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전선> 퍼블리셔로 유명한 X.D. 글로벌 리미티드(이하 X.D. 글로벌)는 지난달 20일 국내 차기 출시작으로 모바일게임 <벽람항로>를 발표했다. 한국 지사 설립 계획이 공개된 지 약 3일 만의 일이다. X.D. 글로벌을 통해 출시된 <소녀전선>과 <붕괴 3rd>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상위권에서 선전하고 있는 만큼 <벽람항로>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대중적으로는 낯선 이름의 게임이지만 외국 서버를 통해 플레이하고 있는 일부 유저들을 중심으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벽람항로>는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그 인기 또한 상당하다. <벽람항로>의 어떤 부분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을까?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벽람항로>의 인기 요소와 향후 국내 서비스 방향 등을 전망해봤다. / 디스이즈게임 최영락 기자
※ 본 기사는 게임명의 통일성을 위해 일본 서비스명인 '아주르 레인' 대신 <벽람항로>로 표기했다.
<벽람항로> 티저 PV (출처: 일본 벽람항로 유튜브 채널)
# 일본에서 한 달 만에 200만 명? <벽람항로>는 어떤 게임인가
<벽람항로>는 중국 우후샹요가 개발한 모바일게임이다. 일본의 경우 '아주르 레인'이라는 게임명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에는 해당 명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게임은 육성, 실시간 전투, 소셜, 슈팅 등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이차원 게임'이다(퍼블리셔 설명). 가상 패드로 캐릭터를 조작하고 탄을 피하는 점에서는 횡스크롤 액션, 슈팅 게임과 유사하다. 캐릭터로는 <함대콜렉션>(칸코레)류 게임과 같이 군함을 의인화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스테이지 진행은 <소녀전선>과 마찬가지로 전투 참가 캐릭터와 함대(파티) 등을 설정하고, 스테이지 안에서 이동하며 각 위치에 자리 잡은 적들과 전투를 펼치는 방식이다. 세부적으로는 '자동 전투'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컨트롤에 약한 유저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단, 어뢰 공격 및 회피와 같이 자동보다는 오히려 플레이어가 직접 컨트롤하는 게 효율적인 경우가 있어 자동 전투 만이 능사는 아니다.
1개의 파티는 최대 6명의 캐릭터로 구성된다. 각 파티 안에는 전방에서 근접 포격과 어뢰를 담당하는 전위함대(3명)와 후방 지원 사격 등을 담당하는 주력함대(3명) 라인이 존재한다. 각 함대 성격에 맞춰 구축함, 순양함, 전함, 항공모함 등을 각 함종을 배치해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각 캐릭터는 고유 능력과 스킬 등을 가지고 있으며 부품 장착 등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 파티는 최대 4개(제1함대, 제2함대 등)까지 만들 수 있다.
<벽람항로>는 지난 5월 24일 중국에 처음 출시됐으며, 이어 지난달 14일 일본에도 출시됐다. 일본의 경우 출시 약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단기간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벽람항로>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일본 모바일 양대 마켓에서 각각 3위(구글)와 4위(애플)를 기록했다.
게임의 이런 성적은 <페이트/그랜드오더> <몬스터스트라이크> 등이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는 일본 시장을 흔들었다는 측면에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벽람항로> 함대(파티)구성 장면

그렇다면 위와 같은 <벽람항로>의 일본 성적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벽람항로>가 어떻게 매력적인 대체재가 되었는지, 게임 속 캐릭터 수집과 과금 구조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벽람항로>는 인기 캐릭터에 대한 비중을 낮췄다. 여기서 인기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와 비교해 능력치나 스킬이 월등히 좋아, 다수 유저들에게 선호되는 캐릭터를 말한다. <벽람항로>는 게임 구조 상 강한 캐릭터 소수 만으론 원활한 플레이가 어려울 수 있다. 유닛마다 저마다의 쓰임새가 있어 강한 캐릭터 소수보단 약하더라도 탄탄한 조합이 유리하다.
<벽람항로>는 역사 속에 존재했던 군함들을 미소녀 캐릭터로 의인화했는데, 이는 각 캐릭터의 역할과 기능을 세분화(함종) 해 파티 구성의 묘미를 갖게 만드는 소재가 됐다. 각 캐릭터마다 역할과 시너지 효과가 부여됨으로 특정 레어 캐릭터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더불어 당장 인기 캐릭터가 없더라도 다른 캐릭터로 하여금 역할 대체 가능하도록 했다. 특정 캐릭터의 과도한 선호나 불필요함을 줄이고, 다양한 캐릭터의 기용을 유도한 셈이다.

각 뽑기마다 등급별 확률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높은 등급(SS레어)의 확률은 7%으로 고정되어 있다.
다음으로 <벽람항로>는 캐릭터 수집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게임 내 캐릭터 수집은 대부분 제조 방식의 '뽑기'를 통해 이뤄진다. 수집된 캐릭터를 기반으로 육성, 파티 구성, 전략적인 플레이 등이 반복되기 때문에 제조 시스템은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기존 유사 게임들도 마찬가지. 일부 게임에서는 낮은 확률 뽑기(인기 캐릭터)에 캐시를 사용하기 때문에 과금에 대한 부담이 컸다.
이 게임에서 제조는 <소녀전선>과 유사하게 캐시 대신 특정 자원(자금과 큐브)을 넣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무작위로 얻는 방식이다. 가장 높은 등급(SS레어)의 캐릭터를 뽑을 확률은 7%. 단기간 대량 생산이 아니라면, 무과금으로도 모은 자원을 활용해 캐릭터를 생산할 수 있다. 자원은 미션이나 이벤트, 자동 생산 등을 통해 일정 수준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캐릭터 제조에 필요한 자원 종류를 '자금'과 '큐브', 단 2개로 압축시켜(유사 게임의 경우 4개) 자원 수급의 부담과 복잡함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기존 유사 게임들과 달리 들어가는 재료의 수량을 임의로 정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고정시켰다. 투입할 재료 수량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소형함(구축, 순양함 등), 대형함(순양, 전함 등), 특형함(항공모함 등)으로 건조 시스템이 구분되어, 원하는 함종 뽑기가 조금 더 유리하다.
이외에도 필요 없는 캐릭터를 삭제해 얻은 훈장으로 원하는 캐릭터와 교환할 수 있다. 교환 가능한 캐릭터 리스트는 주기적으로 바뀌지만, 가장 높은 등급의 캐릭터도 얻을 수 있는 만큼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다른 유사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덜한 편이다. 교환 제도 없이, 캐시를 사용해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뽑아야 하는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마지막으로 <벽람항로>는 과금 부담을 최소화했다. 게임 내 자원을 무과금으로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과금이 꼭 필요한 부분을 적게 만들어 상대적으로 과금이 덜한 게임으로 보이게 됐다. 캐시는 대부분 캐릭터 의상(스킨) 획득과 슬롯 확장, 캐릭터와의 서약(결혼), 자원 패키지 상품 등에 사용된다. 캐릭터 의상은 뽑기가 아닌 원하는 걸 직접 선택해 캐시 아이템(다이아)으로 구매할 수 있다. 비용을 지불한 만큼 결과가 확실한 셈이다.
캐시로 구매가 가능한 대부분의 상품이 게임 진행을 제한하거나 플레이 승패에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스킨 판매만 보면, 무과금으로 게임을 즐기면서 유저의 욕구에 맞춰 소액 과금도 가능한 수준이다. 물론, 유저가 원한다면 다이아를 사용해 자금이나 큐브 같은 자원 구매도 가능하다. 유저가 단기간 대량의 캐릭터 생산을 노릴 경우, 추가로 과금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놨다.


<벽람항로> 캐시 아이템(다이아) 구입 화면


<벽람항로> 적 캐릭터 어뢰(뇌격) 공격 장면




초반 스테이지 적 보스로 등장하는 일본 항공모함 '아카기'와 '카가'


(좌측부터) 중국 서버의 '개(犬)'와 일본 서버의 '아타고(愛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