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 기쁨을 가지고 있다. 아직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아보진 못한 숨겨진 명작(또는 그 새싹)을 내가 먼저 발견했을 때의 희열이다.
오늘(4일) 판교에서 열린 '서울게임타운 2'에서도 그런 기쁨을 크게 준 타이틀이 있었다. 데스게임을 소재로 한 비주얼노벨 <잭팟 크래쉬 코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얼핏 정지된 일부 장면만 보면 꽤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타일의 게임 아닌가 싶겠지만, 이 게임의 진가는 '연출'과 '템포'에 있다.
20분 정도의 데모 분량이라도 직접 해보시고 나면, 왜 애니메이션 한 편 본 것 같은 감각을 받았다고 혀를 내두르는지 알게 되실 것이다./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본격적인 연출이 시작되는 순간부터가 진짜다
게임 <잭팟 크래쉬 코스>의 초반 설정은 <도박묵시록 카이지>를 비롯한 여러 데스게임 장르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범죄자들에게 부과되는 처벌 수위가 극단적으로 높아진 상황 속에서, 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사기업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처벌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주인공 '에디'도 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알지 못하는 공간에 끌려와 정신을 차리게 된 상황이다. 범죄자들이 참여하는 기괴한 게임쇼에 던져지게 된 것이다.
▲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이 모르던 공간에 앞서 입고 있던 옷과는 다른 옷을 갈아입혀진 채 눈을 뜨게 된 '에디'다.
▲ <잭팟 크래쉬 코스>는 운명을 건 도박이라는 소재를 초반부터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방 한 켠에 있는 슬롯머신을 돌리자 나오게 되는 '바'로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게 되는 주인공이다.
▲ 복도에는 주황색 머리를 한 굉장히 활발한 성격의 남성이, 카지노 룰렛과 함께 서있었다. 두 사람 모두 어떻게 이곳에서 나갈 수 있을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중이다.
벽에 걸린 10줄의 룰을 확인하자 두 사람의 손목에는 수갑이 채워지게 된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이 연상되는 듯한 분위기로 이 카지노 무대 위에서는, 이들을 향한 총구가 튀어나오게 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단 게임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 큼직한 룰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원하는 숫자를 골라, 그 숫자에 칩을 베팅하기만 하면 된다.
주인공은 먼저 자신이 받은 10개의 칩을 조금씩 신중하게 베팅한다. 하지만 너무 당연하게도 저 많은 숫자 중에 자신이 고른 숫자가 걸릴 확률은 너무 낮았다.
주황색 머리의 파트너는 주인공 '에디'와 함께 칩을 걸 것인지, 잠시 고민한다. 목숨이 걸린 일이니 두 사람 모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이때부터 본격적인 갈등 해소 과정과 함께 긴박한 연출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활발하다 못해 발랄하기까지 했던 상대는 꽤 진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자신의 칩을 에디에게 줬어야 하느냐는 대목에서 그는 이런 말을 한다.
"너라면 줬을까? 나한테 기회를 줬겠냐고. 이건 그냥 운이야, 친구."

주인공 '에디'도 살아남고 싶고 억울하긴 마찬가지다. 이런 목숨을 건 게임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다면 여기에 오겠다고 결정하지 않았을 테니까.
에디는 "단테네 가게엔 뒷문 하나밖에 없었고..."라며 과거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누명을 쓰게 된 과정이 석연찮았음을 변명처럼 읊조리게 된다.
상대의 안경에 비치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서로 다를 바 없는 처지다. 상대도 응수한다.
"단테네? 그래서 뭐 '난 너랑은 다르다' 이거야?"
▲ 에디도 자신만 억울한 게 아니라는 것을 수긍하려는 찰나, 주황색 머리는 자신의 칩을 꺼내 내밀게 된다.
서로의 운을 믿고, 상황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두 사람은 룰을 다시 찬찬히 살펴보게 된다. 정확히 어떤 조건에서 승리하거나 패배하는 건지, 그게 그들의 사망으로 꼭 직결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꼼꼼히 보고 새로운 판단을 한다.
▲ 결국 총구 앞에 서게 되는 두 사람. 어떤 과정을 거쳐 살아남게 되는지는 게임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한다.
▲ 이제야 통성명을 하게 되는 두 사람이다. 주인공 '에디'에게 자신을 '베니'라 소개하는 상대.
베니는 '에디'를 멋대로 '에드'라 부르며 친근하게 군다. 하지만 이내 두 사람은 또 다른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서울게임타운 2 현장에서는 <잭팟 크래쉬 코스>의 1챕터 중 극히 일부분인 20분 분량을 즐겨봤다. 하지만 이 게임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그리고 어떤 연출과 비주얼로 승부를 보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전체 게임은 총 3개 챕터로 구성될 예정이며, 각 챕터마다 3시간, 다시 말해 총 게임 분량은 9~10시간 분량이 될 예정이다.
챕터 1에만 300장 이상의 CG가 들어갔다고 하며, 실제로 게임이 전개되는 내내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는 듯한 감각에 몰입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잭팟 크래쉬 코스>가 영어로 먼저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현장 시연 버전은 한국어를 완벽하게 대응하고 있었으며, 7월 중순에 한국어 번역 패치가 포스타입에 배포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스팀과 잇치 아이오에서 영어로 챕터 1 분량 전체를 무료 배포 중에 있다. 언어 때문에 해외 유저들이 먼저 접한 상황인데, 스팀 리뷰 295개 중 무려 99%가 긍정적인 게임이다.
STUDIO INVESTIGRAVE 팀은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근래 플레이한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 중에선 정말 손에 꼽히게 좋은 템포감을 가지고 있었으니, 기자와 함께 여러분도 이 게임의 전체 챕터 출시를 기다려보셔도 좋겠다.
▲ 뒤로 갈수록 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런 스타일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게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