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임이 나오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
분명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의 인프라는 대단합니다.
세계 최고수준의 회선 관리와 데이터베이스 관리력을 가지고 있고 교육 환경도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게임 개발사도 이미 몇년전에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세대는 지났고, 이제 100여개의 게임 개발사에서 속속 새로운 게임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게임중 대부분이 기존에 있던 일명 '대박' 친 게임들의 벤치마킹 작이거나, 같은 장르의 게임 시장을 조각조각 나눠먹으려는 게임들 밖에는 보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외국 게임사들, 우리나라보다 손익을 따졌으면 더 따졌지, 덜하진 않은 그 외국 개발사들에선 창의적이고 완성도 높은 게임들을 내놓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선 미완성된 아주 기본적인 요소 밖에 갖추지 못한 게임들이 만들어 지고 있는데, 이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크게 세 개의 이유를 생각합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유저와 개발사 간의 잘못된 피드백입니다.
게임사에서 상업성이 짙은, 새로운 요소는 적은 그저 시장분할적 목적만을 가진 게임을 출시했을때 유저들은 이에 반감없이 새로운 게임이 나왔나 하고 즐깁니다.
그리고 부분유료화라는 기가막힌 아이디어로 인해 일정 수의 유저를 보유하고 대박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의 수익을 보장 받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개발사로선 게임 수익원의 질적인 상승이 아닌, 양적인 상승을 노려 비슷한, 창의성이라고는 없는 시장분할적 게임을 계속 내놓고, 이에 일정한 수익이 붙으면서 '대박' 게임 하나의 수익을 열개의 게임으로 내는 것입니다.
이는 정말로 엄청난 인프라의 손실로 밖에 볼 수 없으며 게임 시장의 거품을 초래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는 그릇된 개발 마인드 입니다.
한 예로 FPS 게임을 들어봅시다. 우선 FPS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세가지 작업이 필요합니다. 맵과 캐릭터의 랜더링, 총기류등 무기의 제작과 밸런스 조정, 그리고 서버 확보 및 운영입니다.
문제는 개발사에서는 기존에 나온 게임의 저 세가지 요소만을 제작하고선 그 이상의 요소를 추가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총기류와 캐릭터 모델의 양적인 증가를 불러오며 부분유료화를 위한 강화 아이템들은 밸런스의 붕괴를 불러옵니다.
또한 특정 아이템을 강화할 때도 두번 세번 생각하여 특정 아이템의 특징과 개성을 강화하는 것이 아닌 그저 공격력, 명중률 등 수치적인 부분만을 증가시킴으로써 게임 밸런스의 붕괴를 가속화 시킵니다.
'귀차니즘' 과 '이쯤 만들면 할만 하겠지' 라는 마인드는 결국 '게이머의 머릿속에 남는 대작' 이 아닌 그저 '할만한 게임, 그저 그런 게임' 만을 남길 뿐입니다.
셋째로 그릇된 유저의 마인드 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명백한 책임이 필요합니다. 즐거움을 얻었다면 댓가로써 자신이 가진 다른 것을 내놓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유저들에게 팽배한 '공짜' 의식, '나 아닌 존재는 무시한다' 는 생각이 일명 '베타테스트 족' 을 만들었으며 그 때문에 개발사들은 이윤 창출을 위해 부분유료화 라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상거래법의 일부를 저촉하는 제도입니다)
또한 게임의 질을 보고 선별 수용하기 보다는 그저 개발사의 네임밸류, 그래픽, 마케팅등 게임 외적인 요소만을 보고 게임을 판단하고, 게임 내의 잘못된 점을 '그냥 넘어가자. 내가 만드는 것도 아닌데' 라는 책임 회피적인 마인드로 인해 게임 개발은 그 어떤 비판 여론도 받지 못하고 '아, 이렇게 만들면 돈 잘벌고 욕도 안먹는구나' 라는 마인드를 개발자에게 심어주어 똑같은 게임만을 제작하길 반복하게 만드는 겁니다.
이는 마치 18세기 초 산업혁명 당시의 마인드인 '소품종 대량생산' 이라는 개성 무시적인 생각을 떠오르게 합니다.
물론 여기에 개발자와 경영자의 마찰이나 유저의 재정 상황등 세부적인 요소도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저 세가지가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소라고 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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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 BEST 11.12.19 10:39 삭제 공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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