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SNAC)가 개시했다 돌연 중단한 '4대 중독 공모전'. '4대 중독'이라는 분류는 한때 정신의학계에서 유행했다가 스마트폰과 숏폼 등의 유행으로 사그라든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주전장은 '디지털 디톡스'로 옮겨온 것처럼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4대 중독'이라는 낙인은 최근 들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다. 하지만 '4대 중독'은 계속해서 정신의학계의 분류 도구로 사용되고 있었다. 게임은 4대 중독에서 인터넷과 함께 '탈부착'되면서 계속 문제로 지적되고 있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10조에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5년마다 '정신건강실태조사'를 실시해 알코올, 도박, 마약 등의 사용장애 유병률을 공개한다.
마지막 조사(5차)는 2021년에 실시되었고, 여기에는 알코올 사용장애, 니코틴 사용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이 중독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이 조사에서는 인터넷이나 게임 등에 대한 정신장애 유병률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4대 중독'이라는 단어 또한 보고서에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4대 중독이라는 단어는

그러나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발행하는 '4대 중독 기관 현황집'에서는 인터넷이 주요 지표로 등장한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발간된 해당 현황집에 대해 "지역사회 보건·복지 실무자를 위해 4대 중독(알코올, 도박, 마약, 인터넷) 및 니코틴 사용문제에 대한 서비스제공기관 및 내용을 중심으로 제작되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각 지자체별 중독 관련 기관들은 매년 업데이트되는 '현황집'의 내용을 참고하고 있다. 화제가 되었던 공모전 또한 이러한 현황집 속 내용들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생긴 것으로 추측된다.
이 '현황집'은 2023년 '중독 주요 지표 모음집'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 모음집에서는 '게임이용장애'를 기정사실화한 상태로 중독 지표를 소개하고 있다. 전체 5.9%가 게임중독의 고위험군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작년 11월 나온 최신자 '모음집'을 보면, 보건의학계는 4대 중독보다 폭넓은 중독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중독을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의 큰 틀로 나누었고, 물질 중독에는 알코올과 약물을 포함시켰고 행위 중독에는 도박, 인터넷·스마트폰이 포함된다.

게임은 여기에서 애매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 바로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 사용에 게임을 포함하고 있으며, 동시에 청소년과 성인의 게임중독 유병률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다. 현황집은 온라인 도박성 게임 이용 경험, 재학중 청소년의 처음 돈내기 게임을 경험한 나이, 돈내기 게임 행동 시작 및 증가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2024년도 현황집은 청소년 "877,660명 중 사이버도박 문제 위험군으로 조사된 청소년은 28,838명(3.29%)"이라며 사이버도박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게임중독에 대해서는 "18~69세의 대상자 중 전체의 5.9%가 게임중독 고위험군"이라고 청소년의 "게임 이용 문제군은 3.6%"이라고 밝히고 있다. 두 조사 모두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인용해 반영했으며, 한덕현 교수 등이 참여한 SGI-IGD 척도를 사용했다.
정리하자면 최근의 중독 주요 지표는 4대 중독이라는 직접적인 언명 대신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의 큰 틀로 나누고 있다. 물질 중독에는 ⑴알코올과 ⑵약물, 행위 중독에는 ⑶도박과 ⑷인터넷·스마트폰이 분류되고 있으므로 중독을 4가지 대상으로 세분화하려는 프레임은 기본적으로 정신의학계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문제의 게임은, ⑶도박과 ⑷인터넷·스마트폰에서 사이버도박(돈내기 게임)이나 게임중독의 분류에서 등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⑷ 분류에서 스마트폰은 '과의존'으로 분류하고, 게임은 '중독'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현황집은 중독에 대해 "특정 물질이나 행동에 대해 강박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갈망을 경험하게 하는 만성적인 질병"으로 "단순한 습관이나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보상 시스템이 변화함으로써 나타나는 심각한 의학적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직접적으로 4대 중독을 언급하지는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4대 중독에 무엇을 넣고 빼야 하는지, 통일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중독자 조기발견·상담·치료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데, 소개에 따르면 중독의 대상은 "알코올 및 기타 중독(마약, 인터넷 게임, 도박)"이다.
그런데 실상 최일선에서는 4대 중독이라는 개념이 다소 불분명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2024년 2월 2일, 삼육대 SW중독예방및재활센터는 서울 노원구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MOU를 맺으며 4대중독을 "알코올·흡연·마약·인터넷"으로 제시했다. 서울 도봉구센터는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을 4대 중독으로 보고 있으며, 강원 춘천시는 "알코올, 도박, 약물, 인터넷, 스마트폰"을 제시하는데 자가진단에서 게임에 대한 직접적인 문항은 발견할 수 없었다.
부산 사상구센터는 "알코올, 도박, 인터넷, 마약"을 중독의 분류로 제시하고 "인터넷이란 PC, 스마트폰 등 다앙한 전자기기 수단 및 네트워크 매체를 통해 온라인 게임, SNS, 미디어 콘텐츠, 정보검색 등을 모두 내포한 의미"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경기 파주시 센터는 "인터넷게임중독"을 명시하고 있었고, 목포센터에서는 "알코올, 도박, 인터넷" 3가지만 제시되어 있었다. 전국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저마다 다른 기준을 내놓고 있으며, 게임은 필요에 따라서 소분류에 들어가거나 전면에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남 목포시에서는 '四대 중독, 死대 중독'이라는 슬로건 속에 인터넷과 게임이 함께 4대 중독의 일부로 이름을 올린 것이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목표가톨릭대학교와 목포시가 '중독 프리 시티 선언'을 하면서 4대 중독을 꼽은 것인데, 그곳에는 인터넷/게임으로 분류가 이루어진 것이다. 참고로 목포가톨릭대학교 중독아르카센터는 "스토리 기반 게임형 콘텐츠"로 중독 예방을 안내하고 있다.


4대 중독이라는 개념을 처음 주창한 것은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다. 그는 2013년 중독포럼에서 "우리나라는 국민의 8명 중 1명이 중독자인 중독사회"라고 명명했고 그 대상으로 "알코올, 인터넷 게임, 도박, 마약"을 언급했다.
이해국 교수는 2014년 2월 열린 '4대 중독법' 공청회에서 "차라리 (게임 대신) 마약을 빼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4대 중독에서 마약은 대체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센터에 따라 인터넷 게임은 인터넷이라는 이름으로 변신하기도 하는 등 획일화되지 않은 모습은 지적할 만하다.

이처럼 ‘4대 중독’이라는 개념은 공공정책 현장과 정신의학계, 그리고 각 지역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사이에서 통일된 기준 없이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석·운용되고 있다. 특히 게임은 명확한 분류 기준 없이 ‘인터넷’, ‘사이버도박’, ‘과의존’, ‘중독’ 등 다양한 이름으로 언급되고, 심지어 예방을 위한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결국 '4대 중독'은 개념보다 구호가 앞선 말이 되었고, 그 안에서 게임은 여전히 가장 불안정한 자리에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