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과 인지 능력 사이에 '소폭'이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일관된 '긍정적 상관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정 수준의 자극이 뇌의 신경가소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 사범대학교 심리학과 루메이 자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25년까지 발표된 총 133개의 연구(총 참가자 14,245명, 269개의 표본 데이터)를 수집해, 단순 상관관계 연구, 집단 간 비교 연구, 통제된 실험 연구 등으로 나눠 대규모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표본의 수와 양을 보면 아실 수 있겠지만, 이번 연구는 굉장히 많은 연구 자료를 모아 비교 분석하여 성별, 연령(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국적(미국, 중국, 터키, 독일, 한국 등), 플레이한 게임 장르(슈팅, 액션, 퍼즐, 보드게임, RPG 등)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재밌는 점은 성별, 연령, 문화적 맥락, 건강 상태, 게임 유형 등을 포함한 거의 모든 조건에서 큰 편차 없이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얼핏 퍼즐게임이 인지 능력 향상에 더 도움을 줄 것 같지만, 슈팅이나 액션 게임도 인지 능력 향상에 유의미한 영향을 줬다는 뜻이다.
▲ 이미지 출처: 이라스토야
# 연구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이번 메타분석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상관관계 연구, 집단 간 비교 연구, 통제된 실험에 대한 연구로 나뉘어 진행됐다. 세 가지 메타분석 모두 게임 이용과 인지능력 사이에 유의미한 긍정적 상관관계가 드러났는데, 세밀한 내용이 조금씩 다른 점도 재밌다.
◆ 상관관계 연구를 봤을 때
먼저, 상관관계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했을 때, 게임플레이와 인지 능력(특히 기억력)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긍정적 상관관계가 드러났다.
연구진은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것만으로 인과관계에 대한 확정적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게임 플레이가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것인지, 아니면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게임에 더 끌리는 것인지는, 이 상관관계만 가지고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래에 이어지는 두 가지 연구 항목들이 더 의미가 있기도 하다.
◆ 집단 간 비교 연구를 했을 때
집단 간 비교 연구에서도 게임 플레이와 인지 능력 사이에 유의미한 긍정적 관계성이 드러났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게임을 하지 않거나 아주 적게 하는 사람들보다 공간 지각 능력, 시각적 주의력, 인지 제어 및 지능의 영역에서 우수한 수행 능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도 비디오 게임이 운동 피질과 전두엽 피질 및 언어 센터 같은 주요 영역 간의 연결성을 강화해 유동 지능 발달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러한 적응이 게이머의 정보 처리 능력, 효율적인 주의력 배분, 인지 제어 능력 향상 등에 종합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 이미지 출처: 이라스토야
◆ 통제된 실험에 대해 분석했을 때
통제된 실험에서도 마찬가지로 게임 플레이가 인지 능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줬는데, 이 메타분석에서도 여러 인지 능력 중 '기억력'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드러났다는 점이 강조됐다.
풍부한 환경에 노출되면 동물의 해마 기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이며, 기저에 있는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은 기억 과정의 도파민 조절과 관련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연구진은 비디오 게임을 단순 오락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교육자나 임상의가 비디오 게임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지점에서 이 메타분석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표본에 장기 추적 관찰 데이터가 없어 비디오 게임 플레이가 인지 능력에 미치는 장기적 인과 관계 및 지속적인 효과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는 한계도 함께 명시됐다.
단기적인 추적에서는 게임 플레이와 인지 능력 사이에 긍정적 상관관계가 분명히 있지만, 정확히 게임의 어떤 특징들이 인지 능력 향상 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인지, 장기적으로는 어떤 상관관계를 보여줄 것인지 등을 알아내기 위한 대규모 종단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시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타 사이콜로지카(Acta Psychologica)'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