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탱크>를 즐기다 보면, 분명 적을 향해 주포를 쐈는데도 포탄이 빗나가거나 피해를 입히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적과 정면에서 대치 중인 상황에 회심의 일격으로 발사한 포탄이 적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하고, 뒤이은 적의 포격에 전차가 파괴된 경험은 모두들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눈 앞의 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조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적의 장갑이 두꺼운 부분을 맞출 때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월드 오브 탱크>에서의 포격 노하우를 기초 단계부터 정리해봤다. 함께 살펴보자.
포격의 기초 |
1) 조준점과 조준원이란?
전차를 움직이는 <월드 오브 탱크>에서는 총을 사용하는 다른 FPS와 달리, 조준점과 조준원이 별개로 움직인다. 조준점은 전차장(플레이어)이 바라보고 있는 시선(화면 앵글)이고, 조준원은 포신이 향하고 있는 방향(포격 지점)이다.
조준점은 마우스를 움직여도 항상 화면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적의 위치를 조준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조준점을 적 전차에 맞춰야 한다.
조준원은 조준점의 위치를 따라 움직이는 포신의 실제 조준 위치다. 빠르게 마우스를 움직여 조준점을 옮기면, 조준원(포신)은 조준점을 따라 천천히 움직인다. 조준원이 끝까지 조준점을 따라와 위치가 겹쳐야만 비로소 원하는 방향으로 포격을 할 수 있다.
▲ 조준원(왼쪽)은 조준점(중앙)을 향해 다소 느린 속도로 따라온다.
2) 조준원 오차 범위를 줄여라!
조준점과 조준원의 위치를 맞췄다면, 다음은 좀 더 적에게 정확히 명중하도록 정조준을 할 차례다. 조준원은 기존 FPS의 에임과 마찬가지로, 움직일 때마다 탄착군이 벌어지며 가만히 있으면 줄어든다. 포격을 하면 조준원의 안쪽으로 포탄이 날아가며, 당연히 조준원이 줄어들수록 명중율도 높아진다.
조준원이 벌어지는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인 틀은 '움직이면 벌어진다'는 점이다. 포탑을 움직이거나 차량이 선회, 혹은 앞뒤로 움직일 경우 조준원이 벌어지며, 움직임을 멈추면 다시 좁아진다. 또한, 발포를 할 때에도 일시적으로 조준원이 벌어진다.
▲ 차량이나 포탑을 움직이면 왼쪽처럼 조준원이 넓어지고, 제자리에 멈춰 있으면 오른쪽처럼 천천히 좁혀진다.
조준원이 벌어지는 조건 | |
발포 | 발포하는 순간 일시적으로 조준점이 벌어진다. 차종에 따라 정확도가 감소하는 정도가 다르다. |
포탑 회전 | 포탑의 방향을 움직이는 동안 조준점이 벌어진다. 조준점이 벌어지는 정도는 포탑을 움직이는 속도와 주포의 종류에 영향을 받는다. 포탑을 빠르게 움직일 수록 조준점도 크게 벌어진다. |
차량 이동 | 차량을 앞뒤로 움직이거나 좌우로 선회할 경우 일시적으로 조준점이 벌어진다. 조준점이 벌어지는 정도는 포탑 회전과 마찬가지로 차량이 움직이는 속도에 영향을 받는다. |
주포 고장 | 적의 공격에 피격해 주포가 손상될 경우 정확도가 평소의 절반 정도로 감소된다. 부품 수리를 통해 회복시킬 수 있다. |
포수 부상 | 적의 공격에 피격해 포수가 부상당할 경우 정확도가 큰 폭으로 감소된다. 의료 키트를 사용해 포수를 회복시키면 정확도를 되돌릴 수 있다. |
관련 가이드 : 조준 및 사격을 알아보자! |
포격 심화 |
1) 몸을 숨기고 침착하게 조준하자!
포격의 정확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 곳에 완전히 멈춰서 정조준 후 발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조준을 하고 싶어도 적의 포탄이 날아드는 전장 한복판에서 몸을 드러낸 채 제자리에 있는 것은 적에게 먹기 좋은 밥상을 차려주는 것과 마찬가지.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은폐/엄폐다.
① 은폐 - 수풀에 숨어 적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은폐는 주변 환경을 이용해 적의 시야에서 모습을 감추는 것이다. 주변에 커다란 덤불이 우거진 곳이 보인다면 냉큼 들어가 숨도록 하자. 수풀 속에 들어가 있는 동안은 적의 관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조준이 가능하다.
단, 수풀에 은폐한다고 해서 적의 공격까지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은폐는 어디까지나 적의 눈을 속이기 위한 위장일 뿐으로, 적 전차나 자주포의 예측 사격에는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 또한, 수풀 속에서 포격을 할 경우 일정 시간 동안 주변 15m 내의 풀숲이 반투명하게 변하며 은폐 기능을 하지 않으니 주의하자.
(※ 수풀 속에서 움직이거나 포격을 하지 않아도 적이 50m 내로 접근하면 엔진 소리 때문에 위치가 노출된다.)
▲ 은폐의 기본은 수풀 속에 들어가 숨기!
② 엄폐 - 지형지물 뒤에 숨어 포탑만 드러내고 싸우기
엄폐는 무너진 건물이나 바위, 능선, 파괴된 전차의 뒤에 숨어 적의 포격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은폐와 달리 적의 관측에는 노출될 수 있으나, 포격으로부터는 안전하게 몸을 지킬 수 있다.
만약 바위나 파괴된 전차 처럼 자신의 포탑보다 낮은 엄폐물이 있다면 그 뒤에 차체를 숨기고 포탑만 드러낸 채 정조준에 집중할 수 있다. 정면에 있는 적에게는 좁은 범위의 포탑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교전 도중 먼저 파괴당할 위험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 지형을 이용한 엄폐. 포탑을 제외한 차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관련 가이드 : [고급 전술] 헐 다운(Hull-Down) |
2) 이동 포격, 오차 범위를 줄여라!
경전차와 중형 전차의 경우, 언제까지나 은폐/엄폐 상태로 싸울 수는 없다. 전선에서 정찰을 하며 적 전차와 마주쳤을 땐 이리저리 움직이며 전투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전차를 움직이는 동안은 조준원이 벌어져 주포의 명중율이 매우 낮아진다. 게다가 접근전에서 끊임 없이 움직이며 주변을 확인해야 할 때는 적 전차에 조준을 맞추고 있기도 매우 어렵다.
만약 적과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쳤을 경우엔 '자동 조준 모드'(마우스 우클릭)를 이용해보자. 조준점을 적 전차에 맞춰 빨간색 표시가 떴을 때, 마우스 우클릭을 하면 해당 주포의 방향이 해당 전차에게로 고정된다. 그 뒤는 무빙에만 신경쓰며 포탄이 장전될 때마다 펑펑 쏴주면 된다.
(※ 자동 조준 모드는 적 전차의 방향을 쫓아갈 뿐으로, 정확히 약점을 노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포격의 정확도도 비교적 낮은 편이기 때문에 근접전에서 이동 포격을 하는 것 외에 중거리 이상 포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참고하자.)
▲ 적을 조준한 상태에서 'E' 키를 누르면 해당 전차에게로 포탑의 방향이 고정된다.
만약 적 전차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전투를 벌일 때는 이동을 잠깐 멈추고 공격한 뒤 다시 이동하는 방식으로 싸우도록 하자. 포탄이 장전되는 동안 움직여 적의 포격을 피하고, 장전이 완료될 때 잠깐 멈춰 조금이나마 조준원을 좁힌 뒤 발포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차량의 방향 전환이나 포탑 회전을 최소화 하며 직선으로만 주행하면 명중율의 감소 폭을 줄일 수 있다.
3) 적의 약점을 노려라!
적 전차에게 정조준을 하고 포격을 하더라도, 포탄이 차량에 명중하는 위치에 따라 피해량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어떤 경우는 한 방에 적 전차의 핵심 기관을 파괴할 수 있지만, 같은 전차인데도 경미한 피해밖에 입히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는 적 전차의 약점을 파고들어 보자.
① 적 전차의 부위별 약점을 파악하자!
전차의 종류 및 차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전차에는 공통된 약점이 존재한다. 운전수의 관측창이나 무한궤도, 차체 뒷면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부위는 다른 곳에 비해 방어력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명중 시 높은 피해를 주는 것이 가능하다.
· 기관총좌 : 전차 정면에 있는 약점. 크기가 매우 작아 가까운 거리에서만 노릴 수 있다. · 관측창 : 외부 관측을 위해 전차 정면과 측면에 나 있는 작은 창. 크기가 매우 작아 가까운 거리에서만 노릴 수 있다. · 트랙 : 현가장치에서 휠을 감싸고 있는 체인 부분(궤도). 트랙을 끊어 이동 불가 상태로 만들 수 있다. · 차체 하부 : 맞히기는 어렵지만, 관통에 성공하면 큰 피해를 준다. |
· 해치 : 포탑 최상부에 있는 승무원 출입구. 상대 전차보다 높은 곳에 있을 때 노리기 쉽다.
· 포탑 구동부 : 몸체와 포탑 사이의 좁은 틈. 포탑 구동부가 파괴되면 포탑을 움직일 수 없다.
· 차체 상부 : 상대적으로 다른 곳보다 장갑이 얇다. 상대 전차보다 높은 곳에 있을 때 노리기 쉽다.
· 후면 장갑 : 모든 전차의 일반적인 약점이다. |
② 조준원 커서의 색으로 구분하자!
적 전차의 생김새가 달라 약점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좀 더 직관적으로 약점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조준원 중앙의 커서(∧)로 구분하는 것이다.
조준원 중앙에 적 전차가 들어오면, 커서가 가리키는 부위의 방어력에 따라 커서의 색이 빨간색 → 노란색 → 녹색으로 변한다. 빨간색은 자신의 주포로 관통시킬 수 없는 부위임을 나타내며, 노란색은 절반의 확률로 관통시킬 수 있다. 커서가 녹색으로 표시되면 해당 부위는 장갑이 약해 관통 가능하다는 의미다.
단, 커서의 색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장갑의 두께일 뿐, 포탄이 발사된 각도에 따라 얇은 장갑에도 포탄이 튕겨져 나가는 '도탄'이 발생할 확률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염두하자.
4) 장거리 저격은 자주포에게 맡겨라!
아군 전차의 정찰로 먼 곳의 전차가 포착되고, 자신의 화면에서도 마우스를 미세하게 움직이면 5~6mm 크기의 적이 타게팅 되는 상황. 자신은 적의 관측 범위 밖에 있고, 조준원도 정조준 위치에 들어가 있다.
다른 FPS 게임이라면 '스나이핑'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 하지만, <월드 오브 탱크>에서 이런 장거리 저격은 명중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단순히 포탄 낭비로 이어지기 쉽다. 각 전차의 주포는 명중율에 한계가 있고, 똑같이 조준원을 최소까지 좁혀도 거리가 멀어질수록 오차 범위는 넓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아군의 자주포에게 사냥감을 넘기도록 하자. 자주포는 <월드 오브 탱크>의 '스나이퍼'로, 다른 전차와 달리 위성 앵글로 먼 곳의 적에게 정확한 포격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시작 위치에서도 전장의 대부분을 타격할 수 있을 정도로 사거리가 길기 때문에 시야만 제대로 제공된다면 자주포가 전장의 학살자로 활약할 수 있다.
▲ 장거리 포격은 아군 자주포에게 맡기자.
최고의 명중율을 위한 방법은 '평정심 유지' |
이번 기사에서는 포격에서 조금 더 나은 효과를 보기 위한 노하우를 정리해봤다. 각종 노하우를 길게 설명했지만, 핵심 내용을 짚어 보면 "조준점을 맞추고, 조준원을 좁히고, 약점을 향해" 쏘면 된다. 정말로 그것 뿐이다.
물론 위에서 설명한 내용을 그대로 지킨다 해도 전투에서 100%의 명중율을 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아니, 프로 게이머가 아닌 이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실전에서는 적의 움직임이나 전차의 성능, 예기치 못한 방향에서의 기습 등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당신이 발사한 철갑탄이 적의 장갑을 뚫지 못하는 것은 절대 당신의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월드 오브 탱크>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명중율을 높이는 방법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적을 발견했을 때 당황하지 말고 차분히 조준을 맞추고, 포격이 빗나가더라도 유연한 마음가짐으로 다음 포격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교전 상황에서 조금 더 명중율을 높이는 핵심 노하우다.
조준이 느리고 포격이 정확하지 않은 '전차'에 탑승하고 있다는 점은, 바꿔서 생각하면 눈 앞의 적도 똑같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적은 라이플을 들고 빠르게 뛰어다니는 소총병이 아니다.
적과 대치했을 때 평정심을 잃지 않고 정조준 및 포격에 집중할 수 있다면, 당신도 어엿한 '전차장'으로서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