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이치소프트웨어가 오는 7월 30일 발매하는 신작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를 미리 플레이해봤다.
이 작품은 <요마와리> 시리즈로 잘 알려진 미조카미 유 디렉터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겉보기엔 평화로운 전원생활물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호러 장르 특유의 서늘한 긴장감이 깔려 있다.
미조카미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순순히 흘러가지 않는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소개했는데, 직접 플레이해보니 그 표현이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이해가 됐다.
# 힐링에 공포가 곁들여진???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힐링과 호러라는 상반된 두 장르가 어느 정도 비중으로 섞여 있느냐는 부분이었다.
미조카미 디렉터는 이 비율이 개발 초반부터 8대 2로 확정돼 있었다고 밝혔다. 균형이 흔들리면 개발 과정에서 방향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었기에, 처음부터 명확한 기준을 못박아뒀다는 것이다.
실제로 체험해본 버전은 공포 파트가 빠진 순수하게 일상을 보내는 '안심 생활 모드'였고, 나중에 별도의 플레이 영상을 통해 간접적인 공포 체험을 했을 뿐이지만 미도카미 디렉터의 설명과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밭을 일구고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하다가, 예고 없이 뒤통수를 스치는 서늘한 연출이 툭 끼어드는 식이었다.
이 작품에는 호러 요소를 완전히 뺀 '안심 생활 모드'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원래는 계획에 없던 옵션이었는데, 개발 도중 생활 시뮬레이션 파트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만한 볼륨이 나오면서 추가됐다고 한다.

호러에 약한 유저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인 셈이다. 이 모드로 플레이해봐도 마을에 얽힌 수수께끼나 마을 특유의 묘한 분위기는 어느 정도 느낄 수 있게 설계돼 있어서, 힐링 모드로 시작했다가 자연스럽게 본편의 서늘한 이면이 궁금해지는 구조였다.
다만 이 공포 연출은 좀비가 튀어나오거나 피가 튀는 식의 자극적인 방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미조카미 디렉터는 그로테스크한 표현이나 지나친 자극은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체감한 공포도 소름이 돋는 쪽에 가까웠지, 혐오감을 주는 종류는 아니었다.

# 마을 사람들과 가까워질수록 드러나는 비밀
전원생활 시뮬레이션의 핵심이라 할 주민 교류 요소도 확인해봤다. 마을 사람들과 친밀도를 쌓을 수 있는 건 다른 생활 시뮬레이션과 비슷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누군가와 가까워질수록 그 사람이 감추고 있던 진짜 모습이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난다는 점이 달랐다.
단순히 호감도를 채우는 게 아니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좁혀질수록 그 이면이 벗겨지는 구조라 관계 하나하나에 서사적 무게가 실렸다.주인공이 어린아이라는 설정도 흥미로운 선택이었다.

연애 요소는 존재하지 않지만, 대신 마을 사람들에게 저녁 식사에 초대받거나 다른 집에서 하룻밤 재워주는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미조카미 디렉터의 표현을 빌리면 마을 어른들에게 '어린애 취급을 받는' 체험 자체가 이 게임만의 독특한 재미라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주민의 집에 초대받아 저녁을 먹는 이벤트를 겪어보니 다른 전원생활 게임에서는 느끼기 힘든 포근함이 있었다.

# 오늘은 농사만, 내일은 마을의 비밀만 — 높은 자유도
시스템 면에서는 농업 파트와 메인 시나리오가 서로 강하게 얽매이지 않도록 설계된 점이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이 날짜까지 이 작물을 준비해야 시나리오가 진행된다"거나 "시나리오 때문에 며칠간 농사를 지을 수 없다" 같은 제약이 거의 없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오늘은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다음 날은 밭일과 집 꾸미기에만 매달리는 식으로 자유롭게 하루하루를 설계할 수 있었다. 튜토리얼을 넘긴 뒤로는 마음만 먹으면 농사를 전혀 하지 않고 메인 시나리오만 밀어붙이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이런 설계는 생활 시뮬레이션 특유의 '납품 압박감'을 최대한 덜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확실히 시작부터 빚을 갚아야 한다거나 정해진 기한에 쫓기는 여느 전원생활 게임과는 결이 달랐다.

# 낮의 빛, 계절의 음악 — 전작과 달라진 비주얼
<요마와리> 시리즈의 팬이라면 익숙할 리얼한 발소리와 환경음 같은 사운드 디자인은 이번 작품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다만 가장 큰 차이는 낮 파트의 존재다.
밤을 배경으로 한 전작에서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햇빛과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빛같은 연출이 이번 작품에서는 화면 곳곳에 담겨 있었다.


실제로 밭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나 나무 그늘 아래 흔들리는 빛무늬를 보고 있으면, 같은 개발팀이 만든 게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여기에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배경음악까지 더해지면서, 장시간 붙잡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짜여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 입구는 여러 개, 각자의 재미를 찾는 게임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는 힐링과 호러라는 이질적인 두 장르를 억지로 봉합한 게임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의 설계도 안에서 균형을 잡아온 작품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미조카미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이 게임이 호러 게임으로도,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민속학적 고찰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각각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다면적인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짧게 플레이해본 것만으로도 농사의 효율을 고민하는 재미, 마을 사람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재미, 그리고 이따금 등장하는 서늘한 존재를 마주하는 재미가 각각 따로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메인 시나리오만 클리어하는 데도 50~60시간, 부가 요소까지 챙기면 100시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물량 면에서도 상당한 볼륨이 기대된다.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잔잔한 재미를 원하는 사람도, 그 이면에 숨은 서늘한 진실을 파헤치고 싶은 사람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이 될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