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날 달린 방패보다 파괴적인 무기는 없을 줄 알았으나 아니었다. 이번에는 사슬 달린 창으로 악마들을 꿰뚫고 찢는다.
<둠> 시리즈의 최신작 <둠 더 다크 에이지스>의 첫 번째 확장팩 '레벨레이션즈'가 오는 7일 정식 출시된다. 출시를 앞두고 지난 달 24일, 개발사 이드 소프트웨어는 레벨레이션즈 확장팩의 신규 콘텐츠와 요소들을 소개하는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번 확장팩은 난이도에 따라 약 10~12시간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구성되었으며, 전작 <둠 이터널>이 선보인 두 개의 DLC를 합친 것에 맞먹는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단순히 기존 전투를 답습하는 것을 넘어, 엔드게임 콘텐츠의 구조적 변화와 신규 무기 추가, 그리고 고유한 내러티브를 결합하여 프랜차이즈 30년 역사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 새로운 슬레이어 허브, 그리고 돌아온 '클래식 둠'
이번 확장팩의 서사는 시리즈의 영원한 주인공 '둠 슬레이어'의 몰락과 부활의 과정을 그린다. 본편 이후 모종의 사건으로 상처 입고 배신당한 둠 슬레이어는 모든 무기를 빼앗긴 채 무자비한 연옥으로 내던져진다. 둠 슬레이어는 신비로운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힘을 각성해,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돕고 흉물스러운 악마들과 싸우며 차디찬 연옥을 벗어나기 위한 여정에 오르게 된다.
이러한 내러티브의 중심 무대는 이번 확장팩의 핵심 공간인 '슬레이어 허브'다. 단순한 징검다리 역할에 그쳤던 기존 허브와 달리, 이번 허브는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퍼즐과 숨겨진 통로가 가득한 미로 형태로 설계되었다. 플레이어는 새롭게 추가된 목표 휠을 활용해 원하는 도전 과제를 표시하며 공간 내부를 탐색할 수 있다.

확장팩 콘텐츠는 전체 게임 플레이의 약 60퍼센트를 차지하는 메인 캠페인과 약 40퍼센트 분량의 엔드게임 콘텐츠로 구성된다. 메인 캠페인의 각 레벨을 클리어할 때마다 마스터 키 조각을 획득하며, 최종 보스를 처치해 마스터 키를 완성하면 맵 곳곳에 배치된 잠긴 문을 열고 새로운 지역에 진입해 엔드게임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다.
슈트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프레이터 슈트 인카운터', 아케이드 모드 스타일의 '슬레이어 시련' 등 다양한 엔드게임 콘텐츠가 준비된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클래식 둠'의 재등장이다. 이<둠> 소설판의 주인공 '플린 태거트(Flynn Taggart)'의 기억을 다루는 콘텐츠로, 1994년작 <둠 2>의 스테이지를 최신 엔진과 그래픽으로 재현한 모드다.
해당 콘텐츠들을 모두 완수하면 기존 보스들의 강화 버전인 '우버 보스'를 상대할 수 있으며, 우버 보스까지 처치에 성공하면 최고 난이도의 콘텐츠인 '마스터 아레나'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총 4개의 마스터 아레나를 모두 정복하는 것이 이번 확장팩의 최종 목표인 셈이다.

▶ <둠 2>의 스테이지를 최신 그래픽과 엔진으로 재구현한 '클래식 둠' 모드
# 찌르고, 베고, 던지고! 확장팩의 핵심 '체인 스피어'
새롭게 추가된 사슬 달린 창, '체인 스피어'의 추가도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체인 스피어는 이번 DLC의 핵심 뼈대로, 모든 콘텐츠가 체인 스피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체인 스피어는 본편에서 추가된 '방패톱'과 마찬가지로 왼손에 착용 가능한 무기다. 체인 스피어를 휘둘러 전방의 넓은 범위를 공격할 수 있으며, 타이밍에 맞게 휘두르면 초록색으로 빛나는 투사체를 튕겨내 적에게 되돌려주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스피어를 투척해 적을 관통시킬 수도 있고, 창을 돌려 날아오는 탄환을 막아내거나 도약 중 창을 적에게 꽂아 사슬을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것도 가능하다.
플레이어는 캠페인 전반에 걸쳐 체인 스피어를 꾸준히 성장시켜야 하며,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이를 능숙하게 다루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고난도 엔드게임 콘텐츠에서는 방패톱과 체인 스피어를 실시간으로 교체하며 싸우는 테크닉이 필수적이므로 조작 숙련도를 쌓는 것이 핵심이다.
▶ 초록색으로 빛나는 공격과 투사체는
▶ 적절한 타이밍에 창을 휘둘러 튕겨낼 수 있다.
▶ 창을 던진 후 사슬을 타고 빠르게 도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확장팩 출시 당일에는 모든 본편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리파토리움 3.0 업데이트가 무료 배포된다. 이번 업데이트에선 캠페인을 거치지 않고도 아레나 전투를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커스텀 아레나 챌린지 모드와 신규 커스터마이징 옵션, 개선된 패스코드 생성, 프리셋 기능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레벨레이션즈 DLC 구매자는 스토리를 완료하면 리파토리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규 추가 맵 3종, 신규 악마, 그리고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신규 무기를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

# Q&A
미디어 브리핑 이후, 개발진과의 짧은 Q&A 세션이 진행됐다. 이번 세션에서 오간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했다.
Q. 이드 소프트웨어는 지난 10년 동안 <둠> 시리즈의 신작 3종과 방대한 확장팩들을 높은 완성도로 제공해 왔다. AAA 게임 개발의 압박 속에서 이러한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A.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과 오랜 기간 축적된 개발팀의 탄탄한 근육 기억,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야망의 결합 덕분이다. 개발진은 1년 동안 단순히 기존 에셋을 재사용하는 대신 고유한 메커니즘을 발전시키는 정교한 개발 흐름을 유지하며 타이틀마다 고유의 가치를 부여해 왔다.
내부적으로는 장르를 개척하고 역사적 명작을 남긴 선배 개발자들의 유산에 대한 압박감이 상존하지만, 이를 살아 숨 쉬는 동력으로 삼아 매 게임마다 새로운 전투 루프를 재발명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다. 데이터 분석과 플레이어의 비판적인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수용해 스스로를 혁신하는 동시에, 대사 없이 행동하는 영웅의 내러티브적 묘사 등 프랜차이즈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유지하는 문화가 핵심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Q. 이번 레벨레이션즈 확장팩의 방향성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우리는 2016년 <둠> 리부트 시리즈를 시작할 때부터 깊이 있는 시리즈의 세계관과 설정을 구축하고자 했으며, 이번 확장팩은 당시 코덱스에 명시되었던 슈트 제작자 레치 같은 인물들을 플레이어가 직접 조우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레벨레이션즈의 전반적인 개발 방향성은 본편으로 쌓아 올린 기반 위에 새로운 전술 메커니즘을 추가하는 구조를 취했다. 이는 과거 <둠 이터널>이 <둠(2016)>의 기본 구조를 고스란히 계승한 채 그 위에 다양한 기동 메커니즘을 추가했던 설계 방식과 일맥상통한다. 이번 확장팩은 수많은 코덱스와 설정을 정리하며 다른 어떤 진영의 역사보다 슬레이어 개인의 중심 서사에 가장 큰 비중을 두어 유저의 몰입을 유도한다.
Q. 전작인 <둠(2016)> 혹은 <둠 이터널>이 이번 DLC에 미친 영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이번 확장팩은 모든 <둠> 프랜차이즈의 요소를 집약한 축제 형태로 기획되어 전작들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둠(2016)>에서 파생된 세계관 설정과 코덱스는 물론, <둠 이터널>의 핵심 기동 시스템인 '미트훅'과 '고대의 신들' 확장팩의 망치 메커니즘이 이번 방패 강타 능력 등으로 계승되어 적용됐다.
특히 이번 확장팩이 기존 에피소드들보다 두 배 이상 커진 충분한 볼륨을 확보한 덕분에, 과거 타이틀의 도구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시스템에 의미 있는 성장 트리와 깊이를 구현할 수 있었다. 플레이어가 캠페인 전반에 걸쳐 시간을 투자하고 엔드게임에 이르러서야 무기가 가진 진정한 깊이와 파괴력을 온전히 마스터할 수 있도록 밸런스를 조율했다.

Q. 1994년작 <둠 2> 스테이지가 재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A. 우리는 이전 시리즈부터 모든 <둠> 타이틀을 하나의 공식 설정으로 취급하며 연결해 왔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둠 슬레이어가 되기 전 해병대 시절 플린 태거트의 서사를 탐구할 기회를 얻었으며, 그의 기억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클래식 둠'을 재현했다.
포함된 클래식 스테이지들은 레이아웃을 변형하지 않고 원작 그대로 보존하되 오리지널 텍스처를 현대적인 엔진에 이식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요소를 완벽한 픽셀 단위로 밝게 재현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최신 그래픽 기술과 패스 트레이싱을 적용하여 그래픽을 대폭 향상시킨 역사적 공간을 체감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춘 결과다.
Q. 플린 태거트의 과거 회상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를 듣고 싶다.
A. 태거트의 과거 회상은 정적인 텍스트 중심의 상호작용형 페이지가 아니라 짧지만 의미 있는, 실제 플레이 가능한 콘텐츠다. 스토리를 단순히 관람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플레이어가 온전히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가상 내러티브 테마의 일환으로 설계되었다.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해당 구역들을 직접 제어하며 스토리를 일선에서 경험하게 되며, 이러한 과거 회상 구간들은 캠페인이 제공하는 기본 4개 레벨과 허브의 공식적인 숫자 계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Q. 최신 둠 시리즈는 숙련도 기반의 액션 게임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번 DLC에서 그러한 실력을 표현할 만한 새로운 기회가 있는가?
A. 이번 확장팩에서 실력 표현의 기회는 주로 신규 무기인 '체인 스피어'의 다양한 능력을 통해 제공된다. 던지기, 찌르기, 베기 같은 기능은 각각 특정 적 유형을 무력화하는 기술로 작동하며, 플레이어의 업그레이드 선택에 따라 그 효과가 확장된다. 예를 들어 비행형 적에게 큰 피해를 주는 던지기나 근접 적을 저지하는 찌르기 외에도, 찌르기 능력을 강화해 '아크바일' 같은 적들을 지속적으로 기절시켜 제어할 수 있다.
전작인 <둠 이터널>이 총기 교체 중심의 공략을 요구했다면, 이번에는 적의 약점 공략과 전술적 판단을 왼손의 창과 방패로 완전히 분리했다. 모든 기능을 단일 도구의 키 조합만으로 즉시 다룰 수 있게 설계하여, 플레이어가 교전 중 무기 휠을 반복해서 여는 번거로움 없이도 빠른 조작과 전술적 공격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Q. 이번 확장팩은 게임의 난이도를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유저층을 타깃으로 했는지 궁금하다.
A. 기본적으로 숙련도가 높은 코어 플레이어들과 전문 크리에이터들을 완벽히 만족시킬 만한 난이도의 정점을 목표로 설정했다. 다만 초반부터 거칠게 밀어붙였던 전작의 '고대의 신들' 확장팩과 달리, 이번에는 넓어진 볼륨을 활용해 난이도가 점진적으로 완만하게 올라가는 우상향 구조를 취해 완급 조절의 완성도를 높였다. 본편과 엔드게임 콘텐츠를 돌파하면 리파토리움 모드에서 초고난도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스템 내부적으로 모든 게임플레이 및 접근성 슬라이더 조절 기능을 완벽하게 지원하므로 코어 유저부터 캐주얼 유저까지 광범위하게 자신의 전투 성향에 맞춰 다이얼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장비가 온전하지 않은 게임 초반부부터 조급하게 슬라이더 배율을 과도하게 올렸다가 후반부 특정 변종 몬스터 구간에서 막히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급적 1회차 완료 전까지는 기본 상태로 플레이해 줄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