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팔콤을 대표하는 스토리 RPG <궤적> 시리즈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난 1년 전, 우려와 기대 속에 발매된 리메이크 전작은 원작 고유의 감성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편의성과 세련된 전투 시스템을 선보여 큰 호평을 받았다.
전작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인 약 1년 만에, 대장정의 정점을 장식할 후속작 <하늘의 궤적 the 2nd>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원작 팬들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우로보로스 '집행자'들과의 전면전을 다루는 만큼, 연출의 스케일을 전작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끌어올렸다.
개발진은 유저들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하여, 가볍고 경쾌한 배틀 템포를 유지하면서도 시스템의 모든 요소를 극한으로 활용해야 하는 '손맛 있는 난이도'를 정교하게 조율해 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니혼팔콤의 사령탑인 콘도 토시히로 대표를 만나 출시를 앞둔 신작의 밀도 높은 개발 비화와 밸런스 조정 과정을 살펴보았다.

Q. 전작(<하늘의 궤적 the 1st>)이 밸런스 잡힌 완성도로 호평받았는데요. 후속작에 대한 부담감이나 자신감은 어떠신지, 그리고 전작에서 꼭 계승하고 싶었던 요소와 새롭게 도전한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콘도 대표: 사실 <궤적> 시리즈는 원래 저희가 직접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새로운 IP나 신작을 할 때와 비교하면 속편을 제작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습니다.
반면 <이스>(Ys) 시리즈 같은 경우는 위대한 선배들이 만들어 온 타이틀이라 부담감이 굉장히 크지만, 이번 작품은 저희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을 리메이크하는 것이라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자유롭고 소신 있게 개발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전작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원작이 워낙 오래된 게임이다 보니 편의성이나 플레이 환경(플레이어빌리티)을 개선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the 2nd(세컨드)>에서는 이를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심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작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필드 배틀(퀵 배틀)'과 '커맨드 배틀'의 심리스한 전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커맨드 배틀로 전환된 이후에도 특유의 빠른 템포감을 잃지 않도록 업그레이드했으니 이 부분을 꼭 주목해 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원작 <하늘의 궤적 SC>는 당시 기준으로도 스토리 연출 면에서 초반에 선택한 파트너에 따라 이야기 전개가 크게 분기하는 등 개발자들이 기피할 만한 복잡한 구조를 정면으로 돌파한 타이틀이었습니다. 이번 작품 역시 그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냈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Q. 전작 출시 후 약 1년 만에 후속작이 나오는데, 개발 기간이 겹쳤다면 유저 피드백을 반영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작 유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the 2nd>에서 조정한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콘도 대표: 말씀하신 대로 전작과 이번 작품의 개발 시기가 실제로 많이 겹쳤습니다. 전작 개발 후반기부터 이미 <the 2nd>의 개발을 시작했으니까요. 따라서 일반적인 타이틀에 비해 유저 피드백을 반영할 기간이 짧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중에서 피드백이 가장 컸던 부분은 바로 '난이도'였습니다. 전작은 RPG 초보자도 막힘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계했는데, 기존의 하드코어한 <궤적> 시리즈 팬분들에게는 다소 싱겁고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조금 더 매운맛을 원한다는 의견이 많았기에, 이번 작의 '노말' 난이도는 전작의 기조를 계승하되, 그 이상의 상위 난이도에 대해서는 도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도록 개발진이 공을 들여 아주 손맛 있게 만들었습니다.

또 하나는 이동을 비롯한 시스템적 편의성입니다. 원작의 번거로운 요소들을 대폭 개선하여 매우 편리해졌지만, 반대로 게임이 너무 편하기만 하면 감동이 반감되는 구간도 존재합니다.
의도적인 불편함을 통해 시나리오의 무게감을 실감하게 만드는 연출도 필요하기 때문에,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더 편리하게 바꿀 것인지 개발진 내부에서 오랜 시간 치열하게 토론하며 조율했습니다.

Q. 과거 인터뷰에서 원래 하나의 작품이었던 것을 두 개로 나누어 발매했다고 언급하신 적이 있습니다. 과거 원작 <FC>가 성공한 직후, <SC>를 개발하던 당시 개발실 분위기는 어땠나요?
콘도 대표: 아주 옛날이야기네요(웃음). 당시 게임을 너무 방대하게 만드는 바람에 발매 일정을 맞출 수 없어 선배들로부터 "절반으로 나누어 먼저 출시하라"는 지시를 받아 <FC>를 먼저 릴리스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선배들은 "<FC>가 팔리지 않으면 속편은 없다"고 엄포를 놓았었죠. 그런데 흥행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저희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냥 다음 편을 만들기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원래 예정된 분량의 3분의 2 정도를 이미 <FC>에 쏟아부은 상태였기 때문에, 남은 분량만 그대로 내놓으면
전작을 좋아해 주신 유저분들을 실망시킬 순 없었기에 후반부에 리베르 왕국 전역을 다시 도는 파트를 대대적으로 추가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처음에 기획에 없던 것이었습니다.

팔콤은 위에서 일일이 허가를 받고 움직이기보다, 일단 개발진이 좋다고 생각하면 먼저 지르고 문제가 생기면 제동이 걸리는 자유로운 문화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런 성향이 지금보다 훨씬 강해서 오직 '더 좋은 게임을 만들자'는 일념으로 볼륨을 대폭 늘렸죠.
덕분에 발매가 한참 늦어져서 유저분들로부터 "도대체 언제 나오냐, 요슈아가 사라진 채로 마냥 기다려야 하냐"는 꾸중 섞인 격려를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FC> 엔딩 뒤에 붙은 예고편도 회사 허가 없이 독단적으로 붙인 것이었는데, 지금 제가 사장 입장에서 직원이 그런 짓을 하면 화를 낼지도 모르겠지만(웃음) 당시 팔콤의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가능했던 추억입니다.
Q. 전투 시스템과 관련하여, 새로운 전술 시스템이 대거 도입된 것으로 압니다. 플레이어들이 전투의 빠른 템포와 전략성을 어떤 식으로 즐길 수 있게 초점을 맞추셨나요?
콘도 대표: 전작에서 필드 배틀(퀵 배틀)과 커맨드 배틀을 매끄럽게 연결해 속도감을 높였으나, 리듬이 너무 빨라지면 전투가 단조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번 <the 2nd>에서는 단조로움을 없애기 위해 필드 배틀에서 적들의 움직임을 훨씬 다채롭게 구성했습니다. 필드에서 바로 '크래프트(필살기)' 같은 강력한 기술을 구사하는 캐릭터도 있고, 적에게 일정 대미지를 주면 필드 배틀 상태에서도 적이 자폭하는 등 템포를 해치지 않으면서 손을 바쁘게 움직이도록 유도했습니다.
커맨드 배틀의 경우, 높은 난이도를 선택할수록 전작 이상의 묵직한 손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노말 이상의 난이도에서는 버프와 디버프의 활용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전략이 됩니다.

상황에 맞는 전술 오브먼트(쿼츠) 세팅과 아츠(마법) 선택이 중요해지며, 아군에게 걸린 치명적인 디버프를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는 '클린 부스트'라는 신규 시스템도 추가했습니다. 할 일은 많아졌지만 조작감은 한층 가볍고 경쾌해졌으니, 스스로 상급자라고 자부하시는 분들은 꼭 높은 난이도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하드 모드 이상부터는 '블루블랑', '렌', '발터' 같은 우로보로스의 '집행자'들이 강력한 강적으로 등장합니다. 이들은 '레기온 부스트'라는 위협적인 버프를 걸고 나오는데, 세팅을 제대로 안 하고 어설프게 덤볐다가는 아군 턴이 돌아오기도 전에 전멸당하는 대참사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노말 난이도는 전작으로 유입된 초보자분들이 적당한 긴장감 속에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밸런스를 튜닝 중입니다.
Q. 사전에 공개된 영상 속 '레기온 부스트'를 사용하는 적들의 위용이 상당해 보였습니다. 전투 난이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시스템으로 보이는데, 적의 위압적인 연출과 실제 게임의 밸런스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으셨나요?
콘도 대표: 이 부분은 개발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엄청나게 갈렸습니다. 초기 빌드에서는 노말 난이도인데도 숨이 막힐 정도로 어려웠거든요. 어떤 오브먼트를 세팅하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극단적으로 요동쳐서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밸런스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레기온 부스트가 발동되면 플레이어가 시스템적으로 새치기를 하는 'S브레이크'를 쓰더라도 적이 그 위에 다시 끼어들어 연속 공격을 퍼붓습니다. 이를 어떻게 버텨내느냐가 핵심인데, 그래도 명색이 '집행자'인데 너무 약하면 유저들이 몰입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들의 강력함을 체감할 수 있는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팔콤 전통의 난이도(하드, 베리하드, 나이트메어) 외에도, 현재 스태프들 사이에서 노말은 너무 쉽고 하드는 부담스러운 유저들을 위해 그 중간 단계인 '어드밴스드(가칭)' 모드를 추가할지 진지하게 검토 중입니다.
오직 스토리만 쾌적하게 밀고 싶은 유저와 적당한 전투의 긴장감을 원하는 유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대단히 세밀한 조율을 거치고 있으며, 아마 체험판 발매 직전까지도 이 조율 작업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Q. 올리비에가 매운 음식을 먹고 입에서 불을 뿜는 요리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실전 대미지도 강력해서 놀라웠는데요. 과거작에도 실패작 요리는 존재했지만, 이번에는 실전성을 대폭 강화한 느낌입니다. 이처럼 공격형 요리 요소에 힘을 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콘도 대표: 보통 RPG에서 요리는 구색 맞추기용 미니 게임이나 보너스 요소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상위 난이도의 밸런스를 짤 때, 레벨 디자인 스태프들이 "유저가 시스템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요리, 낚시, 아이템 등)를 극한으로 활용해야만 간신히 보스를 클리어할 수 있는 쫄깃한 난이도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 일환으로 요리 시스템의 실전성을 대폭 끌어올린 것입니다.

유저분들이 RPG를 할 때 가장 귀한 엘릭서 같은 전회복·부활 아이템을 아끼고 아끼다가 결국 엔딩 직전까지 한 번도 못 쓰고 가방에 썩혀두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저희는 그런 현상을 없애고 싶었습니다. 아이템과 요리, 낚시를 매 턴 적극적으로 소모해야 하는 레벨 디자인을 하다 보니 연출도 그에 걸맞게 강렬해진 것이죠.
사실 스태프들이 올리비에가 불 뿜는 콘셉트 시안을 들고 와서 "대표님, 이거 진짜 선 넘는 것 같은데 해도 될까요?"라고 조심스럽게 결재를 받으러 왔었습니다. 본인들도 만들면서 고심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결과물이 유쾌하게 잘 나와서 다행입니다.
팔콤의 리메이크 방향성과 미래 비전
Q. <궤적> 시리즈의 방대한 세계관 속에서 <하늘의 궤적 SC(the 2nd)>가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큽니다. 혹시 개발 과정에서 초기에 기획했던 스토리라인이 변경되거나 볼륨 조정을 위해 부득이하게 삭제된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콘도 대표: 삭제된 것은 없고 오히려 살이 붙어 계속 늘어났습니다. 자잘한 변경은 꽤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원작 <FC> 출시 당시 유격사로 잠깐 등장했던 '아네라스'라는 캐릭터가 유저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를 본 시나리오 라이터가 곧바로 그녀를 메인 캐릭터급으로 격상시켜 후속작 초반에 에스텔의 파트너로 활약하게 만들었죠. 패키지 게임임에도 마치 온라인 게임을 운영하듯 유저 의견을 적극 피드백해 시나리오를 유연하게 바꿨던 사례입니다.

이러한 제작 기조는 최신작인 <영웅전설 카이의 궤적>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린'은 원래 등장할 예정이 없었으나 팬들의 강력한 요구로 등장을 결정했고, 그의 주변 인물인 사관학교 멤버들도 개발 과정에서 추가되었습니다.
시리즈 전체의 큰 틀은 예정대로 흘러가고 있지만, 장기 연재를 하다 보면 개발자의 생각도 바뀌고 시대의 트렌드도 변하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Q. 올해 초 타이베이 게임쇼 인터뷰에서 원작의 단점 중 하나였던 '여러 지역을 반복해서 오가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밸런스를 조정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주인공들의 이동 경로 자체를 효율적으로 압축했다는 뜻인가요, 아니면 맵 이동 등의 편의성을 강화했다는 뜻인가요?
콘도 대표: 전작과 마찬가지로 월드 맵에서 원하는 지점을 직접 지정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맵 점프' 기능을 추가한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밸런스 구분이 세밀합니다. 예를 들어 국경 관문에서 마을까지 직접 걸어가면서 보게 되는 아름다운 풍경, 캐릭터들의 대사, 직접 발품을 팔아야만 느낄 수 있는 여행의 감동과 여운이 있는 구간이 있습니다.
만약 워프 기능으로 이를 건너뛰었을 때 감정의 선이 깨진다고 판단되는 구간은 유저를 강제로 걷게 만들었고, 단순히 반복 이동이 필요한 구간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분류 작업을 거쳤습니다.
편의성만 좇다가 <궤적> 특유의 땅을 딛고 여행하는 대장정의 묘미를 잃어버리면 게임의 본질이 변하기 때문에, 감동과 편의성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잡는 데 집중했습니다.

Q. 우로보로스의 '발터'가 선보인 S브레이크 연출이 무척 강렬했습니다. 악역들의 전투 연출에서 특별히 공들인 요소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아울러 이들이 향후 차기작에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연출과 액션의 일관성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지 궁금합니다.
콘도 대표: 악역들과의 보스전은 확실한 볼거리를 보장합니다. 집행자들은 저마다 고유의 화려한 기술을 사용하며, '렌'의 경우 거대 로봇 '파텔=마텔'을 소환하는 등 대규모 연출을 준비했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보스뿐만 아니라 일반 잡몹들의 개성적인 연출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캐릭터는 '길버트'인데, 특유의 어설프고 허당기 넘치는 매력을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장인 정신을 발휘해 묘사했습니다. 또한 퀘스트에 등장하는 독특한 펭귄 보스나 양 등의 연출 퀄리티도 대폭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이러한 연출 기조가 향후 차기작에도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만약 <하늘의 궤적> 리메이크의 다음 시리즈가 나온다면 지금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계의 궤적> 후속작의 경우는 세계관 분위기상 <하늘의 궤적> 같은 코믹하고 개그스러운 연출을 그대로 쓰긴 어렵겠지만, 분위기에 맞춰 적절히 녹여내고자 합니다.
사실 <계의 궤적>과 <하늘의 궤적> 리메이크에 사용된 그래픽 기술과 수법은 본질적으로 동일합니다. 다만 <하늘의 궤적>은 특유의 밝은 분위기 덕분에 유저분들이 "팔콤 그래픽이 엄청나게 좋아졌다"며 신선하게 받아들여 주고 계시죠. 연출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저희 스스로도 큰 깨달음을 얻었기에, 앞으로의 게임 제작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Q. 캐릭터들의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이 리메이크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티타'가 너무 귀여워서 상대적으로 무뚝뚝한 '애가트'에게 조금 심술이 나기도 했는데요(웃음). 이번 <the 2nd>를 제작하시면서 가장 인상 깊었거나 개발진이 영혼을 갈아 넣은 연출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콘도 대표: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네요, 좋은 장면이 너무 많아서요(웃음).
캐릭터 중에서는 역시 애가트와 티타의 파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리베르 마을에서 두 사람이 단둘이 마주하는 장면을 굉장히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연출로 담아냈습니다.
또한 전투 중 발동하는 크래프트 연출은 역대 팔콤 작품 중 단연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멋진 연출부터 유쾌한 개그 연출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스토리 후반부에 진입하면 집행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연출의 멋이 폭발합니다. 전작인 <the 1st>에서는 거대 생물이나 대형 기계가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작에서는 거대 드래곤 '레그나트', 렌의 '파텔=마텔', 그리고 그란셀 성 쿠데타에 사용된 대형 전차 등 스케일이 큰 메카닉들이 등장해 전작과는 궤를 달리하는 압도적인 볼거리를 선사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드디어 타이틀에 걸맞게 '하늘'에서 펼쳐지는 연출과 무대가 대폭 늘어납니다. 과거 원작 <FC> 시절에는 맨날 땅바닥만 기어 다녀서 스태프들끼리 "이게 무슨 <하늘의 궤적>이냐"라며 자조 섞인 농담을 하곤 했는데, 이번 <the 2nd>는 진정한 의미의 하늘의 궤적을 보여드릴 수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십시오.

Q. 이번 <the 2nd> 이후에도 과거 명작들의 리메이크를 계속 기대해도 좋을까요? 예컨대 크로스벨 편(<제로의 궤적>, <벽의 궤적>)으로 리메이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을지 궁금합니다.
콘도 대표: 회사 공식 입장으로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이번 리메이크를 통해 <궤적> 시리즈에 처음 입문하신 신규 유저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분들에게 "다음 스토리가 궁금하면 옛날 PSP 시절 원작을 찾아서 하세요"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뒤이어 펼쳐지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최신 그래픽과 시스템으로 온전하게 전달하고 싶다는 열망이 큽니다. 저희 개발 스태프 중에서도 마음이 너무 급한 친구들이 있는 모양인지, 얼마 전 지나가다가 슬쩍 개발 모니터를 봤더니 이번 <the 2nd>에 등장해서는 안 되는 차기작 캐릭터가 파티에 합류해 필드를 걸어 다니고 있더군요(웃음).
스태프들도 이미 의욕이 충만한 상태입니다. 물론 최신 플래그십 신작 개발과의 밸런스를 잘 유지해야겠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어떤 형태로든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Q. 리메이크작을 개발할 때 원작의 '완벽한 재현'과 현대적인 '시스템 개선' 사이에서 개발 속도나 볼륨의 경계선을 어디에 두고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콘도 대표: 리메이크를 할 때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지점입니다. 유저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핵심 추억과 명장면은 절대 훼손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원작의 옛날 시스템을 날것 그대로 가져오면 현대의 게이머들에게는 극심한 스트레스나 불합리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희의 기준은 '지금 세대의 유저가 플레이해도 아무런 이질감과 스트레스 없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가'입니다. 이것을 명문화된 규칙으로 정의하기는 참 어렵고, 일일이 손으로 만져보며 "이 부분은 너무 차가운가? 이 부분은 너무 뜨거운가?"를 직관적이고 감각적으로 체크해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설령 A와 B라는 문제가 겉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실제 인게임에서는 완전히 다르게 대응해야 할 때가 많아 대단히 꼼꼼하고 지루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끈기 있게 버텨내야만 기존 원작 팬도 납득하고, 신규 유저도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완벽한 리메이크가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원작 고유의 감성(테이스트)은 소중히 지키되, 불필요한 스트레스는 과감히 쳐내는 밸런스를 유지하며 묵묵히 제작해 나가고 있습니다.
Q. <the 2nd>와 함께 신작 <교토 재너두>도 연이어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팔콤이 1년에 신작을 여러 편 내는 건 십수 년 만인데, 이제 다작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개발 체제가 구축됐다고 봐도 될까요?
콘도 대표: 타이밍이 좋았을 뿐, 매년 무조건 2편씩 낼 수 있는 체제가 완성되었다고 장담하긴 이릅니다. 내년에도 신작을 두 번 넘게 낼 수 있냐고 물으신다면 아직은 확답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올해 신작이 겹친 이유는, <궤적> 시리즈나 <이스> 시리즈의 핵심 인력과 전혀 겹치지 않는 별도의 '독립된 프로젝트 팀(별동대)'이 물밑에서 묵묵히 <교토 재너두>를 준비해 왔고, 때마침 그 준비가 완벽히 끝났기 때문입니다.
.jpg)
사실 '연간 신작 2개 타이틀 출시'는 제가 10년 전부터 품어왔던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궤적> 시리즈를 만드는 것은 저의 꿈이자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의무입니다.
하지만, 대형 IP에만 매달리다 보니 젊은 신진 스태프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폭발시키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부족하다는 것이 팔콤의 오랜 과제였습니다. 젊은 피가 도전할 수 있는 무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주지 않으면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후계자가 자라지 못하니까요.
조금씩 팔콤의 전체 인원수를 늘리고 있고, 저 외에도 프로젝트를 총괄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 관리직이나 유능한 프로듀서 인력을 확충해 내실을 다지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1년에 신작 2편을 루틴하게 출시하되, 1편은 전통의 메이저 타이틀(<궤적>이나 <이스>), 다른 1편은 젊은 스태프들의 참신한 도전작으로 채우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저의 이상적인 목표입니다.
실제로 이번 <교토 재너두>는 기존 <도쿄 재너두>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지만, 팔콤의 젊은 신인 스태프들과 외부에서 새롭게 수혈된 경력직 인재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었습니다. 기존 팔콤 게임들과는 확연히 다른 결의 신선한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궤적>, <이스> 외에 이러한 별동대 중심의 매력적인 도전작 라인업을 차근차근 늘려가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팔콤 팬 유저분들께 인사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콘도 대표: 원작
현재 뼈대가 되는 메인 개발 작업은 일찌감치 끝났고, 앞서 말씀드린 상위 난이도의 디테일한 손맛을 검증하는 최종 마무리 폴리싱 작업을 사내에서 치열하게 진행 중입니다.
기존 팬과 신규 유저 모두가 100% 만족할 수 있는 멋진 완성도로 완성되어 가고 있으니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신작 <교토 재너두>의 경우, 겉보기에는 횡스크롤 방식의 클래식한 액션 게임처럼 보여서 저 역시 처음에는 다소 투박한 첫인상을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직접 패드를 잡고 플레이해 보면, 지금까지의 팔콤 액션 게임에서는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차원의 짜릿한 손맛과 액션 쾌감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오직 사이드뷰 횡스크롤 방식이기 때문에 구현할 수 있었던 깊이 있는 게임성을 꽉 눌러 담았으니, <이스> 시리즈의 뒤를 잇는 팔콤의 차세대 명품 액션 RPG로서 이 작품 역시 양손 가득 재미있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니혼팔콤에 대한 변함없는 성원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