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PC 2019 토크 콘서트에서는 다양한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각 강연이 종료된 뒤 각 강연자에게도 진행됐으며, 모든 강연이 종료된 후에 모든 강연자가 함께 올라와 공동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토크 콘서트에 참여한 김동건 넥슨 데브캣스튜디오 프로듀서, 김형진 에누마 게임 디자이너,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의 진솔한 답변에 관객들은 당황하기도 하고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공동 질의응답 시간에는 NYPC 2019 코딩 문제를 출제하는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의 김성민 실장도 참여해 큰 관심을 끌었다.
첫 번째 토크 콘서트 강연자로 나선 김형진 에누마 게임 디자이너가 게임 디자인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국영수다"라고 말하며 시작한 '국영수 사랑'은 NYPC 2019 토크 콘서트 내내 계속됐다. 강연자들의 솔직한 '국영수 사랑'에,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해 아쉬워하는(?) 학생들과 원하는 대답을 들었다는 듯 만족하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되며 큰 웃음 유발하기도 했다.
원활한 이해를 위해 질의응답은 실제 대답한 순서대로 게시했다.

※ 관련 기사
게임 디자인을 잘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는 무엇이 있나?
김형진 에누마 게임 디자이너(이하 김형진): 국영수를 잘해야 한다. 농담이 아니다. 자신의 언어로 이해하고, 자신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니 국어가 중요하다. 또 기본적으로 게임은 수학이다. 거기에 게임과 관련된 지식은 대부분 영어다.
대부분의 교육 게임 속 콘텐츠가 좋지 못하다. 더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김형진: 최근 들어서 발전하고 있다. 곧 좋은 아이디어로 혁신된 교육 게임들이 출시될 것이라 기대한다.

코딩을 쉽게 배우는 방법은?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이하 오상훈): 목표를 세우고, 재밌는 방법을 추천한다. 저는 <메이플 스토리>를 통해서 코딩을 쉽게 배웠다.
로봇공학자가 꿈이다. 어떤 진로나 학과가 좋을까? 역시 국영수가 중요한가?
오상훈: 일단 저는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 로봇에 대한 비밀이 궁금했고, 자연스럽게 코딩을 알게 됐다. 코딩을 배우니 자연스럽게 아키텍처(프로그램 구조)가 보였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공부했고, 수학을 통해서 이 알고리즘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국영수를 잘하진 못했지만,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로봇을 알아가는 즐거움 때문에 수학을 열심히 공부했다.

곧 출시되는 <마비노기 모바일>의 특징은?
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프로듀서(이하 김동건): 기존의 마비노기는 시간을 정해서 컴퓨터 앞에서 해야만 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언제든 마비노기라는 세계에 참여할 수 있는 접근성이야말로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좋아한다고 해서 게임 개발자가 되려는 것은 안 좋은 생각인가?
김동건: 그렇진 않다. 게임을 좋아한다는 것은 훌륭한 게임 개발자 자질 중 하나이자 큰 장점이다. 게임을 좋아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는 안 되겠지만, 모든 개발자에게 존재하는 힘든 시기를 더 잘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 개발자로 살아가면서 느낀 어려움은 무엇이 있나?
김동건: 가장 힘든 순간은 유저 피드백을 받을 때다. 좋은 피드백은 언제나 행복하지만, 서버가 다운되는 등 유저들이 화를 내는 순간이 있다. 정말 죄송하고 힘들다. 쥐구멍에 숨고 싶은 생각이 든다.

게임과 관련된 신기술은 무엇이 있나?
김동건: 게임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신규 기술은 '인공지능'이다. 모두가 공부하고 있고, 게임 내에서 다양한 시도도 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신규 게임이나 업데이트를 위한 테스터를 하거나, 게임 내 몬스터나 NPC가 좀 더 사람처럼 움직이도록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목표로 코딩을 시작하려고 한다. 무엇으로 시작하면 좋을까?
김동건: 일단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하고 싶다면 개인적으로는 홈페이지 만들기를 추천한다. 홈페이지에 약간의 인터렉티브(상호작용) 요소를 넣으며 한 단계씩 발전하면 된다. 크게 보면, 이런 요소가 바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딥러닝도 국영수가 중요하나?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이하 남세동): 일단 국영수 중요하다. 다만 세 가지 모두 다 잘하는 일은 사실 쉽지 않다. 개발자 입장에서 국영수 중 선택하자면 영수가 특히 중요하다.
약간 다른 대답을 드리자면, 개발이라는 것은 공부보다는 수영이나 놀이와 비슷하다. 수영을 어떻게 책으로 공부하나? 영문학 교수가 미국 중학생보다 영어를 잘 알겠지만, 미국 중학생이 영어를 더 잘할 것이다. 잘 아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 프로그래밍은 잘 아는 것보다는 잘 해야 하는 영역이다. 프로그래밍은 직접 해봐야 한다. 하지만 프로그래밍 열심히 하다 보면 결국 국영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딥러닝을 결과를 알 수 있지만, 추론 과정을 설명할 수는 없다. 어떻게 생각하나?
남세동: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풀고자 하는 문제의 난도다. 문제 자체가 워낙 어려운 문제이니까 대답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어려운 대답을 어떻게 쉽게 설명하나?
다른 하나는 나침반과 화약이다. 이 나침반과 화약은 13~14세기에 발명됐다. 하지만, 그 원리는 18~19세기에 밝혀졌다. 사람들은 잘 몰라도 잘 쓴다, 정말로. 과학이란 그런 것이다. 뉴턴 역시 만유인력을 발견했지만, 왜 존재하는지는 묻지 말라고 했다. 아인슈타인이 설명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존재 이유를 몰랐지만, 물리에서 중요한 원리로 사용됐다. 현재 딥러닝은 초기 나침반, 만유인력과 같은 위치라고 생각한다. 과정을 정확하게 모르지만, 문제를 잘 해결한다. 그래서 신비하다.

게이미피케이션처럼 게임과의 조합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또 다른 분야가 있다면?
김형진: 헬스 케어가 있다. 게임을 통해 약시인 사람이 시력이 향상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창업의 원동력은?
오상훈: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런 기술을 만들면 세상 사람들이 행복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이런 느낌을 이해해주고 함께하는 팀원들이 원동력이다.
개발자로서 행복했던 순간은?
김동건: 유저에게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는 순간, 다시 말해 게임을 론칭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또 즐겁게 게임을 하는 유저 반응을 볼 때, 또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딥러닝 등 영감을 얻는 방법이 따로 있나?
남세동: 딥러닝은 숫자를 해석하는 패턴을 찾는 것이다. 입력값과 결과값이 숫자고, 거기에 패턴이 있어야 한다. 이런 조건이 있지만, 스타트업처럼 남들이 안 좋다는 것에서 시작하는 편이다. 스타트업은 남들이 다 된다는 것으로 시작하면 망하기 쉽다. 남들이 안 된다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딥러닝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안 된다는 것에서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프로그래밍에 사용되는 언어는 많다. 넥슨에서는 어떤 언어를 사용하나?
김성민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실장(이하 김성민): 넥슨은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c언어만으로 넥슨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언어는 표현하는 도구다. 언어를 사용해 논리적으로 잘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 가장 적합한 언어를 논리적인 기획에 맞게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애인에게도 교육 게임이 도움이 될까?
김형진: 에누마를 창립한 대표 부부에게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가 있다. 당시 아이를 담당하고 있던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당신들이 만든 게임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렇게 에누마가 시작했다.
공부를 잘해서 일류 대학을 가는 것도 학습이지만, 모든 사람이 살면서 배우는 것이야말로 학습이라 생각한다. 학습이 어려울 수도 있는 사람들이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이 게임 바탕 학습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처럼 쉽고 직관적인 매체가 없다. 게임이야말로 모두를 위한 적합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중국 업체가 똑같은 로봇을 만들고 있다.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오상훈: 레고처럼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어내 가고 있다. 특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또 교육제품이기 때문에 '가짜'보다는 '진짜'를 사용하는 편이다. 더 노력할 것이다.
게임 개발자 역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김동건: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먼저, 게임을 하는 대상이 사람이다. 어떤 것이 사람에게 재미를 주고, 영향을 주는지 알아야 한다. 시작은 자기 자신도 좋다. 다음은 친구들, 더 나아가 모르는 사람을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게임도 잘 만들 것이다.
또 게임 개발은 혼자서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팀을 이뤄 게임을 개발한다. 따라서 동료 간의 마음을 읽고 배려하는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게임 개발 과정에서도 중요하다.

딥러닝이라는 기술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남세동: 미래에는 우리의 목소리와 말투까지 따라 하는 통역기가 나올 것이다. 당연히 자율 주행도 출시될 것이다. 과거에는 에디슨이 전화를 발명하고도 필요 없다고 평가했으며, 어떤 컴퓨터 회사 사장은 개인에게 컴퓨터는 필요 없는 물건이라고도 했다. 전문가도 틀리는 것이 미래다. 딥러닝과 함께하는 미래에는 상상 이상의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
좋은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능력은?
김성민: 개인적으로 두 가지를 꼽고 싶다. 먼저,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는 한 가지를 잘하는 스폐셜리스트가 되고자 한다. 하지만 결국 중요해지는 것은 유저가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는 능력과 팀원과의 협업이다. 다시 말해, 제네럴리스트로서 능력이 더 중요하다. 또 새로운 기술에 관한 관심이다. 지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런 기술 말고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린 마음이 있어야 한다.
여자는 코딩에 불리한가?
오상훈: 전혀 그렇지 않다. 저희 회사에도 여성 프로그래머가 많다. 똑같은 프로그래머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김동건: 여성 프로그래머가 더 늘어야만 하고 늘 것이다. 현재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게임과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는 추세다. 당연히 여성을 더 잘 이해하는 프로그래머가 필요하다.
김성민: 앞 두 분의 의견에 동의한다. 특정 분위기에 연연하지 말고 코딩을 계속한다면, 더 많은 기회와 좋은 환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계속해서 국영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래서 국영수는 정말 어디까지 해야 하나?
김형진: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은 대화와 글뿐이다. 그래서 저는 국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학은 세상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하긴 하다. 어느 정도라고 물어본다면 '힘닿는 데까지 하라'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국영수든 공부든 목표가 중요하다. 국영수의 목표는 어떤 대학이 아니라,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다음 주 수요일부터 NYPC 2019 예선이 시작된다. 특별한 팁이 있다면?
김성민: NYPC 2019는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난도는 작년보다 더 쉽게 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편하게 참가해서 코딩과 친해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