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게임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거나, 게임뿐만 아니라 숏폼 같은 콘텐츠도 넘쳐나는 시대에, 신작 게임이 유저에게 도달하기 참 어렵다는 이야기를 본지에서도 창간 특집을 비롯해 여러 차례 전해드린 바 있다.
국내 및 해외 그리고 회사 규모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마케팅 경쟁 등 다른 옵션 없이 게임의 '입소문' 하나를 바라봐야 하는 '인디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더 타격이 큰 상황이다.
그래서 4월 3일 금요일, 국내 인디게임 씬의 생존법을 함께 고민해볼 만한 유명 개발자들이 한 데 모였다. 2026 대한민국 인디게임 포럼 현장이 그 자리였다.
▲ 왼쪽부터 스튜디오 BBB 임권영 대표, 리자드 스무디 심은섭 대표,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 BIC 심사위원장인 순천향대학교 이정엽 교수
<산나비> 원더포션, <셰이프 오브 드림즈> 리자드 스무디 그리고 <모노웨이브>로 글로벌 게임쇼에서 상을 휩쓸고 있는 스튜디오 BBB까지, 게임 장르도 출시 시기도 각각 다른 세 개발사는, 큰 맥락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콘텐츠 과잉 공급 시대에 다른 게임이나 여가 생활이 아닌 [우리 게임에 찾아올 이유]를 명확히 만들고, 이를 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밌는 점은 원론적인 겉핥기 수준의 담론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는 <산나비> 이후 개발 중인 <낙원공방>의 사례와 함께, 개발 방향성에 있어 구체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자세히 공유했다./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산나비> 본편과 DLC 이후 원더포션이 개발 중인 차기작 <낙원공방>. 유승현 대표는 어떤 지점을 특히 강조했을까.
# 도망치듯 도착한 스팀은 낙원인가? 현상에 대한 진단부터
▲ 순천향대학교 이정엽 교수
순천향대학교에서 게임 문화 콘텐츠를 연구하고 있는 이정엽 교수는, 한국 인디게임 씬이 걸어온 길과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나눴다.
그는 2015년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봤다. 유니티, 언리얼 등 상용 엔진이 무료화를 선언하기 시작한 때인 동시에, 국내에서는 BIC(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가 시작된 해였다.
▲ 유니티, 언리얼 상용 엔진의 무료화 선언 시기와
▲ BIC와 같은 행사 및 문화의 등장이 중요한 분기점 중 하나로 제시됐다.
과거 피처폰 시절에서부터,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모바일게임 씬에 대한 이야기와 스팀에서의 도전들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특히 스팀 플랫폼은, 유저 투표를 통해 출시할 인디게임을 정하는 기존 그린라이트 제도에서, 모든 개발사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올리는 스팀 다이렉트로 전환된 이후 공급 폭증의 현상을 꾸준히 겪어왔다.
양적 팽창 사이에서 메가히트 인디게임들도 많이 나왔지만, 동시에 공급은 늘어나고 게임 콘텐츠에 수요는 팬데믹 이후 감소 및 정체를 겪으면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확산됐다.
스팀도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 주목 받지 못하고 묻히는 게임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 스팀 다이렉트 이후 PC로 접하는 인디게임도 폭증한 상황
국내 개발씬에서는 한때 모두가 스마트폰 모바일게임을 만들다가, 이제는 너도 나도 PC/콘솔 시장으로 넘어오게 됐는데, 생계형 개발자들은 양쪽 시장 모두에서 고전하고 있다.
모바일에서는 모객 비용이 너무 높아진 상태고, 스팀에서는 과잉 공급 시장 안에서 소비자의 눈에 도달하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따기다.
▲ 매년 스팀에 출시되는 작품은 가파르게 늘어왔다.
이정엽 교수가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버티컬 슬라이스'와 '스팀 넥스트 페스트'였다. 그나마 비용이 덜 들어가는 방식이자, 유저가 유입되는 입소문의 시작은 역시 '데모'라는 것이다.
'버티컬 슬라이스'는 안쪽에 든 내용물까지 보여주는 케이크의 단면처럼, 데모를 만들 때 초반 튜토리얼 같은 형식의 경험 제시가 아니라, 게임의 핵심 재미까지를 담아내야 한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런 데모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행사는, 최근엔 역시 '스팀 넥스트 페스트'다. 핫한 인디가 누구인지 가름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해법에 대한 측면에서, 이하 소개할 세 개발사들의 사례도 마찬가지지만, 도달하는 결론은 모두 '니치 마켓 공략' 및 '접점 늘리기', '팬덤 구축'이다. 다만, 이 결론에 다가가는 방식은 조금씩 그 디테일이 다르다.

# <산나비> 그리고 <낙원공방>. 원더포션의 달라진 접근법은
▲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는 <산나비>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하이컨셉]이 배경에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개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나비>의 경우 그 콘셉트는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테마였다. 아머드 태종 나오냐 하는 농담이 오갈 수 있던 것도 이런 테마 덕이다.
다만, 이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콘셉트는 국내에선 인기에 큰 동력이 되어줬으나, 해외에선 그렇지 못했다. 사이버펑크인데 동양적이네 정도의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 뇌리에 남는 확실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현 대표가 이날 특히 강조한 것은 "선형적 게임의 한계"였다.
잘 알려져 있듯 <산나비>의 경우 밀도가 높은 스토리를 가진 게임이다. 원더포션이 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택한 것은 컷씬과 일직선 디자인이었다. 레벨도 스토리도 밀도 높게 전달됐다.
개발자가 의도한 경험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도 있고, 전통적인 연출의 힘을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지만, 단점도 있었다.
해외에선 능동적인 플레이를 막고, 게임 플레이의 템포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컷씬'을 선호하지 않는 유저들이 꽤 많았다고 한다.

또한 결정적으로 '유튜브 에디션'과의 경쟁도 문제였다. 시청으로 소비하고 나면 구매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로그라이크나 멀티플레이 게임은 남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봤더라도, 나만의 플레이를 찾아갈 마음이 생겨나지만, 선형적인 게임은 이 지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한다.
▲ 유승현 대표는 이걸 '스토리게임'의 한계로 보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활협전>처럼 다양한 루트로 리플레이 동기를 확실하게 제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원, 비용 등 규모의 차이에서 오는 차이도 강조했다. 양과 질을 모두 잡은 <젠레스 존 제로> 같은 사례나, 규모가 재미가 되는 <붉은사막> 같은 게임은, 인디 사이즈에선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승현 대표는 [스파이크]가 필요하다 말했다. 모든 게 완벽하지 않더라도, 특정 장점에 확실하게 매료되어 플레이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송곳 같은 강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GTA 6>와 다른 수많은 인디게임들이 스팀이라는 단일 플랫폼에 동시에 올라오는 환경을 두고 그는, 공룡들 사이에 둘러싸인 쥐들의 생존기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스파이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원더포션은 "수평적 의사결정의 한계"에 봉착했다고 한다. 모두가 동의하는 교집합의 결과를 향해 가려 하다 보니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얼핏 좋지 못한 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그는 [스파이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전체를 잡을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지점에서, 한 명이 책임과 전권을 가지고 결정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현 대표는 이런 [스파이크]를 만들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프로토타입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다. 기능이나 아트를 60% 이상 만들지 않은 상태로, 윤곽을 잡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작으로 개발 중인 <낙원공방> 개발 과정에서 이미 많은 것을 느낀 듯 했다.
근접 플레이 중심의 게임을 만들려고 했다가, 거리를 두고 치고 빠지는 전략만 반복하게 되는 구성이 나와 재미가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게 됐다고 한다. 결국 <낙원공방>의 아트와 기능 모두 상당히 많은 부분을 다시 만들었다.
60%만 만들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 검증의 과정에서 "다시 한다"는 결정을 과감하게 하려면, 100%에 가까운 완성도로 투자하고 버리는 과정을 거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시장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매출이 잘 나오는 게임들은, 메가히트 게임의 핵심 아이디어에 콘셉트를 붙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나쁘지 않은 접근법이지만 이 방식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바로 '중국'의 존재 때문이다. '베낀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로는 내수 시장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성과를 내는 곳인 동시에, 코드 및 아트, 소스코드까지도 모두 공유하며 모두가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AI 기술이 적극 도입되면서, 중국에서는 내수 기반 저점을 바탕으로, 정답이라 불릴 만한 메이저 타입의 게임들을 결코 낮지 않은 퀄리티로 쏟아내고 있다.
이전에 하이퍼캐주얼 시장이 이러한 경쟁 앞에서 무너졌던 것처럼, 스팀 또한 이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시선이었다.

AI로 인해 더 이상 '잘 그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아트가 사랑받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 강한 개성이나 내러티브, 스토리텔링이 더해진 아트가 사랑받지 않을까. 그게 팬덤 베이스가 되는 것 아닐까.
다시 말해 '개발사'와 '게임'의 서사가 모두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 것이다. 그렇게 만들고 있는 신작이 <낙원공방>이다.
<낙원공방>은 '장도리를 든 천사의 유혈낭자 하드코어 느와르'라는 컨셉으로 타임루프에 빠진 도시를 탐험하는 내러티브 기반의 탑뷰 액션 게임이다.
원더포션은 <낙원공방>에서는, <산나비>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입체적인 진행, 열린 구조, 그리고 능동적인 내러티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적용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명력이 강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니크한 서사와 세계관이 중심이 있되, 명확한 개성과 재미가 있는 플레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그는 전했다.
# <셰이프 오브 드림즈> 리자드 스무디는 '약점'의 인식에서부터 시작했다
▲ 리자드 스무디 심은섭 대표
<셰이프 오브 드림즈>로 많은 사랑을 받은 리자드 스무디의 심은섭 대표는 '우리를 죽이고 살린 선택들'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앞서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가 강조한 [스파이크]처럼, 리자드 스무디 심은섭 대표는 [원 라이너]를 강조했다. 바꿔 말하면 우리 게임의 특징과 재미를 단 한 줄의 말로도 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大숏폼 시대에 이용자들이 게임을 파악하는 과정에서도 매우 유효하게 작동하고, 팀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지원사업 심사 과정 등에서도 유용하다는 설명이었다.
▲ 심은섭 대표도 처음에는 이러한 질문들에 직관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해 고전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 그렇게 <셰이프 오브 드림즈>가 내세운 한 줄은 'MOBA맛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이라는 것이었다.
심은섭 대표는 '개발자의 눈과 소비자의 눈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은 '외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셰이프 오브 드림즈>의 WASD 조작이었다. 인디 부스트 랩(구 슬기로운 데모생활) 등 테스트를 거치면서, 나온 피드백 중 하나는 WASD 조작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MOBA맛을 추구하는 게임이라는 것이 기획 의도였기 때문에, 리자드 스무디 입장에선 WASD 조작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었지만, 3가지 조작법을 게임 안에 도입해보고 채택률을 실제로 봤을 때 깜짝 놀랐다.
과반수 이상이 WASD를 골랐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는 시선이나 원하는 바는 달랐던 것이다.


심은섭 대표는 팀을 구성하던 초기부터, 선배 인디 팀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WASD 조작 사례 외에도,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검증해온 때가 많았다. 부스에서도 날 것의 피드백을 받기 위해 개입하지 않기도 했고, 목표 플랫폼(스팀)이 아닌 곳에서부터 '데모'를 적극 활용해보기도 했다. 지인들의 의견도 들었다.

외부에서 답을 찾는 자세 자체는 정답이었지만, 문제는 '약점'에 대한 인지였다.
각종 지원사업을 소화하는 일정과 게임쇼 참여 등에 들어가는 시간으로 인해, 개발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겪었다. 게임 출시는 계속해서 지연됐고, 시간 관리에 실패했던 것이다.
맨 처음의 계획대로라면 2023년 말에 나올 예정이었던 게임이, 여러 차례의 연기 끝에 2025년 9월에 출시되게 됐다.
막바지 작업에서도 아찔한 순간이 이어졌다. 퍼블리셔인 네오위즈와 QA(품질 검수)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 네오위즈는 훨씬 더 이른 시점부터 QA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나, 리자드 스무디 입장에서는 마지막까지 콘텐츠 개발을 더 하기 위해 QA 기간을 짧게 제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QA 과정에서 버그가 600개 이상 발견됐다. 치명적인 버그만 100개 정도였다. 계속해서 기능을 추가하며 긴 시간을 보낸 개발 과정에서도, 이런 버그 관리에 강점이 있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직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게임 출시 직후의 스팀 평가는 좋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출시 한 달 뒤까지도 버그 대응에 사활을 걸었다.
정말 다행히도 그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듯 <셰이프 오브 드림즈>는 100만 장 이상 판매되는 인기작 반열에 오르는 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요약하자면, 자신들의 팀이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확실히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답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심은섭 대표는 '생각보다 작은 이유 하나로도 게임은 망할 수 있다'는, 위기를 여러 차례 겪은 사람다운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 "발견, 신뢰, 팬덤" 어떻게 게임을 유저에게 도달시킬 것인가
▲ 스튜디오 BBB 임권영 대표
앞서 소개한 원더포션과 리자드 스무디가 판매량으로 인기를 입증한 곳이라면, 스튜디오 BBB는 각종 글로벌 게임쇼에서 상을 휩쓴 출시 예정작 <모노웨이브>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팀이다.
임권영 대표는, 디스이즈게임에 기고 연재를 통해 전하고 있던 주제인 "발견, 신뢰, 팬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핵심은, 게임을 잘 만드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게임이 유저에게 도달하는 과정을 잘 이해하고 적절한 해법을 찾는 것이라는 점이다.

다른 연사들도 공통되게 말한 것처럼, 콘텐츠 공급 과잉의 시대다. 잘 만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론 소비자의 눈에 도달하기 어렵다.
스팀 페이지를 개설한다면 '캡슐 이미지'부터 게임 소개 문구, 스크린샷의 배치, 태그, 트레일러의 구성 등 모든 것이 자신들의 게임의 특징 중 핵심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통일되어 있어야 한다.
임권영 대표 또한 스팀 페이지 개설 이후에도 계속해서 세부 소개 및 이미지를 수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것을 먼저 보여줄 것인지' 잘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게임을 보여줄 수 있는 여러 통로인 플랫폼, 행사, 어워드, 미디어, 스트리머, 퍼블리셔, 유저 리뷰 등은 모두 하나의 '큐레이션'으로서 기능한다고 강조했다.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된 인디 개발사 입장에선, 어떤 행사나 어워드에 집중할 것인지, 어떤 미디어와 스트리머에게 어필할 것인지,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 중에서도 이날 특히 강조된 것은 '퍼블리셔'에 대한 이야기였다.
흔히 유명 퍼블리셔에게 간택 받아 수혜를 입는 구도만 상상하기 쉽지만, 계약은 서로 주도권을 가지고 대가를 나눌 수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스튜디오 BBB는 <모노웨이브>의 퍼블리싱을 일본 게임 퍼블리셔 피닉스와 체결했다.(앞서 연단에서 소개된 <산나비>와 <셰이프 오브 드림즈>가 국내 퍼블리셔 네오위즈와 함께 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자신들의 게임의 강점을 잘 알아주고, 이를 잘 전달할 수 있는 퍼블리셔와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것부터 강조됐다.

해외 게임쇼에서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은 <모노웨이브>는, PC뿐만 아니라 콘솔 성적도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인데, 피닉스는 소니 인디 레이블에서 독립해서 만들어진 퍼블리셔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피닉스는 반다이 남코의 투자도 받은 곳이고, 소니와의 커넥션도 강하며, 닌텐도와의 연결성도 약하지 않다.
개발사가 수동적으로 선택받는 것이 아닌, 주도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한 지점은, 계약의 세부 사항에 대한 설명에서도 이어졌다.
<모노웨이브>의 퍼블리셔 피닉스는 일본에 있지만, 북미와 유럽의 마케팅 파트너는, 스튜디오 BBB 임권영 대표가 게임스컴 등 해외 게임쇼 출장 과정에서 만난 좋은 파트너를 피닉스 측에 직접 소개해줬다고 한다.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 싫다면, 임권영 대표가 제시한 북미 유럽 마케팅 파트너보다 더 나은 안을 제시해달라고 했던 것이다.

임권영 대표는, 좋은 게임은 출발점이며, 이를 어떻게 발견하게 만들고, 신뢰는 어떻게 얻게 할 것인지, 큐레이션, 팬덤, 생태계 등을 모두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튜디오 BBB가 본지에 기고 중인 글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실 수 있다.(총 5부작, 현재 3화까지 연재)
[인디설계노트 5부작]
① 프리미엄 인디는 왜 '발견과 신뢰의 구조'가 먼저인가 (바로가기)
② "발견되게 만드는 것"은 곧 "브랜딩"이다 (바로가기)
③ 누가 게임에 '들여다 볼 이유'를 붙이는가 (바로가기)
원더포션, 리자드 스무디, 스튜디오 BBB는 조금씩 다른 디테일을 제시했지만, 결국 큰 틀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공급 과잉의 시대에 각자의 [스파이크]를 더 날카롭게 만들고, 외부의 도움과 함께 소비자의 시선에 맞추면서 이를 잘 '검증'해야 하며, 잘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번의 성공이 아닌, 인디게임 명가로 거듭날 수 있게 많은 고민을 이어가는 세 개발사의 노력처럼, 국내에서도 메가히트 인디게임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