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서에 대한 글들 보고
저는 개발자도 아니고 게임 기획 경험도 없고 뭐 여튼 게임에는 플레이하는 것 말고는 전혀 상관이 사람이라 기획서를 올린다거나 평가한다거나 하는 일은 못하겠지만요. 대충 줏어들은게 몇 개 있어서 감히 글을 올려봅니다. 게임 기획서를 써보고 싶은데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아니면 연습이라도 해보고 싶다 그런 분들은 한 번 고전 게임들을 가지고 역으로 기획서를 써보는 일을 해보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일단 어렵겠지만 목표는 해당 기획서를 프로그래머, 아티스트에게 보여주면 바로 프로토 타입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잡고요. 이렇게 쓰려면 해당 게임에 대해서 완전하게 구상이 잡혀야 가능한 것은 말할 것도 없겠고, 최소한 프로그래밍에 대한 상식, 해당 기기의 스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준의 이해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구현에 있어서 하나라도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 해당 부분을 잘못 쓴 것으로 판단하면 됩니다.
이를테면 고전 명작 슈퍼 마리오 브라더즈를 생각해보죠. 여기서 마리오의 액션 중 점프에 대한 부분을 쓴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해당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명시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일단 제가 당장 생각나는 점만 해도 이렇습니다. 아마 내부적으로는 더 많을지도 모르죠.
- 점프에 대한 대략적인 정의 - 마리오 하단에 타일과의 충돌이 체크되는 경우 (착지 중으로 지칭) 상단을 향해 뛰어 오르는 액션
- 점프에 사용될 버튼
- 버튼 입력에 반응할 타이밍 (즉각적인가? 아니면 몇 프레임이 지난 후?)
- 점프하는 경우 양수의 수직 속도를 수직 속도 벡터에 대해 적용함 (일반 점프로 지칭)
- 대쉬 이동 중 점프 하는 경우 적용 수직 속도가 더 큼 (대쉬 점프로 지칭)
- 점프 이후 착지까지 중력으로 인한 추락 가속도를 수직 벡터에 대해 적용함
- 밟기에 성공한 순간 점프 입력이 검사된 경우 추가로 점프가 이루어짐. (밟기 점프로 지칭)
- 밟기에 성공했으나 점프 입력이 검사되지 않은 경우는 추가로 작은 점프가 이루어짐. (반동 점프로 지칭)
- 중력으로 인한 최대 추락 속도 값을 정하고 그 이상의 속도로는 추락하지 않게 처리
- 일반 점프는 최대 점프 높이가 4칸(4x16)이 되도록 상단의 계수들을 조정 (맞나? -_-)
- 대쉬 점프는 최대 점프 높이가 5칸(5x16)이 되도록 상단의 계수들을 조정 (역시 맞나? ;)
- 밟기 점프는 최대 점프 높이가 6칸(6x16)이 되도록 상단의 계수들을 조정 (그냥 숫자는 무시하죠)
- 반동 점프는 최대 점프 높이가 2칸(2x16)이 되도록 상단의 계수들을 조정 (ㅜㅜ)
- 점프 후 발이 닿기 이전까지도 평소과 같이 좌우 입력을 통한 좌우 속도 벡터를 조정 가능하며, 좌우 충돌 체크도 이루어짐.
- 단 점프 후 착지 이전까지는 대쉬 가속 처리는 무시, 파이어 마리오인 경우는 불꽃 발사 가능
- 점프와 각종 오브젝트 충돌 검사의 연계 방식 (밟기, 벽돌 치기 등으로 지칭됨)
- 밟기를 이용하여 적을 처리한 경우 점수 처리 방식 (+착지하지 않고 연달아 밟는 경우 매 밟기 마다 100, 200, 400 ... 1 up식으로 점수가 올라감)
- etc... 실제로 적어본다면 다른 요소들과 어떻게 작용하는가가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아질 겁니다.
점프는 간단한 액션 같지만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점들이 많아 보입니다. 아마 다시 플레이해보고 좀 더 생각해보면 저 것보다도 더 많이 떠오를 것 같네요. 여튼간에 프로그래머에게는 아무런 창의력, 상상력이 없다고 가정한 상태에서도 구현이 가능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적어야 제대로 연습이 될거라고 봅니다. 해당 상수들을 게임 디자이너가 직접 조정 가능한 변수 형태로 구현해달라, 정도의 요청 정도는 가능하겠지만요. 물론 실제 게임 개발은 보다 더 인터랙티브하게 이루어지므로 이렇게까지 적어야 하는가는 경험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지금 하는 건 이미 있는 게임을 기획서로 옮기는 것이니 최대한 노력해 봅시다.
게임 업종에 투신하겠다, 그런데 아직 시간은 널널하다 싶은 분들이면 한 번 쯤 해봐도 손해는 아닐거라고 생각해봅니다. 물론 이렇게 쓰는 것은 실제 기획서 쓰는 것보다 훨씬 쉬울거라 보이긴 합니다만. 일단 고전 명작들은 '이렇게 하면 재미있다'는 것이 검증되어 있는 게임들이니까요. 실제 게임 개발에서는 일부 천재들 외엔 어떻게 만들면 재미있을까는 해보지 않고는 모르기에 기획 단계에서도 시행착오를 무수히 거친다고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수 없이 많이 게임을 다듬게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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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 BEST 11.12.19 10:39 삭제 공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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