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새로운 툴과 개발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충분한 트레이닝 시간을 갖추는 것이다.

블리자드의 성공에는 늘 서사가 존재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서의 종족 간 대립, <워크래프트> 시리즈에서의 인간과 휴먼 간의 대립이 대표적이다. 블리자드는 늘 대립과 조화, 협력 등의 서사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왔다. 종종 <스타크래프트>의 혼종 같은 상반된 소재의 결합으로 새로움을 주기도 한다.
개발 과정에서도 같다. 한국에 별도의 개발팀이 있다면 시차, 언어, 문화 등에 있어 미국의 개발팀과 큰 차이가 있기에 조화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오버워치 2>의 호평을 받는 업데이트를 살펴 보면 한국 개발팀의 기여가 적지 않다. 열광적인 반응을 이루어낸 르세라핌 콜라보, 신화 무기의 외형, 스타디움 개발 등에서 한국 개발팀은 미국 개발팀과 많은 협력을 진행했다.
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오버워치 2>는 개발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게임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이 발생해 개발 조직이 미국의 여러 도시로 흩어지기도 했으며, 게임이 '배틀 패스' 위주의 BM으로 전환되면서 개발팀의 예상보다 많은 치장 아이템을 만들어야 했다. 기존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이 많이 바뀌어야만 했고, 영웅 개발 파이프라인도 초기와 비교해 크게 바뀌었다.
블리자드의 가장 큰 목표는 '팬들을 만족시키고 열광시키는 것'이다. 본사는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판교를 중심으로 역량 있는 개발자와 개발 인프라 그리고 게임에 대한 엄청난 열정을 갖춘 한국의 게임 개발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 개발 팀을 구축할 때 예상했던 문제는 다른 개발 툴, 다른 언어, 온보딩 등에 있었다. 실제로 개발팀을 구축해 보니 문제는 더욱 컸다. <오버워치>는 자체 개발 엔진인 '탱크'를 시용하고, 여기에 맞춘 다양한 개발 툴을 활용하고 있다. API도 매우 방대했고, 아트 관련해서는 기본기에 의지해 공부를 새로 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개발과 문화가 다르다고 한국 개발 팀을 '분리된 조직' 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 대우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기로 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툴과 엔진에 대해 시간을 들여 충분히 트레이닝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대신, 지금까지 <오버워치>가 쌓아 온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 팀은 <오버워치>가 <오버워치 2>로 전환되며 많은 콘텐츠를 쌓아나가야 했던 본 개발팀에 많은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왜 이런 질문을 하나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협업과 개발을 진행하며 게임 안에 자신의 인사이트를 녹여내기 위해서는 그 게임에 대한 충분한 인사이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히 게임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사랑해야 개발에 있어 정말로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아나는 '총기의 디자인'이 게임플레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알면 총기 스킨을 디자인에 있어 생각의 방향성 자체가 크게 달라진다.


끈기를 가지고 원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 덕분에 <오버워치 2>는 많은 성공적인 결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가장 큰 성과는 2번에 걸쳐 이루어진 르세라핌 콜라보라 할 만하다. 오히려 서로 간의 문화적 시각 차이가 개발에 있어 장점으로 다가오기도 했으며, 한국 스튜디오가 하이브 등과 다양한 방면에서 콜라보레이션을 논의하며 <오버워치>의 스타일과 르세라핌의 스타일을 조화시키고 디테일을 살릴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