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네오펄스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나온 뒤, 시장의 시선은 곧바로 알리바바로 향했다.
거래 규모는 약 9,200억 원. 매각 대상은 박 의장이 보유한 위메이드 주식 1,335만738주, 지분율은 39.33%다. 주당 매각가는 6만8,910원으로, 2026년 6월 말 위메이드 주가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여러 매체가 이번 거래의 배후에 알리바바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근거로 제시된 것은 네오펄스 대표 천웨이(Chen Wei)가 알리바바 측과 연결된 인물이라는 설명이었다.
대부분의 매체에는 이런 문장이 포함돼 있다.
"인수 주체인 네오펄스의 대표인 첸웨이는 알리바바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네오펄스는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주요 IT·게임 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며 천웨이 대표가 "알리바바 측과 연결된 인물로 전해졌다."

이런 보도가 반복되면서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알리바바가 위메이드를 샀다"는 해석이 퍼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다르다. 위메이드 지분을 사는 주체는 네오펄스이고, 네오펄스의 최대주주는 홍콩 소재 투자 법인 쉔송 인베스트먼트다. 알리바바가 이번 거래의 직접 인수자라는 공식 발표나 공시, 중국 현지 보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즉 지금 시점에서 정확한 표현은 "알리바바라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게임 사업을 확 축소하고 있는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한때 게임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2014년 전후로 게임 인재와 회사를 모았고, UC·9Game 같은 플랫폼을 확보했다. 2017년 인수한 링시게임즈는 국내에서도 흥행한 <삼국지 전략판>의 개발사였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텐센트와 넷이즈가 장악한 중국 게임 시장에서 알리바바는 뚜렷한 위치를 만들지 못했다. 넷이즈 출신 인재를 영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전자상거래·결제·클라우드 중심으로 성장한 알리바바의 기업 문화와 게임 개발·운영 조직은 쉽게 융합되지 않았다.
<삼국지 전략판>은 성공했지만 알리바바 게임 사업 전체를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결정적 변화는 2023년 이후다. 알리바바 그룹은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경영 기조는 '핵심 사업 집중'으로 바뀌었다. 유통·클라우드·AI에 자원이 몰렸고, 게임·엔터테인먼트 같은 비핵심 사업은 계속 축소됐다.

최근에는 알리바바가 링시게임즈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중국 현지 보도까지 나왔다. 매각 대상에는 링시게임즈 산하 주요 개발 조직과 9Game, 거래묘 등 플랫폼이 포함되며, 인수 후보로 37인터랙티브·중국루이·세기화통·자이언트네트워크·사모펀드 컨소시엄 등이 거론된다. 거래 금액은 70억~90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조3,000억~1조7,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최근 게임 사업을 적극적으로 줄이고 있다. 핵심 게임 자산으로 꼽히던 링시게임즈마저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알리바바가 갑자기 위메이드를 인수해 '미르' IP를 중심으로 게임 사업을 다시 키운다는 해석은 설득력이 매우 떨어진다.
네오펄스와 쉔송 인베스트먼트, 실체는 불투명
그렇다면 네오펄스와 쉔송 인베스트먼트는 어떤 회사인가.
현재 시장에 알려진 정보는 많지 않다. 쉔송 인베스트먼트는 2023년 9월 홍콩에 설립된 투자 법인이다. 알리바바가 '핵심 사업 집중' 기조로 돌아선 시기와 겹친다. 설립 시점만 놓고 보면, 알리바바가 이 법인을 통해 게임사를 인수했다는 해석은 석연치 않다.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투자 이력이나 뚜렷한 트랙레코드는 아직 찾기 어렵고, 투자 업계 관계자들에게 문의해도 이 회사를 잘 안다는 답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천웨이는 쉔송 인베스트먼트와 네오펄스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정보만 놓고 보면 그는 게임 사업가라기보다 재무·투자 쪽 인물에 가까워 보인다. 그가 알리바바와 어느 정도 네트워크를 갖고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이 곧 '알리바바가 미르 IP로 게임 사업을 재개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결국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실제로 돈을 댔는가.
네오펄스가 9,200억 원 전액을 자체 조달했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인수 대상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을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위메이드의 당시 주가 수준과 50~60% 수준인 통상적인 담보 인정 비율을 감안하면 이 방식만으로 거래 대금 전액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사모펀드의 M&A는 소수의 투자자에게 프로젝트를 제안해 돈을 모아 하나의 SPC, 즉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어 진행하거나, 전략적 투자자(SI)나 사모펀드, 기타 기업 등이 돈을 모으는 '클럽 딜'(Club Deal)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번 지분 인수 건도 이런 방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잔금일까지가 진짜 관전 포인트
지분 인수 거래는 2026년 10월 30일 잔금 지급을 거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후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네오펄스가 지정한 이사가 선임되면 위메이드의 경영권도 넘어간다.

그 시점에는 자금 조달 구조와 실제 이해관계자가 지금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말할 수 있는 것은 명확하다.
알리바바가 이번 거래의 공식적인 직접 인수자로 확인된 적은 없다.
그렇다면 실제 자금의 출처와 최종 수혜자는 누구인가.
중국 게임업계 일부에서 확인 중인 내용이 있어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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