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혁신성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심심해서.. 다른 커뮤니티에서 대화가 있었는데, 거기서 제가 썼던 말을 요약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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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에 있어서..
언제나 새로운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고, 새로운 게임들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성패의 여부는 무엇이 결정하는 것일까요? 새로운 게임들이 실패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기존의 것과 너무 다른 생소함 때문일까요? 아니면, 너무 식상한 것들이라서 실패한 것일까요?
보통 실패하는 새로운 게임들은, 재미가 없긴 한데, 그 이유가 너무 식상하거나, 생소하거나,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즉, 많은 유저들이 숨겨진(?) 재미를 알기도 전에 떠나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많은 게임들이 어떻게 옛것과 새것을 적절히 융합시킬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설명을 하고 싶습니다.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죠.
식상한 게임은 기존게임들과 차별성은 없으면서 완성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게임들입니다.
생소한 게임은 새로운 게임이 아니라 복잡한 게임의 다른 말입니다. 새로운 게임은 항상 생소하기 마련이고, 생소하면서도 성공하는 게임들도 많으므로, 새로운 게임들의 실패 요인은 복잡함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인간은 새로운 것은 그냥 새롭다라고 느끼고, 익숙하지 않은 복잡함에 직면해야 생소하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즉, 이것은 새로운 게임이 익숙한 게임에 대해 가지는 약점은 새로움이 아니라, 복잡함이라는 것이죠.
이것을 반대로 얘기하면, 새로운 요소에 대해 가지는 익숙한 패턴의 장점은, 익숙함이 아니라, 검증된 '단순함 대비 재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새로운 게임에서 지향해야 할 부분은, 과거의 패턴과 얼마나 가까우냐, 또는 얼마나 거리를 두느냐가 아니라, 새롭고 재미있으면서도 단순한 그 무언가를 찾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요소 자체일 수 도 있고, 요소들의 새로운 조합일 수도 있습니다.
게임 시스템의 새로움-진부함을 떠나서, 결국은 모든 요소는 모사(현실모사 또는 다른 게임 모방)의 결과라고 봅니다. 다른 게임의 모방한 것은 진부한 부분, 현실을 바로 모사했다면 새로운 부분, 타 장르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져와 붙여놓으면 새로운 조합..
즉, 기존 게임에서 써먹었던 것이냐, 아니면 현실에서 바로 가져온 것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 새롭든 진부하든 크게 보면 모두 모방(모사)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현실이든 게임이든 인간에게 재미를 주는 핵심적인 부분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면적 핵심들만 뽑아내어 잘 간략화 시킨 다음, 모니터 속에 집어넣는게 바로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그 모사(모방)가, 모사대상의 핵심부분(인간에게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부분)만을 가져와서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느냐..
재미는 있는데, 이것저것 쓸데없는 부분까지 가져와서 복잡하느냐(복잡하면 인간은 생소함을 느낀다.)
아니면 최악으로, 재미도 없으면서 복잡하기만 하느냐...
하는 식으로 흥행의 승패를 결정난다는 것이죠.
이것을 바꿔 말하면, 새로운 시도의 성패는, 새로운 것을 과거의 패턴과 얼마나 적절하게 배합하느냐가 아니라, 게임 자체가 게임적 재미(단순 대비 재미)를 추구했느냐, 아니면 그냥 맹목적인 모사에 치중했느냐, 에서 갈린다고 봅니다.
가령, 새로운 요소들은 없더라도, 기존 게임들의 핵심부분만 가져와서 새로운 조합을 만들고,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다면, 진부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재밌습니다. 블리자드 게임이 이 형식에 속하죠.
새롭운 요소는 없더라고, 새로운 조합은 있고, 단순 대비 재미도 보장되니까요.
아니면 현실을 바로 모사하면서, 현실의 이것 저것을 통째로 모사하는 게 아니라, 인간에게 재미를 느끼게 하는 핵심부분만 잘 가져와서, 게임에서 구현되어 본적이 없는 새로운 재미를 보여준다면.. 그것도 성공합니다.
그것에 과거의 패턴과 가까우냐 머냐와 상관없이 말이죠.
이 경우는 창조적인 선구자로 추앙 받겠죠.
하지만 이 경우에도 핵심은 단순대비 재미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새로운 게임들은, 재미를 주는 이면적 핵심 기능이 아니라, 그냥 모사에 자체에 치중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잡하고 재미없는 게임들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것이 현실모사라면, 개발자들은 현실과 비슷한 시스템을 만든다고 힘들고, 게이머들은 복잡한 사용법에 힘들어하는, 새롭지만 실패하는 전형적인 게임들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다른 게임 모방이라면, 차별성은 전혀 없고 했던 게임 또 하는게 것 밖에 않되는 진부함으로 다가오는 것이구요.(여기에 완성도 마져 떨어지면 쓰레기 취급 받는다. ㅜㅜ)
지금은 익숙한 장르라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각 장르의 선구자들이 나올때는 어떻게 나온 것들일까요? 비교활용할 과거의 패턴도 없는데..
그들은 현실의 일부를, 재미를 주는 핵심만 추려내어, 프로그램화 시킨 것들입니다.
즉, 현실의 재미를 단순하게 만들어,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그 무엇으로 만든거죠.
그것이 모범 답안이 되어 일종의 패턴(해당 장르의 전형적인 특징)이 되는거죠.
하지만, 그것(익숙한 패턴)은 검증된 단숨함 대비 재미로, 중요한 건 단순함 대비 재미이지, 패턴 그 자체가 아니라는거죠.
그런데, 단순히 흥행 여부를, 새로운 부분을 과거의 패턴과 얼마나 적절히 융합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해 버리면, 기존 게임과 똑같은 형식에다 한두가지 새로운 요소를 붙여놓거나, 뜬금없이 여러 장르의 전형적인 패턴들을 조합하는 식의 식상한 게임이 나오기 쉽다고 봅니다.
즉,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게 아니라, 새로운 일부분을 과거의 패턴과, 또는 장르를 초월하여 그냥 이 패턴 저 패턴 가져와 합쳐 놓는거죠. 그게 모양이 되든 안되든.. 모양이 안나오면 당연히 유저들의 외면을 받는거고..
마치, 하나하나 놓고 보면, 더 없이 좋은 패턴들이지만, 즉, 검증된 단순함 대비 재미들이지만, 합쳐놓으면 세상 미녀들의 이쁜 부분만 합쳐놓은 누더기 괴물이 되는 것 처럼, 어렵고 복잡한 그 무엇이 되어버리는 거죠.
하지만, 이 패턴 저 패턴 합쳐놓아도, 전제척으로 각각의 패턴들이 가졌던 단순 대비 재미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완성도는 더 높다면, 성공을 합니다. 더 다양해진 느낌으로.. 와우처럼.. 물론, 그게 말 처럼 쉽지만은 않겠지만요.
즉, 과거 패턴의 비중이 얼마냐, 또는 과거의 패턴을 얼마나 활용했느냐와 관계없이, 재미있는 게임은 전혀 다른 원리에 의해 규정되어진다는 것이죠.
결론은, 기존의 재미를 답습하든,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든, 중요한 것은 단순 대비 재미이지, 새롭고 진부하고가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게임들이, 엄청난 자금력으로 만들어지는 외국게임을, 완성도 측면에서 이길 수 는 없다고 봅니다. 이래저래 어쩔 수 없이, 새로움으로 승부를 내야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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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님들의 리플을 읽고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서..
좋은 비유가 생각나서, 본문 일부를 수정 했습니다.
리플로 달기에는 위치가 너무 애매해서 부득이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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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 BEST 11.12.19 10:39 삭제 공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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