에게 맞는 인물을 선택하고, 성격이나 디자인 등에서도 스스로 잘 그릴 수 있는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느낌은 숙지한 채로요. 복식 디자인이나 헤어스타일, 캐릭터의 성격 등 인물의 객관적인 부분들에 대한 가이드는 계승하면서 분위기를 합쳤습니다.

 


 

이를 위하여 캐릭터마다 상세한 기본 가이드를 두어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주요 인물들에 대해서는 거의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캐릭터 가이드 수준이었습니다.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정도라고나 할까요(웃음). 

 

눈썹이 몇 개이고, 아이라인이 어떻게 되어있으며, 눈과 턱선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등 매우 상세한 기준을 두었습니다. 나중에 다른 분이 그림을 그리더라도 그 인물의 전체적인 특징들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작가가 작업하는 만큼 캐릭터의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설정은 필수였습니다

 


<창세기전4> 크로우의 일러스트 가이드라인

 

최근 카드게임을 비롯한 일러스트가 주로 등장하는 게임들을 보면 다수의 작가들이 서로 다른 스타일로 그리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그런 식으로 전혀 다른 스타일을 다양하게 넣어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정도의 틀 안에서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전통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저희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니까요. 전통성을 유지하면서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해 주는 과정에서 캐릭터 하나마다 시리즈의 다양한 변화를 모두 구분해서 표현해 보기도 했습니다. 

 

즉 한 인물을 각 시대에 있던 그 당시의 느낌으로 표현한 것이죠. 결과적으로 <창세기전4>에서는 하나의 캐릭터라도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CBT에는 저를 포함해서 4명의 작가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 내 마음을 왜 ​몰라줘? 최연규 이사와의 비하인드 스토리


여담으로 에피소드를 말씀 드리자면, 캐릭터에 대한 콘셉트 논의는 주로 최연규 이사님과 많이 가졌습니다만 과정이 참 오묘(?)했습니다. 뭐랄까요, 약간 스무고개 같은 게임을 하는 느낌이랄까요? 설정을 보고 그렸는데 “글자는 이렇게 써있지만 내 마음은 달랐어”라던지, “설정을 10대로 썼지만 느낌은 20대였으면 어떨까”하는 말씀들을 하실 때가 있거든요.

 

작업 도중 드롭된 캐릭터가 있었는데, 당시 설정이 매우 강한 느낌의 사람이었습니다. 이에 설정 대로 작업을 했는데 “그러니까… 설정은 강하지만 그게 외모로 꼭 표현되는 건 아니잖아요”라는 말도 하셨으니까요(웃음). 

 

<창세기전2>에 등장했던 ‘카심’이라는 캐릭터를 그릴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카심’은 아랍 풍의 문화를 가진 트리시스의 70대 왕인데요, 이전 모습 등을 고려해서 초안을 그렸습니다. 최연규 이사님이 그 그림을 보시고 ‘이 사람은 어렸을 때 귀족 가문에서 유복하게 자란 사람 같네. 카심은 어렸을 때 고생을 많이 했는데… 좀 다른 것 같아’라고 하시면서 카심의 콘셉트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최연규 이사님 마음 속에 카심은 특별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개발진 내에서는 저도 그렇고 아무도 그 설정을 몰랐어요. 캐릭터가 너무 많다 보니 기존 캐릭터들에 대한 설정을 일일이 여쭤보고, 확인할 수 없었던 거였죠. 저희가 좀 쉽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던 거죠. 나중에 설명을 듣고 보니 이해가 되었고, 

 

‘내 머릿속으로 그려본 이미지는 외모가 좀 더 꼬장꼬장한 느낌이었다’고 설명해 주셔서 그에 맞추어 재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역시 다시 그린 그림 속 모습이 <창세기전2>의 ‘카심’에 좀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금 돌아왔지만 그만큼 잘 맞게 된 것이죠.

 

아무래도 이전 게임들의 원작자시다 보니까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하나 대한 애정이 매우 크신데요, 자신이 생각한 모습을 그림으로 설명해 주실 수는 없고, 인물들의 설정도 현재의 개발자들을 통해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서로 생각이 조금씩 엇갈리면서 생겨난 해프닝들이 많았던 거죠. 

 

이 외에도 캐릭터도 그렇고 스토리도 서로 많이 얽혀있다 보니 원화를 그리거나 3D 캐릭터를 이미 만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설정과 다르게 표현된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3D에 맞춰 원화를 그리거나 원화에 맞춰 3D를 고친 경우도 있었죠. 녹음된 목소리에 비해 인물의 느낌이 맞지 않아, 목소리 느낌에 맞춰 원화 느낌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 소프트맥스가 바라보는 시리즈 별 일러스트의 느낌은?

 

 

 

1. 창세기전 1 & 창세기전 2


<창세기전1>과 <창세기전2>는 하나의 게임이라 생각하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창세기전2>는 시리즈의 중심적인 스토리를 형성하고 있으며, 시간적으로 시리즈의 가장 앞쪽에 있죠. 따라서 <창세기전2>는 가장 오래된 ‘중세 기사’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게임의 후반부에서는 신들과의 접촉이 이루어지게 되는데요, 이후 신들의 기술을 이해하게 되고, <서풍의 광시곡>, <창세기전3>로 가면서 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죠. 그 것을 바탕으로 보면 <창세기전2>는 가장 오래된 중세의 느낌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일러스트도 그에 맞추어 중후한 느낌으로 표현되었고요.

 

등장 인물들의 복장도 전통적인 판타지에 제일 가깝습니다. 세계 규모의 전쟁이 일어난 시대 전체를 다룬 유일한 시리즈고 무수히 많은 전쟁들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에 분위기도 매우 무겁습니다. 서사적인 느낌이 강하달까요. 등장인물도 제일 많았던 시리즈이기도 했습니다. 탄탄하면서도 무거운 그런 느낌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여성 캐릭터도 별로 없기도 했고…(웃음).

 

<창세기전 1, 2>의 핵심 인물인 G.S와 이올린

 

여러분은 이 중 몇 명의 캐릭터를 알고 계신가요?

 

 

2.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


<서풍의 광시곡>은 외전으로, 시라노 번스타인이라는 한 명의 캐릭터에 핀트가 맞춰져 있습니다. 때문에 스토리의 집중도가 매우 높았죠. 분위기도 시라노의 행동 하나하나에 좌우됩니다. <창세기전>에는 유달리 복수에 불타는 캐릭터들이 자주 나옵니다.

 

팬드래건의 왕녀 이올린도 복수를 하려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왕국의 재건이라는 목표도 함께 갖고 있었죠. 그래서인지 ‘복수’라는 증오심만으로 가득찬 인물은 아무래도 시라노가 아니었나 합니다. 결말도 비극적이었고요. 

 

그런 시라노라는 사람 하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갔기에 시리즈 중 <서풍의 광시곡>이 가장 어둡고, 비극적인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중후한 분위기를 이끌어 갔던 <창세기전2>보다는 시라노라는 하나의 무거운 캐릭터가 게임을 이끌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러스트 역시 그런 느낌에 맞추어 슬프고 비극적인 느낌이 주를 이룬 것 같습니다.

 

시라노의 표정에서 게임 전체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 캐릭터들

 

 

2. 창세기전 외전: 템페스트

 

다음으로는 두 번째 외전인 <템페스트>입니다. 시리즈들과 비슷한 시기이지만 분위기는 많이 다릅니다. <창세기전> 전체 시리즈를 통틀어 여성이 가장 많이 나온 시리즈였습니다. 서사적인 분위기는 따르지만 근본적으로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게임이었습니다. 장미전쟁도 있었고…

 

<템페스트>는 <서풍의 광시곡>과는 다르게 많이 밝습니다. ‘샤른 호스트’라는 인물만 보아도 <서풍의 광시곡>에서는 좀 더 진지했지만 <템페스트>에서는 매우 튀는 인물로 나왔습니다. 게임 내 등장하는 단체나 등장 인물들의 분위기도 18세기 프랑스 건축, 실내, 가구 디자인인 ‘로코코 양식’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된 팬드래건도 약간 프랑스 궁전 같은 분위기의 느낌이 많이 났기 때문이죠. 일러스트도 여성 캐릭터들이 중심이 된 것이 많아서인지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템페스트>는 시리즈 사상 가장 많은 여성 캐릭터가 등장했습니다


3. 창세기전 3 & 창세기전 3: 파트2

 

<창세기전3>와 <창세기전3: 파트2>는 따로 봐야 합니다. <창세기전3>는 다시 또 굉장히 무거운 분위기로 돌아옵니다. <창세기전2>와 비슷하지 않나 여겨집니다. 투르라고 하는 전혀 다른 문화의 나라를 다루고 있지만, 국가간의 전쟁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 느낌도 보여집니다.

 

하지만 살라딘과 세라자드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템포나 비극성 등은 이올린이나 GS가 펼쳤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들이 있습니다. <창세기전2>가 남성적이고 선이 굵은 스토리를 다루었다면 <창세기전3>는 살라딘, 세라자드의 개별 스토리, 사랑 이야기 등 개인적인 부분을 조금 더 풍부하게 살렸습니다. 

 

분위기는 무겁지만 시리즈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의 움직임을 좀 더 분명하게 잡아주는 느낌입니다. 문화도 다르죠. <창세기전2>가 중세 분위기였다면 <창세기전3>는 이슬람 문화권입니다. 문명도 급속도로 발전됐고요. 일러스트도 <창세기전2>의 중후한 느낌에 개개인의 성격 등을 좀 더 강조하고, 다양한 문화나 문명의 발전 등을 복식을 통해 표현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창세기전3: 파트2>는 SF입니다.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우리 게임에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의 수준 등 SF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이 시대의 기술은 후에 1, 2급 마장기 기술의 바탕이 되는 시대이기도 했고요. 

 

<창세기전4>에서 등장하는 에스카토스 문명은 <창세기전3: 파트2>와 시간 이동을 통해 실제로 오고 갈 수 있는 시대가 혼용된 세계로, SF 분위기는 <창세기전3: 파트2>의 영향이 꽤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살라딘, 죽은 세라자드, 베라모드를 중심으로 인물 얘기가 매우 자세히 다루어집니다. 다른 시리즈가 국가간의 전쟁 등 대하사극 같은 느낌이 큰 데 비해 <창세기전3: 파트2>는 한정된 공간에서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성격들을 통해 인물의 매력을 매우 강조했습니다. 

 

시리즈의 뫼비우스 세계관이 완성됐을 때 <창세기전3: 파트2>의 슬픈 사랑 이야기도 함께 완성되었죠. 드라마틱한 느낌도 많았고요. 일러스트도 이런 게임의 특징을 적극 반영하여, 미래적인 느낌의 복식에, 각 인물들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집중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전의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지요.

 



<창세기전 3>, <창세기전 3: 파트2>는 전작보다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보다 많이 다루어졌습니다

 


※ 편집자 주: 2시간 반 가량 진행한 인터뷰라 내용이 매우 길어져 인터뷰 2부로 이어집니다. 2부에서는 과거의 <창세기전> 시리즈를 바탕으로 어떻게 <창세기전 4>를 작업했는지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설명하는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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