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개발자 혼자서 기획, 프로그래밍, 심지어 그래픽까지 도맡아 만든 게임이 있습니다. PC 패키지 게임이나 휴대폰으로 즐기는 모바일 게임이냐고요? 아닙니다. 온라인 게임. 그것도 <리니지>와 같은 MMORPG 입니다. 개발자는 펭구리엔터테인먼트의 김태환 대표, 그리고 2D 그래픽의 MMORPG <신마법의 대륙>이 그 주인공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혼자 만든 게임’은 그렇게 드물지 않았습니다. 과거 PC통신 시절 높은 인기를 끌었던 안영기 씨의 <또 다른 지식의 성전>, 한국 게임개발자 협회(KGDA) 김광삼(별바람) 회장의 <혈십자> 등도 개발자 혼자서 거의 모든 작업했습니다. 하지만 <신마법의 대륙>은 조금 다릅니다. 최근 엔트리브소프트와 정식으로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오픈 베타테스트(OBT)에 돌입했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만든 MMORPG’가 ‘퍼블리셔를 통해 OBT’를 진행한다? 분명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은 펭구리엔터테인먼트의 김태환 대표이사를 만나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펭구리엔터테인먼트 김태환 대표이사.
| MUD <마법의 대륙>을 기억하나요? |
TIG> 사실 <신마법의 대륙>이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과거 PC통신에서 서비스됐던 MUD 게임 <마법의 대륙>을 가장 먼저 떠올렸습니다. 두 게임 사이에 관계가 있는 건가요?
김태환 대표이사: 네, 그 <마법의 대륙>이 맞습니다. (^^) <신마법의 대륙>은 과거 하이텔 인포샵 등을 통해 서비스 되었던 <마법의 대륙>의 후속작으로 개발된 2D MMORPG입니다.
<마법의 대륙>은 본래 1994년,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취미 삼아 만들었던 MUD 게임입니다. 당시 학교(서울대) 서버를 통해 서비스했는데, 2000년까지 하이텔 인포샵 내에서 MUD 게임 인기 순위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제법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게임이 잘되는 것을 보고 2000년에는 아예 본격적으로 <리니지>와 같은 식의 MUG 게임을 만들자라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래서 <마법의 대륙2>라는 게임을 만들었는데, 지금의 <신마법의 대륙>은 이 <마법의 대륙2>를 리뉴얼하고 다시 만든 게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TIG> 엄밀히 따지자면 <마법의 대륙 2>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군요. 그런데 그 게임은 실패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법의 대륙 2>는 그래도 서비스 초기 동시접속자 1천 명과 월매출 9,700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100% 실패한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나름 규모 있는 RPG를 자처했고 개발자도 그래픽, 프로그래머, 기획을 포함해 30명 가까이 뽑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패치를 잘못하고, 유저들의 불만이 터져 나와도 사람이 많다 보니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기획도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가면 갈수록 산으로 갔습니다. 결국 이런저런 문제로 유저들이 빠져나갔고, 결국 지난 2005년을 끝으로 <마법의 대륙 2>는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게임에는 계속 미련이 남았습니다. 마침 개발하기 좋은 여건도 다시 형성 되었죠. 그래서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었고, 2007년부터 혼자서 개발을 시작한 것이 지금의 <신마법의 대륙>입니다.
| 혼자서도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 |
TIG> 결국 <신마법의 대륙>을 혼자 개발하게 된 계기라고 하면 <마법의 대륙2> 때의 경험이 많은 영향을 주었겠군요.
그렇습니다. <마법의 대륙2> 때 느낀 것이지만, 개발자가 많아지고 많은 자금이 들어가면 결국 ‘재미’ 보다도 ‘상업성’에 우선 순위를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게임이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좋은 게임 기업이라고 하면 개발자가 생각하는 재미를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우선 순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자신 있게 말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최종적으로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TIG> 그런데 혼자서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것이 정말로 가능한 일이었나요?
이제는 국내에서도 혼자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습니다.
특히 ‘외주’가 큽니다. 예전에는 마음 놓고 외주를 맡기지 못했는데 이제는 그래픽, 사운드, 기획, 프로그래밍 어느 쪽이라고 해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습니다. <신마법의 대륙> 역시 대부분의 작업은 제가 직접 했지만, 그래픽 부분 등 일부는 외주를 맡겨서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제는 5명 미만의 소수의 개발자라고 해도, 얼마든지 작품성이 있는 게임. 아기자기하고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게임 정도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TIG> 혼자서 게임을 개발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패키지 게임이 아닌 온라인 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온라인 게임 개발이 패키지 게임 보다 훨씬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뭐랄까요…. 예전에는 온라인 게임 개발자를 가리켜 하나의 월드를 창조한 ‘신’(神) 이라고 표현했잖아요? 정말로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내가 만든 월드에서 유저들이 내가 만든 시스템을 이용해 즐기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유저들이 처음 생각 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스템을 활용하고, 새롭게 시스템을 해석하고… 이런 모습을 보면 정말 진화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유저들과 서로 웃고 떠들고 즐기는 것 역시 온라인에서만 할 수 있고 말이죠.
TIG> 혼자서 개발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게임을 테스트 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장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밤에 작업하는 것도 어려웠던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옆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뭐랄까, 많이 외로웠다고 할까요? 한 잔하고 싶어도 그럴 사람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꼭 외롭지만은 않았습니다. 실제로 열심히 작업하다 보면 가끔 유저들이 박카스 한 통 사들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유저들과 게임에 대해서 떠들고 놀다 보면 정말 개발하는 보람을 느끼곤 했습니다.

<신마법의 대륙>의 대표 일러스트.
| 요즘 게임에 뒤지지 않는 재미 선사할 것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