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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제에 대한 불만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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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이라는 콘텐트 자체는 나름대로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이것만큼 쉽고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플레이어의 노력을 표현하는 방법은 아마도 영원히 없겠죠.

 

하지만 저는 예전부터 참 불만이었던게, 이 '레벨업'이라는 요소를 아무 장르에서나 마구잡이로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레벨업은 뭔가 플레이어의 '노력'을 반영해서 게임상의 '수치'를 높인 뒤 그 수치를 기반으로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통칭한다고 봅니다. 스킬이 렙업되든, 장비가 렙업되든, 계급장이 올라가든 전부 레벨업이라는 것이죠.

 

계급장은 좀 미묘합니다만, 계급장 제한이 있는 좋은 총이 있는 FPS라면 계급장도 레벨요소겠죠.

 

저의 구체적인 불만은 두 가지군요.

 

 

1. 좋은건 좋은건데, 메인 콘텐트로서는 너무 식상하다.

8비트 게임 시절부터 레벨업이라는 콘텐트는 없는 게임보다 있는 게임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메인 콘텐트로서 -ㅅ- 이쯤되면 지겨워질 때도 되지 않았나요? 적어도 주변적인 콘텐트였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데 말이죠.

 

2. 온라인으로 가면서 아무 장르에나 레벨업을 끼워넣었다.

온라인은 아무래도 '플레이시간=캐릭터의 강함'이 되는 경향이 짙죠. 문제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플레이타임이 반드시 캐릭터의 강함으로 보상되어야 한다는 편견이라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FPS건 스포츠건 뭐건 온라인으로 된다 싶으면 죄다 레벨업입니다.

 

 

하지만 편견이든 착각이든 무엇이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면 그것이 곧 중요한 요소가 되는 법이죠. '공감' 하나로도 전쟁까지 일으킬 수 있는게 인간사회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게임매니아들이 '레벨 꼭 있어야 하냐'라고 소리를 쳐 대도 쉽게 그것을 새로운 시도로 옮기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 특히 기획자들은 게임 매니아인 경우가 많지요. 이런 생각을 안 했을리 없습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레벨업 외의 방법으로 플레이 경험을 보상하려 시도한 게임들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몇 개만 들어보죠.

 

 

1. WOW

아무나 한번쯤은 실행해 봤을법한 게임, WOW입니다.

당연히 레벨이 기본적으로 중요한 게임입니다만, 레이드에 있어서는 렙빨/템빨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요소들이 많았죠. 보스 패턴에 대한 분석과 팀웍,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위기대처는 적어도 레이드에 있어서는 크게 중요한 요소........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 길드워

길드워는 만렙이 매우 낮은 게임이었습니다. 스킬은 수백개인데 전장에서 쓸 수 있는 스킬은 캐릭당 8개밖에 안된다는 제한으로, 장비/스킬세팅이 무엇보다 중요한 게임이었죠. 세팅에 따라 상성에 대해 대처하는 법도 완전히 달라서 제가 알고 있는 MMORPG들 중에서는 가장 레벨의 개념이 약하게 들어갔던 게임이 아닌가 하네요.

 

3. 마비노기

이 게임도 극초반까지는 레벨보다 경험이 중요했었죠. 경험자는 누적렙 20 캐릭터로도 스켈레톤을 가지고 놀지만 컨트롤이 나쁘면 누적렙 100대로도 두대맞고 저세상이었죠. 몬스터에 따라 대처방법도 달랐고, 경험을 통한 임기응변이 중요했던........시절이 있었습니다.

 

 

뭐, 이 정도가 현실적인 기획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안타깝게도 길드워는 레벨이 거의 의미가 없었던 탓에 한국에선 완전히 망한 게임이 되어버렸죠. 나머지 두개는 지금으로선 레벨제의 노예가 되어 버렸구요.

 

레벨의 약화는 언뜻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온라인의 경우 더더욱 그렇지요.

 

플레이 타임에 대한 보상은 무엇으로든 주긴 줘야 하지만 그것을 레벨 외의 어떤 형태로 주느냐의 문제가 정말 간단치 않거든요.

 

그런 시도를 유형별로 조금만 생각해 봤습니다.

 

1. 게이머의 경험적 정보

어떤 적은 어떻게... 어떤 상황에선 어떻게... 식으로 경험적인 정보를 외우게 해서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따라가면 쉽게 공략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런 보상의 대표적인 시발점은 일본제 탄막 슈팅게임들이 있었죠. WOW의 레이드도 느낌은 다르지만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2. 게이머의 컨트롤 능력

1번과 비슷한 이야기인데, 1번은 머리싸움이라면 2번은 손가락 싸움입니다. 카트라이더 주행법을 가르쳐 준다고 아무나 잘 하는건 아니죠. 프리스타일 같은 40렙이라고 리바운드 똑같이 하는거 아닙니다. FPS같은 총 쥐어줘도 1:1 붙여놓으면 잘하는 사람이 이기죠.

 

 

그런데 1번의 문제는 게임을 조금만 접어도 다 잊어버리게 되어서 다시 하기가 귀찮아진다는 문제가 있고, 2번은 컨트롤 좋은 유저가 저렙들을 갖고 노는 양민학살의 문제가 또 제기됩니다.

 

이외의 보상법은 아직 못봤습니다. 아시는 분 댓글로 좀 가르쳐 주세요.

 

레벨제에서 벗어나면서 성공한 온라인 게임은 손에 꼽을만큼 적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참신하기 때문에 대박을 일으키기도 하죠. wii에서 잘나가는 닌텐도 게임들은 대체로 레벨제에 얾매이지 않잖아요? 대박쳤구요. 온라인은 아니지만.

 

뭐, 주저리 주저리 글은 길게 썼습니다만 결론은 이렇습니다.

 

저도 레벨제 지겹고 싫습니다.

 

그런데 레벨제보다 더 재미있고 좋은 온라인용 메인콘텐트가 뭔지 전혀 떠오르지 않아요.

 

그래서 생각나기 전까지는 그냥 혼자서 푸념만 하렵니다. 좋은 게임 언제 나오나...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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