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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김실장은 북미에서 안 통한다? 너무나 다른 북미 숙제방송 시장

진짜 전문가와 나눈 북미 시장 이야기 (1)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임상훈(시몬) 2021-12-13 09:01:15

디스이즈게임의 부캐는 김실장 채널과 깨쓰통 채널입니다. 저는 요즘은 부캐 때문에 본진보다 더 많은 연락을 받아요. 해외 시장도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유튜브와 트위치를 통한 게임 마케팅은 기본이 됐죠. 그런데, 우리는 다른 나라 사정에 대해 너무 모릅니다.

 

진짜 전문가를 모시고 북미 시장 이야기를 나눈 게 아까워 두 꼭지로 소개합니다. 먼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브랜디드 콘텐츠(이후 숙제방송)가 북미와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차이 나는지 알아보고, 그 효과와 최근 몇 가지 트렌드를 짚어봤습니다. 두 번째 편에서는 실패 케이스 등 실제 숙제방송 진행과정에서 발생했던 여러 이슈들을 살펴보고 진행 프로세스 등을 소개합니다.

 

이런 내용을 알아보려고 나름 검색 열심히 했는데 별로 없었어요. 지금 또는 나중에 필요할 이들에게 공유 부탁합니다. /디스이즈게임 시몬

 

[관련기사]  돈이 넘쳐나나? 이것도 모르고 북미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 하려고 (바로가기)

 

 


네오위즈 사업 담당으로 게임계 경력을 시작한 김정현 대표는 9년 전 미국에 건너갔다. 글로벌 게임회사에서 사업 분야를 맡아오다 5년 전 우연히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혼자 시작했다. 당시 하루 2,000명이 게임에 가입하면 손익분기(BEP)를 맞출 수 있었는데 엑셀로 관리하며 목표를 이뤘고 인플루언서의 가치와 미래를 보았다. 마침 모회사에서 별도 사업으로 발전시키라는 제안을 받고 인플루언서 에이전시 GGC를 시작했다. 이후 4년 남짓 2,000여 명의 인플루언서와 350회 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 땅덩어리는 무시할 수 없다. 한국과 많이 다른 미국 인플루언서 시장

 

시몬: 우리나라 인플루언서 시장 구조는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샌드박스 네트워크’나 ‘다이아TV’ 같은 대형 MCN(Multi Channel Network)이 있고, 김실장이나 깨쓰통 채널을 운영하는 우리 같은 작은 업체도 있고, 또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분들도 많이 있다. 게임 회사나 마케팅 대행사는 MCN이나 개별 인플루언서에 연락해 광고방송을 요청한다. 그런데 미국 등 해외 상황은 잘 모르겠다. 5~6년 전 미국 인플루언서 시장 공부할 때 디즈니나 워너브라더스, 버라이즌 같은 엄청 큰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유명 MCN을 인수했지만 그 후 약간 흐지부지된 느낌이다. 큰 구도를 알려달라.

 

김정현 대표: 구조적으로 글로벌 인플루언서, 특히 북미 시장은 한국과 조금 다르다. 크게 세 종류로 카테고리를 나눌 수 있다. 먼저 ‘블링’이나 ‘녹스인플루언서’처럼 인플루언서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가 있다. 영상 채널의 일반적인 스탯(지표)과 함께 그들 나름의 기준으로 인플루언서를 평가해 보여주고 있다. 

 

독점 또는 비독점 형식으로 인플루언서를 데리고 있는 MCN도 있다. 이런 회사를 미국에서는 ‘탤런트 매니지먼트 컴퍼니’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GGC)처럼 인플루언서와 광고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에이전시 회사도 있다. 고객 니즈에 맞춰 독립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탤런트 매니지먼트 회사를 다 연결해준다.

 

시몬: 인플루언서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예전에 가끔 들어가 봤는데 한눈에 특정 분야 별 인플루언서의 정량적 데이터를 보기에 좋더라. 사전 체크 단계에서는 유용하지만 실질적인 채널 성격 확인에는 한계가 있었다. 아마도 내가 게임 채널을 주로 봐서 그렇겠지만 게임 인플루언서는 개개인마다 스타일이나 전문성, 다루는 소재 등에서 천차만별인데 그런 것을 반영하기는 어려우니까.

 

탤런트 매니지먼트 컴퍼니라고 했나? 북미 MCN이 몇 년 전 핫했는데 요즘 어떤가? 

 

김정현: 초반에 미국 MCN들이 투자도 많이 받았는데 수익성 문제도 있었고 크리에이터 간 갈등 등 구설수에 휘말리는 사건도 많아서 좀 주춤한 상황이다. 초반 화제를 모았던 대표적인 회사들, 이를 테면 디파이 미디어나 머시니마는 2018~2019년 문을 닫기도 했고. 하지만 요즘도 인플루언서가 직접 회사를 세우거나 친구들끼리 모여서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10월 말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스트리머 Pokimane(아래 이미지)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런 식으로 생겼다 사라졌다 다시 생겨난다. 한 쪽 장르나 분야에 쏠리는 경향이 크다.

 

 


시몬: 아하! 넓은 땅에 그렇게 사라지고 새로 생기는 등 인플루언서 환경 변화가 크니 GGC 같은 전문 에이전시의 역할이 꽤 있겠구나. 한국은 주요 인플루언서가 수도권에 몰려 있고 부산도 KTX 타면 3시간 이내 거리니 그런 니즈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고. 인플루언서 수도 많으니 데이터 제공하는 회사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더 커보인다. 단순히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니즈에 맞춰 많은 인플루언서와 연락하고 조율하려면 전문 에이전시 필요성도 훨씬 클 것 같다.

 

 

# 관행은 무시할 수 없다. 한국과 너무 다른 미국 ‘광고방송’ 포맷

  

시몬: 스폰서십(광고)에 대한 시청자의 시각은 어떤가? 한국은 지난해 뒷광고 여파가 크게 있었고, 일부지만 여전히 광고 방송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정현: 북미는 많이 다르다. 전업 인플루언서의 고충과 그들도 먹고살아야 한다는 것을 시청자들이 이해하는 편이다. 북미 시청자들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가 스폰서십을 받으면 축하해주는 경우가 많다. 

 

2년 반쯤 전에 북미에서 네이버 밴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규모가 작은 인플루언서를 섭외한 적이 있다. 그 인플루언서는 드럼 관련 채널을 운영했는데 광고 요청을 처음 받았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인플루언서도 걱정했고 우리도 좀 우려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시청자 반응은 전혀 딴판이었다. 대표적인 게 이랬다.

 

 

너 마침내 광고를 얻었구나!

 


 

시몬: 그런 차이는 왜 발생할까?

 

김정현: 한국과 북미의 스폰서십 방식이 달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유튜브의 경우 한국과 일본은 비디오 한 편에 통으로 광고주 게임을 리뷰하는 방식(Dedicated Video)이 일반적이다. 미국과 유럽은 다르다. 인플루언서는 스폰서십 비디오를 기본적으로 ‘프리롤’이나 ‘미드롤’(영상 시작 전이나 중간에 인플루언서가 30초~2분 동안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광고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시청자가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스폰서십의 90% 이상이 이런 형태다. 한국에서는 거의 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동남아시아는 이런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기준으로 약 20%까지 올라온 느낌이다.

 

시몬: 아, 그래서 그랬구나. 북미나 유럽 업체들이 김실장에게 광고방송을 요청하는 메일이 종종 오는데 대부분 프리롤을 원하더라. 김실장은 그런 것을 쑥스러워 하기도 하고, 한국 상황과 맞지 않아 전부 거절해왔다. 그런데, 북미와 유럽은 왜 그런 방식으로 스폰서십 형식이 굳어졌을까?

 

김정현: 북미 쪽이 유튜브 역사가 더 길다고 생각하는데 스폰서십을 보너스 개념으로 여긴다. 기본적으로 조회수에 따른 광고비, 도네이션이 인플루언서의 주수입이다. 보너스인 스폰서십으로 전체 영상을 만드는 것은 익숙한 방식이 아니다. 보너스 사이즈가 주수입보다 큰 느낌이 드니까. 스폰서십으로 풀 비디오를 만들면 평소보다 뷰가 떨어지고 자기 시청자들이 그것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 측면도 있고. 

 

시몬: 순전히 추측인데 TV 중간광고 영향도 일부 있지 않았을까? 한국은 올해 7월부터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가 허용됐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어색하다. 반면 미국은 오래 전부터 중간광고가 있어서 인플루언서가 프리롤이나 미드롤을 해도 거부감이 적었을 것 같고. 플랫폼 자체 광고 영역에서도 네이버TV나 카카오TV에 비해 유튜브는 중간에 광고가 여럿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TV를 통한 누적된 경험 차이가 인터넷 영상 포맷에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싶다.

 

김정현: 일리 있는 추론 같다.

 

 

# 유튜브 영상은 측정된 데이터보다 4일 동안 4배 더 많은 유저를 게임으로 유입시킨다

 

시몬: 효과 측면에서 프리롤과 데디케이티드(숙제방송)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정현:  숙제방송은 조회수가 적게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검색했을 때 비디오 제목과 썸네일로 검색결과가 나온다는 점이 게임사 입장에서는 장점이라고 여기고 있다. 해당 게임에 관심 있는 있는 사람이 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시청자 대비 클릭율(CTR)도 더 높게 나오는 편이다. 프리롤은 평소처럼 조회수가 나오기 때문에 클릭율이 적더라도 클릭 규모는 풀 영상보다 더 많이 발생시킬 가능성도 있다. 

 

시몬: 두 방식의 가격 차이가 어떤가? 해외에서 요청받은 경우들을 보면 프리롤이 더 적은 것 같기는 하더라.

 

김정현: 맞다. 인플루언서들이 풀 비디오 스폰서십을 받을 때는 프리롤보다 2~5배 비싸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프리롤에 더 큰 금액을 주장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보통은 풀 비디오가 공수가 더 많이 들어가 비싸기는 하지만, 프리롤이 더 많이 (시청자에게) 노출되기는 하니까. 노출이 늘어야 클릭이 많아지는 것을 인식하는 일부 광고주 중에는 이를 납득하는 경우도 있다.

 

시몬: 노출을 이야기하니까 생각나는데, 광고 배너에 비해 인플루언서 영상은 노출의 마감시한이 없는 것 아닌가?

 

김정현: 맞다. 비디오는 한 번 올라가면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맡았던 한 회사 캠페인의 경우 작년 진행 당시에는 CPV(조회당 비용)이 0.02달러(약 23원)였는데 1년이 지나서 확인해 보니 0.01달러(약 12원)까지 내려가 있었다. 영상은 남아있고 조회수는 계속 자라면서 꾸준한 노출을 일으키는 것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시몬: 트위치는 좀 다르지 않나?

 

김정현: 트위치는 2시간을 계약하기 때문에 2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한국은 트위치 스트리밍 이후 이걸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려주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미국은 유튜브와 트위치는 별도로 여긴다.

 

시몬: 프리롤이 전체 클릭수를 많이 발생시킨다고 했는데, 실제 유저가 게임을 하는 것과 연결되는 수준은 어떤가?

 

김정현: 우리는 클릭까지만 알 수 있고 그 뒤는 알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클릭 뒤의 수치에 대해 광고주한테 질문을 많이 하는데, 게임 커뮤니티 앱의 광고주한테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들었다. 페북 광고를 통해 들어온 사람이 2.3페이지를 보는 편인데 유튜브를 통해 들어오면 8.7페이지를 본다고. 유튜브를 통해 들어오는 사용자가 좀 더 고관여자(heavy user)여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글은 3년 전 세미나에서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발표(아래 영상)를 했는데, 유튜브 영상은 거기 달린 링크로 측정된 유입 규모보다 이후 4일 동안 4배 더 많은 유저를 게임에 들어오게 만든다고 했다. (구글 세미나 링크 아래 참조) 물론 유입 규모는 개개의 인플루언서가 능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Google Conference (10/24/2018) 'Understanding the full value of influencer content for games'

 

 

시몬: 마지막 말에 특히 동의한다. 게임 회사들로부터 김실장 채널에서 광고 요청이 많아지는 것도 그런 이유인 듯하다. 구독자나 조회수 대비 실제 게임에 유입되는 규모가 다른 인플루언서에 비해 꽤 크다는 피드백을 자주 들었다.

 

 

# 꿀팁 보너스: 알아두면 손해 안 날 최신 트렌드와 정보

 

호응 받는 병맛 영상

예전에는 광고주가 고퀄리티 비디오를 선호하는 경향이 컸다. 최근에는 병맛(?)이거나 퀄리티가 낮아도 진정성이 있는 비디오를 원하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비슷한 추세로 인플루언서가 만든 코스프레나 패러디 애니메이션 등이 게임 마케팅에 활용되는 사례(2차 라이선스 계약)도 늘고 있다.

 


 

 

효과 좋은 사전등록 캠페인과 스팀 위시리스트 캠페인

사전등록 캠페인이나 스팀의 위시리스트 독려 캠페인이 굉장히 좋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검증됐다. 그간 북미에서는 사전등록에 대한 인지가 없었는데 사전등록을 토킹 포인트로 인플루언서 캠페인을 집행하자 매우 높은 클릭 성과를 거두었다. 스팀의 위시리스트도 같은 선상에 있는데 유저 입장에서는 사전등록이나 위시리스트에 클릭하는 행위가 당장 구매를 요하는 것도 아니고 데이터를 사용해 인스톨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허들이 낮다. 굉장히 좋은 성과(Call to Action)를 내곤 한다. 

 

늘어나는 스폰서십 독점 현상

최근 한국 게임 생태계는 일부 회사들 사이에 경쟁이 붙어 계약 기간 동안 경쟁 게임 방송을 못 하게 인플루언서를 독점으로 몇 달씩 묶는 경우가 발생했다. 김실장은 그런 제안을 거절했지만 일부 게임업체는 이 이슈로 곤란을 겪었다. 북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일부 중국 회사들은 자신들의 스폰서십 비디오 이후 한 달 동안은 같은 장르의 광고를 받지 말라고 요구하는데 대신 더 많은 돈을 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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