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낯선 땅 중국 광저우에서는 독특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과 <명조: 워더링 웨이브>(이하 명조)의 개발사 쿠로페스트의 오프라인 이벤트 ‘2025 쿠로페스트’에서 한국의 아티스트, 코스플레이어를 보기 위해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의 인파가 몰린 것이다. 감히 말하건대 이번 행사를 빛낸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은 어떻게 중국 게이머들의 ‘최애’가 되었을까? 쿠로페스트 현장에서 이들을 어렵게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볼따구’로 중국 팬심 정복! 아르 작가를 만나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 아르: <명조>의 ‘볼따구 금희’를 주로 그리는 아르(Are)라고 한다.

Q.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준비하신 작품은 모두 다 판매됐나?
A. 거의 다 팔렸다. (Q. 가장 인기있었던 굿즈는?) 쿠션이 제일 인기 많았다. 30~40분 만에 완판됐다.
Q. 중국에서 이 정도 인기를 누릴 것이라 예상했는지?
A. 솔직히 말하면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저를 처음 알려준 분들이 대부분 중국 팬들이었다. 많이 찾아주실 거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도 안 오시면 어쩌나 걱정도 있었다. 다행히 정말 역대급으로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셨다. 도저히 통제가 안 될 수준이라 안전을 위해 도중에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Q. 이번 부스에 얼마나 많은 팬들이 모였나?
A. 추정컨대 하루에 대략 400~500명 정도 찾아와주신 것 같다.

Q. 이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나?
A. 운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인지도가 없을 때도 꾸준히 그림을 그려서 올렸는데, 정말 우연히도 한 팬이 그림이 너무 귀엽다며 커뮤니티에 공유한 것이 큰 화제가 됐다. 덕분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명조> 팬아트를 그리게 된 계기는?
A. 오픈 베타 때부터 <명조>를 즐겼다. 원래 액션 게임을 좋아해서 나오는 게임들은 대부분 해보는 편이다. <명조>도 출시 소식을 듣자마자 플레이해 봤는데 취향에 맞아서 정착하게 됐다. 게임이 재미있으니까 관련 팬아트도 그리게 됐고, 그린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서 SNS도 처음 시작하게 됐다.

Q. 그렇다면 <명조>에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
A. 기염이랑 금희를 가장 좋아한다. 정작 돌파는 젠니가 제일 높지만. (웃음)
Q. 한국에서도, 또 중국에서도 부스를 열어 팬들을 만나보셨다. 두 나라의 팬덤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 궁금한데.
A. 묘한 차이가 있다. 중국 팬들은 “팬이에요”라고 수줍게 말하는 느낌이라면, 한국 팬들은 수는 적지만 정말 광적이랄까.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한국 팬들은 수는 적지만 굉장히 열정적이라는 느낌이 있다.

Q. 쿠로게임즈 본사에서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낯선 땅에서 팬 사인회라니,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A.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정말 놀랐다. 쿠로게임즈에서 사인회라니, ‘내가 그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자리를 마련해주신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서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참여하기로 했다.
쿠로게임즈 직원들 중 100명만 선착순으로 모집했는데, 시작되자마자 금방 모집이 끝났다고 들었다. 쿠로페스트 현장에서도 저를 알아보시고 사인을 요청하는 분들도 있었다. 다들 너무 좋아해 주셔서 정말 기쁘다.

Q. 이번 쿠로페스트 이후에 참가 예정인 행사가 또 있나?
A. 10월에 열리는 ‘일러스타 페스’에 처음으로 참여해 볼 생각이다. <명조> 관련 굿즈들을 전시할 계획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Q. 끝으로 작가님의 작품을 사랑해 주시는 모든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A. 짧은 시간에 과도한 사랑을 받았다고 느낀다. 지금의 자리는 모두 팬분들이 만들어준 자리다. 덕분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쿠로페스트 현장을 찾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한국과 중국, 또 다른 나라에서도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

# 한국 코스플레이어가 말하는 한국과 중국 코스프레의 차이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 이도: 지난 ‘띵조 페스티벌’에서 카멜리아 인형탈과 오목을 두다가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코스플레이어 이도라고 한다. 그때 영상이 글로벌 <명조> 유저분들에게 큰 화제가 되어 이렇게 초청받게 됐다. 이번 쿠로페스트를 위해 바둑판과 코스프레까지 그대로 준비해서 가져왔다.

Q. 현장에 이도님을 보기 위해 모인 인파가 엄청났다. 연예인 팬미팅 현장을 방불케 하는 진풍경이었는데,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 예상했나?
A.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주까지 차이나조이 때문에 상하이에 있었는데 조금 급하게 진행된 행사라 이 정도로 인파가 몰리지는 않았다. 이번 쿠로페스트 같은 경우는 참여한다고 미리 공지해서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신 것 같다.
Q. 이번 행사 덕분에 중국에서의 인기를 실감했을 것 같다. 소감은 어떤가?
A. 평소에도 중국 코스플레이어분들의 스타일이나 콘텐츠를 정말 많이 참고한다. 중국 코스플레이어 중에도 예쁜 분들이 정말 많은데, 먼 타국에서 온 저를 이렇게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솔직히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이 정도로 높지는 않았다. 낯선 타국에서 말도 안 통하는 저를 보기 위해 먼 걸음 해주신 중국 팬들을 보며 조금 울컥하기도 했다.

Q. 코스플레이어로 활동한 지는 얼마나 됐나?
A. 코스프레 자체는 10년 정도 했고, 본격적으로 활동한 지는 4, 5년 정도 된다. 최근에는 크리에이터 만나나님과 같이 활동한 것이 새로운 기점이 됐다.
Q. 코스프레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한데.
A. 현장에서 만난 코스플레이어들이 참 신기해 보였다. 무대 위에서 자신이 분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포즈를 취하고 춤을 추는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
Q.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하나 고른다면?
A. <명조>에서는 카르티시아를 가장 좋아한다. 파란색 계열 캐릭터인데, 고귀한 성녀 같은 이미지가 정말 내 취향이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페이트> 시리즈의 세이버도 좋아한다.
Q. <명조>도 실제로 플레이하고 있나?
A. 최근에는 너무 바빠서 일일 퀘스트만 진행하고 있다. 그래도 메인 스토리는 꼬박꼬박 챙겨서 플레이하고 있다. 최근에 출시된 플로로가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을 보면서 “<명조>의 기술력이 이 정도로 발전했구나” 느끼기도 했다.
Q. 오늘 행사를 보면 중국의 코스프레 사랑이 대단한 거 같다. 현직 코스플레이어가 보기에는 어떤가?
A. 중국에서는 코스프레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했다. 한국에서는 사실 코스프레가 캐릭터와 똑같이 옷을 입고 캐릭터를 따라 한다는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에 반해, 중국에서는 코스프레에 스토리텔링과 자신만의 콘텐츠를 녹여내는 경우가 많다. 코스프레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또 다른 창작의 영역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저 역시 많이 배우고 있다.
Q. 그렇다면 한국과 중국 코스프레 시장에도 차이가 있나?
A. 일단은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다. 열리는 행사의 규모도 크고, 참여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어느 정도냐면 이번 행사만 해도 코스플레이어를 위한 대기실로 한 관이 있으며, 안에는 소품이나 의상을 수리하고 수선해 주는 팀이 따로 있을 정도다.
또한 중국 유저들은 코스플레이어가 유저들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춤을 추는 등의 인터랙션을 취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한국에서도 먼저 이런 인터랙션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는데 이 부분이 중국 시장의 니즈와 잘 맞았다.
추가로 중국에서는 틱톡 같은 숏폼 플랫폼이 강세다. 코스프레도 그렇고 여러 게임의 밈들이 여기서 생산되고 소비된다. 이런 트렌드와 잘 맞아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Q. 한국에서도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A. 물론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도 최대한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중국에서 활동하는 과정을 일종의 유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기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한국에서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Q. 끝으로 모든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A. 사실 감사하다는 말로는 전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이렇게 많은 기대와 관심을 보내주셔서 항상 감사하다. 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할 테니,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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