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스팀에 등록되는 여러 게임 정보를 정리하는 취미가 있어서일까? 필자가 보기에 첫인상도 좋고 입문 욕구를 자극하는 멋진 게임들인데, 달린 유저 평가 수가 100개도 되지 않는 등 사전 홍보 없이 출시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관심받지 못하는 작품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개발비를 아끼기 위해 광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홍보하고 싶어도 방법을 잘 몰라 발만 구르는 개발자도 더러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홍보가 없으면 유저도 찾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해마다 수많은 신작이 쏟아져 나오고, 그중에는 명작도 수두룩하다. 마음에 드는 게임을 한두 개 집어 플레이하는 순간 일주일, 한 달의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그 사이 새로운 신작이 계속해서 얼굴을 내밀고, 지나간 게임은 잊히기 마련이다. 광고비 부담은 점점 커지고 SNS 홍보 활동까지 병행하기엔 인디 개발자의 짐이 너무 무겁다.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어디까지나 필자가 자주 정보를 정리하는 스팀 플랫폼에 한정한 목록이지만, 2026년 상반기에 출시되었으나 하반기 신작에 묻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 알짜배기 인디 게임들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스팀 유저 평가 100개 미만이면서 긍정 비율 90% 이상을 기록 중이거나, 개인적으로 첫인상이 훌륭해 입문해 볼 만한 게임 10편을 소개한다. 이전에 소개했던 게임은 가급적 제외했다./작성=유형권(게임 블로거), 편집=한지훈 기자

# 1. Grime&Gold
키워드: 보드 / 경영 / 카드 / 자동화
개발: Pemdora, Zakku, Spartaqui
출시일: 2026년 1월 21일
유저 평가: 70명 / 95%
가격: 5,600원
카드를 활용해 연금술을 펼치고 이를 토대로 자원을 쌓아가는 게임. 2022년 큰 인기를 끌었던 카드 게임 <스택랜드>의 시스템이 강하게 느껴지면서도, 배경과 비주얼은 <다키스트 던전>을 연상시킬 만큼 어두운 분위기를 띤다.
자원 카드를 확보해 포션을 제조한 뒤 손님에게 판매하고, 던전을 돌며 새로운 재료를 수집하는 모든 과정을 카드로 진행한다. 마치 혼자 보드게임을 즐기는 듯한 구성을 갖추고 있어 평소 보드게임을 즐기던 플레이어에게 추천한다.
한 번 시작하면 엔딩까지 단번에 진행할 수 있고, 한 판당 약 2시간 정도 소요되어 가볍게 즐기기 좋다.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지만, 게이머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영단어 위주로 구성되어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 2. Musical Maze
키워드: 음악 / 퍼즐 / 추상적
개발: FK games
출시일: 2026년 1월 20일
유저 평가: 3개
가격: 5,450원
스팀 게임 정보를 정리할 때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유저가 남긴 리뷰 수가 10개도 채 되지 않아 평가 비율 수치조차 집계되지 못할 때다. 스팀에는 이런 안타까운 조건을 가진 게임이 수없이 많으며, 국산 게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중 <뮤지컬 메이즈>는 개인적으로 눈여겨본 작품이다. 기본적인 룰은 퍼즐 조각을 맞춰 올바른 길을 만드는 것이지만, 이동의 핵심이 되는 음표가 자리를 옮길 때마다 배경음악이 그에 맞춰 변주되는 특징이 있다. 아주 희귀한 콘셉트의 퍼즐 게임은 아니지만, 추상적이면서도 잔잔한 분위기를 훌륭하게 녹여낸 작품이라 추천 목록에 올렸다.
# 3. Qwerty Garden
키워드: 타이핑 / 농사
개발: nitzan.games LLC
출시일: 2026년 2월 5일
유저 평가: 25명 / 90%
가격: 5,600원
타자 연습에 재미를 붙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져 왔다. 그중 <쿼티 가든>은 키보드 자판을 꽃을 키우는 화단으로 설정하고, 플레이어의 타자 입력에 연동되어 꽃이 성장하는 독특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꽃을 끝까지 성장시키면 상점에 팔아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다른 씨앗을 구매해 심을 수 있다. 그렇게 총 20종의 꽃 씨앗을 심고 키워 수집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다. 가볍고 짧게 즐기기 좋으며, 단어 입력 위주로 진행되는 타자 게임이라는 점을 참고하면 좋다.
# 4. FixForce
키워드: 플랫포머 / 어드벤처 / 협동 / 온라인 / 로봇
개발: Surgent Studios
출시일: 2026년 7월 17일
유저 평가: 30명 / 96%
가격: 8,700원
플레이어가 회사 소속 수리 로봇이 되어 작업 현장에 파견된 후, 적의 방해를 뚫고 기계를 수리해 현장을 탈출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특정 미션을 수행한 뒤 탈출한다는 인게임 플레이 구조는 <리썰 컴퍼니>를 비롯한 기존 인기작들과 비슷한 결로 보이지만, 오브젝트를 모아 허공에 발판을 만들어 길을 개척하는 요소가 많아 협동 건설과 플랫포머 성격이 더 강하다.
물리 엔진이 적용된 깔끔한 카툰 그래픽을 자랑하지만, 2026년 3월 13일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이래 정식 출시까지 유저 유입이 거의 없었다. 협동 플레이를 필수 요소로 내세운 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뼈아픈 대목이다. 판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소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 5. Fortune Seller
키워드: 전략 / 카드 / 인벤토리 / 로그라이크 / 상점 경영
개발: Kiwick
출시일: 2026년 4월 6일
유저 평가: 80명 / 86%
가격: 7,800원
최대한 많은 골동품을 팔아 임대료를 버틸 수익을 내며 가능한 한 오래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다. 카드를 조합해 점수를 얻고 효과 카드를 적용해 고득점을 노리는 <발라트로>의 로그라이크 시스템과 흡사하다.
다만, 게임 소재로 흔히 보기 힘든 '골동품 상점 경영'이라는 콘셉트를 가져온 덕분에, 아이템 보관을 위한 인벤토리 퍼즐 요소부터 전반적인 UI 배치까지 기존 게임과 차별화된 시도가 돋보인다. 여기에 고딕풍 그래픽이 더해져 색다른 분위기의 카드로그라이크 게임을 경험해 보고 싶은 유저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 6. Origament: A Paper Adventure
키워드: 퍼즐 / 플랫포머 / 어드벤처
개발: Space Sauce Studio
출시일: 2026년 4월 7일
유저 평가: 75명 / 90%
가격: 10,500원
모험의 주체에 한계는 없다지만, 이제는 마법에 걸린 종이까지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꾸며 세상을 누비는 시대가 되었다. 지상에서는 구겨진 공이 되어 구르다가도 종이비행기로 변해 활공할 수 있다. 종이배의 모습으로 수면 위를 이동하거나 수리검이 되어 위협을 제거하는 등, 종이접기를 모티브로 한 빠른 변신술은 종이가 가진 잠재력을 훌륭하게 활용한 사례다.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귀여운 감성을 담고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평균 플레이 타임은 약 3시간 정도이므로, 하루 날을 잡아 엔딩까지 한 번에 달려보고 싶은 플레이어에게 추천한다.
# 7. Rose and Locket
키워드: 액션 / 슈팅 / 플랫포머 / 어드벤처
개발: Whistling Wizard
출시일: 2026년 5월 27일
유저 평가: 45명 / 90%
가격: 13,000원
붙잡힌 딸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일곱 죄악과 싸우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 개발자 2명이 6년 넘게 공들여 만든 작품답게, 독특한 화풍과 화려한 액션 연출이 첫인상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부 총잡이 모습의 주인공과 영혼이 떠도는 지하 세계의 조합이 매력적이며, 난사 위주의 슈팅보다 절제된 공격과 반격의 미학을 강조한 시스템도 호감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필자의 기대와 달리 스팀 플랫폼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현시점에서 한국어 리뷰는 단 1건도 없다. 화려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슈팅 액션에 관심이 있다면, 꼭 플레이해 본 뒤 성원의 리뷰를 남겨주길 바란다.
# 8. Swan Song
키워드: 퍼즐 / 음악 / 힐링
개발: Business Goose Studios
출시일: 2026년 6월 4일
유저 평가: 75명 / 100%
가격: 13,855원
오르골 속 퍼즐을 풀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발굴해 나가는 게임. 퍼즐을 하나씩 해결할 때마다 오르골 속에 남겨진 편지와 유품, 기억의 조각들이 드러나며 한 가족의 서사가 조금씩 밝혀진다. 퍼즐을 푸는 과정에서 음표를 직접 배치해야 하는데, 정답을 맞히는 순간 오르골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며 음악과 퍼즐이 하나로 연결되는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스토리 파악에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퍼즐 자체는 언어 장벽 없이 즐길 수 있으므로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 퍼즐을 선호한다면 플레이해 보기를 권한다.
# 9. 퀴즈 게임뮤지엄
키워드: 게임 / 교육 / 퀴즈
개발: Game Museum
출시일: 2026년 2월 9일
유저 평가: 5개
가격: 2,000원
가벼운 주제의 퀴즈는 웹상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은 요즘, '게임'을 주요 소재로 한 국산 퀴즈 게임이 스팀에 출시되었다. 출시 당시 1,360문제가 수록되어 있었고, 이후 5개월 만에 17차례의 추가 업데이트를 거쳐 방대한 양의 게임 관련 퀴즈를 한국어 객관식으로 제공한다.
퀴즈를 푸는 것 외 별도의 게임 콘텐츠나 정답 보상 체계가 없어 교육용 콘텐츠에 가까운 성격을 띤다. 그럼에도 글로벌 게임 역사에 흥미가 있는 게이머라면 가볍게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지식을 쌓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10. Runeveil
키워드: 포인트 & 클릭 / 턴 전략 / 카드 / 로그라이크
개발: dicehit
출시일: 2026년 6월 23일
유저 평가: 45명 / 93%
가격: 10,000원
카드로 적을 물리치며 모험하는 구조는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대흥행 이후 수많은 양산작이 쏟아져 나오며 다소 익숙한 시스템이 되었다. 이 작품은 그 틀을 깨기 위해 턴 종료 시마다 손에 든 모든 카드가 순서대로 자동 발동되는 고유한 규칙을 도입했다. 한 번에 큰 데미지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연출 역시 <포켓몬스터> 시리즈처럼 가까운 시점에서 치고받는 역동적인 구도를 보여준다.
최고의 마법사를 넘어 신의 경지에 오르는 아레나전의 끝을 확인하고 싶다면 도전해 보길 바란다. 현재 얼리 액세스 서비스 중이다.
✍️ 유형권 - 게임 블로거
세상을 살며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는,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게임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으며, 게임 개발사에서 일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자유인으로 블로그를 포함해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