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성공적인 게임 회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결국, 그들은 실패한다는 것이다.
7월 31일 출간된 <업 다운 업>(Up Down Up)은 플레이스테이션, 킹, 패러독스 인터랙티브 등의 기업을 거치며 30년 이상을 업계에서 활동해 온 '킴 노드스트롬'(Kim Nordström)이 휴식기를 가지던 시절, 경영서를 읽다가 '게임 회사를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가?'에 대한 책이 없다고 느껴 쓴 책이다.
노드스트롬은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가진 게임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 그리고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유럽 게임 업계 C-레벨 100여명과 인터뷰했다. 그리고 게임 회사 경영에 있어 느껴진 '패턴'과 관련해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이 책의 내용은 꽤나 귀중한 편이다. 단순히 경영학적인 이론 혹은 다른 업계의 경영 사례에 맞추어 '이래야 한다'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회사를 직접 경영했던 고위직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론과 생각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경영자가 행동해야 할 지에 있어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회사의 사례도 상당히 귀중한데, 현지에서 업계 관계자가 직접 마주했던 유명 회사들의 사례를 직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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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크러시 사가>를 통해 2022년 기준 3,0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할 정도로 거대한 회사로 성장한 영국 게임사 '킹'(King Digital Entertainment)의 성장과 하강기 그리고 재도약에 관한 이야기나, <클래시 오브 클랜>과 <브롤스타즈>를 통해 행사만 열었다 하면 대한민국에서도 아이들이 구름처럼 몰릴 정도의 인지도를 보유한 스웨덴 게임사 '슈퍼셀'의 기업 원칙, <하츠 오브 아이언> 시리즈와 <시티즈 스카이라인> 시리즈를 통해 시뮬레이션 게임 주력으로도 시가총액 2조 원 이상을 달성한 스웨덴의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기업 문화 그리고 <페이데이 2>로 전성기를 맞이했다가 몇 년도 되지 않아 추락한 스웨덴의 '스타브리즈 스튜디오'의 이야기 등 이 책에서는 다양한 서구권 게임사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C레벨급 임원을 위한 경영서임에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 일부 존재한다. 임원급이 아닐지라도, 게임 회사 직원의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있다. 작가는 국내 인터뷰에서 "게임 회사의 경영에 관한 내용을 통해 회사의 직원이라도 리더의 자리와 역할을 조금 더 이해하고, 어떻게 손발을 맞춰야 할 지를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목이 '업 다운 업'인 이유는, 작가가 생각하기에 대부분의 게임사는 스타트업-성장기-성숙기-침체기의 네 가지를 겪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뉴욕대 재무학 교수인 '아스와스 다모다란'이 정의한 기업 생애의 여섯 가지 주기에서 단순화를 위해 두 가지를 뺀 것이다. 그리고 책은 스타트업부터 시작해 단계를 겪어나가는 회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원칙과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
가령 회사가 침체기로 가는 이유는, 대부분은 '오만' 때문이다. 몇몇 게임의 성공에 도취해 과하게 특정한 부분에 투자하거나, 스타트업 당시 설립한 원칙을 잊고 하면 안 되는 일을 한다. 그렇다 보니 기존 유저가 떠나고, 불안해하던 직원 역시 회사를 떠난다.
그 외에도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갓 창업한 스타트업 회사의 경영자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구체적인 내용이 많다.
허나 이 책이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투자를 받아야 하고, 어떻게 이익을 극대화시키고, 어떻게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책은 아니다. 수많은 게임사와 경영자의 사례와 함께 '실패를 피할 수 있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며 오만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지만 책의 마지막 시선은 온정적이고 따뜻하며, 업계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말했듯이 게임사의 사이클에는 결국 침체기가 다가올 수밖에 없다. 작가가 킹에 재직하던 시절 매출이 떨어지고, 주가는 하락하고, 유저는 게임을 떠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경영자는 다른 업계로 이직할 기회가 충분함에도 회사에 남았다.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워크샵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이야기하는 세 명의 사람을 보고 작가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그리고 대화에서 한 가지 사실을 깨우쳤다. 경영자가 업계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게임을 만드는 일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2022년, 킹은 하강기를 끝내고 2014년의 최고 실적을 회복했다. 이중 한 명은 킹의 단독 대표로 승진했다.
# 본문 중에서
"저는 진정한 야망도 없이 방향성을 잃고 부서져버리는 스튜디오를 많이 보았습니다. 회사에 있는 200명의 직원에게 각각 개발 중인 게임의 비전을 묻는다면 200가지의 다른 대답을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위대한 게임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회사에서 모든 사람이 믿는 비전은 일치해야 합니다.
게임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오픈월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실패한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당신이 목표를 알고 그것을 달성하면 기분이 좋아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명확성입니다. - 펀콤 공동 창업자 에릭 글로에르센, 85쪽 (성공한 모든 게임 회사는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 中)
슈퍼셀의 미션 선언문이 좋은 예이다. 슈퍼셀의 미션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플레이하며, 영원히 기억할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슈퍼셀의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이 사실 닌텐도라는 것이다.
(중략)
슈퍼셀에서 게임 리드를 맡았고, <클래시 오브 클랜>의 원조 창작자 중 한 명인 라세 루헨토는 말한다."우리는 종종 WWWD라는 말을 했습니다. - 마리오라면 어떻게 했을까? 미야모토와 닌텐도라면 어떻게 했을까? - 닌텐도는 우리에게 항상 큰 영감을 줬고, 많은 분야에서 혁신을 이뤘습니다. 그들은 늘 게임을 단순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저는 그 단순함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게임은 또한 만들기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바로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저는 <카리오 카트>를 사랑합니다. 파워 아이템을 하나 주워서, 버튼 몇 번만 누르면, 모든 것이 딱딱 맞아 떨어지죠!" - 89쪽 (성공한 모든 게임 회사는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 中)
모든 성공적인 게임 회사에는 창의성과 상업성 사이의 균형, 그리고 그 둘 사이의 마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최소 두 가지 역할이 리더십에 존재하는 듯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들을 '툴툴거리는 노부부'라고 부른다. 그들은 여전히 배려하고 사랑하면서도 서로를 붙들고 논쟁할 수 있다. 서로에게 약간 투덜대긴 하지만, 동시에 서로를 깊이 사랑한다
(중략)
"게임 디렉터의 역할은 큰 꿈을 꾸는 것이고, 프로듀서의 역할은 그 꿈의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것입니다."이라고 데이비드 폴펠트º가 말했다. "두 사람이 이 역할을 맡으면 자연스럽게 밀고 당기기가 발생합니다. 한 사람은 가능한 최고의 게임을 만들고자 하고, 다른 하나는 그것이 실제로 개발 가능한지를 확인합니다." - 178, 182쪽 (툴툴거리는 노부부 中)
º2005년 유비소프트 산하 '매시브'에 부사장으로 입사해 2022년까지 게임 제작에 관여해 온 인물. 대표적으로 <파 크라이 3>, <더 디비전>이 있다. 현재는 비스포크 게임즈의 공동 창립자이자 플레이어언노운 프로덕션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편집자 주
어떤 사람들에게는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패스나 에픽의 포트나이트가 마침 하룻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얻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진짜 혁명적인 변화는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 비교적 작은 움직임으로 서서히 다가온다. 다만, 이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본 사람에게만 그 조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언론인과 애널리스트들은 특정한 티핑 포인트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를 포착한 다음, 이를 끈질기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에게는 트래픽이 발생하는 것이, 곧 그들의 비즈니스이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 다뤄지는 트렌드는 실제로 산업의 근간을 뒤흔들거나 거대한 임팩트를 미치는 새로운 트렌드와는 다르다. 대부분의 유행은 성공한 듯 보이지만 잠깐 왔다가 금세 사라진다. 만약 누군가가 '다음 대세에 빠르게 올라타야 한다'고 말한다면, 아마 그들도 전혀 감을 잡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고, 더 나쁘게는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잘 안되고 있으니 회사를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 - 264쪽 (지금까지 업계에서 진정으로 파괴적인 변화는 거의 없었다 中)
(중략) 이 때문에 매우 성공적인 게임 회사 출신의 스타트업 CEO와 창업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그저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최고들로만 이루어진 작은 팀이고 싶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회사가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채용하면, 진짜 인재가 물밀듯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런 흐름이 반복될수록, 팀 전체의 생산성은 점점 낮아지게 된다. - 281쪽 (너무 빨리, 너무나 많은 사람을 고용하려는 유혹에 저항하라 中)
심즈 출시 20주년을 기념하여 '엣지 매거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윌 라이트는 이렇게 회상했다. "제가 일종의 인형의 집을 관리하는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하자, 맥시스 이사회는 저를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여성은 비디오 게임을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고, 이런 게임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여겼죠." - 317쪽 (같은 게임을 계속 계속 반복해서 만들어라 中)
결국, 기업도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모든 기업은 영원한 젊음을 쫓는다. 스타트업은 마치 세상을 정복할 수 있다고 믿고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감 넘치는 10대와 같다.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은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성인과 비슷하다. 그들은 에너지가 넘치고, 자신의 커리어를 시작하며 자신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세상에 증명하려 한다. 성숙 단계에 있는 기업 즉, 고객, 매출 이익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중년의 사람들과 비슷하다. 경험이 쌓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방향으로 동시에 전력 질주하는 것에 지쳤고 무모하게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일에도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중략) 그러나 기업은 인간이 아니다. 인간에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죽음을 피할 수 있다. 영원히 살아남고자 하는 기업은 반드시 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적응하고, 배우고, 변화하는 것이 핵심 원칙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 418쪽 (업 다운 업 中)
마음 깊이, 그들이 이 업계에 남아있는 이유는, 그들은 이 일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 단순한 이유다. - 에필로그 中
#저자 - 킴 노드스트롬 (Kim Nordström)
1995년 첫 게임을 출시했으며, 약 30년 동안 게임 업계의 유명 인사들과 함께 일해 왔다. 'C64 데모씬'(C64 Demoscene)에서 픽셀 아티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어셈블리 코드를 첫 프로그래밍 언어로 배운 후 21세에 첫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플레이스테이션, 킹,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에서 격동과 변화의 시기에 리더십을 발휘하며 성장과 침체를 경험했다. 현재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자 브랜드 그린이 설립한 플레이어언노운 프로덕션의 CEO로 활동 중이며, 20개 이상의 회사에 투자하며 자문하고 있다. 여전히 여가 시간에는 픽셀 아트를 즐기며 가족과 함께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다.
#역자 - 남주연
2008년 네오위즈게임즈를 시작으로 EA 코리아, 페이스북 싱가포르 등 국내외 게임 기업에서 17년간 근무하며 한국 및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수행해 왔다. 현재는 북미 게임사 틸팅포인트에서 한국 및 일본 총괄을 맡고 있다. '업 다운 업'의 번역은 업계 실무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한국 게임 업계가 직면한 과제에 통찰을 더하고 함께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질문을 던지고자 한 시도이다.

#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 소개
- 글로벌 성공 뒤에 감춰진 위기와 회복 전략 ‘게임 산업 최전선의 기록’
글로벌 게임 업계의 흥망성쇠를 날카롭게 꿰뚫는 화제의 경영 인사이트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도서출판 차고(대표 윤도건)는 글로벌 게임 업계의 핵심 전략과 생존 원칙을 담은 경영서 ‘업다운업(UP DOWN UP)’ 한국어판을 금일 정식 출간한다고 밝혔다.
“왜 어떤 게임 회사는 성공하고, 다른 회사는 실패하는가?”, “전 세계 게임 산업의 핵심을 꿰뚫는 현장 전문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을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전략 경영서 업다운업은 게임 기업의 리더와 마케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다.
업다운업은 배틀그라운드의 창시자 브랜든 그린이 설립한 독립 게임 스튜디오 ‘플레이어언노운 프로덕션’의 CEO 킴 노드스트롬(Kim Nordström)이 집필한 책이다. 킴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파라독스 인터랙티브, 킹(King) 등 세계 유수 게임사에서 쌓은 2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 산업의 부침을 날카롭게 분석해냈다.
킴은 슈퍼셀(Supercell), 로비오(Rovio), 징가(Zynga) 등 글로벌 선도 게임사에서 활동한 100여 명의 업계 리더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게임 업계 리더들이 실제로 경험한 다양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교차 분석해, 통찰력 있는 해답을 제시해 준다. 특히, 게임 회사가 겪는 성장, 성숙, 침체의 생애 주기별 경영 패턴을 분석하고, 각 단계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핵심 원칙과 실천 전략도 제안한다.
이번 한국어판 출간은 북미 게임 퍼블리셔 틸팅포인트(TILTING POINT) 남주연 지사장이 지난해, 처음 책을 접하고 기술된 내용들에 반해, 서적의 저자이자 업계 동료인 킴에 직접 연락, 한국판 번역 및 출간을 기획하면서 진행됐다.
역자이자 책 출간을 기획한 남주연 지사장은 “작년 상반기 유럽과 북미에서 업계에 화제가 되었던 업다운업의 원서를 접하고, 지금의 한국 게임 업계에도 꼭 필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확신해 킴에게 한국어판 출간을 제안했다”면서 “지금 한국 게임 산업이 겪고 있는 도전 앞에서 이 책이 분명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