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이야기하자면, <엔더 릴리즈>는 이미 유저 사이에서 호평받고 있는 게임이다.
지난 6월 21일 정식 출시된 이후 약 1,000여 개의 긍정적 평가가 달렸으니 이번 리뷰에서 하고자 하는 말도 다소 뻔할지도 모르겠다. 기자 감상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 또한 이미 얼리 엑세스 단계에서 <엔더 릴리즈>의 핸즈온을 통해 어느 정도 감상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핸즈온만으로 그 감상을 다 표현하는 게 부족했다 느꼈다. 그래서 리뷰를 통해 정식 출시 후의 <엔더 릴리즈>를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미리 요약하자면, 정식 출시 버전의 <엔더 릴리즈>는 좋은 게임이다. 튼튼한 기초 위에 자신들만의 포인트를 명확히 녹여냈다. /디즈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리뷰 작성을 위한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엔더 릴리즈>는 다크 판타지 세계관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릴리와 여정을 함께 할 흑기사
이런 배경과 게임 아트워크를 보면 <엔더 릴리즈>는 소울라이크 장르처럼 보이지만, 메트로베니아 게임이라고 하는 편이 보다 정확하다. 전체적인 세계관과 설정은 소울라이크 느낌을, 실제 게임 플레이는 메트로베니아 장르를 따르고 있다고 보면 좋다.
즉 하나의 거대한 맵을 탐험하며,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숨겨진 아이템을 찾는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공식을 충실히 지킨다는 뜻이다. 맵을 탐험하며 세이브 포인트를 하나하나 늘려 나가고, 보스를 잡아 새로운 이동 스킬을 얻어 이전에는 가지 못했던 장소에 도달해야 한다.

맵을 하나하나 밝혀 나가자. 모든 아이템을 확득하면 완료한 지역으로 표기해 준다
그리고 <엔더 릴리즈>에는 재미있는 특징이 있다. 맵을 탐험하며 타락자를 정화하는 것은 릴리지만, 공격 능력은 없는 만큼 육체를 잃은 영혼이 릴리 뒤를 따라다니며 돕는다. 각자의 역할을 확실히 분담한 모습. 덕분에 우호적인 NPC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게임 플레이 내내 든든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영혼은 중간중간 등장하는 보스를 처치하고 이를 정화해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지역을 탐사하기 위한 이동 스킬은 지역 보스를 처치하면 획득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영혼이 릴리를 도와주는 방식이다. 스킬을 강화하기 위한 자원도 맵 곳곳에 위치한 타락자를 정화해 획득할 수 있다.

릴리를 도와주는 영혼들

보스급 타락자를 정화하고 새로운 스킬을 획득할 수 있다
<엔더 릴리즈>는 여러모로 라이트 게이머를 배려한 느낌이 강하다.
먼저 소울라이크류 게임처럼 사망했을 시의 페널티가 전혀 없다. 스테이지 진행 중 목숨을 잃더라도 경험치를 잃지 않는다. 휴식 포인트로도 별도의 로딩이나 손해 없이 즉각 돌아갈 수 있다. 물론 휴식을 할 경우에는 필드 상의 적들이 다시 스폰된다.
적들의 공격도 피하기 쉬운 축에 속한다. 대부분의 적이 확실한 준비 동작을 한 후, 공격이 시작될 때 안광을 내뿜기 때문에 무리 없이 회피할 수 있다. 몇몇 영혼은 패링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패링 판정도 상당히 널널한 편. 너무나 쉬워 게임 내내 지루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액션과 메트로배니아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적들은 체력 외에도 스태미나를 가지고 있다. 스태미나는 공격을 당할 때마다 줄어들며, 0이 되면 경직에 걸리거나 뒤로 넘어진다. 보스도 스태미나를 가지고 있어, 스태미나가 전부 떨어져 그로기 상태에 빠졌을 때가 체력을 깎아낼 수 있는 타이밍이다.
릴리가 레벨업을 할 때마다 스탯치를 분배하거나 하는 육성 요소도 없다. 레벨이 오를수록 릴리는 자연스럽게 강해진다. 물론 스킬은 맵 곳곳에 숨어 있는 타락자를 정화해 오염을 모아 업그레이드해야 하기에,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영혼 위주로 업그레이드를 해줄 필요가 있다. 팁을 주자면, '노전사 겔로드' 부터 업그레이드하길 추천한다.

경험치는 오염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릴리는...

난이도는 너무 어렵거나 쉽기보단, 딱 적당한 수준이다
<엔더 릴리즈>가 다른 게임과 차별화하는 요소는 아트와 OST다.


배경 그래픽이 상당히 수려하다

물론, 귀엽긴 합니다
여기에 특유의 분위기를 더해주는 것은 'Mili'이 작곡한 OST다.
<엔더 릴리즈>는 정식 출시 전부터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 <고블린 슬레이어>의 OST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해 온 음악 그룹 'Mili'이 게임 OST를 담당해 화제가 됐다. 정식 출시 후 평가를 해보자면, Mili가 작곡한 서정적인 OST는 게임 분위기와 적절히 어우러지며 게임 내 플레이어의 감성을 자극한다.
보통 리뷰에서 OST를 소개할 때는 하나 정도만 담는 것이 적절하지만, 하나만 소개하긴 아쉬워 두 개를 담았다
아쉬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거 스위치좀 이런 데 숨겨두지 맙시다
메트로베니아 장르의 꽃인 맵 탐사도 몇몇 구간에 지나치게 어려운 난이도를 할당했다. 가령 공중에서 공격하면 릴리가 잠시 멈추는 것을 이용해, 보통 방법으로는 넘어갈 수 없는 넓은 장소를 돌파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100% 맵 탐사에 큰 관심이 없는 플레이어라면 괜찮겠지만, 하나하나 맵을 밝히지 않으면 답답해하는 사람에겐 곤란한 구석이 있다.
몇몇 숨겨진 아이템을 찾는 과정을 파고들기 요소로 잡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100% 맵 탐사를 위해 이런 꼼수(?)를 권장하는 것은 조금 놀랍다.

중간 보스는 스킬 몇 번 쓰고, 오의 발동하면 허무하게 쓰러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2회차 콘텐츠의 부실함도 아쉬운 요소다. 난이도가 보다 어려워진다거나 하는 등 다회차를 위한 요소는 거의 없다. 이 부분은 추후 패치를 통해 보완되길 기대해 본다.
몇몇 단점이 일부 보이지만, <엔더 릴리즈>는 분명 좋은 게임이다.
그래픽은 수려하고 OST는 훌륭하다. 메트로베니아 탐험 요소에도 충실하고, 난이도 또한 하드코어 게이머, 라이트 게이머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짜였다. 스토리도 과하지 않은 선에서 게임이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을 적절히 전달해 준다.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도 약 20시간 정도로 무난한 편.
그리고 <엔더 릴리즈>는 꽤 라이트한 게임이다. 너무 무겁지 않은 선에서 메트로베니아 요소를 적절히 녹여냈다. 비슷한 메트로베니아 게임 <할로우 나이트>를 생각하면 아쉽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너무 눈을 높이지 않으면 꽤 탄탄한 기본기를 가진 게임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탄탄한 기초 위에 OST와 수려한 그래픽을 쌓아 올려 자신만의 세일즈 포인트를 명확하게 녹여냈다.

릴리의 운명은 당신의 선택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