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의 뱀파이어 시리즈.
그 중에서도 <뱀파이어 세이버>.

캡콤에서 만든 2D 대전 액션 게임으로
캡콤의 뱀파이어 시리즈의 하나.
사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예쁜 캐릭터들이 한무더기로 나와
코스플레이어를 비롯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심쿵하게 만든 게임.
그리고 그 많은 예쁘고 매력 있는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정점에 서 있는 캐릭터라면
단연코 서큐버스
모리건과 리리스를 꼽을 수 있다.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가람과달, Artwork by REN]
몽마.
꿈의 악마.
밤에 찾아오는 마물.
각종 전설에서도 단골로 쓰이고
현재에 와서도 여러 게임이나 만화, 영화에서
캐릭터화되고 있는 악마들.
밤과 꿈이라는 소재에서 나온 악마들답게
하나같이 매력적이기도 하다.
특히 그러한 매력적인 몽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중에서도
섹시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코스플레이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슴 속에 품어봤을 캐릭터인
모리건과 리리스...

아니 왜 그렇게 무서운 말을 해. 리리스..
처음에 격투 게임의 캐릭터들을 논의하면서
정말 수많은 캐릭터가 스치고 지나갔는데
좀처럼 정해지지 않아서 마음도 급하고
어떻게 되려나 걱정도 많았더랬다.
그런데 디도언니가 모리건을 선택하고
뒤이어 렌이 리리스를 선택하자
상상만 해도 너무 잘 어울려서
난 속으로 ‘대박이다’를 외쳐대며 오열했지...
신이시여. 이러한 조합을 내가 보게 되다니
나는 도대체 이전 생애에 어떤 업적을 쌓은 것입니까.
다만 감사할 뿐.
설명은 그 쯔음으로 하고...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먼저 간략히 보자면.
먼저
모리건 앤슬랜드
(Morrigan Aensland)
밤의 여왕. 서큐버스.
뱀파이어 시리즈의 주인공 격의 캐릭터.

어머나 아름다운 몸매가.. =//=
앤슬랜드 가문의 차기 당주 후보...라지만
정작 본인은 따분한 정치나 권력에 관심 없고
인간계에서 그야말로 ‘심심해서’ 살아가는 캐릭터..
일단 배경은 뒤로하고..
요염한 이미지의 끝장판.
그야말로 밤의 여왕의 색기 어린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다.
뭐, 이러한 모리건이 박쥐 이미지를 많이 가져온 이유는
그녀의 초기 설정은 뱀파이어였으나...
좀 더 몽환적이고 색기 어린 캐릭터성을 요구했기에
서큐버스로 변경되었다고 하니
그래서 서큐버스인데도
박쥐 모티브로 의상, 날개 등이 디자인된 건 그 탓이라고 한다.

[DIDO, MORRIGAN, Photography by J]
나야 나 내가 바로 밤의 여왕 모리건
아무튼 모리건을 이루고 있는 모든 구성이
디도 언니를 강력하게 지목하고 있더라.
캐릭터의 온 마음으로
나는 디도님의 캐릭터가 틀림없노라고 외쳐대는 형국이었다.
이런 <모리건>이 바로 디도 언니를 위한
토털 패키지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결과 또한 훌륭했다.

[DIDO, MORRIGAN, Photography by 무군]
우후훗 나를 위한 토털 패키지. 온 몸이 감동으로 넘쳐흐르누나
그리고 모리건의 분신.
모리건의 동생.
리리스 (Lilith)

뭐 우선 설정에 따르면
리리스는 모리건의 분신이다.
모리건의 힘이 너무 강해 이 힘이 폭주하게 되는 날이 오면.
마계가 멸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베리얼이 모리건의 힘을 분열했는데
그 분열된 힘 중 하나로부터
만들어진 존재.

[REN, LILITH, Photography by Amaranth]
나야 나 그녀의 분신 악몽의 천사 리리스
천사라는 설정 때문에
중성적인 매력이 캐릭터 전체에 넘실댄다.
그래서 처음엔 리리스를 보면 제일 먼저
성별에 의문을 갖곤 했다.
(...음...그게 어쩔 수 없이 인간인지라
그것부터 보게 된다고 ㅠㅠ)
처음에는 모리건과 대비되게 남자 천사 설정이었다고 하고.
어쨌거나 지금은 자매.

[REN, LILITH, Photography by J]
나는 원래 설정이 천사였단다.
사실 모리건도 모리건이지만
이 리리스도 만만치 않게 인기가 많아서.
묘한 중성적인 매력이라든지
천사의 미소를 지으면서 머리를 후려 내리칠 것 같은
양면적일 듯한 위험한 느낌이 (하악)
그래서 렌이 “리리스를 하겠다!”고 하는 순간
참된 행복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 보자.
디도언니의 모리건과
렌의 리리스야.
디도 언니의 모리건이랑
렌의 리리스라니까?
이건 상상만 해도..
(이미 죽어있다.)

이번 편의 주인공들이 이러한 꿈의 악마들이다 보니.
뭔가 웅장하게 고전에서 나온 글귀 같은..
악마에 관련된 글귀를 찾고 싶었더랬다.
그렇게 열심히 몽마에 관련된
고문서의 글귀들을 찾아보려던 찰나
<마비노기>에서 ‘인큐버스의 노래’를 발견.
와. 이 집착하면서도 떼어낼 수 없는
섬찟한 무서운 사랑을 표현한 느낌...
그야말로 몽마의 노래.
그런데 어디서 스쳐 지나가듯 봤던 글귀였더랬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구에서 가져온 내용.
그래서 빠진 김에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들을 이것저것 찾아봤고.
놀랍게도 모리건과 리리스의 느낌에 잘 맞는 시들이
가득 있었더랬다.
그게 검투사와 마법사의 초반을 장식한
뜬금없는 시 인트로의 배경입니다.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J, Artwork by REN]
갑자기 왜 김하루가 시를 주절거리나 했더랬지.
각자의 에피소드에서도 슬쩍 밝혔지만
이 둘의 제작기는 험난하기 그지없.. (눈물)
특히 가장 둘을 괴롭혔던 문제가 다름아닌 날개.
‘조금은 가볍게 생각해도 됐을 텐데!!’라고 나는 생각했지만.
둘의 평소의 작업 정신이나
작업에 임하는 꼼꼼한 시선을 생각한다면
그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가볍게’라든지 ‘대충’한다는 것이라든지
아예 그 기준 자체가 나와 달라서...
왜, 그런 것 있지 않은가.
다들 “나 대충 했어~” “진짜 엉망T_T”이라고 오열하며
레포트를 작성해왔는데...
나는 진짜 대충해서 한두 장짜리 허접한 레포트를 내놓았는데
다른 친구들은 <대충>의 정도와 기준이 아예 달라서
표지까지 아름다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책을 내놓을 때.
아주 티끌만 한 <대충>도 못 참아내서 힘들어할 때.
그렇게 말이다.
진짜 그 기준 자체가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야!!

김하루 너랑은 아예 종자 자체가 다른 사람들이라고!
그런데다가
이 둘의 장인 정신이 함께 합해지니까
오히려 더 꼼꼼해지고
일에 일을 만들어서...
다시 보고 다시 보고 다시 보고
다시 뜯고 다시 뜯고 다시 뜯고
다시 만들고 다시 만들고 다시 만들고
이걸 무한 반복
그 결과 둘은 엄청나게
고생을 했던 것 같다.. (오열)
여기서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게..
장인 둘이 함께 만나면
끝내주는 결과물이 나오지만
그것을 만들기 위해 더 일이 커지고 많아진다는 것.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무명, Artwork by REN]
웰컴 투 더 ‘장인’ 월드
여기에 오면 끝내주는 작업물이 나오지만
뼈빠지게 고생을 하지
특히 제주도댁 마법사 렌이 상당히 고생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날개는 구상만 한 채
서울에 와서 만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
재료 수급도 그렇고
그 큰 날개를 어떻게
이고지고 비행기를 타고
어떻게 다닐 수가 있겠는가.
천상 서울에 와서 만들어야 했다.
게다가 워낙 이곳저곳 함께 하자는 이들도 많아
서울 올라온 김에 촬영 약속도 여러 개 잡혀 있던 상황이었다.
진정한 헬이 아닐 수 없지.
일단 재료부터 수급해야 했는데.
도착한 당일 밖에 재료를 살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재료를 위한 험난한 여정을....
김포공항 -> 동대문 DDP 인근 -> 동대문 원단 시장 -> 남대문 -> 그 외 각종 장소..
서울 사대문 안에서 캐리어를 끌고
진정한 고행의 길을 떠난 그녀.
너는 아직 신체가 건강하고 젊구나.
나였다면 바로 앓아 누웠을거야.

아무튼 그렇게 고행의 여정 속에서도 더욱 빛난 건
다름 아닌 완벽주의에 다다른 원단에의 까다로운 기준
드래곤 덕후로서 그냥 만만한 쓸만한 원단은
그녀의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날 날개의 원단 확보에 임한 그녀의 중점 과제는
반쯤 비치는 피막 같은 날개를 구현하되
악마 같은 섹시함을 함께 표현할 수 있는 소재
음.. 이 무슨 패션 브랜드의 테마 같구나.
엣지 있는 문구 같으니라고.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무군, Artwork by REN]
저 원단을 찾기 위해 그녀는 그날도 동대문을 헤메었다.
아무튼 그래서...
머릿속의 구상을 완벽하게 구현하려면 역시
직접 원단을 염색하고 만지는 것이 최고지!!
하면서 그녀는 적당히 괜찮은, 반쯤 비치는 스판을 찾아서 염색을 시행.
각종 약품을 쏟아 부은 후
염색약아 잘 먹혀라 원단아 쭉쭉 빨아들여라 주문을 외우며
나름 진하디 진하게 시간과 공을 들여 염색하고
행복하게 원단을 탈탈 털며
바람이 잘 통하는 야외에 원단을 매달아 놓고서
다음 날 눈 앞에 눈부시게 아름답게 나부낄
화려한 색감의 삼중 그라데이션 원단을 꿈꾸며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삼중 그라데이션 원단은 무슨.
염색기가 모조리 빠져
하얗디하얀 눈부신 원단이
백의민족의 용맹을 뽐내듯이
푸른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고.

여기서 살짝 전문적인 팁을 이야기하자면
사실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 원단에
염색을 하는 것은 특수 처리가 필요하다.
진짜 힘들어! 처리해서 염색을 한다고 해도
색상 지속력. 즉 염색 견뢰도가 상당히 낮다.
그런데 개인이 할 수 있고 구할 수 있는
다이론 염색약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수밖에..
게다가 면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지 않은 원단은 더할 나위 없지.
아무튼..
그렇게 고생한 결과가 도루묵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그래서 다시 동대문 리턴...
그리고 여기서부터 그녀들의 운명은 사정없이 꼬이기 시작했던 것.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무군, Artwork by REN]
보이나요 우리 뒤에 펼쳐진 진정한 고행의 소용돌이가
게다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그림을 구할수록.
그녀가 구할 원단이 너무나도 확실한 모습이면
발품을 더 팔아야 하는 것이...
생각한 대로 원단이 짜자잔 있는 게 아니라서 (오열)
그야말로 원단 가게를 뒤지고 뒤지고 뒤져야 한다.
그 큰 원단 시장을. 몇 번이나.
와.. 생각만 해도 눈에서 땀이 쏟아질 것 같구나..
그런 발품 끝에 고생 끝에
이윽고 운명과 마주쳤으니.
사실은 거의 반투명은 포기하고
‘염색 가능한 고급스러운 천을 사자’하고
비싸디 비싼 실크 스판 원단을 구입해서 (하악 그게 얼만데)
돌아가려던 길이었더랬다.
블링블링하고 홀로그램스럽기도 하고
그녀가 원하고 원하던
반투막 피막 같은 재질이 그녀 앞에 놓여 있었던 것.
!!!!!!!!!!훠우!!!!!!!!!!!!

에브리바디 웨이컵 웨이컵
널 위해 비록 쓸데없는 돈을 쓰고
너를 만나기 전에 실패의 시간이 있었지만
우리는 결국 마주치고 말았구나!
라고 렌은 눈물로 외치면서
당장 금액이 사라지고
탈탈 털리는 통장은 생각지 못한 채
그저 기쁜 마음으로 사 들고 디도언니와 나누어 제작에 돌입.
그런데..
그 원단을 사기 전까지
다른 원단을 그래서 몇 마나 산 거냐..
그 전에 구입했다는 그 실크 소재도 겁나게 비쌌을 텐데.
여러분. 이렇게 코스프레가.
이렇게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오열)
그 아름다운 날개에
이런 고행의 에피소드가 숨어있었다니.
눈물이 절로 나는구나.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무명, Artwork by REN]
내 동생 고생 많았지
뭐 원단 이야기는 더 있지만.. 그쯤 해두고. (눈물)
어렵게 어렵게 구한 원단
이제 장인 둘이 모여 아름다운 날개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함께 작업할 공간이 필요해
구디의 유카 작업실로 옮겨야 했다.
그리고 각자 작업 시간이 다른바.
다른 곳에서 각자 만들어도 비슷한 모양을 유지할 수 있게
디자인을 얼추 맞춰야 했더랬다.
커플 코스프레니까.
한 팀이니까.
그래서 렌은 원래 평상시엔 설계도를 미리 짜서 만드는 편은 아니지만
둘의 합작을 위해 처음으로
머릿속에만 있던 설계도를 종이로 옮겨 그려서
디도 언니와 공유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잘 짜 맞추고 설계를 미리 한 것은
나름 효과적이라 제작 시간 단축에 큰 도움.....
...은 무슨.
오히려 더 꼼꼼하게 되어버려서
제작 시간이 미친 듯이 늘어나게 되었다.
취..취미 생활에 이러지 마...
그래서 하루면 되겠지 했던 구디 작업실 생활이
엉겹결에 2박 3일의 하드한 일정으로 늘어났다고.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J, Artwork by REN]
하루면 될 줄 알았는데
이 산더미 같은 일들의 속박은 무엇이란 말인가
뭐. 그래서 일이 더 많아진 만큼 엄청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그곳엔 따뜻한 유카 성녀님의 보살핌이 있었다.
여러 번 때려쳐!!!!!!라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긴 했지만
유카의 보살핌으로 둘은 진정한 힐링을 받은 모양.
작업하는 내내 조언과 도움, 그리고 재료 공급을 아끼지 않았으며
음식도 잘 곳도 제공하면서
그야말로 팀의 성녀님의 역할을 제대로 해 냈다.
렌은 그 2박 3일의 일정을 지내는 동안
현란한 솜씨로 만들어진 화려한 음식 사진들을 카톡을 통해 보내며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의 식욕을 마구 자극시켰으며.
실제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난 후
유카 언니랑도 결혼할 거야!! 라고 외쳐댔으니.
힘든 가운데 유카가 큰 힘이 되어준 것 같다.
너는 우리의 안식처.
이런 미담 제조기 같은 유카 같으니라고.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무군, Artwork by REN]
성녀성녀성녀성녀님을 찬양찬양
그렇게 이어진 촬영일.
그렇게 고생하면서 만들었으니
이제 꽃길만 펼쳐질....줄 알았지?
아하하하하하하하
단언컨대 그럴 수 없다.
촬영도 그냥 쉽게 지나가면 코스프레가 아니지.
그동안 만들면서도 애를 먹였던 날개나 머리띠가
촬영하면서도 계속 변수로 작용되었던 것.
균형을 잘 맞춰 제대로 날개를 몸에 고정시키기 위해
그 날도 렌과 디도언니는 탈의실에서
이렇게도 달고 저렇게도 달고
제대로 균형 맞춰서 몸에 부착하게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요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중요한 작업은 탈의실에서 이루어집니다, 여러분.
게다가 날개는 크고
가벼운 재료를 써서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크기 자체가 원체 커서 무겁기도 했고
움직일 때마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좀처럼 쉽지 않았다.
또 내 몸의 일부가 아니니까
이동 중에는 각종 가구나 벽에 부딪히기도..
그래서 소품들이 (특히 날개에 달린 뿔) 떨어지기도 해서
아주 골치가 아팠더랬지.
아무리 튼튼하게 만들었어도
촬영 중에는 어떤 소품이 쉽게 떨어지기 마련
게다가 정신없이 사진을 찍으며 포즈를 취하다 보면
소품을 망가뜨리거나 잃어버리는 일도 왕왕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역할을 날개와 머리띠에 달린 하얀 뿔들이
제대로 해내더라.
스튜디오도 마냥 넓은 것이 아니라
가구나 도구들이 가득가득 있다 보니까..
이곳저곳 부딪치기도 정말 쉬웠고.
그리고 멋진 사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자세를 바꾸어 가면서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다 보면
걸리고 망가지는 일도 많았고.
무엇하나 쉽게 돌아가지 않구나.
그래서 촬영을 마치고 지나간 자리에
헨젤과 그레텔이 뿌린 하얀 조각돌처럼 종종 떨어졌고.
보수를 위해 다시 한번 탈의실로 소환되어
재빨리 수정 작업을 진행해야 했더랬지.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무명, Artwork by REN]
아 정말 이 놈의 뿔의 압박
그리고 또 하나 변수로 같이 작용했던 것이
레오타드에 붙어있는 박쥐 모양의 프린트.
사실 이러한 프린트를 표현해내는 효과 중
가장 많이, 그리고 무난하게 쓰이는 방법이
타이즈에 직접 무늬를 그려 넣거나 실크 스크린하여 프린트하는 것.
이렇게 되면 문제가 뭔가 하면..
막상 옷을 입었을 때 옷이 늘어나면
프린트를 하거나 그린 부분도 늘어나는 원단과 함께 늘어나서
그림이 옅어지거나 잘 안 보이거나
모양이 심하게 찌그러지게 된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이
타이즈까지 다 착용한 후
위에다 시트지로 모양을 오려 붙이는 것.
...그런데 이 역시 쉽지 않더군...
시트지의 접착력이 아주 세지 않은 편이어서
쉽게 떨어지고, 게다가 예쁘게 붙여지지도 않았고.
그래서 렌이 고안했던 방법은 다름 아닌
일단 몸에 시트지로 만든 박쥐들을 붙이고!!!!
그리고 그 위에 타이즈를 곱게 입는 방법.
슬쩍 은은하고 고급스럽고 자연스럽게 비치면서 동시에
그럼 잘 움직이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는다!
물론 그러려면 타이즈가 완전 불투명이 아니라
어느 정도 비쳐 보여야 하는 것이 최조건이지만.
그리고 실제로 그 방법을 사용했더니
가장 무늬가 제대로, 그리고 예쁘게 나오더라.
덕분에 나도 좋은 팁 하나를 얻게 되었다.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무군, Artwork by REN]
박쥐 프린트가 제대로 짜잔!!
우여곡절 끝에. 수많은 고비를 넘으며 촬영한 두 사람.
바라보는 나로서도 그저 흐뭇하고 감동스러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의 촬영이었다.
정말 그 리리스와 모리건의 현실화였달까.
게다가 둘의 호흡도 아주 좋아서
개인 컷을 촬영하고 난 후에
서둘러 촬영한 트윈 컷에서의
표정이나 연출 모습이 너무 좋더라.
사실 둘의 모리건+리리스 코스프레가 정해졌을 때부터
나는 잔뜩 기대감에 차서
한없이 어둡고 어두운 암흑 속에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답고 또 한편으로는 사랑스러우면서도 퇴폐적인
끈적끈적 질척질척 몽마 자매를 연출해줘!!!
라고 소리높여 요청했었는데
와우. 이건 정말.
....
항상 모리건과 리리스의 모습을 보면
몽마. 라는 꿈속의 그녀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어둡고 끈적한.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그것에 자꾸 끌리는
이른바 ‘길티 플레져’의 느낌이 정말 좋았는데.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더라.
정말 둘의 호흡이 좋았다.
내 눈으로만 그 장면, 장면들을 담기에는
많이 아쉬웠더랬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동영상으로 남겨둘걸... (오열)
솔직히 아주 짧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 욕심껏 더 많은 사진을 여유롭게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졌더랬다.
뒤에 다른 예약만 더 없었더라도 좀더 시간을 쓸 수 있었는데...
내 욕심보다 두 사람의 트윈컷을 더 담지 못해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가람과달, Artwork by REN]
정말 모리건과 리리스가 현실화된다면
이런 모습일 거야 (오열)
그럼.. 마무리는 역시.
아까 짤막하게 언급한.
몽마의 노래의 모티브가 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구로.
<라이너 마리아 릴케, ‘기도시집’ 에서>
내 눈을 감겨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어요.
내 귀를 막아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들을 수 있어요.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Amaranth, Artwork by REN]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을 부를 수 있어요.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Amaranth, Artwork by REN]
내 팔을 꺾어요.
그래도 나는 손으로 잡듯이,
당신을 심장으로 잡을 거예요.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J, Artwork by REN]
내 심장을 멎게 하세요,
그러면 뇌가 고동칠 거예요.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가람과달, Artwork by REN]
당신이 내 뇌에 불을 지르면,
그 때는 내 피가
당신을 실어 나르겠지요.

[DIDO&REN, MORRIGAN&LILITH, Photography by Amaranth, Artwork by REN]
※ 편집자주: 필자 요청에 따라 제목과 본문 내용이 일부 수정됐음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