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게임사 2013년 2014년 모바일게임 부문 부문 매출 변화 (3분기 까지)
2014년 모바일게임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였다. 지난해는 카카오를 발판으로 한 모바일게임의 ‘성장’이 공통 목표였다면, 올해는 ‘생존’이 화두에 올랐다.
매출 수천억 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던 상위권은 왕좌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후발 주자는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글로벌’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며 공격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후속타를 준비하지 못했거나 ‘대세’를 만들지 못한 일부는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게임사’들의 성적표는 어땠을까? 디스이즈게임이 2014년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적표를 되짚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1위를 지켜라!” 왕좌를 위한 넷마블의 고군분투
올해의 ‘디펜스 왕’은 단연 넷마블게임즈(전 CJ E&M, 이하 넷마블)였다. 2013년 출시작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톱 10위 권을 꿋꿋하게 고수하며 매출 유지에 기여했다.
2014년 상반기에는 <세븐나이츠>를 히트시키며 3분기까지 약 3,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전체 매출과 유사한 수준이다. <세븐나이츠>는 당초 퍼블리싱 게임이었으나, 지난 7월 개발사 넥서스 게임즈 인수하면서 그 매출이 고스란히 넷마블로 향했다.
이 밖에도 <드래곤 가드> 등 중국 게임을 비롯해, 특수 시즌을 맞은 스포츠게임 <차구차구> <마구마구 2014> 등 구글 매출 20위~30위를 다수 배출하며, 1위를 지키는 데 선전했다.

“홈런? 장외 홈런!” 해외 발판 삼아 제2의 전성기 게임빌&컴투스
모바일게임 시장의 전통적 강자 컴투스와 게임빌은 글로벌 히트작을 연달아 출시해 ‘홈런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613억 원, 588억 원이었던 양사의 매출은 각각 1,508억 원과 1,036억 원을 기록함으로써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컴투스∙게임빌의 성장 요인에는 성공적인 글로벌 전략을 꼽을 수 있다.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해온 두 회사는 해외 시장에서 다져놓은 견고한 입지를 활용했다. 국내 서비스 위주의 카카오 게임을 벗어나 글로벌 통합 플랫폼 ‘하이브’를 통해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컴투스는 자체 개발한 <서머너즈워> <낚시의 신>를 하이브를 활용해 전세계 각종
차트 상위권에 올렸다. 그 결과 2014년 2분기 실적에서는 해외매출이 4배 가까이 성장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로 확대됐다. 비약적인 성장에 힘입어 지난 7월에는 시가 총액이 1조원을 돌파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자체 개발에서 약세를 보인 게임빌은 밖에서 답을 찾았다. 올엠의 <크리티카>, 공게임의 <이사만루>시리즈, 불리언게임즈의 <다크어벤저2> 등 용병들이 국내외에서 줄지어 히트를 쳤다. 카카오플랫폼을 택한 플린트의 <별이 되어라>도 구글 매출 10위 권에 진입한 후 꾸준한 성적을 거두며 매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국내에서 고전한 NHN 의 글로벌 진출, 결과는 ‘글쎄’
NHN 엔터테인먼트(이하 NHN) 역시 하반기에는 자체 플랫폼 토스트(TOAST)를 활용한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NHN은 <라인 디즈니 쯔무쯔무>가 전세계 2,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매출 상승에는 성공했지만, 국내에서는 <가디언스톤> <쿠키런 문질문질> 등 기대작 대부분이 흥행에 실패했다. <뿌요뿌요 퀘스트> <러브라이브!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과 같이 일본의 히트작을 가져왔지만 국내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생존을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NHN이 찾은 답 역시 글로벌이었다. 하반기 글로벌 원빌드로 선보인 <크루세이더 퀘스트> <드리프트 걸즈> <더소울>은 출시 후 구글 매출 10위~30위 권을 유지하며 선방하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해 비해 해외 시장의 성과가 미비한 만큼, NHN의 행보가 주목된다.

“우리 것이 좋은 것? 중국도 좋아!” 모바일 감 잡은 넥슨
넥슨은 글룹스 등 일본 모바일게임 자회사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소폭 상승했다. <영웅의 군단> <파파 온라인 3 M> <삼검호> <포켓 메이플스토리> 등 국내 시장에서 연달아 히트작을 냈기 때문이다.
치열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넥슨의 생존전략은 성공한 게임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먼저 자사의 인기 PC 온라인게임을 모바일에 옮겼다. <피파 온라인 3M>이 온라인 버전과 일부 연동되는 시스템으로 호응을 었었다면, <포켓 메이플스토리>는 원작과 같은 횡스크롤 액션의 재미를 옮겨와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당초 PC 온라인게임 <아틀란티카2>로 시작했던 <영웅의 군단>은 모바일 플랫폼을 택해 월 매출 30억 원을 기록했다.
퍼블리싱에서는 불확실한 국내 게임 대신 중국에서 성공한 게임을 가져오는 방법을 택했다. 중국의 윈드플레이가 개발한 모바일 RPG <삼검호>는 ‘대박’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구글 매출 20~30위 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에 탄력 받은 넥슨은 창유와 <천룡팔부3D>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게임 물색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포켓 메이플스토리>는 원작과 같은 횡스크롤 특유의 재미와 간편한 조작으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반토막 난 모바일매출” 미드코어 전쟁 밀린 위메이드의 ‘만시지탄’
반면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선보인 신작들이 줄줄이 실패를 거듭하며 악전고투했다. 1분기에만 영업이익 105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PC 온라인게임 <이카루스>를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영업이익은 50억 원대 적자가 이어졌다.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는 지난해 <윈드러너>를 흥행시키며 모바일게임 부문에서만 1,408억 원의 매출을 기록, 1,037%라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이후에는 그렇다 할 후속작을 내놓지 못했으며, 2014년 선보인 신작도 연이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위메이드가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윈드러너> 성공 이후 <달을 삼킨 늑대> <아틀란티스> <히어로스리그> 등 미드코어 RPG를 선보여왔다. 특히 지난 2012년 E3에서는 <블레이드>에 두 발 앞서 언리얼엔진3로 개발한 모바일 액션 MMORPG <드래곤 미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몬스터 길들이기>가 선점한 모바일 RPG의 벽은 높았고, 위메이드 표 RPG는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더욱이 <드래곤미스트>는 개발이 중단되면서 <블레이드>의 성공을 지켜만 봐야 했다. 위메이드 기대작 <윈드러너 2>까지 참패를 겪었다. 다만 12월 출시된 <윈드소울>이 구글 매출 10위 권을 이어가고 있어 4분기는 적자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2분기 정점을 찍은 위메이드의 매출은 2014년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블레이드’에서 ‘영웅’까지 2014년 다크호스 네시삼십삼분
2014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네시삼십삼분’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지난해 직접 개발한 <활>과 퍼블리싱 게임 <수호지>를 연달아 히트 시켰던 네시삼십삼분은 2014년 액션 RPG <블레이드>로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블레이드>는 간편한 조작과 자동전투를 내세운 기존 모바일게임 RPG와 달리, 가상 패드를 활용해 직접 조작하는 재미를 강조한 액션 RPG다. 출시와 동시에 구글 매출 1위를 차지했으며, 6개월 만에 매출 9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 11월 진행된 ‘게임대상’에서는 모바일게임 사상 최초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네사심삼십분의 저력은 하반기에도 이어졌다. 후속작 <영웅>은 출시 8일 만에 구글 단일 마켓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매출 역시 한달 만에 100억 원을 달성한 이후 꾸준히 구글 매출 순위 10위 권을 이어가고 있다. 구글 플레이 매출 톱 10위안에 2개 이상의 게임을 올린 퍼블리셔는 넷마블 이후 두 번째다.
2014년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액션스퀘어 및 네시삼십삼분 관계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