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의 대성공으로 ‘내수용’을 넘어 ‘국제용’으로 인정 받은 온라인 골프게임 <팡야>가 차세대기라는 신대륙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12월 2일 닌텐도의 차세대기 ‘Wii’와 동시발매되는 <스윙골프 팡야>는 신시장개척의 첫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특히 <스윙골프 팡야>는 한·일 양국의 개발사, ‘엔트리브 소프트’와 ‘테크모’의 공동개발이라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은 왜, 어떻게 만나게 됐을까? TGS 2006 현장에서 <스윙골프 팡야>를 개발중인 두 명의 프로듀서, 엔트리브 소프트의 서관희 이사(32)와 테크모의 키쿠치 부장(32)을 만났다.
디스이즈게임이 TGS 2006 현장에서 단독으로 진행한 이번 인터뷰는 공동 작품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이어져 있는 두 프로듀서 덕분에 진지하면서도 화기애애한 공감대를 빚어냈다.
| 74년생 동갑내기, 닮은 꼴의 두 프로듀서 |
먼저 실례가 안된다면, 키쿠치 프로듀서의 전작들을 알고 싶습니다.

저는 테크모에서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개발해왔습니다. 슈퍼패미콤용 <캡틴 쯔바사>와 <령 제로> <각명관> <갤롭레이서> 시리즈, <DOA2> 등을 만들었어요. 그러고 보니 올해로 게임개발을 시작한지 13년이 됐군요.

재미있는 게 둘 다 호러게임을 만들었어요. 제가 <화이트데이>를 만들 때 키쿠치 부장도 <령 제로>를 만들었거든요. 나이도 같고, 개발경력도 비슷해요. 제 데뷔작인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1994년이었으니까 저도 13년째죠.

두 분다 프로그래머 출신 프로듀서라는 점도 비슷하네요.
<스윙골프 팡야>에서도 ‘쬐끔’(엄지와 검지로 1cm 정도 허공을 잡으며)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어요.

주로 온라인(메신저)으로 공동개발을 진행하는데요, 키쿠치 부장은 <스윙골프 팡야>를 시작한 뒤로 밤 12시 이전에 퇴근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대단하죠.

두 번째 실례하자면, 키쿠치 프로듀서는 결혼했나요?
(전 아직 미혼입니다…)

예, 결혼했어요. 아이도 낳았는데 이제 2개월이 됐네요.
정말 대단하군요. 개인적으로 힘든 작업이겠어요.

그래도 동시발매, 온라인의 차세대기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어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며) 아기 사진 좀 보시겠어요?
(사진을 보는 두 사람) 귀.엽.군.요!

| Wii와 팡야는 찰떡궁합 |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볼텐데요, 먼저 <팡야>를 Wii로 만들겠다고 결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네요.

원래 닌텐도로부터 Wii용 게임을 만들어 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받은 상태였어요. 당시 <몬스터팜 온라인>의 서비스사 선정 때문에 게임팟(일본의 <팡야> 서비스사)과 만나고 있었는데, 게임팟을 통해 <팡야>를 알게 됐죠. Wii로 만들어보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테크모로부터 제안을 받았을 때를 돌이켜보면, 게임팟을 통해 <팡야>를 Wii용으로 만든다는 사실만 접했을 때도 머리 속에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스쳤어요. 온라인게임을 싱글플레이가 강조된 콘솔게임으로 만들면 재미있겠다. 그것도 테크모와 한다면 많이 배우겠다. 이유는 많았죠.

테크모 역시 온라인게임을 콘솔용으로 만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지난 2월부터 서관희 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시작했는데요, 사실 처음엔 잘 몰랐던 개발사를 만나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조금 ‘불안했다’고 할까요, 변수들 말이에요.

그런데 딱 3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확신으로 가득 차게 됐어요. 테크모와 엔트리브는 다른 나라의 개발사지만, 협력하면 일개의 개발팀이 할 수 없는 새로운 영역에서 개발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됐어요.

기대, 확신. 맞아요. 이야기를 시작한지 한 달 반 만에 발표를 하고 개발을 시작했으니까 이렇게 잘 맞는 경우도 드물죠. 테크모는 굉장히 열정적인 분들이에요. 무엇보다 게임을 사랑하죠.

실제로 Wii용 게임개발을 해보니, 컨트롤러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 임팩트였나요?

개인적으로 정말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많은 장르를 개발해 왔어요. 보통 완전히 새로운 놀이방식의 컨트롤러가 나오면 ‘쓰던 게 편하지 않나? 귀찮지 않을까?’라고 걱정을 한 번쯤 하게 되는데요, Wii는 그냥 보는 순간부터 기대가 됐어요.
Wii의 컨트롤러가 가진 가능성과 <팡야>가 너무 잘 맞아 떨어졌죠. <스윙골프 팡야>로 타구를 하면 클럽으로 샷을 날리는 임팩트 순간에 강력한 진동이 Wii의 컨트롤러로 전해져요. 해보면 짜릿짜릿해요.

닌텐도 Wii의 컨트롤러를 이용해 <팡야>를 플레이하는 방식.

개발은 어떤 식으로 진행해왔나요? 일정이 꽤 빡빡하잖아요.

아~ 쉽지 않아요. 지금도 계속 테스트하고 개발하고… 정신 없어요.
얼마나 개발된 거죠?

음… (생각에 잠시 잠겼다가) 한 70~80% 정도? 12월 2일까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개발기획 및 진행을 함께하면서 원작 <팡야>의 그래픽, 프로그래밍 소스를 테크모에게 전부 전달했어요. 물론 차세대기에 걸맞게 그래픽 데이터는 리메이크를 했죠.

Wii의 컨트롤러와 <팡야>를 어떻게 접목시켰어요?

원작 <팡야>가 ‘타이밍’이 중요시되는 게임이었다면, <스윙골프 팡야>는 ‘정신력’을 잘 조절해야 하는 ‘멘탈 스포츠’에 가까워요. 직접 Wii의 컨트롤러를 휘둘러서 치기 때문에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헛손질이 나오기 쉬워요. 상대편은 좋아하겠지만요.

오늘(22일) 낮에 있었던 테크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키쿠치 부장이 직접 Wii 컨트롤러로 시연을 했는데 긴장해서 그랬는지 실수로 타구를 엉뚱하게 날리더라고요.

(땀+웃음) 긴장되더라고요. 조금만 실수해서 비스듬하게 스윙을 하면 바로 슬라이스나 훅이 나더군요.

'타이밍'이 가장 중요했던 원작과 달리 몸으로 하기 떄문에 '심리적인 '안정'이란 변수가 추가됐다.

실제 움직임으로 샷을 치게 되니까 체력소모도 많겠군요.
보통 골프에서 한 라운딩을 하기 위해서 70타에서 80타를 쳐야 하죠. 그걸 Wii 컨트롤러로 모두 치면 너무 힘들겠죠? 그래서 원작 <팡야>의 타구시스템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함께 넣어놨어요.
Wii의 컨트롤러를 들어올리는면 캐릭터도 똑같이 테이크백(클럽을 뒤로 들어서 스윙을 준비하는 동작)을 해요. 진짜 골프와 닮아있어요. 긴장하거나 동작이 뻣뻣하면 그만큼 실수를 하게 되고 타수를 줄이지 못해 버디를 잡기도 어려워지죠.
| 온라인 멀티플레이는 '없다' |
원작이 온라인게임이니 온라인 멀티플레이 모드도 있겠죠?
(눈이 휘둥그래지며) 아뇨. 온라인 골프게임을 원하면 <팡야>를 하면 되죠. <스윙골프 팡야>는 가족(Wii 컨트롤러로 최대 4명까지 가능)이나 친구들과 옆에서 우스꽝스러운 스윙폼도 보고, 함께 웃고 즐기는 게임이에요.
온라인 멀티플레이는 없어요. 싱글플레이에 집중하기 위함이죠. 대신 흥미로운 ‘스토리 모드’가 있어요. 스토리 모드를 위해서 <팡야>의 세계관을 정리했어요. 캐릭터들 간의 관계를 싹 정리해서 테크모에게 전달했죠.
지금 PSP용으로 개발중인 <팡야>에도 스토리모드가 들어가는데요, <스윙골프 팡야>와는 또 다른 느낌일거에요. 이번 <스윙골프 팡야>에는 테크모식으로 해석한 스토리 모드가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미 PC용으로 완성된 온라인게임을 그냥 콘솔로 옮기면 그저 ‘반복’에 그치잖아요. 서관희 이사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Wii의 컨트롤러로 <팡야>를 즐기면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겠구나', 확신이 들었어요. Wii의 컨트롤러로 골프를 치는 타구시스템이 핵심이고, 이것 때문에 원작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게임이 되는 거죠.

다수의 컨트롤러로 즐기는 멀티플레이는 있겠죠?

| 싱글플레이의 깊이를 더해줄 '스토리모드' |

스토리모드라면 <DOA>의 각 캐릭터별 스토리처럼 다양한 비밀로 얽히게 되나요?
음… 게임이 밝기 때문에 어두운 복수극, 그런건 아니에요. ‘<팡야> 캐릭터들을 <DOA>처럼 스토리로 연결시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주인공들이 ‘팡야 대회’에 참가하게 되기까지 캐릭터별로 독특한 스토리가 펼쳐지게 됩니다.

주인공은 역시 하나와 누리죠?

<팡야>의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인데요, 하나(일본명 에리카)와 누리(일본명 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점은 원작과 같아요.

원작 <팡야>에는 없었던 '스토리 모드'가 <스윙골프 팡야>의 메인 모드 중 하나.

테크모의 유명 캐릭터들도 등장하는데, 어떤 캐릭터들인가요?
<스윙골프 팡야>의 이번 TGS 예고편을 주의 깊게 살펴보시면 누가 나오는지 알 수 있어요. 한 번 찾아보세요.(웃음) 그 캐릭터가 추가되는 건 아니고요, 유명 캐릭터의 복장과 머리 모양과 색 등 ‘감쪽같아 보일 정도로 비슷하게’ 캐릭터를 꾸밀 수 있게 해주는 거죠.

복장과 머리 모양을 바꾸면 정말 진짜 테크모의 히트게임 속 캐릭터처럼 보일 정도로 비슷해져요.
.jpg)
테크모의 유명 대전격투게임 <DOA>의 카스미 캐릭터 복장과 머리 모양. 실제 테크모의 캐릭터가 추가되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처럼 꾸밀 수 있는 복장과 머리, 머리색 아이템 등이 추가되는 개념이다.

국산 온라인게임으로서는 최초로 가정용 콘솔, 그것도 차세대기로 이식됐는데요, 의미가 여러가지로 많습니다.
<스윙골프 팡야>의 개발을 결정했을 때, 이미 나왔던 게임을 콘솔로 만들기 때문에 동기부여를 잘 해줄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뒀어요. 제게 있어서, 개발팀에게 의미는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해보자’, ‘동시발매에 의미가 있다’ 정도였어요.
여러 의미에서 감격스럽고 기쁘죠.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서비스하면서 계속 고쳐나가는 데 비해 패키지는 출시버전 자체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신중해지는 면도 많아요.
단순히 한국의 온라인게임 뿐만 아니라 일본의 온라인게임들도 콘솔로 나오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요한 시도에요. <스윙골프 팡야>에 이어 다른 회사들도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가지 더 기대하고 있는 것은 <팡야>가 전세계에서 서비스되고 있지만 북미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거든요. <팡야>의 브랜드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좋은 결과로 이어져 한국 온라인게임들이 콘솔시장으로 많이 진출하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시장의 개척이라는 측면으로 보면 상당히 기대되죠. 하지만 온라인게임 유저와 콘솔게임 유저들은 각각 바라는 것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에요. 그래도 결국 ‘재미’라는 본질적인 면에서는 점점 비슷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찍으러 이동하시죠.
(이동하면서 슬쩍 질문) 라이벌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PS3용 <모두의 골프 5>(가칭)도 나오잖아요.

완전히 다른 게임이에요. Wii 컨트롤러로 즐기는 <팡야>는 그 자체로 완벽하게 새로운 경험입니다. 자신 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