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최고의 게임 기획자를 꿈꾸며 <메이플스토리> 개발팀에 합류한 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4년 뒤 이 여성은 <메이플스토리>의 컨텐츠 기획팀장이 되어 <메이플스토리> 최초의 신규 직업 해적을 내놓게 됩니다.
4년 여의 기간 동안 2D 횡스크롤 MMORPG의 왕좌를 굳게 지켜온 <메이플스토리>의 모든 컨텐츠를 총괄하는 그녀, 손귀영 컨텐츠 개발팀장을 만나 해적 직업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TIG> 4년 동안 서비스가 된 이래 처음으로 추가된 직업인데요, 늦어진 이유가 있나요?
손귀영: 4차 스킬도 추가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 직업을 추가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어요. 유저 입장에서 봐도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우선은 4차 스킬부터 완성하자는 생각에 신규 직업의 추가는 나중으로 미뤘어요. 그 후로 파티 퀘스트나 몬스터 카니발 등이 추가 되며 업데이트가 지속됐지만, 더 신선한 재미가 필요했죠. 그래서 새로운 직업을 만들기로 했고, 그렇게 해적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TIG> 새 직업으로 해적을 선택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게임의 시나리오를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직업이에요. <메이플스토리>는 빅토리아 아일랜드에서 시작되는데요, 메이플 세계를 지키던 장로의 딸인 카이린이 아버지에 얽힌 진실을 찾기 위해 배를 타고 섬을 떠나게 됩니다.
카이린이 섬을 떠난 뒤 바다에 있는 무리들을 처치하면서 해적이 되어 모험을 하다가 빅토리아 아일랜드로 돌아와 용사들을 수제자로 키우는 과정이 있어요. 이 부분에서 해적을 직업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해적으로 소재로 하는 새로운 지역이 추가돼야 하는데 섬이 불쑥 솟을 순 없고, 이동 경로 추가도 돼야 하니 일이 커지는 거죠.
카이린이 섬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설정이니 바다를 건너다녀야 할 것이 필요하고, 이런 내용을 생각해 섬에 카이린이 타고 온 노틸러스 호를 추가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해적 이전부터 시나리오 상으로 신규 스킬은 이미 구상 중이었어요. 그리고 이것에 맞아떨어지는 직업을 고민했는데 해적도 나름 잘 어울리더라고요.
TIG> 해적은 언제부터 기획됐나요?
정확히 올해 5월부터 기획이 들어갔어요. 신규 직업 추가에 대한 작업을 해보자는 의지는 있었지만 <메이플스토리>가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는 상황이라 기획팀 내에서 여러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여건이 안 맞았습니다.
사실 하나의 직업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몇 개월 동안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예 신규 직업을 위해 팀 세팅을 따로 했어요. 디자이너를 제외한 5명을 신규 직업 관련자로 임명했어요. 아이템이나 맵은 디자인팀에서 지원해줬고요.
그렇게 본격적인 기획이 시작됐는데요, 개발자가 함께 붙어있으니까 기획서가 작성되는대로 바로바로 구현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해적 직업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4개월이고, 밸런스 조정을 위해 바로 테스트 서버에 투입시키고 1~2주에 한 번씩 패치를 진행했죠.
TIG> 테스트 서버에서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죠. 테스트 서버에 패치해서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한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1위는 물론 중위권까지 동시에 차지했더라고요. 목요일에 테스트 서버 패치를 진행했는데 금요일까지만 해도 모르다가 월요일에 회사에 출근해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죠.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본 서버에 패치돼야 주목받으려니 했거든요. 깜짝 놀랐죠. 테스터 모집 단계에서 일부 유저들에게 해적에 대한 얘기가 살짝 언급됐을 뿐, 그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테스트 서버에 패치되니까 엄청 알려지더라고요.
그리고 패치 전에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를 쭉 둘러봤는데 다들 어느 정도 정보 공유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해적의 클래스가 어떤 것이 나올 것 같다고 예상하는 글들을 봤는데요, 그땐 이미 해적의 완성 단계였는데 어떤 분들은 제가 보고 놀랄 정도로 해적의 전직 내용을 꿰뚫고 계시더군요.
한 편으로는 놀랐고, 한 편으로는 기분이 좋았죠.
TIG> 이번 해적 업데이트에서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메이플스토리>가 횡스크롤 방식의 게임이다 보니 컨트롤이 좀 답답해 보일 때도 있어요. 하지만 화려한 이펙트로 무장하고 있죠. 특히 해적은 스킬이나 동작들을 좀 더 시원시원하게 구현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리고 해적의 아이템들이 예쁘게 나오니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제가 봐도 너무 예뻐요. 해적의 컨셉대로 잘 나온 듯 싶어요. 그리고 높은 레벨이 되면 착용할 수 있는 의상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TIG> 전직이 근접과 원거리 계열로 나눠지는데, 솔직히 해적이라고 하면 칼을 든 사람이 먼저 떠오릅니다.
네. 맞아요. 개발팀도 해적이 ‘칼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었지만 <메이플스토리>에는 이미 칼을 쓰는 직업이 있잖아요? 그래서 칼은 배제했죠.
그리고 카이린은 스토리상 발명에 능해서 메카닉 계열에 강하기 때문에 한 클래스는 총을 든 컨셉트가 됐고요. 다른 클래스는 키 조합을 통해 컨트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었으면 했거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스킬 구상을 하다가 근접전에서 용이한 무투가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이 두 가지 클래스를 아우를 수 있는 컨셉은 해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해적이라는 직업을 통해 다른 클래스에 한계를 두지 말자고 생각을 한거죠.
TIG> 해적이 법사와 궁수를 합친 느낌이 든다는 의견이 있어요. 해적이 사용하는 스킬이 다른 직업과 별 차이가 없게 느껴진다는 지적이죠.
법사는 근접전에 능하지 않은 원거리형 캐릭터에요. 하지만 해적은 근접과 원거리 둘 다 능하죠. 컨트롤의 맛이 살아있는 캐릭터이지만 원거리 공격도 극대화되어 있습니다.
인파이터는 3~4차로 전직할수록 원거리 공격의 스킬이 추가되니까 절대 근접전만 하는 캐릭터는 아니에요. 중용을 지키는 캐릭터죠. 그리고 사실 해적이 HP가 좋은 편이 절대 아니에요.
이번 해적 패치 후에도 밸런스와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한 번 업데이트하고 끝내는 건 아니니까요. 직업 하나 넣었다고 밸런싱을 안할 순 없잖아요? 계속 밸런스를 조정해서 해적이 사기 캐릭터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할 생각이에요. 유저분들이 해적을 플레이하고 여러 의견을 주시면 저희에겐 큰 도움이 될 거에요.


TIG> 유저들이 벌써부터 해적의 다양한 육성법을 내놓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육성법이 있다면?
이건 전적으로 취향 문제인데요, 유저분들은 하나의 스킬이 데미지가 잘 나오면 그것만 쓰시더라고요.
그렇지만 스킬 사용 후 딜레이가 있어서 계속 사용을 못해 답답해하곤 하죠. 하지만 3가지 스킬을 조합하면 딜레이 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물론 이 조합은 자신만의 조합을 만들어 나가야 겠죠? 이때 스킬 매크로 기능 사용해서 조합하면 될 것 같아요. 이번에 해적 스킬 조합의 극대화를 위해 추가된 것이거든요. 그리고 MP를 HP로 돌려버리시는 분이나, STR(힘)을 집중적으로 올리는 분이 있는데요, 스탯은 취향대로 하셔도 될 것 같아요.
TIG> 끝으로 앞으로 <메이플스토리>의 개발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세요.
이번 해적 직업을 패치하고 난 뒤에 당장 눈에 보이는 일은 해적의 밸런싱이에요. 물론 신규 컨텐츠도 추가돼야겠죠. 물론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진 않았어요.
하지만 추가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어요. 유저들이 지루해하지 않게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나가야죠. 그리고 기존의 재미를 유지하면서도 언제나 신선함을 추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