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온라인게임계에서는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고 있는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이하 겅호)의 헤라클래스 상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여기서 헤라클래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력의 장사가 아니고, 오사카 증권거래소 중소 벤처 기업들의 신흥 거래 시장을 부르는 말이다. 오해 마시길... ^^;)
한 회사가 상장했다는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온라인게임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아직도 낮은 일본의 시장 상황에서 ‘겅호의 헤라클래스 상장’은 일반인들에게 ‘온라인 게임이 돈 버는 비즈니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마 5년전 엔씨소프트가 코스닥에 상장했을 때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온라인 게임이란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 주 일본통신에서는 겅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한다.

◆ ‘파판11’과 함께 日 온라인게임 시장 80% 점유
겅호는 일본의 (가정용 게임매출 규모를 제외하고) 온라인게임 업계만으로 볼 때 스퀘어에닉스와 함께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는 회사이다. 2002년에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RO)를 현지에 도입해 MMORPG란 장르를 열도에 뿌리내렸고, 지난해 6월에는 동시접속자수 1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10대 후반부터 20대초반의 젊은이들이 라그나로크 유저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라그나로크와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 11’이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역시 온라인 게임은 컨텐츠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가 탄탄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세력을 움직일 수 있는 선발주자라는 메리트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워인 것이다. 90만명을 넘는 회원들이 겅호의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지만 그에 따른 운영과 서포트 체제, 서비스 체계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있다는 것도 겅호의 강점이다.
일본 시장에서 신규 유저 확대가 대부분 입소문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겅호는 PC방의 활용에도 업계 내에서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전국의 PC방의 약 80%에 달하는 1,145개점과 자사 컨텐츠 공급 계약을 했다. 또,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지난해 8월부터는 편의점에서의 과금 결제도 시작했다. 쾌속행보다.
◆ 고민은 액션게임의 부진과 높은 RO 의존도
겅호는 작년 10월부터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A3’와 12월부터 베타테스트 중인 ‘탄트라’로 MMORPG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라이트 유저를 위한 액션 게임으로 ‘겟앰프드’, ‘포트리스2’, ‘서바이벌 프로젝트’와 인기 애니메이션 ‘최유기’의 최신작을 겟앰프드 시스템으로 리뉴얼한 ‘최유기 리로드 건록’ 등을 OAG(Online Action Game)라는 별도의 특화된 사이트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이처럼 겅호는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을 리드하는 선두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고민도 많아 보인다. 겟앰프드나 포트리스2 등은 한국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게임들이지만, 실제 일본 시장에서는 그다지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겅호의 효자 종목은 ‘라그나로크’ 이외에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겅호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라비티와 라그나로크의 일본 서비스 계약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회사 운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그라비티의 행보는 겅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라비티가 퍼블리싱하고 있는 ‘로즈 온라인’의 일본 서비스를 ‘페이스(Faith)’라는 회사와 계약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라비티의 모든 타이틀을 겅호에서 서비스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라그나로크2’라는 최소한 브랜드 이름만으로도 일본 유저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임의 존재는 이들을 잠 못 이루게 하는 것이다. 겅호가 네오위즈의 요구르팅에 340만 달러라는 거액을 배팅한 것도 라그나로크의 대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게임아츠 등과 공동 개발로 돌파구 마련 시도
겅호는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쌓아온 온라인 게임의 서비스, 마케팅 노하우를 기반으로 현재 2종류의 오리지널 타이틀을 개발 중이다. ‘그란디아’ 시리즈 등으로 일본 내에서는 그 개발 입지가 매우 탄탄한 ‘게임아츠’와 업무 제휴를 맺고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캐릭터와 카드 비즈니스로 유명한 브로콜리사와도 온라인 게임을 공동 개발 중이다.
이미 일본 온라인 게임계의 대명사적인 존재가 된 ‘겅호’의 비전에 대해 현지의 한 애널리스트는 “앞으로의 겅호의 성패는 일본에서 온라인게임이라는 상품이 수면 위로 떠올라 하나의 돈 버는 산업으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 성공의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는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