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제휴 미디어인 게임룩의 분석 보도를 바탕으로 합니다. 특정 국가 및 기업에 대한 평가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6월 초, 게임 업계의 시선을 끈 두 가지 사건이 거의 동시에 등장했다. 표면적으로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일들이었다.
하나는 미호요가 중국 지역 스팀에 <BSide: Olivia Lin>을 출시한 것이다. 이 타이틀은 게임 분류가 아닌 별도의 데스크톱 소프트웨어로, 가상 캐릭터 린리(Olivia Lin)를 중심으로 한 편지 상호작용, 음악 생성, 데스크톱 상주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다른 하나는 미호요 공동창업자 차이하오위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아누타콘(Anuttacon) 연구진이 최근 arXiv에 공개한 논문이다. 연구진은 100개의 AI 캐릭터를 각기 다른 세 개의 가상 사회에 배치해 10년의 가상 세월을 보내게 한 뒤, 이 '가상의 삶'을 데이터 삼아 롤플레잉에 특화된 모델을 훈련시켰다.
두 사건의 주체, 목표, 결과물은 모두 다르다. 하나는 플레이어에게 선보인 서비스에 가깝고, 다른 하나는 기초 연구에 더 가깝다.
그러나 나란히 놓고 보면, 이 두 가지는 지금 AI 캐릭터를 둘러싸고 게임 업계가 가장 주목해야 할 두 가지 방향을 정확히 그려낸다. 하나는 캐릭터 자체를 함께할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드는 것, 다른 하나는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만나기 전에 미리 그 캐릭터만의 인생과 관계의 역사를 쌓아두는 것이다.
두 방향이 각각 현실에서 맞닥뜨린 제약이야말로, AI의 가능성을 묻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이 논의할 만하다.

# 단순한 데스크톱 AI 여자친구를 넘어서
'미호요가 AI 여자친구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라는 표현이 <BSide: Olivia Lin>에 대한 가장 흔한 요약일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작 주목해야 할 부분을 놓친 설명이다.
보다 정확히는, 미호요가 캐릭터 패키징, 콘텐츠 운영, 상호작용 설계 등 자신들이 가장 갈고닦은 역량을 비교적 작은 규모의 AI 캐릭터 교감 소프트웨어 하나에 압축해 넣은 작품이다. 이 모든 기능이 린리(Olivia Lin)라는 하나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묶여 있다.
한편 기존 게임과 비교하면 <BSide: Olivia Lin>에는 전투도, 과금 요소도, 일일 퀘스트도 없다. 피아노를 치는 대학생 캐릭터가 데스크톱에 머물며 사용자와 편지를 주고받고 연주를 들려줄 뿐이다.
바로 이 때문에 이 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포인트는 어떤 기능이 있느냐가 아니라, 이 서비스 형태 자체가 던지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미호요는 <N0va Desktop>에 이어 <BSide: Olivia Lin>으로 하나의 소규모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플레이어가 게임 안에서만 하던 캐릭터와의 교감을 일상 속 소비 관계로 확장할 수 있는지 가늠해보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캐릭터 설계에도 명확한 논리가 생긴다. 린리는 상하이 대학교 피아노 전공 여대생으로 음악과 기억의 관계를 연구하는 인물이다. 이 설정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낮은 빈도의 교감+가벼운 상호작용+일상적 존재감'이라는 기획 의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 미호요의 바탕화면 프로그램 <N0va Desktop>.
미호요는 스팀 출시 전부터 약 1년에 걸쳐 린리 캐릭터를 운영하며 출시를 준비했다. 빌리빌리 계정 '린리 Olivia'는 2025년 8월 피아노 영상을 처음 올렸고, 2026년 3월부터는 팬 편지에 답장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상표 출원은 그보다 이른 2025년 11월에 마쳤다.
사용자가 린리와 관계를 맺는 방식도 채팅 창에 타이핑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여러 상호작용 채널이 층층이 쌓인 구조다.
편지 교환(AI가 캐릭터 설정에 따라 답장을 생성), 음악 체험(사용자가 MIDI 파일을 업로드하면 시스템이 린리가 연주하는 음악 영상으로 변환), 데스크톱 상주(캐릭터가 화면에 지속적으로 표시되며 실시간 연주도 가능)가 그것이다. 이 모듈들이 합쳐지면서 교감이 하나의 기능에 집중되지 않고 일상 곳곳으로 퍼져든다.
스팀 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얼리 액세스 단계에서 <BSide: Olivia Lin>의 모든 기능은 무료로 제공되며, 이 기간은 2026년 말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정식 출시 이후에도 기본 체험은 무료로 유지된다.

대화, 음악 영상 생성, 다이나믹 데스크톱, 캐릭터 설정 등 기능만 나열하면 이 같은 서비스는 진입 장벽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AI 교감 분야에서 비슷한 노선을 걷는 팀도 많다. 캐릭터 하나를 만들고, 대형 언어모델을 연결해, 대화가 되는 가상 파트너 서비스로 포장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미호요가 이번에 제시한 것은 전혀 다른 답이다. 이런 서비스의 진짜 난관은 AI 기술 도입이 아니라,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체험과 지속적인 교감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BSide: Olivia Lin>은 스팀 출시 전 상당한 기간의 캐릭터 운영과 콘텐츠 사전 준비를 거쳤다. 빌리빌리 계정, 캐릭터 콘텐츠, 상표 출원이 모두 그 증거다. <BSide: Olivia Lin>은 즉흥적인 소규모 실험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에 진지하게 공을 들인 도전이다.
결국 단순해 보이는 AI 교감 서비스도 캐릭터를 체계적으로 제작하는 능력, 콘텐츠 공급력, 텍스트·음성·영상을 아우르는 통합 구현이 승부처가 된다는 것을 이번 사례가 보여준다. 이는 스타트업보다 성숙한 게임사가 훨씬 유리한 영역이다.

▶ 빌리빌리 '린리 올리비아' 계정.
# 캐릭터 100명, 3개의 세계, 10년
<BSide: Olivia Lin>이 플레이어가 바로 경험할 수 있는 AI 캐릭터 형태를 보여준다면, 같은 시기 아누타콘이 공개한 에이전토피아(Agentopia) 논문은 동일한 문제의 반대편 끝에서 답을 찾는다.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만나기 전에, 미리 배후에서 그 캐릭터를 진짜로 '살아가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논문의 기본 설정은 이렇다. 각자 고유한 배경, 성격, 초기 관계를 지닌 AI 캐릭터 100명을 각기 다른 세 개의 가상 사회에 배치한다. 뉴욕의 공유 아파트(다양한 직업을 가진 젊은 직장인, 학생, 예술가가 함께 거주), 판타지 마법 학교(학생과 교직원), 중국의 한 고등학교(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 전체 중국어로 운영)가 그것이다.
각 세계의 캐릭터 100명은 자율적으로 10년의 가상 세월을 살아낸다. 이는 통상적으로 말하는 'NPC에 대형 언어모델을 붙여 대화가 가능하게 한다'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무리 강력한 모델을 연결해도 일반적인 AI NPC에는 두 가지 한계가 있다. 배경 이야기는 시나리오 작가가 미리 써놓은 고정된 설정이고, 대화는 매번 이전 맥락 없이 새로 생성된다.
플레이어가 NPC와 상호작용할 때마다, NPC의 역사는 고정되어 있고, 플레이어에 대한 인상이 쌓이지 않으며, 세계 내 다른 캐릭터와의 관계도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논문에 따르면 에이전토피아가 하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NPC의 '배경'을 문서에 적힌 설정이 아니라, 실제로 시뮬레이션된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다. 캐릭터는 스스로 살아낸 이력, 즉 사귄 친구, 바꾼 직업, 내린 선택, 그리고 다른 캐릭터들 사이에서 쌓인 평판을 안고 플레이어의 세계에 등장한다.
연구진이 구축한 프레임워크의 핵심은 주 단위의 생활 사이클이다. 캐릭터는 매주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조율해 연락하고,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 뒤, 마지막으로 회고한다.
매년 연말에는 시스템이 캐릭터의 장기 상태를 갱신한다. 직업은 이직이 가능하고, 스킬은 꾸준히 성장하며, 성격 특성도 축적된 경험에 따라 서서히 변화한다. 캐릭터는 장기 기억 파일, 스킬 속성, 자산과 수입 현황, 주관적 만족도를 보유하며, 매년 종합 평가도 진행된다.
평가 항목은 사회적 명성(페이지랭크로 산정된 관계 가중치), 주관적 만족도(매슬로의 욕구 단계에 기반해 감정·물질·사회·자아존중의 네 가지 차원으로 분해), 경제적 상태로 구성되며, 이를 토대로 보상 점수를 산정한다.
연구팀은 이 보상 체계로 '잘 살아낸' 캐릭터의 궤적을 추려낸 뒤, 이를 바탕으로 기반 모델을 추가 학습시켰다. 최종 결과는 롤플레잉 능력 평가(CoSER Test)에서 종합 15.6% 향상이었으며, 그 중 '의인화' 지표는 23.7%, '캐릭터 재현도' 지표는 16.4% 상승했다.

▶ 에이전토피아 논문에 수록된 10년간 세 가지 보상 지표 분포 그래프.
# 연산 비용과 현실적 적용 가능성
이처럼 방대한 실험의 연산 비용은 논문 실험 섹션에 그대로 공개돼 있다. 세 개의 세계에서 10년 시뮬레이션 한 회당 평균 약 137억 토큰(입력 약 133억, 출력 약 3.5억)을 소비했으며, 약 56만 7,000번의 LLM 호출이 필요했고, 실제 가동 시간은 약 186시간에 달했다.
테스트에 사용된 기반 모델은 FP8 정밀도의 Qwen3.5-397B이며, 훈련 단계에서는 H100 80GB GPU 240장(30노드×8)을 투입해 전체 데이터를 한 차례 학습했다.
137억 토큰은 100명의 캐릭터, 세 개의 세계, 10년이라는 통제된 연구 실험의 단일 시뮬레이션 비용이다. 이 수치가 말해주는 것은 명확하다. 에이전토피아는 현재로서는 연구 수준의 프레임워크이지, 게임에 바로 붙여 쓸 수 있는 즉시 적용형 도구가 아니다.
추론 비용이 앞으로 낮아질 것은 맞지만, 비용이 내려간다고 해서 'NPC의 이 인생에 누가 돈을 댈 것인가'라는 문제까지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이 기술이 게임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영역은 모든 NPC를 무한히 풍부하게 구현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특정 유형의 타이틀에서 제한적이지만 뚜렷한 역할을 담당하는 데 있다. 특히 소셜 요소가 강하고, 캐릭터 관계가 중요하며, 장기적 서사 몰입을 추구하는 방향이 그에 해당한다.
이런 타이틀에서는 캐릭터가 플레이어를 만나기 전부터 자신만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가가 체험의 깊이를 좌우한다.

▶ 에이전토피아 논문에 수록된 세 개 가상 세계의 시뮬레이션 연산 비용 및 주간 비용 추세 데이터.
그러나 일부 NPC에 한정하더라도 상업화는 주요 문제로 남는다.
우선 비용 분담 방식이다. 에이전토피아식 NPC 체험을 게임의 기본 요소로 만들어 모든 플레이어, 모든 NPC에 이 로직을 실시간으로 적용한다면, 그 비용 구조를 감당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구독제, 선불 충전제, 또는 '고급 상호작용 유료화' 방식을 도입하면,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현재 유럽·미주 시장에서 AI NPC를 전면에 내세운 타이틀의 월 구독료는 대체로 20달러 안팎이다), 체험 격차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유료 플레이어의 NPC는 기억이 있고 이력이 있으며 둘 사이의 역사도 기억하는 반면, 무료 플레이어에게 돌아오는 건 껍데기에 불과하다.
이것이 바로 AI NPC의 유료화 문제가 스킨이나 시즌 패스 판매보다 훨씬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임도 물론 서비스지만, 기업용 구독 소프트웨어와는 다르다. 새 캐릭터, 새 스킨, 새 시즌은 추가 콘텐츠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NPC가 살아있느냐', '캐릭터가 나를 기억하느냐', '이 세계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처럼 기본 체험에 속해야 할 것들까지 멤버십 혜택이나 유료 기능으로 제공된다면, 플레이어는 부가 서비스를 구매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을 돈 주고 되사는 느낌을 받기 쉽다.

▶ 영국의 AI 텍스트 RPG 서비스 <타이드폴> 구독료.
# 다른 방향, 같은 문제들
<BSide: Olivia Lin>과 에이전토피아는 주체도, 목표도 서로 다르다. 그러나 나란히 놓고 보면 같은 흐름이 보인다. AI가 게임 업계에 들어오면서 가상 세계를 이루는 '캐릭터' 자체의 가치가 재편되고 있다.
주연이 아닌 조연급 캐릭터조차 이제 설정 문서 속 콘텐츠 자산이나 퀘스트 흐름 위의 고정된 존재에 머물지 않는다. 오래 교감하고 함께할 수 있는 대상이 되거나, 에이전토피아가 구상하듯 자신만의 인생을 가진 존재로 나아가고 있다.
바로 그 때문에 게임 업계가 앞으로 마주해야 할 것은 'AI가 캐릭터를 더 사람처럼 만들 수 있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더 현실적인 질문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 체험을 게임의 어느 위치에 놓을 것인가. 기본 체험의 일부로 볼 것인지, 아니면 따로 포장해 별도로 판매할 서비스로 볼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마찬가지다. '캐릭터가 나를 기억하느냐', 'NPC가 살아있느냐', '나와 이 세계가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가 모두 더 높은 비용과 연결되기 시작할 때, 개발사가 이것들을 유료 멤버십 혜택으로 분리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BSide: Olivia Lin>과 에이전토피아가 함께 가리키는 것은 어쩌면 'AI 캐릭터 시대의 도래'가 아니라, 훨씬 구체적이고 까다로운 문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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