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eam Curse 출신 전 프로게이머 세인트 비셔스가 지난 12월 6일 자신이 생각하는 현 정글러들의 등급을 페이스북에 게재해 논란이 됐다.
그는 "오공은 앨리스 같은 원래 있던 챔피언들의 카운터 픽으로 사용할 수 있어. 그리고 6레벨 이후와 후반에 갔을 때는 모든 정글러 중 최고지. 오공의 패시브 또한 능력치 면에서 많은 골드를 절약하게 해줘."라고 말하며, 오공을 4번째로 좋은 정글러로 꼽았다.

▲ 현재는 은퇴한 Team Curse의 Saintvicious. (본명 브랜든 디마르코, 미국)
이를 본 국내 <LOL> 커뮤니티에서는 ‘오공을 해봐야겠다’, ‘생각보다 좋을 것 같다’ 등의 호의적 반응을 보이는 유저와, ‘세비(세인트 비셔스의 애칭)가 감이 떨어졌다’, ‘다른 정글러보다 딱히 나은 점이 안 보인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유저들로 나뉘었다.
국내보다 먼저 패치가 적용된 북미 서버에서는 일찌감치 정글 오공을 픽 하고 있는 고랭커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리고 현재 다이아몬드 프록스를 비롯한 유럽의 프로게이머들도 오공 정글을 플레이하고 있다.

▲ 북미 다이아몬드 티어에서는 소폭이지만, 오공 정글의 픽률이 올라가고있다.
세인트비셔스의 영향 때문인지, 아니면 정글 오공의 잠재력이 드러난 것인지. 갑자기 고평가되는 오공 정글에 대해 알아보고, 정글러를 오래 플레이해온 국내 고랭커의 의견도 들어보았다.
누가 오공을 불렀나?
3.14 패치, 일명 프리시즌 패치 적용 이후 정글러들은 변화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챔피언을 모색해왔다. 기존의 강한 육식형 정글러 앨리스와 리신, 시즌 3 말기에 부상한 올라프는 그대로 강세를 이어왔으며, 현재는 이현우 해설(클템)이 언급한 적 있는 파밍형 정글러의 대표주자 문도 박사가 정글러들 사이에서 선호되고 있다.
현재 강세인 정글러들과 공통점이 거의 없는 오공. 그는 어떤 챔피언일까?
먼저 오공은 최고의 한타 기여도를 가진 챔피언이다. 공격, 수비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에어본 스킬인 궁극기, 아군 AD 딜러와 시너지가 좋은 Q 스킬, 기습적 이니시에이팅 용도로 쓸 수있는 W, E 스킬로 무장하고 있다. 또한, 세인트비셔스도 언급한 바 있는 패시브 스킬은 적 5명이 모여있을 경우 40/40의 방어/마법 방어력 증가 효과를 보인다. (방어 특성 ‘불굴’을 찍었을 경우, 60/50)
애초에 탑 라이너로 쓰였던 오공이지만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현재 탑에서 가장 강한 레넥톤, 쉬바나, 렝가 등을 상대로 라인 유지력과 푸쉬력 모두가 부족하다는 평이다. 그리고 정글러로써는 6레벨 이전 갱킹 시, 라이너의 CC기 호응이나 레드 버프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일반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프리시즌 적용으로 바뀐 게임 시스템 덕에 정글 오공의 가능성도 조명할 수 있게 됐다. 초반 와드의 개수가 줄어, 오공처럼 특별한 이동기술 없이 걸어다니는 챔피언들이 간접적인 상향을 받았다. 거기에 더해 역갱킹 상황만 만들 수 있다면 2:2 혹은 3:3 싸움에서 매우 강한 오공이 유리하다.
이에 관해 최근 정글 오공을 즐겨 플레이하고 있는 정글 장인, BQB Tod Mountain(이하 토마)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다이아몬드 1티어 정글러, 토마가 말하는 오공 정글

▲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BQB팀의 토마(병만이)님
최근 오공 정글만 플레이하고 있다던데. 세인트비셔스가 오공 정글이 좋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하기 시작했나?
토마 아니다. 내가 원래 비주류 정글을 좋아한다. 랭가나 판테온 같은. 오공도 E에 공속증가. Q에 방관, 샤코와 같은 W 스킬을 사용한 갱킹, 6레벨 이후에 더욱 강해지는 점. 이 모든걸 종합했을 때, 잘만 사용하면 강한 챔피언이라 생각했다.
물론 시작한건 시즌 4부터.
오공은 시즌 3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정글러다. 시즌 4와서 오공한테 좋아진게 있나?
토마 일단 모든 은신 챔피언들이 간접 상향을 받았다. 오공은 중반, 후반 한타 페이즈에 뜬금 이니시를 하기 더욱 좋아졌다. 특히 디코이(W) 이후 플래시, E, Q, R은 거의 못피한다. 그리고 특성도 오공에게 더 좋아졌다.
어떤 룬과 특성을 사용하나?
토마 요새는 초반이 워낙 중요하므로, 성장 마저보다 고정 마저를 사용하고, 방어룬과 AD 룬을 쓴다.
내가 쓰는 특성은 오드원 선수가 사용하는 12/18/0 특성을 살짝 변형한 것인데, 이 특성을 사용하면 아무런 방어 아이템 없이도 2랩 달성 시 방어력, 마법 방어력이 40을 넘긴다. 고정 마저 룬을 사용하면 2랩 마저가 50이 되는 걸 볼 수있다.
바론도 사실 2레벨 오공이 무서워서 15분에 나온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2레벨 오공은 강하다.
특성과 룬 페이지를 공개해도 괜찮은가?
토마 괜찮다. 이 글을 보고 많은 사람이 오공 정글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초반 CC기가 없어서 오공 정글을 기피(정글러나, 아군 모두)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건 어떻게 극복하나?
토마 지금 정글러에게 가장 중요한 2가지가 있다. 첫째, CC기를 보유하고 있는가. 둘째, 강력한 대미지를 가지고 있는가. 요즘은 1번 요건이 뛰어난 정글러들이 선호된다. 오공은 레드 버프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일단 오공이 갱킹을 가면 패시브 효과로 무조건 방어력/마법 방어력 4~8을 얻고 간다. 이건 초반에 매우 높은 수치다. 디팬스 특성을 투자한 이유도 같다. 한꺼번에 많은 딜을 넣기보단, 계속 맞아주면서 지속딜을 하기 위함이다. CC기가 없다고 갱킹이 힘든 것이 아니다. 쌍버프를 챙기고 미드 갱킹을 가서 디코이 - E, 평타, Q만 넣어줘도 상대는 1/3에서 1/2까지 체력이 빠진다.
꼭 킬을 만들어내는 것이 갱킹은 아니다. 물론 6레벨 이후 오공의 갱킹은 엄청나게 강력하다.
오공의 정글링은 힘들지 않은가?
토마 정글 속도는 빠른 편이다. 디코이를 이용해서 1~2대 덜 맞는 것으로 편한 정글링을 할 수 있다. 초반 2~4레벨 구간에 쌍버프가 있는 오공은 리신이 카운터를 와도 이긴다.
오공이 탑에서 힘든 이유 중 하나가 마나 부족이다. 정글의 경우는 양호한가?
토마 블루가 있을 경우는 전혀 마나부족을 체감할 수 없고, 블루가 없더라도 E 스킬로만 정글을 돌 수 있을 정도로 무난하다.
랭크 게임에서 오공을 픽하기 어려운 상황도 나오는가?
토마 거의 없다고 보면되지만, 은신감지 챔피언이 있거나 하드 슬로우가 있을 경우 픽하기 애매한 것 같다.
아이템 빌드는 어떻게 가는가?
토마 시작 아이템은 3가지 상황이 있다.
1. 마체테 5포션 시작 : 수비적으로 파밍해서 고대 골램을 먼저 뽑고, 아이템을 빠르게 올려야 할 경우. 그러나 강력한 오공의 초반을 활용하지 못하므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2. 롱소드 3포션 시작 : 초반에 매우 강력하며 핵심 아이템인 야만의 몽둥이를 빠르게 올릴 수 있어서 좋다.
3. 도란 방패 시작 : 인베이드 상황 시 쓴다.
그 후에 최종 아이템으로는 야만의 몽둥이와 란두인의 예언을 고정으로 하고, 나머지는 유동적이다. 딜이 부족하다 싶으면 최후의 속삭임을 가거나, 야만의 몽둥이를 요우무나 칠흑의 양날도끼로 업그레이드한다.
보통 북미와 유럽의 선수들은 도마뱀 장로의 영혼, 혹은 고대 골램의 영혼을 빠르게 맞추는데, 특이한 것 같다.
토마 그렇다. 샤코를 할 경우에는 그렇게 하는데, 오공의 경우는 먼저 정글 아이템을 맞추지 않아도 될 만큼 정글링이 수월하더라. 헤르메스의 신발을 가지 않을 때에는 야만의 몽둥이 바로 다음에 골램의 영혼을 간다.
오공의 핵심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나?
토마 궁극기가 워낙 좋아서 6레벨 갱킹에서 킬을 만들기가 쉽다. 또 오공이 초반에 강하기 때문에 3버프 컨트롤을 하는 것도 유리한 것 같다. 무엇보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하는 앨리스의 카운터가 오공이다 .
세인트비셔스도 그러더라. 어떤면이 그런가?
토마 앨리스의 고치와 거미딜을 디코이로 막을 수 있고, 그것만 막아내면 E,Q가 강한 오공이 무조건 이긴다. 또 그렇게 싸울 타이밍이면 쌍버프가 둘 다 있기 때문에, 레드로 계속 패면 이긴다. (웃음)
좋은 답변 고맙다. 혹시 오공 정글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개인 방송도 하는가?
토마 하고 있다. 개인 방송 주소는 없지만, 다음팟에서 ‘오공 정글’을 검색하면 나온다.
꼭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오공 정글을 하고싶은 초심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토마 오공 정글의 장점은 초반의 강력함이 중, 후반까지 쭉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깊은 심해에서 탈출하셨으면 좋겠다.
토마의 정글 오공 룬 / 특성

토마의 오공 정글 팁!
그가 말하는 오공은 초반에 엄청나게 강력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초반 플레이를 살짝 배워보았다.
블루 팀일 경우, 레드 버프 몬스터부터 아군의 리쉬와 강타를 활용하여 잡아내고 바로 레이스로 이동했다.

▲ 레드 버프를 챙긴 후, 바로 레이스 캠프로 이동. 스킬은 E - Q 순으로 찍는다.

▲ 큰 레이스는 잡지 않고 작은 녀석들만 순식간에 처리한다.

▲ 와드 장신구로 시야를 확보하고 E 스킬로 벽을 넘는다!
이렇게 블루 골램까지 강타로 마무리하니, 경험치 룬 없이 2분 53초만에 3레벨을 만들 수 있었다.
상대 정글러가 아직 2레벨인 시간에 미드 갱킹을 갈 수 있다.

▲ 3레벨 방어력/마법 방어력이 타 라이너보다 10 가량 높은 것이 초반 장악의 비밀!
역갱킹 상황이 만들어져도 압도적인 방어력을 바탕으로 2:1까지 버틸 수 있다는 초반의 오공. E 스킬이 한번에 3명을 공격하고 공격 속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타 챔피언보다 빠른 정글링으로 3레벨을 만들고, 그것을 기반으로 초반에 유리한 흐름을 가져가는 것이다.
디코이를 사용해서 진입하고, 라이너를 E, Q로 한 대씩만 때려줘도 아군 라이너는 유리한 라인전을 펼칠 수 있으며, 언제 다시 은신으로 접근할지 모르는 오공 때문에 유리한 딜교환을 하지 못한다.
오공이 지금의 메타를 깰 수 있을까?
정글 오공이 현재 대세인 정글러들보다 좋지 않다는 평이 일반적이지만, 반면 쓸모있다고 주장하는 유저들도 많다. 국내외 유저들과 랭커들, 프로게이머들이 말하는 정글 오공의 장단점 및 외부환경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정글 오공의 장점(S), 단점(W), 기회 상황(O), 위기 상황(T)
초반에는 샤코처럼 은신을 활용한 갱킹으로 모든 라인을 위협하는 갱킹을 하다가, 싸움이 벌어지면 폭발적인 딜링을 바탕으로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한다. 오공은 운영과 솔로킬로 팀을 캐리할 수 있는 정글러와는 거리가 멀지만, 후반에 궁극기를 활용한 이니시에이팅으로 존재감이 더욱 커지는 챔피언이다.
전체적인 흐름은 시즌 3의 푸쉬 메타를 유지하고 있지만, 초반과 국지전의 비중이 더욱 커진 현재. 오공은 해외와 국내 양쪽에서 현재 원탑인 정글러 앨리스의 카운터로 꼽히는 챔피언이다. 초반에 매우 강할 뿐 아니라 후반에도 그 힘을 잃지 않는 정글러인 오공. 시즌 4를 앞두고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정글 오공이, 단순한 트롤픽이 아닌 새로운 메타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