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를 꿈꾸는 게임 개발 지망생을 위한 조언.








게임에 대한 기획 및 설계를 담당하는 담당하는 '게임 기획자'는 게임 업계에 들어오길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직책이다. 하지만, 개발자들과 소통하며 게임을 구성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게임 기획자는 많은 부분에서 역량을 가져야 한다. 이 역량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NDC 2025에서 <프로젝트 FR>의 김영준 기획자가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들을 소개하며 게임 기획 지망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강연했다.

기획자로 발걸음을 떼던 시절, 김영준 기획자에게 멘토가 많이 했던 말은 "게임을 많이, 다양하게 플레이 해라"였다. 당시에는 단순한 배려의 말인 줄 알고, 괜한 불안감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기보단 크게 활용처를 정하지 않고 엑셀 등의 것들에 대한 공부를 우선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깨달은 것은 게임 기획자에게는 정말로 게임플레이 경험이 많은 공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게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흥미와 열정을 가지고 다양한 게임을 접하되 항상 "왜?"라는 질문과 함께해야 한다. 유저에게 그 게임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인지, 게임의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했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유튜버나 다른 사람들의 분석글을 보며 자신의 생각을 확장해야 한다. 주변 게임 업계인에게 그 게임이 좋은 이유나 이슈에 대해 설명하며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 직접 말하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며 정리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게임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밸런스, 콘텐츠, UI 등등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기획은 '게임 내의 콘텐츠를 어떤 목적이나 의도를 갖고 구상하는 과정'이다. 즉, 나의 기획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게 왜 필요한 것인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런 부분에서 더욱 세밀한 내용을 듣고 싶다면 IGC 2015에서 이상균 개발자가 강연한 '프로그래머에게 사랑받는 게임 기획서 작성법, NDC 2022에서 방영훈 개발자가 강연한 '게임 디자이너의 일상'을 참고하면 좋다.

가령, 게임을 종료해도 12시간 정도 '자동 사냥'을 통해 보상을 제공하는 체계를 기획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런 내용을 담은 기획서를 개발자에게 전달하면 "왜 12시간이에요?"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획서에 "하루 2번 사람들이 게임에 접속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고 기재해 놨었다면 개발자는 질문 없이 문서를 보고 곧바로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만이 기획이 아니다. 재해석도 훌륭한 기획이 될 수 있다. 재해석은 단순히 다른 게임의 시스템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획자가 고민 끝내 내놓은 결과물의 장단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자신의 게임의 방향성에 맞춰 가져오는 것이다.
예시를 들면 <원신>과 <젤다: 야생의 숨결>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신>은 <젤다>의 원소 시스템을 가져오되 캐릭터 수집과 캐릭터 변경 시스템을 통한 전투에 맞게 변화시켰다. <P의 거짓>과 <블러드본>의 관계를 예시로 들 수 있는데, 최지원 디렉터는 출시 전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블러드본>과 비슷하다는 반응을 듣는 것은 영광이지만 그만큼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실제로 <P의 거짓>은 전투 부분에서 많은 시스템을 통해 <블러드본>과 다른 느낌을 냈고, 성공했다.
이를 위해서는 레퍼런스 게임을 선정하는 기준과 이유를 명확히 잡고, 핵심 시스템을 '왜' 참고해야 하는지 '어떻게' 가져올 것인지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개발 중인 게임의 방향성과 비교하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정하고, 자신의 '기획 의도'가 포함된 문서로 재해석시켜야 한다. 이른 과정을 통해 검증된 것에서 배우며 기획 실력을 향상시키며,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기획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신입 기획자의 가장 흔한 착각이 있다. 기획서를 작성해 전달하는 것이 업무의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시작에 가깝다. 기획서가 늘 완벽할 수는 없고, 수정이나 보강이 필요하다고 나중에 생각이 들 수 있다. 단순히 문서로만 전달하면, 개발자와 기획자가 서로 배경 지식이 달라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소통도 중요한 기획자의 역량이다.
소통을 잘 하려면 결국 가장 기본적인 것이 중요하다. 상호존중과 배려다. 게임 개발은 지속적인 수정과 반복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기획 의도가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각 직군의 전문적인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해야 한다.
그러나 기획 의도가 헤쳐질 수 있다면 거절도 때로 필요하며, 역량을 넘어서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면 직책자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 때도 있다. 게임 업계인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평가는 "다음에도 같이 일해요"다. 이런 평가는 단순히 일을 잘한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잘 소통하고 협력하며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야 한다.

조던 피터슨의 말이 있다.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다. 그리고 최악의 경험은 가장 훌륭한 수업이다.” 기획자에게도 다양한 경험이 도움이 된다. 나아가 불필요해보였던 경험도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영준 개발자에게도 영감을 준 몇 가지 사례가 있다. 가령 QA로 시작한 다른 기획자의 이야기다. 게임 기획자를 꿈꿨지만 QA로 3년 간 일하게 된 한 기획자는 자신이 경험이 기획에는 도움이 그다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후 우연한 기회로 기획자가 되고 QA의 시절의 경험을 기획서에 담으려 노력하며 QA 파트와도 적극 협력하자 하이브리드 기획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김영준 개발자는 대학교 시절 컴퓨터공학과였다. 기획 업무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 기획 업무를 경험해 보니 유사한 스크립트 형태의 업무가 있었으며, 배경 지식이 서버와 클라이언트 파트와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김영준 개발자는 "NDC에서 강연에 도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강연을 한다는 것이 많이 긴장되기도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강연을 통해 저 또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라며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