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임 어워드 2025에서 여러 작품들이 공개됐지만, 그 중에서도 일명 '마초 사이버펑크'라는 첫인상을 남기며 눈길을 끈 작품이 있었습니다. 크래프톤 산하 네온 자이언트가 개발 중인 <노 로우(NO LAW)>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최근 <미메시스>, <언더스티드>, <마이 리틀 퍼피>처럼 크래프톤 산하에서 개발하고 퍼블리싱한 게임들이 연이어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가운데, 과연 네온 자이언트의 <노 로우>도 기대작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요?
네온 자이언트의 공동 설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케이드 벅(Arcade Berg)과 트레일러 안팎에서 공개된 <노 로우>의 모습들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독특한 스타일의 세계관을 만들게 된 것인지, SF 세계관 안에서 몸의 대화를 먼저 할 것 같은 체형을 가진 주인공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인지, 모두 들어봤는데요.
▲ 네온 자이언트의 공동 설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케이드 벅(Arcade 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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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스이즈게임: 더 게임 어워드 2025에서 공개한 신작 <노 로우>가 어떤 게임인지 먼저 소개를 해주시겠어요.
A. 아케이드 벅: <노 로우>는 포트 디자이어(Port Desire)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내러티브 중심 싱글 플레이 FPS입니다. 포트 디자이어는 세 나라 사이에 끼어 있는 무법 도시로, 메가코프, 용병,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모든 이들이 살아남아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곳입니다.
플레이어는 매우 유능하고 위협적인 해결사 그레이 하커(Grey Harker)가 되어 이 도시에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지 스스로 선택하게 됩니다.
오픈 월드 슈터이긴 하지만, 단순한 맵의 크기 경쟁을 하려 하진 않았습니다. 저희가 집중하는 것은 ‘밀도’와 ‘밀착감’입니다. 모든 지역을 직접 손으로 만들었고, 수직 구조와 지름길, 각종 사이드 스토리, 그리고 플레이어가 건드려 볼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들로 채워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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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발사의 전작인 <디 어센트(The Ascent)>도 사이버펑크 세계관이었는데, 이번 게임은 1인칭 시점인 것을 포함해서 SF 도시 스타일이 폴란드 개발사 CDPR의 <사이버펑크 2077>이 많이 연상되거든요. 어떤 점에서 영감을 얻으셨고, 어떤 점이 차별점이라 할 수 있을까요?
A. 아케이드 벅: 저희도 이 장르의 여러 게임들, 특히 <사이버펑크 2077>의 팬입니다. 다만, 세계를 구축할 때 다른 게임들을 직접적인 레퍼런스로 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감의 상당 부분은 오히려 다른 곳에서 가져옵니다. 80년대 액션 영화, 코믹스, 애니메이션, 만화, 그리고 실제로 방문했던 도시들과 같은 것들이죠. 또 저희는 사이버펑크를 미래보다는, 과거 시대에 그려졌던 복고풍 SF에 더 가깝게 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차별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규모와 시점입니다. <사이버펑크 2077>의 도시는 거대하고 끝없이 펼쳐진 대도시죠. 반면 <노 로우>의 포트 디자이어는 훨씬 더 밀도 높고 친밀한 도시입니다. 도시가 얼마나 ‘넓은가’로 경쟁하기보다는 각 공간이 얼마나 ‘깊게’ 느껴지고 플레이어의 행동에 얼마나 반응하는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직선 거리는 거의 없고, 오래된 도시 위에 새로운 요소가 덧입혀진 느낌을 주려 했습니다. 콘크리트 곳곳에 의외로 풍성한 식생이 자리하고 있고,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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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과거엔 손에 피를 묻혔던 주인공이 허름한 공동주택에서 식물을 가꾸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점은, 영화 <레옹>의 도입부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노 로우>의 주인공 쪽이 덩치도 훨씬 크고, 굉장히 마초적인 스타일로 보이거든요. 주인공은 어떤 인물인가요?
A. 아케이드 벅: 그레이 하커는 분명 육체적으로 매우 강인하고, 존재감이 강한 캐릭터입니다. 그렇다고 그를 모든 것을 무력으로 해결하는 해결사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콧수염, 체격, 존재감까지 80년대 액션 영화 주인공의 실루엣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자신의 과거를 오랫동안 안고 살아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영웅이라기보다 철저한 프로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매우 능숙하고, 어쩌면 지나치게 능숙한 사람이지요. 포트 디자이어 사람들 대부분은 그레이가 모습을 드러났다면 뭔가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게임 전체를 통틀어 플레이어가 결정하는 것은 그레이가 위험한 인물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그는 어떤 방식으로 위험한 사람인지 그리고 그의 한계선이 어디까지 인지를 정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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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포트 디자이어라는 도시 안에 시장 외에도 강압적으로 힘을 앞세우는 세력들이 여럿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게임의 규모가 궁금합니다. 대략 몇 시간의 플레이타임을 목표로 개발 중이신가요? 전체 볼륨 중에 어느 정도 개발된 상태인가요?
A. 아케이드 벅: 포트 디자이어는 여러 방향으로 동시에 끌려가는 도시입니다. 시장과 평화유지군(Peacekeepers) 같은 공식적인 구조가 있는 한편, 외부 세력과 토착 조직들도 저마다 이 도시 일부가 본인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레이는 그 한가운데에서 각 세력이 더 큰 판을 벌이는 와중에도 자신의 일을 어떻게든 해내려는 인물입니다.
플레이 타임 측면에서 <노 로우>는 굉장히 폭넓은 플레이 시간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목표 지점만 빠르게 따라가느냐 혹은 시스템과 세계를 얼마나 깊이 파고드는가에 따라 소요 시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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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포트 디자이어 도시는 큰 편인지도 궁금하고, 도시 밖으로 나가는 콘텐츠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아케이드 벅: 포트 디자이어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봐온 게임들 중 가장 거대한 맵은 아닐 것이고, 이는 의도적인 선택입니다.
저희가 관심 있는 것은 절대적인 크기가 아니라 밀도입니다. 길을 잃을 만큼 충분히 넓지만, 중요한 것은 거의 모든 공간이 존재 이유를 갖도록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수직 구조, 숨은 길, 구석구석에 작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또 구역마다 분위기와 부의 수준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몇 블록만 옮겨도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Q. ‘DONAH’라는 집단이 특히 중요하게 등장할 것 같아요. 입고 있는 옷부터가 가장 많은 차이가 나더라고요. 이들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A. 아케이드 벅: DONAH는 “Department Of the Now And Hereafter”의 약자로, 쉽게 말하면 도시의 시체 안치소(혹은 영안실)에 해당하는 조직입니다.
트레일러에서도 눈에 띄게 등장하지만, 사실 게임 전체로 보면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며 파고들 수 있는 수십 개 지역 중 하나일 뿐입니다. 플레이 세션을 통해 서서히 정체와 역할을 이해하게 되는 공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부유선이나 드론이 있거나, 공간을 스캔하는 도구, 전자식으로 탄환을 카운트하는 총기, 주인공 가슴의 금속 이식체, 보행 로봇 등 근미래적 기술들이 곳곳에 보여요.
그런데 동시에 이게 굉장히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거든요. 도시의 부와 기술이 어느 특정한 집단에게 편중되어서 그런 걸까요? 플레이어가 사용하게 될 무기 중에도 미래 기술이 적용된 것들이 많은지 궁금합니다.
A. 아케이드 벅: 말씀해주신 것처럼, <노 로우>의 기술은 도시 전체에 골고루 깔려 있는 형태는 아닙니다. 포트 디자이어는 모든 시민이 최신 기기를 하나씩 쥐고 있는 완벽한 유토피아가 아닙니다. 최첨단 기술이 녹슨 금속과 낡은 콘크리트 바로 옆에 나란히 놓여 있는 곳이죠.
그리고 그 격차의 상당 부분은 ‘누가 돈과 권력, 그리고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특정 세력과 특정 구역은 분명 다른 곳보다 훨씬 더 기술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도심을 걸어 다니기만 해도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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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관점에서 저희는 기술이 마치 마법처럼 느껴지기보다는 손에 잡히고 구체적인 무게를 가진 것으로 느껴지길 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 로우>의 세계는 더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디 어센트>에서는 훨씬 먼 미래의 SF를 다뤘고, 모든 것이 크롬, 금속, 신시사이저 전자음 같은 느낌이었다면, <노 로우>에서는 흙과 구불구불한 콘크리트 길, 실제 지면 위를 걷게 됩니다. 드론이나 스캐너, 낯선 임플란트를 보게 될 때, 그것이 단지 미래적으로 보이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분명한 기능과 대가를 지닌 기술로 느껴지기를 바랍니다.
그레이 역시 좋은 예입니다. 그의 가슴에는 금속 장치가 있고, 매우 유능한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거친 세계를 헤쳐 나가는 인간처럼 느껴지기를 원했습니다. 과장 섞인 슈퍼히어로가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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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목처럼 법이 의미가 없는 세상일 것으로 보이는데. 플레이어가 직접 할 수 있는 비윤리적인 행동은 어디까지인가요?
A. 아케이드 벅: 포트 디자이어라는 도시명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도시는 모두에게 공정하게 작동하는 말끔한 법 체계를 갖춘 곳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힘과 영향력, 그리고 어디까지 해도 괜찮은가를 가늠하는 감각이 더 중요하게 작동하는 곳이죠.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꽤 많은 회색 지대에서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선택들을 시도해 볼 수 있으며, 원한다면 상당히 무자비한 방향으로 밀어붙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한 혼돈은 아닙니다. 넘으면 안 되는 선이 존재하고, 자잘한 범죄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도시 질서를 크게 흔드는 일에는 강하게 반응하는 세력들도 있습니다.
평화유지군 역시 존재하지만 이들은 말 그대로 ‘평화 유지’를 위해 있는 조직입니다. 당신이 도둑질을 했다고 벌금을 부과하진 않을지 몰라도, 선을 지나치게 넘으면 언제든 제압하러 나설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교묘하고 조종적인 인물이나, 폭력적이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물, 혹은 의외로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인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계는 그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반응합니다. 단순한 선/악 스케일로 표현하기보다는 다양한 행동 스펙트럼을 보여 주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플레이어가 선택해 온 일관된 행동들이 당신만의 그레이를 규정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Q. 팀 규모는 작아도 경력이 긴 인원이 많다는 게 네온 자이언트의 특징인 것 같은데요. <디 어센트> 출시 후에 크래프톤과 함께 하시게 됐는데, 이번 <노 로우>를 만드실 때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A. 아케이드 벅: 말씀해 주신 설명이 꽤 정확합니다. 네온 자이언트는 작은 스튜디오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오랫동안 게임을 만들어 온 개발자들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크래프톤 같은 파트너를 찾고자 했습니다. 저희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완전히 혼자 해내려고 할 때 어떤 리스크들이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거든요.
<노 로우> 개발 과정에서 크래프톤이 해 준 가장 큰 지원은, 독립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안정성과 스케일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준 것입니다. 그 덕분에 저희가 편안하다고 느끼는 규모의 팀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완성도와 야심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핵심 포지션 인력 채용, 툴과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 충분한 테스트와 최적화, 그리고 현지화, QA, 글로벌 출시 전략 등 전 세계 플레이어에게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들에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한,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스튜디오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팀을 확장할 수 있기도 했습니다. 크래프톤이라는 글로벌 우산 아래에서 인력을 두 배 가까이 늘리고 <디 어센트> 때와는 달리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까지 갖춘 상태에서 더 야심 찬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Q. 세계관이나 내러티브를 잘 보여줘야 유리한 장르다 보니, 해외 시장에 욕심이 있으면 음성 언어 지원에도 힘을 쏟는 곳이 꽤 많거든요. <노 로우>도 한국어 음성 지원을 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아케이드 벅: 포트 디자이어 같은 세계를 살아 있는 공간으로 느끼게 만드는 데 있어, 높은 수준의 음성 및 오디오 작업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관련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모든 것이 확정되고 실제 녹음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약속을 드리기가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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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에서도 <디 어센트>를 즐겨주신 분들이 꽤 계셨거든요. <노 로우>를 기다려주실 한국 게이머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A. 아케이드 벅: 무엇보다도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한국에서 <디 어센트>에 보내 주신 반응은 저희에게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스웨덴의 작은 팀이 만들어낸, 밀도 높은 새로운 사이버펑크 세계에 지구 반대편 플레이어들이 공감해 주시는 모습을 보는 것은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우면서도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노 로우>에서는 그 경험에서 얻은 모든 것들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특히 이제 크래프톤과 더 긴밀하게 협업함에 따라, 한국 플레이어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된 만큼 그 부분이 게임 곳곳에 반영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계와 분위기에서는 여전히 네온 자이너트 특유의 감각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하고, 기대에 부응하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열심히 개발 중입니다.
하루빨리 여러분이 직접 포트 디자이어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