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팀에서 항상 새 게임을 뒤적이다 보니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신작 몇 개를 둘러봤는데, 그중에서 ‘푸드웨건’이 눈에 띄었다. 표기만 보면 로그라이크 액션인지, 요리 게임인지 헷갈릴 법한데 실제로 해보면 둘의 구조를 꽤 자연스럽게 섞어놓은 느낌이다. 전투 중심 루프는 그대로 가져오되, 그 사이사이에 요리·재료 수집·빌드 조합 같은 생활형 요소를 끼워 넣어 반복 피로를 줄이려는 의도가 명확하게 보인다. 최근 로그라이크가 늘어나면서 비슷한 흐름이 많았는데, 이 게임은 플레이 사이클이 확실히 다르게 돌아간다.

세계관은 요리가 금지된 이세계라는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주인공 라냐가 운영하던 식당이 사라지고, 맛 자체가 규제되는 세계로 끌려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황 자체는 단순하지만 게임의 톤을 잡는 데는 충분하고, ‘맛을 되찾는다’라는 목표가 전체 서사를 꾸준히 끌고 간다. 서사가 게임 플레이에 강하게 개입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반복되는 전투 속에서 적당한 몰입감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제목 그대로 웨건이다. 이 웨건이 단순 조리도구가 아니라 전투 후 재료 정리, 요리 제작, 능력치 조절, 휴식, 이동, 강화 등 핵심 기능을 거의 다 담당한다. 재료 조합에 따라 공격력, 크리티컬 비율, 버프 유지 시간 등 전투 성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 라운드마다 플레이 흐름이 꽤 크게 변한다. 같은 무기를 사용해도 요리 조합을 어떻게 가져가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구조라 반복 플레이가 지루하지 않다. 전투 → 재료 확보 → 요리 → 성장 → 탐험으로 이어지는 루프가 일정한 패턴을 갖고 있지만, 조합이 매번 달라지니 피로도가 크게 쌓이지 않는 편이다.

전투 자체는 로그라이크 규칙을 충실히 따라간다. 지형은 매판 바뀌고 몬스터 종류와 패턴도 제각각이라 익숙해질 타이밍이 늦게 온다. 얼리 액세스임에도 무기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하고 인챈트 옵션도 많다. 여기에 웨건 커스터마이징, 요리 레시피, 지역별 재료 차이 같은 요소까지 더해지면 같은 플레이time에서도 매번 다른 빌드를 실험하게 된다. 지금 단계에서도 다양성은 충분하고, 앞으로 확장될 여지도 많다.
비주얼은 인디 특유의 따뜻한 색감에 배경은 폐허 중심의 톤을 섞어 대비가 꽤 강하게 나온다. 캐릭터나 웨건은 귀여운 스타일인데 배경은 회색빛 무너진 도시라 분위기가 과하게 밝지도, 지나치게 어둡지도 않다. 음악은 구역별 분위기 변화에 신경 쓴 편이라 탐험할 때랑 쉼터 들어갈 때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져 리듬감을 만든다.
현재는 얼리 액세스 상태고, 개발팀이 앞으로 추가할 콘텐츠도 이미 어느 정도 방향을 밝혀둔 상황이다. 새 지역, 요리 추가, 무기 확장, 보스전 확대, 스토리 챕터 보강 등 앞으로 넣을 요소가 꽤 많다. 지금 버전도 기본 골격은 갖춰져 있어 완성도가 낮다는 느낌은 없고, 업데이트를 거치면 굵기가 더 채워질 타입이다. 출시 기념 할인 중이라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푸드웨건은 로그라이크의 기본 루틴을 유지하면서 ‘먹는 시스템’을 중심으로 새 단계를 넣어 반복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게임이다. 전투만 계속되는 구조에 질린 유저라면 체감되는 변화폭이 꽤 있을 것이다. 거대한 작품은 아니지만 방향성이 잡혀 있고, 빌드 구성 맛이 있어서 시간 보내기용으로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인디 특유의 감성과 루틴 변화를 동시에 원하는 사람에게는 맞는 선택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