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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요소간 조합은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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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가 유행을 타기 시작할 시점에, 많은 분들이 이런 상상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FPS를 기존 인기장르인 MMORPG처럼 만들면 어떨까? 지금, 실제로 그런 게임들이 나오고 있지요.

하지만, 저는 그 조합이 가능한가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결과가 슬슬 나타나니 이제와서 뒤늦게 생색이냐, 할 분도 계시겠지만, 전 처음부터 그 조합은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두 장르에 깔린 매커니즘, 또는 유저들이 두 장르를 즐길때 지향하는 점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였습니다.

 

사실, FPS의 승부는 실력 싸움입니다.
캐릭터나 장비의 스펙은 미묘한 차이를 줄 뿐이고, 결국은 대동소이한 스펙을 가지고 순전히 실력으로 승부를 봅니다.
왜냐하면, FPS는 매우 디테일한 물리적 과정이 들어가는 일종의 스포츠 입니다. 내가 쏜 총알이 어떤 궤적을 따라 나아가, 적의 어느 부위에 꽂히는지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쏠 것이냐를 순간순간 판단하면서 플레이를 합니다. 즉, FPS는 그 자체가 실력으로 승부를 보는 그런 장르라는 것이죠.
FPS게임을 하면서 자꾸 진다면 노가다를 해서 스펙수치를 올리는게 아니라, 컨트롤 실력을 올리던지, 핑이 낮은 PC방으로 달려가든지 해야한다는거죠.

 

반면, MMORPG는 전형적인 수치 싸움 입니다. 그게 직접적인 PvP이든 아니면 PvE로 누가 몬스터를 잘 잡느냐이든, 캐릭터나 아이템의 스펙으로 결정이 난다는 것이죠. 물론 일부 컨트롤로 승부가 나는 상황도 있습니다만, 그것도 스펙이 어느정도 비슷해야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즉, MMORPG는 각종 스펙들을 어떤 방식으로 쌓아, 어떤 방식으로 발현되도록 배치하느냐의 싸움일뿐, 전투의 승패 자체는 쌓아놓은 스펙으로 보는 그런 장르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기저에 깔린 매커니즘이 상이한 FPS와 MMORPG가 융합될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한 질문부터 해봅시다. 싸움의 승패를 스펙으로 낼 것이냐? 아니면 실력으로 내게 할 것이냐?

실력보다 스펙이 더 중요하다면, FPS적 요소가 무의미해집니다. 캐릭터의 움직임, 주어진 공간내에서의 상황판단, 총알이 지나가는 궤적 같은 것들이 통째로 무의미해 진다는 것이죠. 또 반대로, 스펙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보게 한다면, 기존 FPS들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요?

교묘하게 밸런스를 조정하여, 실력으로 이기는 경우도 있고, 스펙으로 이기는 경우도 있게 한다면 어떨까요? 즉, 실력싸움과 스펙싸움이 공존하게 만든다? 그런 밸런스는 애초에 불가능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재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유저들의 입장에선 자신의 기준과 방법이 승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측할 수 가 없기 때문이죠. 싸움에 대한 기대나 환상을 품을 수 가 없다는 겁니다.

 

각설하고, FPS와 MMORPG의 조합이 잘못된 선택이라 가정한다면, 왜 이런 조합을 시도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 둘의 조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하지 못해서? 저는 그걸 다르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FPS와 MMORPG가 공존하게 될 때, 어떤 세계가 펼쳐질지 구체적으로 상상하지 못했다.
상상력의 부재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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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 BEST 11.12.19 10:39 삭제 공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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