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대전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던 라이엇 게임즈의 핵심 개발진. 이들은 공식 미디어 브리핑 일정을 마친 뒤, 국내 미디어와 별도의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에는 폴 벨레자 리그 총괄 프로듀서, 매튜 릉-해리슨 선임 게임플레이 디자이너, 에두아르도 코르테호스 모드 프로덕트 리드가 참석했다. 게임의 본질을 찾아가는 밸런싱 작업부터 모드 다변화, 그리고 IP 확장 계획까지, 세 명의 개발진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왼쪽부터 에두아르도 코르테호스 모드 프로덕트 리드, 폴 벨레자 리그 총괄 프로듀서, 매튜 릉-해리슨 선임 게임플레이 디자이너
# "바텀 메타는 의도한 결과... '비원딜' 독주 시 즉각 개입할 것"
Q. 시즌 1에서 시즌 2로 넘어가며 패치 변화의 폭을 비교적 작게 조율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매튜 릉-해리슨: 시즌 2에서 소소한 변화만 적용한 것은 의도적인 선택이다. 2025년 시즌 진행 과정에서 패치 변화의 빈도와 폭이 너무 잦아 피로하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방향성이 불명확한 패치와 대대적인 시스템 변화가 겹친 탓이었다.
이에 2026년에는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기로 결정했다. 게임의 본질로 돌아가 확실하게 검증된 우수한 변화만 적용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무리한 실험적 패치는 지양하기로 했다.
Q. 게임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언급을 많이 했다. <LoL>에서 정의하는 본질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인가?
A. 매튜 릉-해리슨: <LoL>의 본질은 액션과 전략의 공존이다. 2025년에는 오브젝트가 과도하게 많아 게임이 유저에게 강제로 플레이 방식을 지시하곤 했다. 이로 인해 사이드 라인 운영이나 한타, 소규모 교전 등에서 유저가 창의적인 전략을 쓸 여지가 없었다.
본질 회귀란 유저가 다양한 전략을 자유롭게 시도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또한 각 포지션의 무너진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도 포함된다. 포지션 퀘스트를 통해 미드는 로밍, 탑은 스플릿 푸시, 원딜은 골드 획득 등 각 역할에 어울리는 명확한 재미를 부여하되 플레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설계했다.
Q. 이번에 삭제된 오브젝트 '아타칸'에 대해 유저들로부터 어떤 피드백을 받았으며, 삭제를 결정하기까지 내부적으로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쳤나?
A. 매튜 릉-해리슨: 아타칸의 초기 버전에는 '탐식의 아타칸'에게서 얻을 수 있는 '거짓된 삶'이라는 부활 버프가 있었는데, 유저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빠르게 삭제했다. 원래는 게임 속도가 느려질 때 팀원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적극적으로 교전을 열 수 있도록 도입한 시스템이었으나, 실제 플레이에서는 유저들이 이를 원치 않았다.
또한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과 영어권 유저, 그리고 프로 선수들까지 입을 모아 "오브젝트가 너무 많고 게임이 과도하게 복잡하다"는 공통된 피드백을 보냈다. 2025년 중에는 시스템을 바로 들어내기 어려웠으나, 2026년에 들어서면서 과감히 삭제하고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로 결정했다. 비록 삭제되었지만 개발 주기와 유저 취향의 한계를 배울 수 있었던 유의미한 실험이었다.
▶ 올해 1시즌 패치로 협곡에서 완전히 사라진 아타칸
Q. 프로 경기와 일반 게임 모두 바텀 메타 위주로 게임이 흘러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바텀 라인의 영향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A. 매튜 릉-해리슨: 포지션 퀘스트를 도입해 미드와 정글의 영향력을 줄이고 바텀에 힘을 실어주고자 한 것은 의도한 부분이다. 다만 로밍형 서포터의 경우 양쪽 모두에게 불쾌한 경험을 유발할 수 있어 제약을 두었다. 결과적으로 바텀 메타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의도대로다.
아울러 바텀이 마법사 챔피언을 포함해 다양한 계열에 열려 있기를 바랐다. 현재 마법사 챔피언의 성공률이 높지만 과도하게 전장을 장악하는 수준은 아니며, 다양한 유형의 원딜 챔피언들과 밸런스가 잘 잡혀 있어 건강한 메타가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
Q. 바텀 메이지 메타가 심화될 때, 이것이 게임에 유해하거나 건강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조치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있나?
A. 매튜 릉-해리슨: 크게 세 가지 기준이 충족될 때 메타 개입을 고려한다. 첫째는 마법사 챔피언들의 바텀 승률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을 때다. 일반적으로 메이지는 숙련도 커브가 완만해 플레이 횟수가 쌓여도 승률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승률이 55%~57%에 달하면 조정 대상이다.
둘째는 선택률이다. 현재 바텀 메이지 선택률은 약 15~20% 수준인데, 이 비율이 50대 50이나 65대 35 수준으로 과도해지면 다양성을 해친다고 본다. 셋째는 본래 역할군과의 충돌이다. 바텀 메이지를 억제하기 위해 단행한 패치로 인해 해당 챔피언의 원래 본진인 미드 라인에서의 밸런스까지 동반 붕괴할 경우 시스템적 차원의 조정을 가하게 된다.
Q. 미니언 어그로 메커니즘 변경 패치 이후 라인전 기교나 테크닉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패치 적용 이후 유저 피드백이 당초 예상과 일치하는지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은 없는지 궁금하다.
A. 매튜 릉-해리슨: 메커니즘 변경 자체는 우리의 기대치와 의도에 부합했다. 다만 다음에는 이러한 큰 변경점을 적용하기 전 유저들과 사전에 충분한 소통과 예고 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해당 미니언 어그로 메커니즘은 비직관적인 방식으로 특정 챔피언에게 비정상적이고 불리한 라인 구도를 강제하는 등 플레이 환경을 저해하고 있었다. 비록 상위 레벨에서의 세밀한 기교 하나를 제거한 셈이지만, 지나치게 비직관적이고 게임의 대중적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형태의 실력 표현은 게임의 전반적인 건강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글 타이머를 매번 채팅으로 치는 기교 대신 시스템적으로 타이머를 일괄 제공하기로 했던 결정과 유사한 논리다. 게임의 건전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합리한 기교는 덜어내는 것이 맞다.
▶ 26.10 패치로 미니언의 어그로 메커니즘이 수정됐다.
# 라이엇이 밝힌 일반 유저 중심 밸런싱과 e스포츠 패치 철학
Q. 밸런스 조정 시 솔로 랭크와 대회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일각에서는 대회 위주의 밸런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A. 매튜 릉-해리슨: 작년에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도입하면서 일반 유저와 프로 대회 간의 밸런스 조율 부담이 크게 줄었다. 특정 챔피언이 양측 모두에서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돕는 장치 역할을 했다. 평소에는 일반 유저들의 플레이에 중점을 두고 밸런스를 조율한다.
다만 MSI나 롤드컵 등 대형 토너먼트 직전 패치 기간에는 한정적으로 대회를 위한 밸런싱에 집중한다. 그 외의 기간에는 베인 정글이나 다리우스 정글처럼 일반 유저들이 게임을 더 신선하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재미 위주의 밸런스에 집중하고 있다.
Q. 대규모 프리시즌 패치가 폐지되면서 프로 팀들이 패치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프로 선수의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매튜 릉-해리슨: 시대가 흐름에 따라 프로 선수에 대한 정의와 기대치도 변하고 있다. 피어리스 드래프트 도입 등으로 이제 프로 선수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넓은 챔피언 풀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라이엇은 여러 e스포츠 조직 및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현재 패치 적용 속도 역시 합의된 범위 내에서 진행 중이다.
물론 게임의 건전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패치라면 프로 팀의 적응만을 이유로 무작정 미루지는 않지만, 합리적인 수준에서 사전에 충분히 안내하려고 노력한다. 다만 미니언 어그로 변경 패치의 경우, 당시 더 일찍 긴밀하게 소통해 선수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이 경험을 교훈 삼아 앞으로는 소통 방식을 더욱 보완해 나가겠다.

# 흥행 돌풍 '증바람', 모드의 미래를 바꾸다
Q. 아수라장 모드가 상반기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이 성공이 향후 라이엇의 신규 모드 개발 기조나 전략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A. 에두아르도 코르테호스: 확실히 큰 영향을 주었다. 아수라장뿐만 아니라 아레나, 집중 포화 등의 대성공을 거치며 우리가 배운 것은 유저들이 '신속한 사후 관리와 즉각적인 대응 피드백'을 원한다는 점이다. 유저들이 애정을 쏟아 게임에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개발진 역시 동일한 강도로 투자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호응하기 위해 아수라장 출시 후 단 두 달 만에 이례적으로 빠른 설맞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적용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성과가 좋은 특수 모드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라이브 서비스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케어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모드 전략을 전면 재정립하게 되었다.
Q. 아수라장 모드에서 '성공적인 증강'을 정의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또한 현재 구현된 증강 중 가장 만족스러운 것을 하나 꼽아달라.
A. 에두아르도 코르테호스: 챔피언이 가진 고유의 핵심 판타지와 잠재력을 극대화해 주는 증강을 성공적이고 건강한 증강으로 본다. 대표적인 예로 '탱크 엔진'을 꼽고 싶다. 문도 박사가 이 증강을 사용하면 화면의 절반만큼 몸집을 키우고 뛰어다니는 등 챔피언 고유의 매력을 극한으로 보여줄 수 있다.
다만 실버 티어 증강처럼 보조 역할을 하거나,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재미를 주는 '포로 블래스터' 같은 형태도 중요하다. 아수라장은 선택지가 4개로 제한되는 만큼, 유저가 고착화된 빌드에 갇히지 않고 끊임없이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즐길 수 있도록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Q. 아수라장 모드에서 매 게임이 신선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이를 평가하는 내부 기준이 있나?
A. 에두아르도 코르테호스: 특정 증강과 챔피언 조합을 강제하고 그것이 나오지 않으면 게임을 원활히 즐기지 못하는 메타 고착화 현상은 우리가 지양하는 흐름이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은 유저들이 매 판 무작위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적응하며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높은 픽률을 보이는 특정 증강 조합을 세밀하게 조율하는 작업을 거친다.
또한 유저들이 빌드를 완벽히 정형화하기 전에 새로운 시스템과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벌써 두 번의 세트 업데이트를 단행한 것도 그 일환이다. 앞으로도 유저들이 끊임없이 실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접근법의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 <LoL> 신규 클라이언트, 한창 개발 진행 중
Q. 최근 <전략적 팀 전투>(이하 TFT)의 독자 클라이언트 전환 소식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LoL>의 신규 클라이언트 및 인게임 비주얼 개선 진척도는 어느 정도인가?
A. 폴 벨레자: 개발 작업은 원만하게 진행 중이다.
Q. 신규 클라이언트를 내년 중 언제쯤 유저들이 직접 만나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WASD 조작법과 컨트롤러 지원이 추가되었는데, 콘솔 등 타 플랫폼으로의 확장이나 통합도 고려하고 있나?
A. 폴 벨레자: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현재로서는 밝히기 어렵다. 관련 업데이트 사항은 올해 말에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WASD 조작법의 경우 유저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으며, 플레이 경험상 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다만 콘솔을 비롯한 타 플랫폼으로 확장할 공식적인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 유저들이 컨트롤러를 활용해 자유롭게 시도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배울 점이 있다면 배울 것이다.
Q. 아수라장이나 클래식 모드 도입, WASD 조작법 지원 등으로 유저의 진입점이 많아진 것 같다. 이러한 시도들이 생태계 활성화에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A. 폴 벨레자: 기존 유저층과 신규 유저층의 니즈에 맞춰 게임을 적응시켜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라이엇 게임즈의 철학은 유저 중심의 회사가 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유저마다 게임을 플레이하고 메카닉을 배우는 방식의 차이를 인지해야 한다.
예컨대 30년 전 세대와 현재 세대는 게임을 배우고 즐기는 문법이 완전히 다르다. 기존 유저를 만족시키면서도, 새로운 세대의 기대치에 맞춰 컨트롤러 지원이나 WASD 조작 같은 접점을 제공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다만 <LoL> 특유의 핵심적인 경쟁 요소는 타협 없이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다.

# 협곡 안팎으로 이어지는 <LoL> IP 확장
Q. 라이엇 게임즈가 MMORPG 개발 경력이 있는 개발자를 채용 중이라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종종 들린다. 현재 MMORPG 개발 진행 상황과 진척도가 궁금하다.
A. 폴 벨레자: 이미 수년 전에 마크 메릴이 밝힌 바와 같이, 라이엇 게임즈는 현재 수년째 MMORPG를 개발 중이며 채용 역시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다만 이는 R&D 파트의 영역이며 <LoL>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구체적으로 아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나 역시 유저들과 마찬가지로 기대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Q. 타 IP 팬층의 유입이나 유저 풀 확장을 위해 인게임에 외부 IP 콜라보 스킨을 출시하는 시도도 고려해 볼 법한데, 지금까지 진행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A. 폴 벨레자: 내부적으로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토론하는 주제다. 과거 루이비통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 사례가 있었지만, 우리가 다른 IP와 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게임에 억지로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우리 유저들을 위해 가치 있고 유의미한 공동 제작(Co-creation)을 할 수 있는가"이다. 라이엇 내부적으로 관련 실험을 거쳐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부분도 있으나, 아직 대외적으로 밝힐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계획은 없다.
Q. 인디 게임 퍼블리싱 사업(라이엇 포지)이 중단되면서 챔피언의 서사나 스토리텔링을 다시 <LoL> 본편에서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대한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A. 폴 벨레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라이엇 게임즈는 크리에이티브 관련 프로세스를 외부에 온전히 외주 준 적이 없다. 외부 개발사와의 협업은 상호 협력 하에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관을 표현해 본 파트너십 실험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진행하는 모든 개발 영역의 중심에 크리에이티브한 철학을 두고 있다. 단순한 게임 플레이를 넘어 스토리텔링, 챔피언의 서사와 관계성, 대규모 이벤트 설계 등 다양한 스토리 영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LoL>뿐만 아니라 라이엇 게임즈 산하의 모든 타이틀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방향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