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찾기>를 플레이해봤다면―게이머들 중에 이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한번쯤 이런 상황을 마주해보았을 것이다. 게임의 막바지, 얼마 남지 않은 타일 어딘가에 지뢰가 숨겨져 있지만 이를 찾을 수 있는 단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말이다. 치열한 고민 끝에 선택한 타일 뒤에 숨겨진 지뢰를 맞닥뜨렸을 때의 허무함은 좀처럼 떨쳐낼 수 없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 '선택의 순간'을 완전히 없애버린 <지뢰찾기>가 있다면 어떨까? <지뢰찾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더한 신작 <컬러스위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7월 2일 정식 출시된 <컬러스위퍼>는 고려대 게임 개발 동아리 출신의 인디 스튜디오 '아르까(ARRKKA)'가 개발하고 컴투스홀딩스가 퍼블리싱하는 모바일 전략 퍼즐 게임이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지뢰찾기(Minesweeper)>의 익숙한 메커니즘 위에 숫자 대신 직관적인 '색상 힌트'를 도입하고 <노노그램>의 패턴 분석 요소를 결합한 작품이다.
<컬러스위퍼>의 가장 큰 특징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기존 퍼즐 게임 특유의 '찍기 요소'를 원천 배제했다는 점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스테이지는 운이 아니라 오직 플레이어의 논리적인 추론만으로 정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여기에 레이, 나이트, 시메트리 등 17가지에 달하는 독창적인 규칙들이 더해져 기존 퍼즐 게임과는 확실히 다른, 깊이 있는 퍼즐 풀이를 요구한다.
이번 정식 출시를 맞아 아르까의 류지석 PD를 만나 게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아르까 류지석 PD
# 피로도는 낮추고 직관성은 높인 17가지 규칙
Q. 레이, 나이트, 시메트리 등 규칙이 다양해질수록 퍼즐이 지나치게 복잡해지거나 유저가 혼란을 느낄 우려가 있다. 현재 총 몇 개의 규칙이 존재하며, 유저들이 직관적으로 이를 학습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장치는 무엇인가?
A. 류지석 PD: <컬러스위퍼>에는 현재까지 17개의 규칙이 존재하며, 이용자들이 복잡함을 느끼지 않도록 단계별 학습과 실시간 가이드를 준비했다. 조건에 따라 최대 6개의 규칙을 동시에 조합할 수도 있는 만큼 혼란을 줄이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
가장 먼저 신경 쓴 것은 단서 자체를 직관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하나의 단서에는 최대 2개의 정보만 담아 직관성을 높였다. 예를 들어 레이 규칙은 '방향+숫자', 카운트 규칙은 '색상+숫자'만 보여주는 식이다. 또한 단순한 규칙부터 점차 복잡한 규칙을 순차적으로 소개해 퍼즐에 익숙해질 시간을 충분히 제공한다. 아울러 단서를 길게 누르면 해당 단서의 의미와 영향 범위가 표시된다. 규칙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이 아니라 '주변에 빨간색 칸이 3개 있습니다'처럼 해당 단서에 맞춘 설명을 보여주어 이해를 돕고 규칙을 떠올리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이용자가 원치 않는 변형 규칙의 플레이를 강요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맞지 않는 규칙은 건너뛰고 원하는 규칙만 즐길 수 있다. 특히 완전 정복에 대한 압박감을 덜어주기 위해 퍼즐 게임에서 흔히 쓰이는 '전체 달성률' 표시를 과감히 제외했다.
▶ <컬러스위퍼>의 17개의 규칙
Q. 다른 규칙들은 가운데 칸 자체에 영향을 받지 않는데, ‘스틱’ 규칙은 해당 칸을 포함해 계산해야 해서 다소 혼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규칙별 예외나 디테일을 정립한 기획 의도는 무엇인가?
A. 류지석 PD: 스틱 규칙에서 가장 고민한 부분이 바로 '가운데 칸(자기 자신)을 포함할 것인가'였다. <컬러스위퍼>의 단서에는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일관성을 지키고 있다. 하나는 '지정된 영역 안의 같은 색 칸 개수'를 세는 단서들로, 이때는 가운데 칸(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블록' 단서의 일관성이다. 스트릭, 블록, 듀오 규칙에서 공통으로 쓰이는 '블록'은 가로나 세로로 같은 색이 연속되는 구간을 뜻하며, 그 길이를 추론에 활용한다.
스틱은 영역 안의 개수를 세는 단서가 아니라 '자신이 포함된 블록의 길이'를 나타내는 단서다. 성격이 다른 만큼 영역 규칙을 따르기보다 '블록' 개념의 일관성에 맞춰 자기 자신을 포함하도록 통일했다.
Q. 체스의 움직임을 차용한 '나이트' 규칙 외에,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비숍'이나 '룩' 등 다른 체스 기물의 메커니즘을 활용한 신규 규칙을 추가할 계획이 있는가?
A. 류지석 PD: 공식 디스코드 서버에서 유저 창작 규칙으로 건의해 주셨을 만큼, 내부에서도 분명히 깊이 있게 고려하고 있다. 다만 하나의 단서가 너무 넓은 범위에 영향을 주면 그 영역을 한눈에 보기 어려워 플레이 피로도가 높아지고 단서가 유의미하게 쓰이기도 어렵다. ‘나이트’는 최대 영향 범위가 8칸으로 제한되어 있어 우선적으로 채택했다. 만약 ‘룩’이나 ‘비숍’ 규칙을 도입한다면 기존 규칙과는 다른 방식으로 적용하게 될 것이다.
▶ 체스 '나이트'의 행마 영역 내에 같은 색상이 있음을 표시하는 나이트 규칙
# 퍼즐 마니아들을 위한 세심한 설계
Q. “100% 찍기 없음” 알고리즘을 강조했지만, ‘오늘의 도전’ 고난도 스테이지에서는 간혹 확률에 의존해 찍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완벽하게 논리적 추론만으로 풀 수 있게 설계된 것인가, 아니면 일정 부분 확률에 따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풀어야 하는가?
A. 류지석 PD: <컬러스위퍼>는 알고리즘으로 검증된 '결정론적 퍼즐'만 제공하므로 찍기 없이 풀 수 있음을 보장한다. 질문에 적용된 ‘하드 규칙(책 아이콘)’은 후반에 해금되는 숙련자용 규칙으로, 가정이 모순됨을 증명해 정답을 찾아내는 귀류법 추리를 요구한다.
예시 상황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6행 5열(회색 스틱 오른쪽)이 주황색이 아니라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6행의 라인 단서에 따라 6행의 나머지 칸이 주황색이 되는데, 그렇게 되면 '주황색 1' 단서 주변에 주황색 칸이 2개가 되어 모순이 생긴다. 따라서 6행 5열은 주황색으로 확정된다. 이처럼 확률이 아니라 귀류법으로 한 칸씩 확정해 나갈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등 소프트론칭한 지역의 유저들로부터 디스코드와 메일, 리뷰를 통해 '찍기 없이는 풀 수 없다'는 제보를 많이 받았다. 초기에는 직접 풀이를 적어 답변했으나, 최근에는 디스코드 서버에 글로벌 실력자들이 많아져 서로 먼저 풀이를 공유하곤 한다.
▶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주황색이 아니라면, 좌측 라인 규칙에 따라 표시된 부분 우측 타일이 모두 주황색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상단의 '주황색 1' 단서와 모순되므로, 표시된 타일은 반드시 주황색이어야 한다.
Q. 현재는 색칠하기와 ‘X’ 표시 메모 기능만 제공하고 있다. 스도쿠처럼 불확실한 칸을 임시로 표시해 둘 수 있는 메모 기능 등을 추가할 계획이 있는가?
A. 류지석 PD: 16레벨을 달성하면 '스케치' 기능이 해금된다. 스케치는 보드 위에 색칠과 X 표시를 가상으로 표시해 볼 수 있는 기능으로, 앞서 말한 귀류법을 비롯한 대부분의 추론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어 준다. 현재도 색칠/X와 세 가지 색 중 하나를 함께 설정해야 해서 조작이 아주 단순하지는 않은 편이다. 따라서 메모 기능을 별도로 추가하기보다는 기존 스케치 기능의 부가 기능으로 구현하고, 일반 플레이에서는 X 표시만 허용할 계획이다.
Q. 칸수가 많아져 촘촘해질수록 모바일 화면 특성상 손가락으로 잘못 누르는 '터치 미스'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UI/UX 측면의 보완책이나 조작 편의 기능이 있는가?
A. 류지석 PD: 현재는 실험실의 '임시 색칠'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을 켜면 색칠이 곧바로 적용되지 않고, '파도 버튼'을 누를 때 한 번에 적용된다. 이 기능을 도입한 이후 터치 오류 관련 문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나아가 조작 편의성을 더 높이기 위해 레이아웃 및 입력 방식 개편을 앞두고 있다. 참고로 줌 기능은 현재 시스템과 여러모로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구현하지 않았다.

# 캐주얼부터 마니아까지, 글로벌 롱런을 향한 플랫폼 확장
Q. 모바일뿐만 아니라 PC 플랫폼으로도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이처럼 모바일과 PC 양쪽 플랫폼으로 모두 출시를 결정하게 된 의도는 무엇인가?
A. 류지석 PD: <컬러스위퍼>는 여러 제스처나 버튼을 사용한다. PC에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쓴다면 조작 편의성이 좋아지고 터치 미스 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또한 모바일은 캐주얼 유저가 중심인 반면, PC에는 퍼즐 마니아 유저가 많다. <Hexcells>, <Bento Block>, <The Artisan of Glimmith> 같은 논리 퍼즐이 대표적이다. <컬러스위퍼>는 캐주얼한 재미뿐 아니라 고난도 퍼즐로도 매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추후 PC 출시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Q. 컴투스홀딩스를 통해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사전 예약이나 그간의 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글로벌 유저들의 초반 반응은 어땠는가?
A. 류지석 PD: 글로벌 시장에서 컬러스위퍼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장기 잔존율(리텐션) 지표이다. 많은 글로벌 이용자들이 오랜 기간 이탈하지 않고 꾸준히 플레이해 주어서 게임성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이용자들이 발전적인 제안도 많이 해주어서 게임을 개선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Q. 7월 2일 글로벌 출시 이후 장기적인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업데이트 로드맵이나 향후 서비스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A. 류지석 PD: 질적인 재미를 위해 분기별 신규 특수 규칙 추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타임어택 모드, 협동 모드 등 색다른 방식으로 퍼즐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 "오랫동안 곁에 두고 즐길 퍼즐 게임 되겠다"
Q. 무료 플레이 기반에 광고 제거권이나 스킨 상품이 포함된다. 퍼즐 게임 특성상 몰입감을 해치지 않는 선이 중요한데, <컬러스위퍼>가 추구하는 메인 BM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A. 류지석 PD: 가장 중요하게 지킨 원칙은 '결제가 게임의 유불리를 좌우하지 않는다', 즉 페이투윈(Pay-to-Win)을 철저히 지양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퍼즐 콘텐츠는 과금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다. 다만 몰입감을 위해 스태미나(티켓)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실수 없이 클리어하면 그대로 반환되므로 사실상 무제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는 운에 기댄 찍기를 줄이고 신중하게 추론하도록 유도하는 장치이며, 논리 퍼즐 게임에서는 흔치 않은 시스템이기도 하다.
결제 모델은 '광고 영구 제거 기능'을 기본으로, 치장·수집 요소나 이벤트 보상 가속처럼 퍼즐 실력과 무관한 영역에 한정했다. 그리고 영미권 후원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자에게 커피 한 잔을 후원하는(Buy me a coffee) 소소한 정서를 담은 기간제 '커피 멤버십'을 두었다.
▶ 퍼즐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제거 기능과 개발자를 위한 커피 한 잔 후원이 메인 BM이다.
Q. 보상으로 획득한 스티커를 통해 '나만의 갤러리'를 꾸미는 요소가 있다. 이 기능이 전체 게임 루프에서 가지는 역할은 무엇인가?
A. 류지석 PD: 스티커 수집은 이용자에게 주기적인 목표를 제공하는 시즌제 보상이자 퍼즐 플레이 도중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사이드 콘텐츠다. 퍼즐을 풀며 획득한 스티커와 엠블렘(업적 보상)을 통해 갤러리를 자신만의 '트로피 룸'처럼 꾸밀 수 있다. 머리를 계속 써야 하는 퍼즐 게임 특성상 리프레시를 돕는 중요한 장치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소셜 기능을 더해 다른 유저들에게도 자신의 멋진 갤러리를 선보일 수 있도록 '트로피 룸'의 역할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Q. 끝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류지석 PD: 퍼즐을 사랑하는 유저분들이 오랫동안 곁에 두고 즐기실 수 있는 추론형 로직 퍼즐의 대명사 <컬러스위퍼>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유저분들과 꾸준히 소통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