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첫 인상 - 타뷸라 라사
10월에 서비스가 예정돼 있던 타뷸라 라사의 발매일이 11월로 미루어 지면서 헬게이트 런던과의 정면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롤플레잉 시리즈 중 하나인 디아블로의 3탄 이라고도 평가받는 헬게이트 런던과 울티마의 아버지 리처드 게리엇+엔씨 진영의 자존심을 건 대격돌!
아쉽게도 국내는 타뷸라 라사의 서비스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고, 서비스가 확정된 헬게이트 런던 조차도 서비스 일정이나 과금체계등이 확정되지 않아 그러한 멋진 구경거리는 볼 수 없겠습니다만...
아무튼 정식 서비스 일정이 늦춰지면서 잠시간의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타뷸라 라사를 체험해 보게 되었습니다. 타뷸라 라사를 하면서 가장 궁금했던것은 아무래도 현재 가장 흥행하고 있는 WoW와의 차이점 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WoW와 디아블로를 상당히 재미 없게 플레이 했기 때문에 저에게 재미없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재미있게 했던 에버퀘스트2, 애쉬론즈 콜2,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등은 전부 국내에서 눈물젖은 성적을 보여주어서 말입니다. -.-)
♨ Story line
타뷸라 라사의 스토리는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외계종족 베인의 침략과 그에 맞서는 인류. 그리고 불가능할듯한 방어전에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 로고스의 등장. 이러한 스토리 라인은 오프닝 영상에 함축되어 있고 게임을 시작하면 처음 접하게 되는 내용 입니다.
...당장은 식상한 내용의 스토리 입니다. 비슷한 사촌지간의 아나키 온라인도 에일리언 인베이전에 이르러 외계인의 침공과 방어, 존재를 몰랐던 제3세력 죠브의 등장 이라는 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기대되는것은 고대종족 엘로의 그림문자인 '로고스' 와 리처드 게리엇 특유의 철학적 세계관이 어떻게 진행되어 갈 것인가 하는 것이죠. 울티마 온라인에서는 8개의 미덕 이라는 대 주제를 기반으로 사골 곰탕같이 우려낼수록 깊이가 있는 스토리를 보여주었는데 그 수십배에 달하는 로고스를 가지고는 과연 어떨지..
♨ 첫인상
타뷸라 라사의 첫 인상은 그다지 특출나지 않았습니다. 이미 아나키 온라인을 오랜시간 플레이 했던 터가 그런지 SF와 자연환경의 훌륭한 조합이나 검과 활 대신 총을 들고 마법 대신 초능력을 사용하는 모습은 크게 와닿지가 않더군요. 하지만 '제대로 된' SF MMORPG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로그인 화면에서부터 사이버틱한 느낌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로그인을 끝내면 케릭터 서버 선택과 케릭터 생성 등을 할 수 있는 화면으로 들어가고 케릭터 생성시 사용자가 정할 수 있는 옵션은 생각 외로 방대했습니다. 수십종류의 얼굴형과 헤어스타일을 지원하고 복장등도 다양하게 설정이 가능하더군요. 물론 복장은 게임이 진행하면서 바뀌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간단히 케릭터 생성을 하고 본격적으로 월드로 들어가면 역시 기존 환타지 MMORPG와는 다른 독특한 로딩화면을 보여주며 게임은 시작됩니다.
♨ 초반 퀘스트 - 점령과 베인, 그리고 로고스
여느 게임과 마찬가지로 타뷸라 라사의 시작은 기본적 조작법을 익히는 퀘스트로 시작됩니다. 기본적으로 WSAD조작계를 택하고 있고 기존 MMORPG의 조작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빠른 적응이 가능하더군요. 간단한 몇몇 퀘스트를 끝내면 본격적으로 메인 퀘스트로 진행되는데 이미 동영상 등으로 볼 수 있었던 베인과의 전투, 기지 점령이 바로 그것입니다.
초반 퀘스트라 아무리 맞아도 체력은 거의 닳지 않습니다. -.-;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하며 하라는것만 잘 수행하면 바로 첫 기지 점령의 쾌감을 맛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인스턴스 던전이라 본 게임엔 전혀 영향이 없다는거.. 아, 퀘스트 보상템들을 받으니 그렇지만도 않군요.
그리고 동시에 타뷸라 라사의 핵심의 되는 '로고스' 또한 이 초반 퀘스트에서 얻게 됩니다. 엘로 문명의 잔해라고도 볼 수 있는 로고스는 그 '의미' 자체가 머릿속에 다이렉트로 들어가는 것으로 실제 저런것이 구현된다면 고3분들은 정말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엘로의 홀로그램이죠. 뭐 별건 아니고 -.-; 그냥 엘로라는 종족이 이렇게 생겼구나- 하는 정도로..
MMORPG이지만 특이하게 FPS적인 전투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신없습니다. 여기저기 왔다갔다 방방 뛰면서 전투를 하게 됩니다만 자동 조준 기능이 있고 모든 공격수단은 어느정도의 호밍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다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특히 라이플의 경우는 긴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어서 기선 제압에 유리하게 쓰일 수 있구요.
이 퀘스트가 끝나면 인스턴스 던전이 아닌 본격적인 '월드' 로 들어가게 됩니다.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려오고 수시로 베인의 드랍쉽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야말로 전장에 들어가게 되는것이죠.
물론 이렇게 아군의 드랍쉽도 있습니다.
♨ 전투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타뷸라 라사는 FPS의 그것과 공격방법이 흡사합니다. 하지만 더 다양한 종류의 무기가 등장하고 터렛 등을 지면에 설치할 수 있으며 자신의 복제를 만들어 내거나 (스페셜리스트) 숨어서 공격하는 등 (솔져) MMORPG적 특성은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처음 공격을 하게 되면 아머를 깎고 아머가 다 깎이면 그때야 HP에 데미지를 주게 됩니다. 이는 플레이어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데 몇몇 특수능력은 아머를 무시하고 바로 체력을 공격하기도 하고 아머는 강한데 체력이 약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머에 비해 체력이 깎이는것이 훨씬 빠르게 이루어 지므로 진행하면서 아머의 수치에 신경 쓸 필요가 있습니다.
직업에 따라 착용할 수 있는 장비가 바뀌므로 자연스럽게 겉모습부터 클래스별로 차이가 납니다. 솔져 직업군은 그야말로 튼튼해 보이고 스페셜리스트 직업군은 귀에 달린 마이크가 인텔리하게 보입니다. -.-;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초능력은 로고스를 기반으로 사용됩니다. 예를들어 '라이트닝' 능력을 사용하려면 '데미지' 라는 로고스가 필요한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아직까지는 로고스가 이런 용도로만 사용됩니다만 분명 더 큰 활용점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특수 능력을 사용하면 이미 유명한 '허공에 삽질하기' 모션이 나옵니다. 난데없이 컨트롤 패널같은것이 나와 조작을 하게 되면 거기서 능력이 발사되는 형식으로 일종의 케스팅 모션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물론 그러한 동작중 움직이게 되면 인터럽 됩니다.
저는 스페셜리스트 라인으로 가서 잘 모르겠지만 솔저를 택하신 분들을 보니 폭탄을 던지고 적들을 기절시키거나 날려버리기도 하고.. 굉장히 역동적 전투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저레벨일때라 능력이라 해봐야 위의 'Decay' 하나 뿐이었던터라 스크린 샷으로는 보여드릴게.. 크흑
스크린 샷의 리치건은 스페셜리스트만 쓸 수 있는 무기로 적의 아머를 흡수하여 자기것으로 만들고 아머가 다 흡수되면 체력을 흡수하는 총 입니다. 굉장히 강력하지만 탄 소모가 커서 상당히 부담이 됩니다.
♨ 살아 숨쉬는 전장
타뷸라 라사의 베인들은 드랍쉽을 타고 끊임없이 침공해 옵니다. 퀘스트를 하러 이동하는 중간에는 물론이고 심지어 기지 주변까지 그야말로 지긋지긋하게 저글링처럼 몰려듭니다. 물론 우리의 지구 연합도 이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순찰을 돌고 기지를 방어하며 각종 기갑과 터렛들을 이용해 이를 저지하려고 하죠.
만약 이러한 저지가 실패하고 방어선이 뚫려 기지의 심장을 내어주게 된다면 그 기지는 베인의 전진기지로 변함과 동시에 기지에서 제공하는 부활지점, 텔레포트 서비스들을 전부 사용 불가능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상황이 되어도 비슷한 기지들이 주변에 있어 아쉬운대로 이용이 가능합니다만 퀘스트의 핵심지점에 있는 기지가 점령당하게 된다면 그 타격은 크겠죠. 또 기지에서 적을 방어하면 일종의 포인트를 얻는데 후반에 이것도 어딘가 유용하게 사용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잘 되면 역동적이고 실제의 전장같은 시스템의 구현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한번 유저가 빠지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 입니다.
아직은 초반이고 무엇보다 베타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결책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또 특이한것은 항상 정해진 NPC에 의해서만 퀘스트를 받는것이 아니라 진행중에 무전을 통해 임시 퀘스트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퀘스트는 랜덤하게 나오기 때문에 같은 진행을 해도 한번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무전을 제때 확인하지 않는다면 좋은 보상을 줄 수도 있는 퀘스트를 놓치게 되므로 우측의 정보창이 깜빡이면 한번쯤 확인하는것이 좋습니다.
♨ 에 또...
타뷸라 라사는 분명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한것은 이러한 평가는 주로 웹진의 평가이고 실제 유저들의 반응은 그러한 평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듯 보인다는 것 입니다.
실제로 베타기간 오픈되어있는 3개의 서버는 대부분의 경우 미디엄 상태를 보여주고 있고 low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정식서비스가 아니고 베타가 진행되고 있다는것 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만 현재는 전세계 서비스가 종료된 애쉬론즈 콜2 조차도 베타때 서버다운이 일어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던것에 비하면 다소 조용한 분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들인 시간과 금액, 그리고 리처드 게리엇과 NC의 네임벨류 만큼이나 성공하길 바라고 또 그럴만한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이제 막 10레벨을 달성했을 정도이니까요. 초반 진행도 평범하긴 했지만 지루하거나 식상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 불편한 지형
타뷸라 라사는 넓으면서도 입체적인 세계입니다. 벼랑길을 뛰다가 떨어지면 먼 길을 돌아 다시 올라가야 하며 지도에는 분명 목표지점이라고 나와있는데 실제로는 그 위로 올라가야 했거나 아래로 내려갔어야 하는 등의 상황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멋진 협곡과 절벽들이 어우러진 타뷸라 라사의 세계는 분명 멋있지만 순간의 실수로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는 점에서 편의성에서는 상당히 부족한 편입니다.
♨ 로고스
마지막으로 타뷸라 라사의 핵심인 로고스에 대해서 조금만 더 말씀드리자면-
로고스는 엘로의 상형 문자로 그 하나하나가 뜻을 담고 있습니다. Area, Attack, Damage, Enhance, Projectile 등이 있으며 그 종류는 기본 문자 16개, 양과 수학 6개, 시간 9개, 지시 9개, 지역 6개, 사람 12개, 행동 8개, 마음과 감정, 그리고 감각 8개, 원소의 힘 1개, 잡다한 3개 등 전부 78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원소의 힘에 속한 하나의 로고스의 뜻은 Flower이며 잡다한 로고스에는 로고스 그 자체의 뜻을 가진 심볼이 있다는 것 입니다.
오랜시간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되네요. 무엇보다 전 위의 78가지 로고스를 이용해 어떻게 이야기를 진행시킬지 그것이 매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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