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e스포츠 경기결과를 활용한 '판타지 e스포츠'가 부상 중이라고 합니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국내에서는 아직 이 분야가 많이 생소하죠. 이에 따라, 디스이즈게임은 미국 판타지 e스포츠 업체인 SportsPlus의 부사장 Dan Yuen을 통해 판타지 e스포츠의 내용과 역사, 현황 및 국내 e스포츠와의 관계 등을 두 꼭지로 나눠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디스이즈게임 편집자 주
판타지 e스포츠란

‘판타지 e스포츠’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독자 여러분은 이 단어를 주목해야 한다. 판타지 e스포츠가 몰고올 비즈니스 기회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판타지 e스포츠’의 ‘판타지’는 여러분이 기대하는 그런 ‘판타지’가 아닐 수도 있다. 여러분의 판타지가 무엇이냐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판타지 e스포츠는 미국에서는 무척 인기 있는 취미인 ‘판타지 스포츠’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판타지 e스포츠와 판타지 스포츠는 내가 꾸린 가상 팀의 경쟁이다. 플레이어는 <리그오브레전드>나 <도타2> 같은 e스포츠팀의 가상의 매니저 역할을 하게 된다. 스포츠에서라면 풋볼이나 야구, 농구팀의 매니저 역할이다. 플레이어는 가상의 -그러니까 fantasy- 팀을 실제 존재하는 선수들로 구성하게 된다.
이 가상의 팀은 다른 플레이어의 가상의 팀과 겨루게 되는데, 내가 고른 선수들의 실제 경기 성과가 나의 가상의 팀 성과에 연결된다. 실제 경기의 플레이어가 잘하고 못한 것이 내 가상팀에 판타지 포인트로 반영돼 이 포인트의 합이 많은 플레이어가 이기는 것이 경기 방식이다.


판타지 스포츠의 역사와 규모
미국에서 판타지 스포츠는 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아주 초창기에는 지역마다 삼삼오오 모여 본인의 판타지 팀을 꾸리고 신문에서 실제 경기의 선수의 경기 결과를 손으로 직접 기입해 가면서 이기고 지는 것을 판단했다.
판타지 스포츠를 폭발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실제 경기를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게 해주었고, 실시간으로 경기 결과를 업데이트해 주어 플레이어는 실시간으로 본인이 만든 가상팀의 판타지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플레이어가 스포츠 경기를 지켜보는 것이 더 흥미진진해졌다. 내 판타지 팀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실제 스포츠에 더 몰입하게 된 것이다.
숫자로 산업을 들여다 보자. 북미에는 4,150만 명의 판타지 스포츠 플레이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전체 인구는 약 3억 명이다. 그렇다면 전체 인구의 6분의 1이 해봤다는 이야기다. 판타지 스포츠 사업협회(FSTA)에 따르면 그 사람들이 1년 동안 만들어내는 산업 규모는 약 3조 6,400억 원($3.64billion)이다.
한국인 동료로부터 한국 모바일 시장규모가 약 1조 2,000억 원 규모라고 들었던 것 같다. 미국 판타지 스포츠 시장의 규모가 그 세 배쯤 되는 셈이다.
이 산업의 성장곡선은 하키스틱과 그 모양을 같이 한다. 이대로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판타지 스포츠의 하위 카테고리에 속하는 ‘daily fantasy sports’는 하루 안에 내가 선택한 팀의 경기 결과가 나와서 나의 승패 역시도 하루만에 알 수 있는 건데 2020년까지 매해 5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판타지 e스포츠와 판타지 스포츠의 공통점
그렇다면 e스포츠가 어떻게 판타지 스포츠에 어울리는 걸까? 스포츠와 e스포츠 사이에는 많은 유사점이 있다. 그 덕분에 판타지 e스포츠는 가까운 미래에 폭발적인 성장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전망된다. 그 유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유사점은 관중의 성격이다. 대부분 젊고 경쟁적인 남성이다.
두 번째는 팬들의 규모다. 2014년에 미국에서 <리그오브레전드> 시즌3 월드챔피언십 경기는 NBA 결승전보다 1.5배 많은 관중이 지켜 봤다. (2,700만 명 vs 1,800만 명) 또 다른 예로, 미국에서는 월 1억 명의 유저가 트위치로e스포츠를 관람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몰입적 요소다. 이해관계 없이 그냥 보는 것보다 플레이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때, 더 흥미진진해진다. 판타지 e스포츠를 통한 참여로 e스포츠 관람을 더 흥미있게 만들 수 있다.
판타지 스포츠의 사업성과 법적인 이슈
판타지 스포츠는 미국에서 거대 시장을 창출했다. Yahoo, CBS, ESPN 등은 오랜 세월 동안 판타지 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면서 큰 수익을 올렸다. FanDuel과 DraftKings는 ‘daily’라는 콘셉트를 판타지 스포츠 시장에 도입하면서 등장한 상대적으로 젊은 기업이다. 설립된 것은 수 년에 불과하지만 여러 번의 투자를 통해서 1조 원 이상의 회사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에 비해 판타지 e스포츠는 여전히 주류 사업자가 없는 열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신생기업인 Vulcun이나 AlphDraft 같은 회사들이 올해 몇 건의 투자를 유치했다. 서양 시장에서 아에리아 게임즈를 운영했던 팀을 주축으로 구성된 SportsPlus도 <도타2>를 시작으로 판타지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매해 29%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아직은 e스포츠 전체 시장이 6,150억 원($615 million)정도다. 판타지 e스포츠 시장은 작지만 폭발력은 크다. 향후 성장 규모 자체에 대한 예측하기 어렵다.
판타지 e스포츠와 판타지 스포츠 시장을 논함에 있어 법적인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판타지 스포츠와 판타지 e스포츠가 여러 형태로 플레이될 수 있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플레이 방식에는 돈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참가비를 내게 되고, 이 참가비가 모여 상금을 구성하게 되고 경기에서 이긴 플레이어는 이 상금을 받는다.
미국에서는 판타지 스포츠와 판타지 e스포츠는 100% 합법이다. ‘Skill Game’(지식 게임)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Skill Game은 도박이 아니다. 승리를 위한 요소가 ‘운’이 아니라 나의 ‘지식’이기 때문이다. 2006년, 미국 연방정부는 ‘Unlawful Internet Gaming Enforcement Act’ 라는 법을 통과시켰다. 인터넷에서의 도박을 배제하기 위해 제정된 것인데, 이 법에서 명시적으로 판타지 스포츠의 합법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글쓴이: Dan Yen (SportsPlus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